멕시코의 지하철은 구석구석 연결되어 있고 5페소만 내면 무제한 환승도 가능한데 일단 역이 무지하게 길고 복잡해서 다니기가 쉽지 않고 지하철이 크기가 좀 작은데다가 멕시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정말 많다 ㅠㅠ 러시아워 시간에는 아예 비집고 들어가 탑승할 엄두가 안난다. 그래서 테오티우하칸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출근시간을 피해 일찍 출발하기 위해 6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새벽같이 길을 나섬. 다행히 지하철은 한산해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 

테오티우하칸 왕복 티켓을 구매하는데 거스름돈이 이상하다. 확인해보니 100페소를 덜 받았는데 표파는 아주머니한테 이야기 하니 돌려주기는 하는데 미안한 표정이 아니라 뭔가 아쉽다는 표정..;;; 한두번 팔아본것도 아닐텐데 거스름돈을 실수하다니 혹시 실수가 아니라 어리버리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일부러 저렇게 파는게 아닐가 싶은 의심이 잠깐 듬 ㅋ

버스로 1시간 정도 가니 목적지인데 터미널이라 하다못해 간이 정류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길 한복판에 내려준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뒤에 앉은 멕시코 청년이 여기가 피라미드 정류장이라고 알려줘서 겨우 내림 ㅠㅠ 지금 생각해도 고맙구만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고 배고픈데 식당도 연 곳이 없다. 한참을 지도를 보며 걸어가니 유적지 입구. 테오티우하칸은 서기 원년경에 융성한 고대 문명으로 이곳에서 피라미드등의 유적지를 남기고 사라진 문명으로 이곳에 건설한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가 유명하다고 한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쿠푸왕의 피라미드에 이어 - 이것도 이집트에서 봤지 ㅋ-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피라미드라는데 과연 그 위용이 대단하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와는 달리 사각뿔 형태는 아니고 층층히 기단이 쌓인 형태인데 피라미드 정상까지 계단이 있어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정상까지 올라가봄. 정상에 오르니 멕시코 고원위에 펼쳐진 옛도시의 잔해들과 가까이 보이는 달의 피라미드의 풍경이 멋지기도 하고 이집트의 초고대 문명의 유적에 이어 이곳까지 왔구나 싶어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ㅋㅋ 

달의 피라미드는 태양의 피라미드보다 규모는 작지만 비율이나 구성이 하기자기하고 아름다운데 이름에 참 걸맞게 만들었구나 싶다. 달의 피라미드도 한참 둘러보고 다른 유적지도 둘러보다 보니 배도 고프고 해서 버스를 타고 멕시코 시티로 돌아옴.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서 한참 기다려야 할줄 알았는데 버스 내린 곳에서 기다리니 마침 금방 버스가 도착해서 올때 산 티켓을 보여주니 맞다고 타라고 해서 생각보다 일찍 멕시코 시티로 돌아옴. 

어제 문을 닫아 못가본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체국이라는 건물도 가보고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빌려서 시내를 돌아보기로 함. 1,500페소의 보증금이 걱정됐지만 그래도 설마 사람은 실수해도 시스템은 실수하지 않겠지 하고 1590페소를 결재.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환율때문인지 1500페소보다 좀 부족하게 환불해준듯. 그래도 늦게 환불돼서 환불 못 받는줄 알았는데 다행 ㅠㅠ) 공용 자전거는 아무대나 빌려서 타다가 어느 곳에 있는 스탠드에든 반납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편한데 자전거 도로가 잘되어 있는 곳은 자전거 타기에 괜찮아 자전거 도로를 따라 콘덴사 지역까지 가봄. 도시를 자유롭게 달리는건 좋은데 이곳 공기가 워낙에 나쁘다 보니 조금만 이용했는데도 코도 막히고 목도 따갑다 ㅠㅠ 그래서 그냥 콘덴사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다시 돌아옴

새벽부터 돌아다니고 자전거도 두어시간 탔더니 몸이 무척이나 힘들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옴. Xochimilco를 못가본거나 저녁에 근사한 바에 못가본게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멕시코시티의 5일 참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숙소만 조금더 좋은 곳을 잡았으면 좋았을텐데.. 이제 내일은 멕시코 시티를 떠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날. 멕시코시티의 마지막 밤을 보냄..


태양의 피라미드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본 달의 피라미드









세계에서 제일 예쁜 우체국이라고 ㅎㅎ




엘리베이터도 참 고풍스럽다 ㅎㅎ






이거 빌려서 타고 다님. 보증금을 돌려받기는 했는데 환율이랑 수수료때문에 좀 손해봤음 


맛있었던 토스타다

5/1

노동절 아침이다. 아침에 뭘 찾아보려고 구글에 들어가니 구글 멕시코 사이트는 구글 두들이 노동절을 축하하는 이미지로 바뀌어 있다. 미국은 어떤가 하고 국가를 바꿔서 들어가봤더니 역시 미국도 동일한 이미지. 혹시 한국은 어떤가 싶어서 google.co.kr로 접속하니 한국은 그냥 평소의 로고가 그대로 나온다. 아니 우리나라는 노동절이 아닌가?? 구글 두들을 누가 결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구글 코리아에서 우리나라는 노동절 로고로 바꾸지 않기로 했다면 참 실망스러운 일이다. -_-;;

오전에는 차풀테펙 성을 보러감. 차풀테펙 성 근처는 넓은 공원에 동물원도 있고 해서 주말을 즐기러 온 가족, 연인, 친구들로 무척이나 북적인다. 사람들을 따라서 언덕을 좀 올라가니 언덕위에 고풍스런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차풀테펙 성. 성이라고 하기에는 좀 규모가 작은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한 유럽풍 인테리어와 자그마한 중정은 참 아름다웠다. 

성을 나와서는 Paseo la reforma 거리를 따라 걸어보기로 함. 트립어드바이저에는 일요일에는 차가 안다닌다고 하던데 거긴 다른 곳인지 그렇지는 않은데 그래도 역사지구까지 시원하게 쭉 뻗은 거리를 따라 많은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고 평온해 보여 좋다. 멕시코시티는 공용자전거 제도가 잘되어 있어서 도시 여기저기 공용자전거를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관광객들을 위해 단기간 사용하는 회원제도도 있다고 한다. 3일에 90페소이고 하루에 60페소라는데 미리 알았으면 며칠동안 빌려서 다녔을텐데 아쉽다. 하루라도 빌려보려고 kiosk에서 이것저것 입력하니 하루에 60페소이긴 한데 1500페소 -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단다. 정상적으로 반납되면 5일후에 돌려준다는데 멕시코의 환불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고민하다 그냥 포기함.

맛있었던 로스트 치킨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전날 가보려다 못간 기억과 관용 박물관을 보러감.
기억과 관용 박물관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추천해서 가보기로 결정한 곳인데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현대사의 인종학살 자료들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한다. 처음 입장하니 나치들의 등장과 정치적 성공 그리고 홀로코스트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사진과 글 동영상 자료등을 통해 보여주는데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 내용을 전부 해석하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 참상 만큼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전시가 끝나면 Never more? 라는 문구와 함께 다음 전시로 이어지는데 르완다, 유고 내전, 캄보디아, 수단 다르푸등에 이르기까지 인종이 다르고 민족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인간을 학살한 참사들을 보며 끔찍한 기억이지만 더이상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류는 반드시 이 잔혹한 현장을 기억해야 하고 서로 다른 사상과 인종에 대해 관용할때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 수 있겠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는 인류의 심리적 본성은 수만년간 변하지 않았지만 교육과 제도등을 통해 폭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평화의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인류는 정말 진정한 평화의 시기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박물관의 출구에는 관람객들의 영상이 보여지며 "Sono todos migrantes - 우리는 모두 이민자다"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제국주의 침략의 피해자이자 그로 인해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살게 된 멕시코에서 이런 문구를 보니 더욱 울림이 있는 것 같아 뭉클했다.

박물관을 나오니 그앞 공터에는 멕시코 청소년들이 음악을 틀어 놓고 열심히 춤 연습을 하는데 딱 우리나라 아이돌 밴드들의 모습 그대로다 ㅎ 그래서 혹시 하고 무슨 음악에 맞춰 연습하나 주의 깊게 들어봤더니 거의 대부분의 무리들이 놀랍게도 한국 가요 ㅋㅋㅋ 누구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말로 나오는 노래를 여기서 들으니 신기했다 ㅋ

원래는 체신부 건물을 가보려고 했는데 여기는 박물관이 아닌 관공서라 주말에는 문을 닫은 모양이다. 대신 소칼로 앞 대성당에 들어가 마침 진행중인 미사를 옆에서 지켜봄. 중간중간 장엄한 성가 소리를 들으니 며칠동안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아 좋다. 다들 숙연히 기도하는 가운데 나도 함께 소망을 빌어보고 나옴 ^^

어제 맛있게 마셨던 미쉘라다를 한잔 하고서 뭘할까 하다가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멕시코 시티 시내를 한바퀴 둘러보기로 함. 전에는 옆으로 지나가는 투어 버스를 보면 버스 위에서 잠깐 훑어보면 뭐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막상 타보니 확실히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거라 그야말로 겉핥기도 안되는 수준의 관광이지만 그래도 며칠간 부지런히 걸어다녔던 거리들을 시원한 바람맞으며 음악과 함께 한번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버스 한바퀴 돌고 오니 어느덧 해가 져간다. 맛없는 저녁 ㅠㅠ 을 먹고 숙소로 귀환...




차폴테펙성에서 바라본 멕시코 시티 중심부



졸고 있는 귀여운 사자 ㅋㅋ



중정이 참 예뻤다.




차폴테펙 박물관에서 맘에 들었던 그림









"우리는 모두 이민자다"


K-Pop에 맞추어 춤연습중이던 아이들 ㅋㅋ


맥주에 핫소스와 라임을 넣은 미셀라다. 더울때 한잔 마시면 좋다 ㅎㅎ


무슨 집회 중인것 같은데 집회 참가자보다 경찰이 더 많더라 ㅠㅠ





해져가는 소칼로


한국에서 먹은 멕시코 음식과 제일 다른게 엔칠라다 였는데 멕시코 엔칠라다는 왕 실망 ㅠㅠ

4/30


멕시코의 가장 고액권인 500페소 지폐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가 그려져있다. 그렇게 급진적인 그림을 그렸던 작가들이 국민적 사랑을 받는 국민화가라니 정말 독특한 나라인것 같다.
오늘도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볼 수 있는 국립궁전과 그의 뮤즈이자 평생에 걸쳐 배신의 상처를 준 그의 부인이자 스스로도 위대한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박물관을 가보기로 함.

국립궁전은 소칼로 바로 앞에 있어서 지하철로 소칼로로 이동하니 첫날에는 바리케이트로 가로 막혔던 광장의 바리케이트가 걷히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주중에는 폐쇄하고 주말에만 오픈하는 듯.. 국립궁전으로 이동해서 여권을 맡기고 입장. 궁전 내외부의 유럽식 건물들도 무척이나 아름다웠지만 역시 이곳도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곳. 이곳의 벽화 또한 멕시코 원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의 모습과 스페인의 침략과 식민의 시대, 그리고 혁명의 시기를 거쳐 사회주의 혁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의 열망이 잘 나타나 있는 듯 하다.벌써 몇번째 보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고 어찌보면 담고자 하는 내용들도 다 비슷한데도 볼때마다 새롭고 감동이 전혀 줄지 않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한명의 예술가가 한도시를 어니 한 국가전체를 얼마나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궁전을 나오니 10시 프리다칼로 박물관이 있는 코요아칸으로 이동함. 코요아칸 역에서 내려 박물관 까지 가는 길은 멕시코시티의 중심부인 역사지구와는 완전히 딴판인데 길도 넓직 넓직하고 양옆의 주택들은 그야말로 대저택에 주차된 차들도 비싼 외제차들이 많은 걸 봐서는 멕시코의 부촌인듯 싶다. 이런 고급스런 거리를 지나 유명한 프리다칼로의 블루 하우스에 도착. 건물 전체를 인디고 블루로 칠한 건물을 보니 자연스럽게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봤던 마조렐 공원이 떠오른다 ^^. 11시 개장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도 블루하우스에 입장하려는 관광객들의 줄이 무척이나 길다. 와...정말 프리다칼로가 이 정도로 사랑받고 있구나

거의 한시간정도를 기다려서야 순서가 되어 박물관에 입장. 이곳은 프리다칼로가 죽기 바로 직전까지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살았던 집으로 그녀가 죽은 이후 그녀의 흔적들을 모아 국가에 기증하여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그녀가 좋아했던 다양한 인형을 비롯한 수집물들과 평소에 그림들을 그렸던 작업실, 많은 시간을 누워서 보냈던 Day & Night bed 등을 둘러보고 그녀가 그린 미술작품들을 보니 그녀가 겪었을 고통과 사랑과 배신 죽음을 넘어선 숭고한 아름다움이 느껴져 감동적이었다. 그녀가 그린 미술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작품들은 대부호의 컬렉션이나 서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겠지 ㅠㅠ

프리다칼로 박물관을 나와서는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레닌, 스탈린과 함께 소비에트 혁명을 이루었으나 스탈린 독재의 희생양이 되어 망명하다 디에고 리베라의 소개로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암살당한 레온트로츠키가 마지막에 머물렀던 트로츠키 박물관을 감. 
트로츠키는 멕시코 망명 초기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블루하우스에서 2년간 머무르다 이곳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트로츠키 박물관으로 가는 길도 무척이나 부촌이다. 자본주의에 맞서 노동자 혁명을 꿈꾼 진짜 공산주의자의 박물관이 이런 조용한 부촌 사이에 있는게 왠지 아이러니 하다. ^^ 트로츠키의 검소하게 살던 생전 모습이 느껴지던 그의 집을 둘러보고 붉은기 아래 놓여진 그의 비석과 무덤을 보고 한시대의 이상을 꿈꾸었던 혁명가를 잠시 추모하고 돌아옴

아직도 가볼 곳이 많은데 역사지구로 돌아오니 어느덧 오후 4시반. 원래 계획했던 관용과 용서의 박물관에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다. 그래서 Ciutdaels라는 수공예품 시장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싼 팔찌도 하나 사서 소칼로까지 다시 걸어옴. 와 그런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들이 정말 많다. 즈거운 휴일을 보내는 멕시칸들 틈에 껴서 맥주바에 가서 맥주+라임쥬스+소금으로 만든 맥주 칵테일인 미첼라다도 한잔 마시고 골목길을 걸으며 버스킹하는 밴드들의 공연도 서서 듣고 하다보니 무척이나 즐겁다. ^^ 한참을 걸어다니다가 어느덧 늦은 저녁 시간. 소칼로에서 해지는 야경까지 구경하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옴

아침은 길거리 타코로 ㅎㅎ



아침의 소칼로는 한산하다



국립궁전의 디에고 리베라 벽화






역시 벽화의 나라 ㅋㅋ



프리다칼로의 작업실


프리다칼로의 데이베드와 데드마스크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다칼로




레온 트로츠키 이곳에 잠들다.












4/29


피곤해서 쓰러지듯 11시쯤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한번 잠이 깨니 쉬이 다시 잠이 들지 않는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낮잠 좀 자다가 깬 시간 쯤 됐겠지. 딱히 새벽부터 할일도 없고 해서 한참을 뒤척이다 해가 조금씩 떠올때쯤 다시 잠이 들어 결국 늦잠을 자버렸다. 

느즈막히 아침을 챙겨 먹고 오늘은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과 국립 인류학 박물관 차풀테펙 성을 가보기로 함. 숙소가 매우 싼 곳이긴 한데 가격대비 훌륭하다고 하긴 그렇고 딱 돈 값을 하는데 그래도 위치는 괜찮아서 멕시코시티의 관광지가 모여있는 역사지구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데 첫번째 목적지인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도 그 근처라 걸어서 도착.  (나중에 돌이켜보니 좀 외진 곳이어서 밤에 딱히 할게 없는 곳이었는데 택시나 우버 이용할 생각으로 Condensa나 Roma 쪽에 숙소를 잡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은 디에고 리베라의 유명한 작품인 "일요일 오후 알라메다 공원에서의 꿈"이라는 벽화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디에고 리베라의 다른 작품들도 있을줄 알았는데 그 작품이 전부이고 나머지 공간은 상설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그 작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 한 곳임에는 틀림 없을 것 같다.  벽화는 스페인 식민 지배 이후 멕시코의 역사와 현재를 디에고 리베라 자신과 프리다칼로를 포함하여 멕시코 역사책의 한자리를 차지할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데 입구에 적힌 설명을 보며 하나하나 찾아가며 보는 것도 무척이나 즐거웠고 특히나  오래된 식민의 역사를 극복하고 이루어낸 독립과 독재에 항거한 혁명의 자긍심이 진하게 느껴져 감동적이었다.

한참을 보다 근처에 Museo de artes popular라는 멕시코 공예 박물관을 보러 가봄. 멕시코의 수공예품들은 정말로 개성적인데 알록달록 귀여운 수공예품도 있는 반면에 해골과 Skeleton을 이용한 수많은 장식물 - 아마 Day of dead의 영향인듯?- 악몽에나 나올법한 악마들과 언캐니 밸리를 느껴지게 하는 무표정한 마스크들 그리고 기괴하게 변형되고 과장되게 채색된 온갖 동물들의  인형까지 그로테스크하고 독특한게 참 특이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기괴한 영화하면 기예르모 델 토로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이 바로 모국인 멕시코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ㅎ

오후에는 국립 인류학 박물관과 차풀테펙 성을 가보기로 하고 지하철로 박물관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아무래도 성은 무리이지 싶어서 박물관만 보기로 함. 박물관은 인류학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시 인류의 유적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알래스카를 넘어온 역사 그리고 그이후 중남미에서 그들의 후손들이 세운 다양한 문명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테오티후아칸과 멕시코시티가 그 중심이었던 아즈텍 문명, 유카탄 반도와 과테말라, 벨리즈를 거점으로 융성했던 마야문명의 유적들이 멋졌는데 아즈텍 문명의 달력이라는 Stone of Sun을 비롯하여 다양한 조각과 부조들과 공예품들이 마치 툼레이더나 인디아나 존스에서 막 튀어나온 듯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박물관이 넓고 볼게 많아서 차풀테펙은 못가고 고급스런 지역이라는 콘덴사 지역을 가보기로 함. 한참 걸어서 가보니 과연 역사지구와는 다른 분위기의 조용한 거리가 나오긴 했지만 식당들도 비싸고 해서 그냥 맥주나 한잔 마시고 숙소 근처로 돌아옴. 택시를 탈까 하다 지하철역이 근처여서 지하철을 타러 가니 우와...진짜 사람이 정말 많다. 차마 탈 엄두가 안나는데 우리나라 9호선 아침 출근길이 저정도 될까.. 그래서 멕시코 시티의 중심 도로인 Paseo reforma (아마 개혁 정도의 뜻이 아닐까?)를 따라 초현대식 건물들이 좌우로 늘어선 거리를 걸어옴. 

한참 걷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나서 겨우 식당을 찾아가니 밴드의 음악이 요란하다. 들어가보니 식당 무대 앞에서 멕시코 음악을 연주하고 거기에 맞춰 저녁 식사와 술을 즐기던 멕시칸들이 쌍쌍으로 나와서 멋지게 춤을 추고 있다. 나도 자리 잡고 앉아서 식사도 하고 음악도 듣고 싶은데 분위기가 너무 왁자지껄 흥겨워서 차마 혼자 앉을 엄두가 안난다. ㅠㅠ 대신 사진이나 한장 찍으려고 핸드폰을 꺼내 찍고 있으니 웨이터 아저씨가 오더니 뭐라고 한다. 아이쿠 사진 찍으면 안되나 보다 하고 미안하다고 하려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앞에가서 사진찍고 나보고도 앞에 나가서 춤추라고 한다...ㅋㅋㅋ 유쾌하기도 하시지 ㅋㅋㅋ 다들 어쩌면 그리 춤들도 잘 추는지 행복하게 저녁을 보내는 사람들 틈에 껴있다 보니 행복한 느낌이 전염되는 것 같아 좋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기도 하다 ㅎㅎ 그 옆 식당에서 싸고 맛있는 스테이크를 (맥주와 함께 해서 우리나라 돈으로 만오천원쯤 낸듯 ^^) 배물리 먹고 숙소로 돌아옴

디에고 리베라의 "일요일 오후 알라메다 공원에서의 꿈"









남미에 왔으니 세비체도 한번 먹어보고 ㅎㅎ



귀여운 조각상 ㅎ




무섭다..ㄷㄷㄷ



국립 인류학 박물관을 대표하는 아즈텍 달력 



회화가 만화처럼보여 귀엽다 ㅎㅎ


부조가 참 아름답다.


다들 춤을 어찌나 잘추시는지 ㅎㅎ





4/28


멕시코 하면 떠오르는 첫인상이 어땠을까?
예전에 스페인에서 읽은 코맥 맥카시의 '국경을 넘어'에는 고아로 자라나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을 넘어가며 엄청난 폭력속에서 한마리 짐승처럼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무자비한 폭력의 묘사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소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이름 없는 순박한 멕시코인들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꼭 한번 그들을 만나러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뭐 브레이킹 배드의 잔혹 무도한 마약 카르텔이나 영화 시카리오의 시신을 참수해서 다리 밑에 걸어두던 후아레스시의 무서운 풍경 이런 이미지들이 전부  ㅜㅜ 덕분에 멕시코로 여행 간다고 하면 다들 위험한 나라 아니냐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사실 개인적으로도 괜찮을지 걱정된게 사실이었는데 드디어 진짜 멕시코 여행을 시작하는 날.

어제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할때에는 숙소 주인이 이것 저것 다 도와줄 것 처럼 하더니 아침에 숙소에 코빼기도 안보인다. -_-;; 하루 하루 계획이야 대충 있었지만 그래도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숙소 근처 빵집에서 빵 사다가 아침을 해결하고 멕시코시티의 중심부인 소칼로로 향함. 소칼로는 유럽 도시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도심지의 광장인데 탁 트인 시원한 광장과 오래된 성당, 그리고 광장을 둘러싼 식민시대 지어진 유럽식 건물들이 멕시코의 첫인상이어서 좋았는데 광장은 어쩐 일인지 폐쇄되어 있어서 멀리서 둘러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광장에는 엄청나게 큰 멕시코 국기가 걸려 있는데 저런걸 우리나라 광화문에 세운다는 거로구나 생각해보니 뭐하러 저런걸 세우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소칼로를 지나 근처의 Templo Mayo를 방문, 템플로 마요는 스페인이 아즈텍 문명을 파괴하고 남은 잔해위에 세워진 박물관인데 말 그대로 유적지 자체는 철저하게 파괴되어서 잔해 자체는 그닥 볼게 별로 없다. 다만 잔해 옆에 웅장하게 서있는 성당을 비롯한 스페인 식민시대의 건물과 같이 보면 멕시코의 비극적인 역사가 조금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멕시코시티와 테오티우하칸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전시된 박물관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이국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할때 헐리우드 영화나 게임에 단골로 나오는 남미 특유의 조각상과 그림들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귀엽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산채로 인신공양을 했던 아즈텍 문명을 생각하면 조금은 으스스한 느낌도 함께 들었다. 

템플로 마야를 나와서는 근처의 Palacio National을 가보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안연다고 입장을 못하게 한다. 입구에 양복 입은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던데 무슨 행사라도 하나? 내일은 오픈 한다고 하니 다음날 가보기로 하고 대신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볼 수 있는 교육부 건물로 향함

멕시코 혁명사를 읽으면 혁명에 모든걸 바친 혁명 영웅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지만 - 사파타와 판초 비야와 같은 - 총칼로 싸운 혁명 영웅만큼이나 마데로 정권 시절 교육부 장관을 했던 바스콘셀로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는데, 농민들이 각성할까봐 교육에 적대적이었던 토지 주인들과 성직자(!)들의 테러에 맞서 젊은 교육자들을 멕시코 산간과 시골로 순교자처럼 파견하여 교육을 하도록 하고, 문맹율이 80%에 이르는 멕시코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해 멕시코 전통문화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혁명의 역사를 담은 벽화 운동을 지원한게 참 감동적이었다. 

오늘 방문한 교육청 건물도 그가 디에고 리베라와 다른 멕시코 화가에게 벽화를 그려달라고 요청한 건물로 현재도 멕시코 교육청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하다.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야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니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해보기는 했지만 하나의 화면에 담기 어려운 벽화의 특성상 직접 보니 정말 그 느낌이 남다르다. 풍요롭고 활기찬 멕시코 원주민들의 일상과 식민 침략자, 농장주와 성직자들의 압제,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동자 농민들의 혁명의 이야기가 3층 건물의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데 멕시코의 역사와 혁명의 이야기가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져 참 감동적이었다. 건물의 3층은 자본주의를 조롱하고 공산주의 혁명을 찬양하는 좀더 과격한 내용의 벽화들이 이어지는데 심지어 자본가의 목을 따고 (과장이 아니다!) 성직자를 망치로 쳐죽이고(이것도 글자 그대로) 공권력을 빗자루로 쓸어버리는 그림도 있는데 이런 그림을 공공기관에 걸어두는 나라라니!!
그런데 실제로는 최악의 언론 탄압과 정경유착, 빈부격차와 부패로 신음하는 나라라니 참 도대체 위대한 혁명의 유산들은 어디로 간걸까 심히 궁금해 진다.

점심은 론리플래닛 추천 식당에서 첫 식사이니 만큼 비싼 음식을 시켰는데 대실망 ㅠㅠ 하고서 포르티시오 디아스가 독재 시대에 건축했고 지금은 디에고 리베라와 오로코스, 시퀘이로스 등 멕시코 벽화 운동을 대표하는 3인의 벽화가 걸려 있고 발레, 음악회등의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Museo de Bellas Artes로 이동함.  흰색 대리석으로 마감된 유럽식 건물의 외형도 너무 아름답지만 역시 이곳도 4층에 전시된 벽화들이 너무나 놀랍다. 락펠러 센터에 전시하려고 했으나 노동자와 농민을 단결시키는 인물로 그려진 레닌의 얼굴때문에 철거되고 이후 다시 그려진 디에고 리베라의 Man at Crossroad 나 오로스코의 다소 기괴했던 카타르시스, 그리고 데이비드 알파로 시퀘이로스의 육감적이고 박력있던 Democracy 모두 감동적이었다. 한참을 벽화 앞에 앉아 벽화도 감상하고 마침 다른 전시실에서 열린 음악과 미술전도 감상하고 나니 시차도 아직 다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로가 심하게 몰려온다. 

소칼로 쪽으로 다시 가서 USIM 카드도 사서 끼고 맥주 한잔 먹고 쉬다 타코와 맥주로 저녁까지 먹고 일찍 숙소로 돌아와 멕시코의 첫날을 마침..

템플로 마요 박물관. 해골에 대한 애정(?)은 아즈텍 문명에서 부터 시작한듯?



신성한 검이라던데 저걸로 사람들 가슴을 갈라 심장을 꺼냈겠지 ㅠㅠ


비의 여신이라고..


교육청 건물의 3층 벽면에 빼곡히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그려져있다.







이런 과격한 그림이 관공서에 전시되어 있다 ㅎㅎ



Museo de Bellas Artes


마침 음악과 공연을 소재로한 미술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달리의 작품도 있었다.


시퀘이로스의 작품 "Democracy"



오로스코의 작품 "카타르시스"


락펠러 센터에 그려질 예정이었으나 우측의 레닌 얼굴때문에 철거되고 복원된 디에고 리베라의 "Man at the crossroad"



유명한 멕시코 요리라던데 고추 안에 고기와 견과류를 넣어서 구운후에 월넛소스를 뿌려먹는 거라던데 단맛이 강해서 실망 ㅠㅠ



사람들이 잔뜩 모여서 먹고 있길래 나도 여기서 저녁을 해결. 타코 한개에 우리나라돈으로 700원쯤 함 ㅎㅎ




여행을 상찬하는 많은 글들과 책이 있지만 전에 읽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사람들이 휴가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를 전적으로 신봉하기 때문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낭만주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속삭이고 소비 지상주의는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가능한한 많은 재화를 소비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낭만주의와 소비 지상주의가 꼭 들어맞아 탄생한것이 현대 여행산업이 기반으로 하는 "경험의 시장"이라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여행 산업을 폄하하거나 하기 위해 이런 글을 쓴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개인적인 욕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상상의 질서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것의 사례로 여행 산업을 들고 있는데 종종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나로써는 뜨끔한 구절이 아닐 수 없었다. ㅎㅎ

어떤 이유에서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남미에 대한 꿈이 있지 않을까. 나도 항상 언젠가 가봐야지 마음 먹었다가도 먼 거리와 악명높은 치안문제가 걱정되서 매번 포기했었는데 이번에는 큰 맘 먹고 중남미의 첫 관문인 멕시코를 다녀오기로 함. 

멕시코 하면 멕시코 음식이나 먹을 줄 알고 마야, 아즈텍 문명의 발상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칼로와 같은 유명 화가 정도를 대충 알고 있었던것 같다. 그래서 여행 전에 멕시코에 다녀온 선배가 빌려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칼로 평전과 멕시코 혁명사 2권, 세상에서 가장 재미 있는 세계사, 론리플래닛 등등을 읽어보니 정말 슬프고 파란 만장한 역사를 가진 나라여서 놀랐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이 강국으로부터 식민지화 되었고-우리 나라를 포함해서- 이런 나라들은 거의 예외 없이 식민 본국의 수탈, 수 많은 희생을 가져온 독립 운동, 그리고 독립 이후에도 근대적인 민주 국가가 되기 위한 과정은 혼란과 유혈로 점철되어 있지만 멕시코는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가 아닐까. 
찬란한 고대 문명과 마야, 아즈텍 문명의 발상지였으나 스페인인 에르난 코르테스의 침략으로 융성했던 문명이 단 2년만에 몰락하고 수백년간 식민지배를 당하면서 국가의 부는 수탈 당하고 멕시코 원주민들은 구대륙에서 전파된 천연두라는 새로운 질병으로 원주민들이 인종 청소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한 나라. 스페인 본토 사정과 맞물려 어렵사리 독립을 이루었으나 이후 지속된 정치적 혼란과 독재가 이어지고 독재에 항거하기 위한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의 30년에 걸친 혁명전쟁으로 전 국토가 피로 물들었으나 (멕시코 인구 8명중 1명이 혁명 전쟁중에 사망했다고...;;;) 끝내 독재를 물리치고 노동자에게 자유를 농민에게 토지를 돌려주었던 나라. 하지만 멕시코의 근대사는 해피엔딩이 아닌게 혁명을 이끌고 승리한 당은 이후 80년간 다시 독재를 하게 되고 부패, 정경유착, 언론탄압, 신자유주의 도입등으로 극심한 빈부격차와 함께 빈곤국으로 전락한 나라.
2주간의 짧은 멕시코 여행에서 나는 복잡 다단한 멕시코의 역사와 현재를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모쪼록 많은 것들을 느끼고 가는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천 공항을 떠나 12시간의 지루한 비행을 거쳐 예정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환승을 하기 위한 댈러스 공항에 도착. 미국의 환승 시스템이 워낙 악명이 높아서 좀 걱정하긴 했지만 세상에 이정도일줄이야! ESTA비자 확인증 출력, 입국심사, 세관 통과, 출국심사 및 보안 검색 이렇게 줄을 계속 서는데 창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보안 검색은 또 얼마나 철저한지 정말 공항 이용자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생각하는 듯...
거의 1시간 반쯤 걸려 환승 절차를 통과하고 곧바로 멕시코시티행 비행기에 탑승. 멕시코에서도 입국 심사가 오래 걸린다고 들었는데 도착하니 입국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서 곧바로 공항으로 나와서 택시로 숙소까지 이동 후 숙소 주인이 사준 맥주 같이 마시며 여행의 첫날을 마감함. 


10.30


서울로 떠나는 내일을 제외하면 여행의 실제로는 마지막 날. 윈난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인 옥룡설산을 보러가기로함. 옥룡 설산은 윈난지역에 사는 소수 민족인 나시족이 신성시하는 높은 산맥인데 4,600미터에 이르는 빙천공원을 비롯한 여러 곳을 방문할 수 있다고 한다. 혼자서 갈까 하다가 오가는 교통이 불편하고 관광지도 매우 복잡하다고 해서 여행사 투어프로그램을 알아보는데 리장 고성 내외에 있는 그 많은 여행사중에 영어가 가능한 곳이나 심지어 영어 브로셔가 있는 곳도 한 곳도 없어서 숙소에서 예약했더니 무려 530위안 ㅠㅠ 중국이 다른 물가들도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중에서도 관광지 입장료는 정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투어비가 너무 높아서 갈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대표적인 여행지라니 한번 가봐야 겠다 싶어서 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숙소 주인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옥룡설산으로 향할 미니버스에 탐. 미니버스에 나말고 아무도 없어서 음..나혼자 가는건 아니겠지 했는데 곧 중국인 여행자들 6명이 더 타서 나까지 7명이 옥룡설산으로 향함. 1시간 반쯤 가니 옥룡설산 풍경지구가 나타난다. 이곳은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AAAAA급 풍경지구인데 등급을 너무 세분화해서 지정한게 좀 웃기다 ㅋ 참고로 호도협은 AAAA급이었고 첫날 간 석림이나 리장 고성은 AAAAA급 풍경지구였던 것으로 기억. 

처음 들른 곳은 푸른 호수가 멋진 백수담. 같이간 6명중 4명은 걸어가고 한커플은 셔틀버스를 타러 가면서 나보고 셔틀 탈거냐고 물어본다. 그 커플은 영어도 좀 하고 얼마나 걸리냐고 했더니 5~6마일이라고 해서 (절대 그정도 안됨 ㅠㅠ) 가능하면 그 커플 따라다니려고 어리버리 그냥 셔틀을 탔는데 대 실망 ㅠㅠ 일단 요금이 50위안으로 사악하고 거리도 무슨 5~6마일은 커녕 잘 봐줘야 1키로정도 되는것 같다. 거기다 경치 좋은 곳을 셔틀로 지나가니 나중에 사진찍으러 걸어서 되돌아가고 그랬음 ㅠㅠ 어쨌건 호수는 참 아름다웠는데 플리트비체의 물빛과 비슷한 에메랄드 빛 호수에 눈앞에 닿을 듯한 옥룡설산의 자태가 멋지다. 인터넷에서 보니 물빛이 너무 특이해서 진위여부가 논란이 된다는데 중국이라면 어쩌면 색소를 풀어서 운영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잠깐 듬 ㅋㅋ 

호수 관광 이후 이른 점심을 먹고 4506미터에 있는 빙천 공원으로 이동. 미니버스로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해서 케이블카로 한참을 올라가니 해발 4506미터. ABC 트레킹에서 4100미터 정도 올라갔던것 같은데 그거보다 더 하늘에 가까워졌구나. 그래도 히말라야에서 한걸음 한걸음 올라서 갔던 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 ^^ 그래도 고산지역에 올라오니 기온은 놀랍게 낮아지고 산에 군데 군데 눈도 보이고 빙하도 조금 보인다. 예전에는 만년설 지역이었다는데 기후 변화와 온난화로 인해 지금은 설산의 풍경은 한 겨울에만 보인다고. 그래도 거대한 설산과 45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거기서 해발 4600미터까지는 계단을 통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데 험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고도가 높아져 한걸음 한걸음 걷는게 쉽지는 않다. 천천히 심호흡하며 한발 한발 가다보니 빙천공원의 정상. 나중에 여기 말고 네팔 히말라야의 고산을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 

옥룡설산은 백수담, 빙천공원 말고 옥룡설산이 멀리서 보이는 평원인 운삼평과 마평지 두군데도 갈 수 있는데 같이온 중국인 커플에게 거기도 가냐고 물어보니 두 사람은 처음 들어보는 눈치다. 가이드에게 전화해보더니 거긴 안간다고 ㅠㅠ 여기까지 와서 두군데 못보고 가다니 너무 아쉽다. 좀 준비를 잘 해왔으면 나 혼자서도 충분히 다녔을텐데 싶기도 하고 ㅠㅠ 뭐 여행이 항상 완벽할수만은 없겠지. 좀 아쉬움도 남는게 여행이겠지 생각하기로 함. 그래도 말도 안통하는 어리버리한 외국인 관광객이 일행 잃어버릴까봐 계속 챙겨주시고 - 한 부부는 중국어를 번역해서 보여주는데 케이블카에서 나랑 같이 내려오려고 엄청 찾아다녔다고 하더라 ㅎㅎ - 간식이랑 음료수도 사주신건 참 고마웠다. 그러고 보면 첨엔 알아 듣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계속 이야기하는게 이해도 안되고 좀 짜증났는데 그래도 다들 선의에서 그렇게 한거겠지 싶다. 

리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시간이 생각보다 이르다. 흑룡담 공원에 가면 리장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길래 부랴 부랴 올라가 사진하나 찍고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마지막으로 리장 고성 돌아다니며 기념품도 하나사고 양갈비 볶음이랑 맥주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짐을 찾아 야간 침대 기차를 타러 리장 역으로 향함. 떠나는 길이 참 아쉽다. 8박 9일 여행은 정말 짧구나. 언젠가 다시 다른 중국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공원 느낌이 좀 난다






얼마 안남은 빙하의 흔적


빌려서 입고온 방한복 때문에 산은 전부 빨간색 천지 ㅎㅎ


가장 높은 곳에서 마신 와인이 되겟군 ㅋㅋ




리장에서 먹은 마지막 저녁. 아마 양갈비 볶음이었을 듯


고성 입구에 정성스럽게 달아놓은 소원 부적들...





안녕 리장~ 안녕 중국~

10.29


다들 트레킹하느라 힘들어서인지 9시쯤에 도미토리 불을 끄고 잠이 듬.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중간에 몇번 깨긴 했어도 7시까지 무려 10시간을 잠 ㅋㅋ 덕분에 피로가 풀리긴 했는데 아뿔싸 어제 밤에 별 좀 보고 올걸 ㅠㅠ 2층 침대여서 내려오기도 번거롭고 춥고 피곤해서 이불속에 쏙 들어가 있으니 나올 생각을 못했던듯. 너무 아쉽다 ㅠㅠ

완탕수프를 하나 시켜 먹고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 오늘은 리장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Tina 객잔까지 이동한 후 중도협을 보고 오는 일정. 티나객잔까지는 1시간 반쯤 걸렸는데 중간 중간 폭포도 있고 길이 참 예쁘다. 티나객잔에 도착해서 커피한잔 마시면서 쉬다가 협곡 아래 강으로 이어지는 중도협으로 보러감. 마침 울산에서 오신 한국 아저씨 한분과 스페인에서 트랜스 시베리아 기차로 모스크바로 이동해서 거기서부터 자전거로 여행중이라는 스페인 아주머니 욜리와 함께 동행함. 중도협은 입장료가 10위안인데 중간 중간 통행료도 받고 바위 사이를 연결해 둔 곳은 다리 사용료도 따로 받고 그런다. -_-;; 그럴거면 아예 첨부터 함께 받아서 지들끼리 나누던가 하지 은근히 짜증난다. 분명히 세금들도 안낼텐데 중국 공산당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랑 같이간 한국 아저씨는 그냥 투덜대면서 통행료 15위안 + 다리 이용료 5위안 *2 번 다 내고 밑에까지 내려갔는데 욜리는 마지막 5위안 달라는데서 폭발해서 막 싸우고 올라가더라 ^^;;; 어쨌건 깊은 협곡 사이로 흐르는 강은 참 압도적인 경관이었다. 포효하는 듯한 물살과 깊은 협곡이 만드는 소리와 풍경이 정말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중도협에서 다시 티나 객잔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게 등산로가 아니라 협곡을 오르는 길이다 보니 정말 가파르다. 아찔한 오르막길을 올라 티나객잔에 도착하니 점심시간. 유명하다는 애플 팬케잌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던데 -_-;;;)과 맥주 한잔 마시고 다시 리장으로 이동.

리장에서는 어제 놓친 매직타임에 고성을 찍고 싶었는데 숙소로 오는 버스 탈때 조금 헤매서 간발의 차이로 좋은 타이밍을 놓침 ㅠㅠ 아쉽게 사진은 그냥 포기하고 어제처럼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정말 맛있었던 국수 하나 먹고 돌아다님. 골목 골목의 바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 음악이 외로운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주는 구나 ㅎ 바에가서 맥주나 한잔 할까 하다가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옴. 숙소에 돌아오니 내일 예약한 옥룡설산 투어가 7시 반에 출발한단다. 마지막날까지 일찍 일어나야겠네 . 이번 여행은 진짜 시간 알차게 쓰는것 같다 ㅎㅎ



아침 산 바라보며 완탕수프로 아침을






압도적인 중도협의 장관



가지고간 와인을 홀짝 홀짝 ㅋㅋ


무지막지한 오르막길.. 조금 올라가다 무서워서 다른 길로 돌아옴





제일 맘에 들었던 국수. 이거 한국에서는 안파나 ㅠㅠ



10.28


말 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붙인 말이겠지만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라는 호도협 트레킹을 하는 날 (나머지 두개는 페루 마추피추, 뉴질랜드 밀포드라는데 누가 정한건지 원)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순위이지만 뭐 일단은 그만큼 좋다는 의미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예전에 호랑이가 포수의 추격을 피해 25m 너비의 골짜기를 뛰어 넘었다는데에서 유래하였고 예전에 인류 최초의 교역료라는 차마고도의 일부가 있다는 호도협으로 향함. 리장에서 출발하는 8시 반 버스여서 일찍 준비해서 큰짐을 숙소에 맡겨두고 숙소 주인 아주머니가 알려준 터미널을 찾아가는데 터미널이 안보인다 -_-;;;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표 보여주면서 여기 어디냐고 물었더니 완전히 다른 곳을 알려주는데 경찰을 포함해서 몇명한테 물어봐도 다 같은 방향이다. 그래서 맵스미 검색등을 이용해서 겨우 겨우 시간에 늦지 않게 터미널에 도착. ㅠㅠ 어휴 아주머니 어딜 알려준거야. 

원래 예상은 호도협 정류장에 서면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고 그 사람들 따라서 등산 시작하면 되겠지 했는데 갑자기 중간에 서더니 "한궈린 어쩌고 저쩌고.." 막 이야기 하더니 사람들이 일순 나를 쳐다본다 ㅠㅠ 아마 버스 탈때 어떤 할아버지가 말 걸길래 한궈에서 왔다고 해서 기사한테 말한 모양인데 도대체 뭐 어쩌라는건지 ㅠㅠ 당황해하고 있으니 다행히 한 젊은 중국인이 1day, 2day? 물어본다. 그래서 2Days라고 했더니 여기서 내리라는 눈치. 아마 다른 승객들은 하루 코스로 상도협만 보러 가고 1박 2일 트레킹은 나만 하는 모양... 그래서 혼자 덩그러니 정류장도 아닌 황량한 곳에서 하차를 함. 인터넷에서 보기를 호도협 입구에 내리면 말 타라는 호객꾼도 많고 한다던데 관광객도 호객꾼도 없이 황량하기만 하다. 여기가 맞나 싶은데 그래도 길이 시작하는 곳에 호도협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을 따라 한참 올라가니 산으로 이어지는 조그마한 등산로가 보인다. 이제 정말 호도협 트레킹이 시작되는 모양. 트레킹 코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깊은 협곡과 눈 앞에 닿을 듯이 보이는 하바설산과 옥룡설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푸른 하늘의 모습이 멋지다. 그런데 풍경은 참 좋은데 등산 코스에 나무가 없어서 윈난지역 특유의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가 없고 28밴드라 불리우는 코스는 매우 험난해서 오르기가 어렵다. 가볍게 생각하고 런닝화 신고 왔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등산화 챙겨올걸..ㅠㅠ 힘겨웠던 28밴드를 오르고 쉬면서 맥주 한잔 마시니 우리나라 산악회에서 많이들 오셨다. ㅎ 그전에 다리나 리장에서는 못본거 같은데 정말 우리 나라 산악회의 힘이란 ㅋㅋ 28밴드 이후로는 평탄한 길도 이어지고 햇살도 조금 수그러 드러서 기분좋게 트레킹을 하다 차마고도부근에 있다는 차마객잔에서 맥주도 한잔 마시고 오늘의 숙소로 이동. 원래 인터넷에서 본 중도 객잔에 가려고 했는데 트레킹중에 본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북적일것 같아서 그 앞에 있던 Come inn 도미토리를 잡고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에서 온 여행객들과 함께 저녁먹으면서 대화도 좀 나누다가 일찍 잠이 듬



이길이 맞나 싶으면 어김 없이 표지판이 나와서 길 잃을 염려는 없음


트레킹 코스 내내 앞으로 보이는 하바설산의 모습이 멋지다.





트레킹중 첫번째 만나는 객잔인 나시 객잔에서 먹은 닭고기 볶음. 맛은 별로 ;;;



풍경을 안주 삼아 리장에서 사간 맥주도 한잔 마시고~


호랑이가 포수에게 쫓기다 이런 협곡을 건너 뛰었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 호도협



가장 오래된 교역로라는 차마고도가 있던 곳이라는 차마객잔


알았어, 알았다고! 이쪽으로 가면 되자너..

10.27


아침 9시 반 버스를 숙소에서 예약할때 물어보니 터미널까지 데려다 준다고 해서 9시에 로비에 나와 있으니 아저씨 한명이 오더니 따라 오란다. 셔틀 버스로 근처 호텔 돌아다니면서 다른 승객들 태워서 같이 가나 기다리고 있으니 그 아저씨가 근처 다른 호텔에도 다녀오고 내가 묵은 호텔 스탭과도 뭐라 뭐라 하더니 좀있다 스쿠터 뒤에 타란다...-_-;;; 엥 나 혼자 그냥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는건가 싶어서 뒤에 탔더니 곧 출발한다. 그런데 또 거기서 좀 가더니 아저씨가 멈춰서서 어디다 전화를 한다. 아니 도대체 뭐하는거야? 그러더니 좀 있다 호텔 스탭이 자전거를 타고 오더니 택시를 잡고 내 짐을 거기에 싣는다. 뭐 일단 어디 잡아가지는 않을 것 같아서 택시에 타니 스탭도 같이 타서 터미널까지 같이 가는데 무슨 문제 있냐고 물어봐도 뭐 문제 없다는 말만 하더니 터미널에 도착하니 거기서 리장가는 버스표도 직접 끊어주데.. 아니 이럴거면 뭐하러 숙소에서 표를 파는거야? ㅎㅎ 티켓만 끊어주고 터미널까지는 알아서 가라고 해도 됐을텐데. 아님 중간에 내려준 아저씨가 수수료 얼마를 받기로 했는데 그게 맘이 안들어서 중간에 포기한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하여간 버스를 타고 3시간쯤 가니 리장. 리장은 바로 터미널 앞에 숙소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서 버스로 이동해서 체크인.

오늘은 리장 고성을 돌아보는 일정.ㅇ
여 러 여행지를 다니며 대부분 좋았지만 좀 실망스러운 곳도 좀 있었는데 그중 가장 실망스러운 곳을 꼽으라면 대만의 지우펀이 아닐까. 뭐 아기자기한 골목이나 바다가 보이는 풍경등은 좋았는데 골목을 꽉꽉 채운 사람들에 밀려서 골목을 부유하든 지나치면 아니 이정도로 사람이 많이 올곳인가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거기다 지우펀을 오가는 길은 2차선 도로여서 올때 갈때 차도 막히고 타이페이로 돌아올때는 버스 기다리는데에만 두어시간 기다려야 되고 (결국 다행히 택시 쉐어 하는 사람들 만나서 택시 쉐어해서 왔지만) 대만은 또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하지만 지우펀만은 다시 가더라도 가보고 싶지 않다. 리장 고성이 지우펀하고 비슷하고 사람도 많다고 해서 조금 걱정하면서 리장 고성 여행을 시작함.

근 데 생각보다 리장 고성 분위기가 참 맘에 든다. 사람 많은건 맞지만 규모가 크다보니 지우펀처럼 사람들 등떠밀려 다니지는 않을 정도라서 다행. 중국 사람들은 해외 유명 관광지에도 많이 보이더만 중국 국내 관광지에도 역시 사람들이 많구만 ㅎ 그래서 골목 골목을 전부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 음식점, 술집들이 채우고 있지만 그래도 오래된 골목 골목과 고풍스러운 건물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특히 리장 고성 시내를 작은 개천이 흐르는데 개천을 따라 국화꽃을 잔뜩 심어 두어서 국화 향기 맡으며 개천따라 걷는것도 좋고, 용이 뛰노는 호수였다는 흑룡담에서 바라보는 고산과 호수의 모습도 매우 멋지다.

내 일 호도협 트레킹때 먹을 맥주랑 간식을 좀 사려고 맵스미에서 찾아보니 까르푸가 있어서 찾아 가보니 까르푸가 아니라 차밍이더만 ㅎㅎ 하여간 거기서 먹을거를 사서 다시 고성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가 졌다. 밤이 내린 고성의 골목도 여전히 사람들로 활기차다. ^^ 골목 골목 더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옴



사람은 많았지만 예뻤던 리장 고성의 골목길


리장 고성을 따라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데 개천따라 국화가 만발해서 국화 향기 맡으며 물가 따라 걷는 것도 좋았다.


티벳 음식점에서 야크 볶음밥이라고 해서 먹었는데 맛은 별로 없었음 -_-;;




리장 고성 북쪽의 흑룡담에서 바라본 멋진 풍경



리장의 특산품인지 타악기를 파는 가게가 무척이나 많다. 모든 가게에서 리장을 대표하는 음악과 함께 예쁜 아가씨가 악기를 연주해서 고성 골목 골목 하루종일 음악이 끊이질 않는다 ^^


이번엔 뭘 먹어볼까 ㅎㅎ 고민하게 만들었던 리장식 푸드코트 ㅎ



리장의 상징중의 하나인 물레방아. 지금은 기계로 돈다는데 그래도 수많은 관광객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인산인해 ㅎㅎ







밤의 리장 고성은 로맨틱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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