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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가장 고액권인 500페소 지폐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가 그려져있다. 그렇게 급진적인 그림을 그렸던 작가들이 국민적 사랑을 받는 국민화가라니 정말 독특한 나라인것 같다.
오늘도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볼 수 있는 국립궁전과 그의 뮤즈이자 평생에 걸쳐 배신의 상처를 준 그의 부인이자 스스로도 위대한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박물관을 가보기로 함.

국립궁전은 소칼로 바로 앞에 있어서 지하철로 소칼로로 이동하니 첫날에는 바리케이트로 가로 막혔던 광장의 바리케이트가 걷히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주중에는 폐쇄하고 주말에만 오픈하는 듯.. 국립궁전으로 이동해서 여권을 맡기고 입장. 궁전 내외부의 유럽식 건물들도 무척이나 아름다웠지만 역시 이곳도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곳. 이곳의 벽화 또한 멕시코 원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의 모습과 스페인의 침략과 식민의 시대, 그리고 혁명의 시기를 거쳐 사회주의 혁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의 열망이 잘 나타나 있는 듯 하다.벌써 몇번째 보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고 어찌보면 담고자 하는 내용들도 다 비슷한데도 볼때마다 새롭고 감동이 전혀 줄지 않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한명의 예술가가 한도시를 어니 한 국가전체를 얼마나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궁전을 나오니 10시 프리다칼로 박물관이 있는 코요아칸으로 이동함. 코요아칸 역에서 내려 박물관 까지 가는 길은 멕시코시티의 중심부인 역사지구와는 완전히 딴판인데 길도 넓직 넓직하고 양옆의 주택들은 그야말로 대저택에 주차된 차들도 비싼 외제차들이 많은 걸 봐서는 멕시코의 부촌인듯 싶다. 이런 고급스런 거리를 지나 유명한 프리다칼로의 블루 하우스에 도착. 건물 전체를 인디고 블루로 칠한 건물을 보니 자연스럽게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봤던 마조렐 공원이 떠오른다 ^^. 11시 개장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도 블루하우스에 입장하려는 관광객들의 줄이 무척이나 길다. 와...정말 프리다칼로가 이 정도로 사랑받고 있구나

거의 한시간정도를 기다려서야 순서가 되어 박물관에 입장. 이곳은 프리다칼로가 죽기 바로 직전까지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살았던 집으로 그녀가 죽은 이후 그녀의 흔적들을 모아 국가에 기증하여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그녀가 좋아했던 다양한 인형을 비롯한 수집물들과 평소에 그림들을 그렸던 작업실, 많은 시간을 누워서 보냈던 Day & Night bed 등을 둘러보고 그녀가 그린 미술작품들을 보니 그녀가 겪었을 고통과 사랑과 배신 죽음을 넘어선 숭고한 아름다움이 느껴져 감동적이었다. 그녀가 그린 미술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작품들은 대부호의 컬렉션이나 서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겠지 ㅠㅠ

프리다칼로 박물관을 나와서는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레닌, 스탈린과 함께 소비에트 혁명을 이루었으나 스탈린 독재의 희생양이 되어 망명하다 디에고 리베라의 소개로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암살당한 레온트로츠키가 마지막에 머물렀던 트로츠키 박물관을 감. 
트로츠키는 멕시코 망명 초기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블루하우스에서 2년간 머무르다 이곳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트로츠키 박물관으로 가는 길도 무척이나 부촌이다. 자본주의에 맞서 노동자 혁명을 꿈꾼 진짜 공산주의자의 박물관이 이런 조용한 부촌 사이에 있는게 왠지 아이러니 하다. ^^ 트로츠키의 검소하게 살던 생전 모습이 느껴지던 그의 집을 둘러보고 붉은기 아래 놓여진 그의 비석과 무덤을 보고 한시대의 이상을 꿈꾸었던 혁명가를 잠시 추모하고 돌아옴

아직도 가볼 곳이 많은데 역사지구로 돌아오니 어느덧 오후 4시반. 원래 계획했던 관용과 용서의 박물관에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다. 그래서 Ciutdaels라는 수공예품 시장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싼 팔찌도 하나 사서 소칼로까지 다시 걸어옴. 와 그런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들이 정말 많다. 즈거운 휴일을 보내는 멕시칸들 틈에 껴서 맥주바에 가서 맥주+라임쥬스+소금으로 만든 맥주 칵테일인 미첼라다도 한잔 마시고 골목길을 걸으며 버스킹하는 밴드들의 공연도 서서 듣고 하다보니 무척이나 즐겁다. ^^ 한참을 걸어다니다가 어느덧 늦은 저녁 시간. 소칼로에서 해지는 야경까지 구경하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옴

아침은 길거리 타코로 ㅎㅎ



아침의 소칼로는 한산하다



국립궁전의 디에고 리베라 벽화






역시 벽화의 나라 ㅋㅋ



프리다칼로의 작업실


프리다칼로의 데이베드와 데드마스크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다칼로




레온 트로츠키 이곳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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