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7
길고 힘든 하루였다.
끝까지 쉽지만은 않은 여행이구만...
원래 퍼핀을 보고 싶어서 유명한 퍼핀 서식지인 Látrabjarg를 가보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말도 안되는 계획이었던것 같다. 하루 정도 여유가 있거나 아니면 퍼핀이 100% 있다고 하면 한번 가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아직 여름의 초입이고 해서 그냥 포기하고 대신 웨스트피오르드를 돌아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하기로 함.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나가는데 캠핑장 입구에서 차가 한데 서더니 어떤 모녀가 나보고 어제 여기서 캠핑했냐고 물어본다. 뭐지 싶어서 그랬다고 했더니 캠핑비를 내라고..;; 음 이 캠핑장은 그제 만난 한국인 부부가 알려준 곳인데 그분들은 공짜라고 하던데 아마 그분들은 주인들 오기전에 갔나보다 ㅎㅎ 1,200kr밖에 안되서 돈이 아깝거나 하진 않은데 주인들이 나보고 먹튀인줄 알고 수상쩍게 쳐다본게 좀 짜증났음.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지만 전 진짜 공짜인줄 알았어요..
멀리 가기 전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5,000kr를 결제함. 그런데 주유호스를 뽑아서 기름을 넣으려고 보니 주유호스가 너무 짧다. - 내가 주차를 잘못한거겠지;; - 그래서 차 위치를 조정하려고 주유호스를 제자리에 놓고 차를 이동한 후에 다시 주유호스를 뽑아서 주유구에 넣고 레버를 당기는데 기름이 안나온다...;; 헉 아까 제자리에 놓을때 철컥 소리가 나던데 그러면 초기화 되나보다. 무인 주유소라 어디 물어볼때도 없고 한참을 좌절하다 그래도 풀탱크 안채운게 어디냐 위안하면서 다시 기름을 넣으려고 결재하는데 카드를 넣으니 0kr로 찍힌 영수증이 나온다. 앗 혹시.. 싶어서 문자 내역을 보니 5,000kr가 그새 승인취소 되었네 ㅋㅋ 나같은 어리버리한 사람들을 위해서 프로세스 설계가 잘되어 있구나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에는 무사히 5,000kr어치 주유를 완료
이제 진짜 서쪽으로 향할 시간.
사실 아이슬란드 오면서 가장 기대한 곳중의 하나가 오늘 오전에 가볼 Kirkjufell 이었다. 우연찮게 보게된 사진은 신비스러운 오로라를 배경으로 찍어서 더 멋있긴 했지만 평온한 들판에 바다와 폭포를 배경으로 고고하게 서있는 산의 모습이 너무 멋져서 크게 기대를 하고 찾아가봄. 찾아가는 길도 여전히 아름다워서 중간 중간 사진도 찍고 하면서 Kirkjufell에 도착. 와 그런데 정말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너무 멋지다. 완만한 경사를 이루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며 수직으로 상승하는 리듬감은 마치 자연이 만든 Hallgrímskirkja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건축각가 아이슬란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참을 멍하니 감탄하며 바라보고 주변도 걷다가 돌아옴. 그런데 고고하게 높게 솟은 산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벽한 원추형일줄 알았는데 뒤로 돌아가니 생각과는 조금 달라서 웃겼다 ㅎㅎ
서부 피오르드를 따라 한바퀴 돌면서 멋진 풍경들을 보다보니 어느새 다시 안개가 짙어진다. ㅠㅠ 아이슬란드는 진면목을 결코 전부 보여주지는 않는 구나 ㅠㅠ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을 보금자리로 삼은 새들로 유명한 Hellana부터 Arnastapi는 거리가 왕복 5km이다. 한번 걸어볼까 해서 그 길을 걷는데 길이 참 아름답다. 향긋한 바다내음, 풀내음 맡으며, 해변의 절경을 바라보며 걷자니 이번 여행은 참으로 힘들고 외롭고 행복했구나 싶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걷고 나서 이제 다시 동쪽으로 돌아갈 시간. 동쪽으로 가는 길도 멋진 풍경으로 가득한데 짙은 안개가 못내 아쉽다.
숙소로 가기 전 Grabrok이라는 3천년된 분화구에 들러 마치 다른 행성의 모습 같았던 분화구도 구경하고 가는 길에 있던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온천지역이라는 Deildartunguhver 라는 곳도 들리고 (너무 활발해서 증기가 너무 많이 뿜어져 나와 볼건 없었다.) 드디어 마지막 캠핑장으로 향함. 원래 Husafell 캠핑장이라고 좀 유명한 곳에 가려다가 내일 텐트랑 차도 반납하고 해야 해서 레이캬비크 가까운곳 찾다가 여기도 한국인 부부가 캠핑한 곳이라고 해서 찾아옴. 어제와 비슷하게 험한 길을 달려 찾아갔는데 헉..오늘은 캠핑장을 오픈 안한단다..ㅠㅠ 무슨 Snow water 어쩌고 하던데 일기 예보에 날씨가 따듯해져서 눈 녹은 물때문에 발생하는 홍수 조심하라는 경보가 있던데 아마 그거 때문인듯. 캠핑장이 강가이기도 했고. 그래서 근처에 캠핑장 또 없냐고 물어보니 5km 떨어진곳에 있긴 한데 오늘 오픈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하다 레이캬비크 캠핑장을 찾아보니 엄청 큰 캠핑장이 레이캬비크에 있는 모양. 여기서 다시 한시간을 더 가야하지만 차라리 오늘 늦게 자고 내일 좀 여유있게 정리하자 싶어서 다시 먼길을 떠남
캠핑장으로 가는 길은 피곤하기도 하고 안개는 자욱한데 풍경은 너무 아름답다. 마침 Sigur Ros의 노래가 차에서 흘러 나오니 마음이 착 가라 앉는게 이번 여행의 어떤 단면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ㅠㅠ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내일 오전에 보면서 왔었어도 좋았을텐데 생각하며 가다보니 여행을 시작했던 레이캬비크 시내가 나온다. 좀 더가서 레이캬비크 캠핑장에 도착. 배고파서 밥부터 해먹으려고 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캠핑족을 위한 부엌이 너무 너무 잘되있다. 여행객들이 남겨둔 요리 재료들부터 해서 식기들과 전기 인덕션까지.. 10시에 키친을 닫는다던데 겨우 시간 맞춰 파스타를 완성해서 늦은 저녁을 먹고 마지막 캠핑의 밤을 맞이함
서부 피오르드의 풍경도 참 아름답다,
비포장 도로 한번 달리면 이렇게 됨 ㅎㅎ
여기도 멋진 교회
아이슬란드 곳곳에는 저렇게 하이킹 코스 표시가 난이도에 따라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정말 다 표지 따라 걷고 싶었음 ㅎ
어째 표정이 좀 티꺼운데 ㅋㅋㅋ 이 XX가 그러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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