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7


길고 힘든 하루였다.

끝까지 쉽지만은 않은 여행이구만...

원래 퍼핀을 보고 싶어서 유명한 퍼핀 서식지인 Látrabjarg를 가보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말도 안되는 계획이었던것 같다. 하루 정도 여유가 있거나 아니면 퍼핀이 100% 있다고 하면 한번 가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아직 여름의 초입이고 해서 그냥 포기하고 대신 웨스트피오르드를 돌아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하기로 함.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나가는데 캠핑장 입구에서 차가 한데 서더니 어떤 모녀가 나보고 어제 여기서 캠핑했냐고 물어본다. 뭐지 싶어서 그랬다고 했더니 캠핑비를 내라고..;; 음 이 캠핑장은 그제 만난 한국인 부부가 알려준 곳인데 그분들은 공짜라고 하던데 아마 그분들은 주인들 오기전에 갔나보다 ㅎㅎ 1,200kr밖에 안되서 돈이 아깝거나 하진 않은데 주인들이 나보고 먹튀인줄 알고 수상쩍게 쳐다본게 좀 짜증났음.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지만 전 진짜 공짜인줄 알았어요..


멀리 가기 전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5,000kr를 결제함. 그런데 주유호스를 뽑아서 기름을 넣으려고 보니 주유호스가 너무 짧다. - 내가 주차를 잘못한거겠지;; - 그래서 차 위치를 조정하려고 주유호스를 제자리에 놓고 차를 이동한 후에 다시 주유호스를 뽑아서 주유구에 넣고 레버를 당기는데 기름이 안나온다...;; 헉 아까 제자리에 놓을때 철컥 소리가 나던데 그러면 초기화 되나보다. 무인 주유소라 어디 물어볼때도 없고 한참을 좌절하다 그래도 풀탱크 안채운게 어디냐 위안하면서 다시 기름을 넣으려고 결재하는데 카드를 넣으니 0kr로 찍힌 영수증이 나온다. 앗 혹시.. 싶어서 문자 내역을 보니 5,000kr가 그새 승인취소 되었네 ㅋㅋ 나같은 어리버리한 사람들을 위해서 프로세스 설계가 잘되어 있구나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에는 무사히 5,000kr어치 주유를 완료


이제 진짜 서쪽으로 향할 시간.

사실 아이슬란드 오면서 가장 기대한 곳중의 하나가 오늘 오전에 가볼 Kirkjufell 이었다. 우연찮게 보게된 사진은 신비스러운 오로라를 배경으로 찍어서 더 멋있긴 했지만 평온한 들판에 바다와 폭포를 배경으로 고고하게 서있는 산의 모습이 너무 멋져서 크게 기대를 하고 찾아가봄. 찾아가는 길도 여전히 아름다워서 중간 중간 사진도 찍고 하면서  Kirkjufell에 도착. 와 그런데 정말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너무 멋지다. 완만한 경사를 이루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며 수직으로 상승하는 리듬감은 마치 자연이 만든 Hallgrímskirkja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건축각가 아이슬란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참을 멍하니 감탄하며 바라보고 주변도 걷다가 돌아옴. 그런데 고고하게 높게 솟은 산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벽한 원추형일줄 알았는데 뒤로 돌아가니 생각과는 조금 달라서 웃겼다 ㅎㅎ


서부 피오르드를 따라 한바퀴 돌면서 멋진 풍경들을 보다보니 어느새 다시 안개가 짙어진다. ㅠㅠ 아이슬란드는 진면목을 결코 전부 보여주지는 않는 구나 ㅠㅠ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을 보금자리로 삼은 새들로 유명한 Hellana부터 Arnastapi는 거리가 왕복 5km이다. 한번 걸어볼까 해서 그 길을 걷는데 길이 참 아름답다. 향긋한 바다내음, 풀내음 맡으며, 해변의 절경을 바라보며 걷자니 이번 여행은 참으로 힘들고 외롭고 행복했구나 싶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걷고 나서 이제 다시 동쪽으로 돌아갈 시간. 동쪽으로 가는 길도 멋진 풍경으로 가득한데 짙은 안개가 못내 아쉽다.


숙소로 가기 전 Grabrok이라는 3천년된 분화구에 들러 마치 다른 행성의 모습 같았던 분화구도 구경하고 가는 길에 있던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온천지역이라는  Deildartunguhver 라는 곳도 들리고 (너무 활발해서 증기가 너무 많이 뿜어져 나와 볼건 없었다.) 드디어 마지막 캠핑장으로 향함. 원래 Husafell 캠핑장이라고 좀 유명한 곳에 가려다가 내일 텐트랑 차도 반납하고 해야 해서 레이캬비크 가까운곳 찾다가 여기도 한국인 부부가 캠핑한 곳이라고 해서 찾아옴. 어제와 비슷하게 험한 길을 달려 찾아갔는데 헉..오늘은 캠핑장을 오픈 안한단다..ㅠㅠ 무슨 Snow water 어쩌고 하던데 일기 예보에 날씨가 따듯해져서 눈 녹은 물때문에 발생하는 홍수 조심하라는 경보가 있던데 아마 그거 때문인듯. 캠핑장이 강가이기도 했고. 그래서 근처에 캠핑장 또 없냐고 물어보니 5km 떨어진곳에 있긴 한데 오늘 오픈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하다 레이캬비크 캠핑장을 찾아보니 엄청 큰 캠핑장이 레이캬비크에 있는 모양. 여기서 다시 한시간을 더 가야하지만 차라리 오늘 늦게 자고 내일 좀 여유있게 정리하자 싶어서 다시 먼길을 떠남


캠핑장으로 가는 길은 피곤하기도 하고 안개는 자욱한데 풍경은 너무 아름답다. 마침 Sigur Ros의 노래가 차에서 흘러 나오니 마음이 착 가라 앉는게 이번 여행의 어떤 단면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ㅠㅠ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내일 오전에 보면서 왔었어도 좋았을텐데 생각하며 가다보니 여행을 시작했던 레이캬비크 시내가 나온다. 좀 더가서 레이캬비크 캠핑장에 도착. 배고파서 밥부터 해먹으려고 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캠핑족을 위한 부엌이 너무 너무 잘되있다. 여행객들이 남겨둔 요리 재료들부터 해서 식기들과 전기 인덕션까지.. 10시에 키친을 닫는다던데 겨우 시간 맞춰 파스타를 완성해서 늦은 저녁을 먹고 마지막 캠핑의 밤을 맞이함


서부 피오르드의 풍경도 참 아름답다,



비포장 도로 한번 달리면 이렇게 됨 ㅎㅎ












여기도 멋진 교회 


아이슬란드 곳곳에는 저렇게 하이킹 코스 표시가 난이도에 따라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정말 다 표지 따라 걷고 싶었음 ㅎ


어째 표정이 좀 티꺼운데 ㅋㅋㅋ 이 XX가 그러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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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진들 


다시 서쪽으로 서쪽으로



점심은 말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강이 잔잔히 흐르는 이곳에서..




역시 교회. 아마 전통적인 Turf church를 현대식으로 디자인한듯


말떼, 양떼가 평온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풀을 너무 뜯어 먹어서 사막화에 일조하고 있어서 정부에서 적절히 규제중이라고 한다.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귀여운 교회


너무 맘에 드는 풍경이었는데 심지어 캠핑장도 있어서 캠핑하고 싶었던 곳. 




교회 만드는데에는 돈 안아끼나봐 ㅎㅎ




저 가파른데 앉아 있는 애 봐. 외국 애들은 겁도 없어 ㄷ


캠핑장 찾아가는 길이 비포장 도로였는데 갑자기 안개가 껴서 무척이나 마음이 가라 앉았다 


새끼 양들이 귀여워서 사진 찍으러 갔더니 멀리서 나를 보자마자 일제히 반대 방향으로 도망간다 ㅋㅋ 겁쟁이들 


이 날의 캠핑장


이 날은 소세지 넣어서 ㅎ 김치찌개.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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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6


어제 옆에서 캠핑하시던 한국 부부분들께서 아침에 핫도그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히 얻어 먹고 커피까지 한잔 얻어 먹고 하루를 시작함. 아침 준비 안하고 정리 안하고 하루를 시작하니까 무척 편하구나 ㅎ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운전중에 과속카메라를 못본거 같아서 아이슬란드에는 카메라 없냐고 물어보니 헉.. 아이슬란드에도 과속 카메라가 있단다. 운전하면서 카메라 비슷한 것도 못본거 같은데. 카페에서 과속하다 걸렸다는 글을 보긴 했는데 전부 경찰이 직접 단속해서 딱지 받은 경우고 과속 카메라에 걸렸단 이야기는 없었는데 그분 말로는 우리나라 관광객중에서도 과속 카메라 걸려서 렌트회사에서 보낸 이메일 주소로 법칙금 고지서가 날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벌금을 안내면 카드 정지나 신용불량 이런 페널티는 없기는 하지만 다음번 아이슬란드 방문시 재입국 금지라고 ㅎㅎ 운전하고 다니면서 크게 과속하거나 한적은 없고 가능하면 속도 제한 지키면서 다니기는 했는데 그래도 풍경에 취해서 아니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서 아니면 다른 생각하다가 한두번 과속은 했을텐데 혹시 그때 찍히지는 않았을까 살짝 걱정된다 ㅠㅠ 뭐 이제 와서 찍혔어도 어쩔 수 없으니 신경 끊고 이제부터라도 더 조심 운전 하기로 함. 그런데 차 빌릴때 여권도 안보여주고 그냥 국제 면허증만 살짝 보여준거 같은데 다음번 입국할때 이 사람이 체납자인지 어떻게 알지? 아니 그것보다 입국 심사도 아예 안하던데 도대체 어떻게??


오늘은 서부로 이동해서 하루 자고 내일 마지막으로 서부 피오르드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먼저 북부의 수도라는 Akureyri를 구경하러 감.

Akureyri는 레이캬비크에 이은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로 인구수는 무려 16,000명 ㅎ 이고 몇년전에 론리플래닛에서 뽑은 유럽의 갈만한 도시 1위로 뽑힌적도 있는 곳이라고 한다. 원래 대도시라 무료주차가 안되는데 마침 오늘이 토요일이라 전 시내가 무료주차가 가능한 날이란다. 주차를 하고 앞에 있는 인포메이션에서 안내를 받아 시내를 한바퀴 돌아봄. 귀여운 카페와 상점들이 늘어선 거리도 너무 예쁘고 휴일을 맞아 죠깅을 하거나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너무 평온하고 여유있어 보여 좋아 보인다.


레이캬비크에 Hallgrímskirkja 와 Harpa, Sun Voyager 가 있다면 이곳에는 Akureyrarkirkja 와 Hof, The sailing이 있는데 레이캬비크와 마찬가지로 교회, 콘서트홀, 도시의 상징조각들이다 ㅎ Akureyrarkirkja는 Hallgrímskirkja를 설계한 Guðjón Samúelsson 의 또 다른 작품인데 이곳도 별다른 장식 없이 미니멀한 외형에 수직으로 높이 서있는 교회가 매우 멋지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가 바다를 향해 금방이라도 떠날듯한 조각도 보고 아이슬란드의 국민 작가라는Jon Sveinsson의 생가를 박물관으로 만든 Nonnahus까지 다녀옴. 이곳의 또 하나 유명한 곳이 Botanical Garden인데 마침 돌아오는 길에 있어서 한번 들어가봄. 나무와 꽃이 귀한 나라에서 식물원이라니 ㅎ 나무와 꽃들이 있기는 한데 아직 여름이 오기 전이라 그런지 너무 볼게 없어서 사실 좀 웃겼음. ㅎ 그래도 여름이 오면 이곳도 예쁜 꽃들이 만발하고 푸른 나뭇잎들이 무성해 지려나..


아큐레이리를 떠나 다시 링로드로 접어드니 또다시 눈앞에 가슴 벅찬 풍경들이 펼쳐진다. 점심시간도 되고 해서 중간에 풍경 좋은 곳에서 다시 매트 펴고 점심 먹는데 항상 이순간이 너무 좋다 ㅠㅠ 말들은 평화로이 풀을 뜯고, 강이 유유히 흐르는 깊은 산속에서 아름다운 산을 보며 나 홀로 즐기는 점심이라니...


점심을 먹고서는 18세기에 지어진 아이슬란드의 전통 농가가 있던 Glaumbær와 1834년에 아이슬란드 전통방식으로 지어진 오래된 교회인 Viðimyrarkirkja도 보고서 다시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함. 아이슬란드의 전통 가옥은 아이슬란드의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 벽을 두텁게 쌓고 풀을 심은게 특징인데 무척이나 귀엽다. 사람이 살기보다는 마치 호빗같은 생명체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분위기가 좋았다. ㅎ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 너무 예쁜 협곡도 지나쳤는데 가다보니 캠핑장 사인도 보이는데 시간만 맞으면 강 옆에서 캠핑도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지나쳐야 하는게 너무 아쉽다. 언젠가는 다시 와볼 수 있을까?  Kolugljufur는 또 다른 협곡이었는데 남부에서 갔던 협곡이 아기자기 예뻤다면 이곳은 절벽은 너무 위협적으로 가파르고 폭포는 너무 매서워서 아름답다기 보다는 무서운 느낌이었다 ㅠㅠ


어제 만난 한국인 관광객분들이 추천해준 바닷가를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가볼까 해서 구글맵에서 위치를 찾아봄.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기암괴석이 유명한 곳이라는데 사실 기암괴석보다는 바닷가에 몰려서 일광욕을 즐긴다는 물개를 보러 가고 싶었으나 왕복 70km정도를 다녀와야 하는데 다녀오면 시간도 너무 늦을거 같아 그냥 오늘의 캠핑장으로 향함. 그런데 캠핑장 가는 길에 6km만 가면 물개센터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도 물개 모양). 예정에 없던 곳이지만 6km면 금방 갈거 같아서 한번 무작정 그 길로 가봄.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그냥 작은 마을인데 물개 센터라고 하는 곳은 문을 닫았고 그 앞의 해변가는 날씨가 좋으면 게으른 물개들이 일광욕을 할것 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오늘은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쩝


하루 종일 안개가 꼈다 맑았다 했지만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안개가 더 심해지고 길은 더 험해진다. 오가는 차 하나 없는 험난한 길을 짙은 안개를 뚫고 가자니 마음이 축 가라앉는다. 마치 세상의 끝을 향해 가는 느낌이랄까. 한참을 무척이나 우울했는데 안개가 걷히고 그것보다 더 반가운 다른 차들도 마주치고 하다보니 기분이 좀 나아짐. 역시 변덕스러운 아이슬란드 날씨 답게 캠핑장에 도착하니 다시 하늘이 파래진다. 텐트를 치고 오늘은 따듯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김치찌개 맛있게 끓여먹고 (돼지고기라도 좀 넣으려고 했으나 너무 비싼 관계로 소세지와 살라미를 대신 넣었는데 그래도 먹을만 했다 ㅋ) 캠핑장 주위를 돌며 일몰도 보면서 하루를 정리함. 이제 내일 하루만 캠핑하면 침대에서 잘 수 있구나 ㅎㅎ



Hof 내부의 모습. 그나저나 hof 사진을 서울서 누구 보여줬더니 여기 맥주집이냐고..;;;




미니멀한게 너무 맘에 든다.


스테인드 글라스도 단정한 모노톤이라 너무 잘 어울린다




신호등이 하트 모양 ㅎㅎ 너무 귀여워 




아이슬란드에서도 고양이만 보면 발걸음을 못떼겠어 ㅎ 우리 레오 생각도 나고. 그런데 길냥이가 아닌지 하나같이 다 너무 관리가 잘되어 있다


진짜 책인줄 알았음 ㅎ 책모양 표지판. 아마 국민작가의 작품의 일부가 아닐까



nonnahaus


이 골목이 아마 아큐레이리에서 최초에 사람들이 정착한 골목인것 같았다.


집집마다 4자리 숫자가 써있는데 건축년도인가?



Botanic Garden 울타리를 씌워서 묘목을 기르는 정성이 갸륵하고 좀 안타깝다 ^^



아큐레이리 다운타운




이곳 건물들도 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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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5


12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면 보통 7시 전에 눈이 떠지는데 오늘은 눈을 뜨니 8시다. 피로가 점점 쌓이고 있긴 한가보다 ㅎ 얼른 씻고 아침도 먹고 하루를 시작함.


일단 오전에는 Myvatn 호수를 구경하려고 인포메이션 가서 어디 가면 좋을지 추천을 받아 다니기 시작함. 아이슬란드 다니다 보면 맥북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한 ⌘ 사인이 많이 보이는데 (실제로 애플에서 커맨드키 아이콘을 선택할때 북유럽에서 사용되던 이 사인을 차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게 가볼만한 관광지라는 표시. 가끔은 저 표시 믿고 갔다가 에이 별거 없네 하고 나올때도 있지만 그래도 목적 없이 저 표시만 따라 다녀도 주요한 곳은 다 볼 수 있다. ㅎ 그래서 오늘도 Myvatn 근처의 ⌘ 표시 지역을 다님. 처음 간곳은 호수의 아름다운 전경이 보이는 곳이었는데 그곳 까지 가는 조용한 산책길도 마음에 들고 그곳에서 본 호수의 모습도 참 차분하니 좋았다. 두번째로 간곳은 인포메이션에서 말해주길 화산 폭발때 에어버블 어쩌고 하던데 그래서 작은 분화구들이 호수 위에 여러개 펼쳐져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 이곳도 정말 아름다웠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야트막한 분화구들과 거울 같이 맑고 깨끗한 호수, 멀리 펼쳐진 설산과 호수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수많은 새들의 모습이 너무 좋은데 지금까지 봐왔던 와일드하고 장엄한 아이슬란드의 자연과는 또 다른 평온하고 차분하고 맑은 느낌인데 그게 너무 좋다 ㅠㅠ 한참을 크레이터 따라 걷다가 근처에 산도 추천되어 있길래 산에 올라가면 호수 전경을 볼수 있을 것 같아 한번 올라가 보기로 함.


차를 타고 가다보니 표지판이 나와서 주차하고 점심을 챙겨서 걸어가는데 오른쪽에 산이 보이긴 하는데 너무 가파르고 길 비슷한것도 안보여서 저기는 아니겠지 싶어서 뒤에 또 있나 하면서 계속 가봄. 한참을 가도 그 산말고는 안보이길래 뭐 잘못되었나 싶어서 조금만 더 갔다가 그냥 돌아가자 하는데 헉 지금까지 저산은 아니겠지 한 산이 맞는지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헉 여기를 진짜 오를 수 있나 싶은데 마침 올라갔다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올라가보기로 함. 지도에 높이는 590미터 정도로 나와 있는데 이게 중간에 쉬임 없이 한번에 오르는 오르막이고 나무와 풀 이런거 없이 오로지 자갈과 흙길이라 오르는 길이 쉽지 않다. 뭐 그래도 내가 제작년에 호도협 39밴드도 간 사람인데 이정도야 생각하며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니 진짜 정상이 나온다. 힘든만큼 보람이 있게도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아름답기도 하고 이 좋은 경치를 즐기는 사람이 오로지 나뿐이라 바람소리 말고는 세상이 정말 고요하다. 키보드 다닥 거리는 소리, 전화소리, 때로 고성의 소리가 들리고 누가 잘했네 못했네 이런 다툼들 속에서 지내던 서울에서의 나날들 그리고 며칠후 돌아가야할 나날들이 생각에 문득 마음이 답답해진다


호수 전경을 보며 점심을 먹고 나서 산에서 내려와 오후의 일정을 시작. 처음은 Hverir라는 곳을 갔는데 가는 길에 신용카드 잃어버려서 이쪽에서 보기로한 여자친구 만나기 전에는 렌트 못하고 히치하이킹중이라는 덴마크 여행객을 태워서 목적지에 도착. 이곳은 지각 활동이 활발해서 여기 저기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진흙이 부글부글 끓는 그런 풍경인데 유황냄새가 진하고 무척이나 기괴한 풍경을 보여준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모르도르가 이런 풍경과 비슷하려나...이 근처에도 오전에 오른 산과 비슷한 산이 있어서 한번 올라가볼까 하다가 여기선 별로 볼게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다음 목적지로 Dimmuborgir라는 곳을 가봄


이곳은 화산이 폭발했다가 마그마가 급격히 식어 기괴한 형상의 암석이 생성된 지역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아침에 인포메이션에서도 적극 추천하길래 오랜 시간 머무르려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좀 별로였다. 신기한 것 = 아름다운 것은  아니니.. 좋게 봐줘서 기암괴석들이 모여서 만드는 풍경들이 이색적이긴 한데 바위들이 너무 못생겨서 좀 웃겼다. 마치 유치원 생들에게 진흙가지고 놀라고 시킨 다음에 나온 결과물들을 굳히면 여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ㅎㅎ 호수를 한번 더 보고 하루 더 머무를까 하다가 시간이 좀 늦더라도 다음 캠핑장으로 가는게 다음 일정에 좋을 것 같아 부지런히 다음 목적지로 향함


캠핑장으로 가기 전에는 Goðafoss에 들렀는데 Goða는 아이슬란드어로 신을 의미한다고. 즉 신들의 폭포라는 이야기인데 그 유래는 아이슬란드는 1,000년에 Althing에서 기독교를 국교로 정했는데 그러면서 그전에 섬기던 신들의 성상들을 이곳에 버리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래야 어찌 되었던 신들의 폭포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늘 많이 걷고 해서 피곤했는데 폭포를 보는 순간 피로가 가시고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 ^^ 폭포를 한참 보고서 아큐레이리 근처의 Hamrar 캠핑장으로 향함


아큐레이리로 가는 길은 갑자기 안개가 짙게 껴온다. 길은 험한데 안개가 짙어져 너무 어두워져서 큰일이네 싶어서 조심 조심 운전하는데 문득 내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는게 떠올라 선글라스를 벗으니 음. 별로 어둡지는 않구나 ㅋㅋ 어쨌건 짙은 안개를 뚫고 아큐레이리에 도착하니 안개도 걷혀서 무사히 캠핑장에 도착. 이곳은 아이슬란드에서 손꼽히는 캠핑장이라는데 과연 규모도 크고 시설도 매우 훌륭하다.


열심히 텐트를 치고 있는데 우연히 옆에 캠핑여행중인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그분들은 85일간의 세계 여행중이고 (부럽..) 아이슬란드에서는 나와 반대로 링로드 일주중이시라고, 나보다 늦게 여행을 시작하셨으니 나처럼 비는 안만나셨겠구나 싶어서 더 부러웠음. ㅋ 근데 운이 좋았던게 저녁으로 파스타 만들어 먹으려고 파스타를 끓이는데 이런 가스가 없다! 혹시 몰라서 한국인 부부에게 물어봤더니 여분이 좀 있어서 반값에 파셔서 아주 다행스럽게도 저녁을 먹고 답례로 맥주도 함께 나누어 마시며 오랜만에 (한국말로)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정리함










설마 저산을 올라가나 싶었는데 저산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ㅎㅎ


저 길 못봤으면 그냥 돌아 갔을 듯


아무도 없고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산위에서 점심을 








폭발할것 처럼 강하게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너무 어글리하다 ㅋㅋ




이 날은 토마토 소스 넣어서 파스타 만들어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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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진 몇장 추가


지옥의 입구 같았던 Detifoss에 뜬 아름다운 무지개가 너무 대비되는 느낌이었다 






보고 있음 무서워진다.






Detifoss의 전주곡 같지만 더 아름답고 다채로웠던 셀포스



차로도 한참 오는 크라플라 산을 자전거로 올라오는 여행자. 나도 저렇게 다녀보고 싶다 ㅎㅎ





화산재로 덮힌 산과 녹지 않은 눈이 기묘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외계 기지 같은 지열 발전 설비들




미바튼 호수 근처에서 캠핑


전날 산 닭고기가 남아서 닭고기 볶음 한번 더 ㅎㅎ




미바튼 호수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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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4


어느덧 여행 중반이 지났다. 어제 밤에 페이스북에 오랜만에 사진 몇장 올렸더니 지인들이 좋아요를 많이 눌러줬네 ^^

6시쯤 눈을 떴는데 벌써 해가 쨍쨍하다. ㅎ 조금 더 눈붙이고 일어나 어제 남은 찬밥으로 누룽지 끓여서 아침으로 먹고 텐트를 정리한 후에 마을을 한바퀴 둘러 봄. 햇살을 받은 마을의 모습은 어제 저녁의 모습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거대한 협곡과 작은 강에 접한 형형색색의 집들이 참 예쁘다. 천만이 넘는 인구가 좁은 곳에 몰려 사는 서울에서만 살아왔는데 이런 곳에서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걱정도 근심도 없이 여유로울까? 조금 걷다보니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 놀던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교실로 뛰어간다. 이런 작은 마을에도 학교가 있구나. 수업이 시작된것 같은데 몇몇 학생들은 학교 앞에서 앉아서 아니면 누워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생각해보면 이 마을에서 같이 공부하면 다 친구이거나 친척일텐데, 남들보다 한발자욱이라도 더 앞서가야 성공으로 치부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는 근본부터 다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이슬란드는 워낙에 인구가 적어서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극도로 경쟁적인 우리나라 사회 생각해보면 참 부러울뿐이다.


마을을 둘러보고는 이제 동부를 떠나 북부로 이동할 시간.

북부로 가는 길도 여전히 아름다운데 중간중간 멋진 풍경 보며 사진도 찍으면서 하다가 처음으로 간 곳은 Moðrudalur라는 작은 마을.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은 아닌데 Moðrudalsfjallgarður 산과 majestic Herðubreið 산이 보이는 경치가 훌륭한 곳이라고 해서 한번 들려봄. 링로드를 벗어나 마을로 접어드는 길은 무척이나 황량하다. 예전에 이집트에서 갔었던 바하리야 사막이 생각나는 듯한 황량한 풍경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을은 진짜 멋진 까페 하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조용한 곳이었는데 마침 테이블이 하나 있길래 거기서 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오늘의 점심을 먹음 ^^


점심을 먹고서는 북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Detifoss로 향함. Detifoss로 가는 길은 동쪽으로 접근하는 길과 서쪽으로 접근하는 길이 있는데 대부분 동쪽으로 가서 보는게 좋다고 하던데 아직 그 길이 오픈을 안해서 어쩔 수 없이 서쪽 방면으로 찾아감. 링로드에서 20km정도 떨어져 한참을 운전해서 가고 주차장에서도 거의 30분 정도 걸어가면 드디어 Detifoss가 나타난다.


Detifoss는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배경이 되는데 그때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면서 와 정말 멋지다 싶었는데 이제 내 눈으로 직접 보는구나 ㅎㅎ Detifoss의 모습은 지금까지 본 폭포들과는 인상이 정말 다른데 지금까지 봤던 폭포들이 규모의 작고 크고를 떠나서 다 아름답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첫인상이 정말 무섭다. 화산암을 머금은 잿빛 물이 엄청난 규모의 폭포에서 떨어지는데 물줄기가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검은색 물이 부글 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마치 지옥의 입구와도 같은 풍경이랄까 완전히 압도되는 풍경. 그런 지옥도와 같은 풍경과 함께 폭포의 물줄기가 만들어 내는 무지개는 폭포와 너무 대비 되어서 눈이 더 즐거웠음. Detifoss의 상류로 600미터쯤 올라가면 Sellfoss가 있는데 이곳은 Detifoss의 전주곡이라고 해야 할까 Detifoss로 합류하기 전의 물줄기들이 작지만 보다 다채로운 폭포를 이루어 떨어지는데 여기도 꽤 멋졌다.


원래는 협곡으로 유명한 Asbyrgi 를 가려고 했는데 Detifoss에서 가는 길이 아직 오픈을 안했다. 반대로 돌아서 가는 길은 있는데 그러려면 거의 백키로 넘게 돌아가야 해서 안타깝지만 포기하고 Krafla 산으로 향함. 이곳은 화산 분화구에 생긴 큰 호수이고 현재에도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형이라 군데 군대 지열발전 시설들이 눈에 띈다.  Kerið 분화구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대신 호수도 얼어있고 해서 Kerið 분화구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은 좀 덜함. 분화구 따라 한바퀴 빙 돌고 나니 시간도 좀 남고 해서 한군데 더 들릴까 하면서 내려가다 보니 차들이 많이 서있는게 보인다. 그래서 내려보니 여기서 한시간 정도 트레킹 코스가 있는 모양.


그래서 무작정 눈쌓인 길을 걸어봄. 홀로 눈과 화산재 쌓인 황량한 길을 이렇다할 목적지도 없이 걷는게  기분도 묘하고 온갖 잡생각도 많이 든다. ㅠㅠ 그렇게 가다보니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하이킹을 하고 있는게 보인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하늘 빛을 닮은 부른 자연 온천이 나온다. 블루 라군 가면 이런데 들어가는 거구나 싶은 생각을 하며 다시 차로 돌아옴


이제 오늘의 캠핑장을 찾아갈 시간. Myvatn 캠핑장을 구글맵에서 검색해서 찾아가니 헉 캠핑장이 안보인다! 구글맵이 거의 정확하던데 하필이면 캠핑장이 안맞다니... 인포메이션 찾아갔더니 시간이 늦어서 인포메이션 문은 이미 닫혀 있고 구글맵에 다른 캠핑장도 안나와서 고민하다 마침 주유소에 주유하는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확실하지는 않은데 저쪽으로 가보란다. 그래서 고맙다 그러고 가다보니 반가운 캠핑장 사인이 보인다. ^^ 특이하게 피자집에서 캠핑장 리셉션을 겸하던데 아마 성수기 전에 잠시 봐주는듯 하다. 어쨌든 테이블이 없어서 좀 아쉽고 캠핑비가 2,000kr로 조금 비쌌지만 그래도 샤워가 무료고 호수가 가까워서 좋았음.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난이 9:30분 정도 되는데 아직도 날이 밝다! 그냥 텐트에서 쉬기 아까워서 호숫가 나가서 호수를 구경하는데 마침 그때서야 해가 뉘엿뉘엿 져간다. Myvatn 호수의 석양을 멍하니 바라보고 와인도 한잔 마시다가 텐트로 돌아옴. 그런데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지금 저녁 먹는 사람들도 많네 ㅎㅎ 뭔가 시간 개념이 우리랑은 많이 다른 듯 ㅋ


여기도 교회 ㅎㅎ


마을 최고 번화가인듯??



학교. 지금은 수업중인지 다들 독서에 몰두하고 있다




세이디스피오르드에서 나오는 길. 눈이 녹지 않은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길가다 만나는 이름 없는 폭포들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포스 넘치는 말. 가서 쓰다듬어 줘도 얌전히 있었다. 뒤에 자빠져있는 말은 뭐냐 ㅋㅋ





사막 같은 황량한 풍경이 갑자기 나타난다.



농가도 몇채 안되보이는데 여기도 교회 



이런 풍경을 보며 점심 식사를 ㅠㅠ


오늘의 점심 식사


매일 이런걸 지겹게 점심으로 먹었다.


귀한 베이컨을 - 아이슬란드는 베이컨이 왠지 진짜 비싸다. - 하나 먹으라고 줬더니 주인이 불러도 당췌 떠날 생각을 안하고 옆에 저러고 쳐다보고 있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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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3


눈 뜨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하러 나가니 흑.. 안개가 자욱하고 안개비가 흩뿌린다.

그나마 빗살이 약해서 텐트 걷고 아침먹고 샤워하고 - 여기는 2분에 50kr였는데 50kr동전이 하나밖에 없어서 진짜 후다닥 씻었는데 의외로 2분이면 충분하더구만 ㅋ - 오늘 일정을 시작함.


일단 인포메이션에 들러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물어보니 Höfn에서 바라보는 Vanajokul의 모습이 아름답고 가까운 곳에 가볼만한 곳도 알려줘서 일단 바닷가로 나가봄. 수많은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귀도 즐겁고 풍경도 아름다운데 금방 걷힐줄 알았던 안개와 구름이 5분도 안되어 다시 짙어지고 빗방울이 또 떨어진다. 휴..오늘도 비로구나 ㅠㅠ 낙담해서 그냥 다음 목적지인 동부로 이동.


원래 가려고 했던 Stokness는 잔잔한 바다에 비치는 반영이 아름다운 곳이라던데 가는길에 안개가 더 짙어진다. 지금 가봐야 뭐 시간만 낭비할 거 같아서 그곳은 건너띄고 그냥 동부로 가기로 함. 휴.. 눈, 비, 강풍에 이제는 짙은 안개까지.. 여행자들이 싫어할 악천후는 다 겪는구나 싶다. 어째 내일은 나아지겠지 해도 나아지질 않냐, 파란 하늘, 눈부신 태양 본게 언제냐 아니 앞으로 볼수나 있을까 투덜대면서 운전하다보니 길은 어느덧 동쪽 끝에 접어들어 북쪽으로 향해 간다. 헉 그런데 북쪽으로 접어드니 구름이 걷히고 그렇게 원하던 파란 하늘과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ㅠㅠ 어제 본 빙하의 색을 닮은 깊이 모를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며칠은 이런 날씨를 보여주는 구나 ㅠㅠ 오늘은 동부 피오르드를 따라 주욱 이동해서 Seyðisfjorður 까지 가는 일정인데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는 없는데 운전중에 보이는 피오르드의 풍경들이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화산 활동으로 이루어진 남부의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인데 역시 장엄하고도 아름답다. 중간중간 피오르드를 통과하는 길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 내려 예쁜 마을도 구경하고 가다가 경치 좋은 곳 있어서 내려서 돗자리 깔고 샌드위치와 삶은 달걀 아이슬란드 요구르트 스키르로 점심을 먹으니 정말로 행복하다. 이번 여행중 최고의 순간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 가끔씩 지나가는 차소리와 바람소리 파도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곳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나말고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먹는 점심이란. 또 언제 이런 피크닉을 와보나 싶다 ㅎ


몇곳의 마을들을 더 지나 동부 아이슬란드의 수도라는 Egilsstaðir - 인구가 1,700명이나 되는 대도시 ^^; - 들러서 마트에서 장을 봄. 아이슬란드 물가는 너무 비싸서 보통 식당에서 파는 한끼 식사가 20,000~30,000원 정도라 사먹을 엄두가 안났는데 마트 물가는 그렇게 혀를 내두를 정도는 아니다. 콜라가 300ml 캔이 1,000원 정도고 식빵은 3,000원 (맛은 너무 없다 -_-;;), 쌀도 1kg에 5~6,000원쯤 준거 같고 샌드위치용 햄이나 치즈, 맥주 안주로 자주 먹었던 하몽이나 살라미도 몇천원 수준이었고 우유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 쌌으니. 그런데 가공육 말고 진짜 고기류는 좀 비쌌는데 닭이나 돼지나 우리나라 2~3배정도 하는 듯 싶다. 특히 놀란게 도대체 베이컨은 왜 그렇게 비싼지 우리나라에서 7~8천원쯤 하는 양이 3만원정도에 파는거 보고 놀람. 그리고 노르웨이도 가까운데 연어는 싸게 안파나? 연어도 우리나라 2~3배쯤 한듯..그래서 고기는 첫날 양고기 무리해서 먹은거 말고는 고기를 못먹어서 오늘은 닭고기라도 구워먹자 해서 마트 왔다가 양도 많고 비싼 닭가슴살 가격에 좌절해서 찾아보니 손질 안된 닭다리는 싸게 팔길래 내가 직접 손질할 생각으로 닭다리 좀 사서 오늘 밤을 묵을 Seyðisfjorður로 출발함.


이곳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와서 조금 유명해진 마을이라던데 마을로 가는 길이 일단 너무 아름답다. 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서 갑자기 겨울로 접어든 것 같은 기분으로 높은 설산을 꾸불꾸불 통과하여 가다보니 드디어 협곡안에 자리 잡은 예쁜 마을이 눈에 들어오는데 좁은 협곡 사이로 작은 강이 흐르고 강 양옆으로 자리잡은 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참으로 아름답다.


캠핑장도 시설이 훌륭해서 오랜만에 아이슬란드에서 산 쌀로 밥도 짓고 닭고기도 고추장, 고추가루 넣어서 매콤하게 볶아서 저녁 먹고 맥주와 와인까지 마시고 마을 한바퀴 둘러보고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함.





정말 순식간에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이 나타난다





이스트 피오르드 중간 중간 만나는 작고 예쁜 마을들



행복했던 점심식사 ㅠㅠ







동네 창고에도 이런 그림들이 ㅎㅎ


하늘 빛을 닮은 교회


아이슬란드는 아무리 작은 마을에도 멋진 교회들이 반드시 있다 ㅎㅎ





어느집 정원앞에서 본 미니언들. 아이들 이름을 새겨둔듯



너무 예쁜 세이디스피오르드



표지판이 추울까봐서? ㅎㅎ


이 날은 매콤한 닭볶음. 닭 가슴살은 양도 많고 비싸서 싼 닭다리 사다가 일일히 뼈 발라내고 손질해서 요리했음 ㅠㅠ 


저 책 아직도 다 못읽었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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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2


첫날 캠핑때 너무 데여서 새벽에 제발 바람이 거세지질 않길 바라며 여차하면 차로 철수할 준비를 다 하고 잤는데 이럴수가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한 밤이었다! 새벽에 새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몇번 깬걸 빼고는 꿀잠을 자고 일어남.

오늘은 9시부터 빙하 트레킹이 있어서 일찍 텐트 정리하고 샤워장에서 샤워도 하고 (5분에 500kr=한국돈 5,500원 정도 ㅋㅋ) 아이슬란드 마트에서 산 라면 끓여서 아침으로 먹고 트레킹 사무실로 감.


아이슬란드 여행 카페에서 추천한 4시간짜리 빙하 트레킹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할까 말까 하다 여기까지 와서 빙하를 제대로 보려면 빙하를 걸어보는것 같아서 16만원쯤 주고 서울에서 예약을 했었음. 그동안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흐린 남부를 건너띄고 운전 열심히 해서 동부로 갈까 하다가 못한게 오늘 이 트레킹 예약때문이었는데 그런 보람도 없이 비 오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예보를 보니 오전에는 비소식이 없다.


나말고 중국인 관광객 4, 프랑스 관광객 3이렇게 8명이서 한팀이 되어 빙하 트레킹을 시작하는데 신기한게 나말고 다 여자분들 ㅋㅋ 내가 신청한 코스는 인터스텔라에서 만박사가 있었던 얼음 행성을 촬영해서 유명한 곳이라던데 과연 얼음만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풍경이 지구상 어느 곳이 아닌 얼음행성의 모습처럼 황량하고 이국적이다. 빙하를 걷는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눈덮힌 설산이야 여러번 가봤지만 눈덮힌 흙이 아닌 그야말로 수십~수백 미터 크기의 얼음위를 클램프를 신고 바스락 거리며 걷는게 재미있다. 빙하위를 걷다가 빙하 아래에도 가보는데 깊이와 두께를 알 수 없는 푸른 빛 얼음이 만들어 내는 모습이 정말 동화 속 한장면 처럼 아름답다.


4시간의 트레킹이 좀 힘들었는지 돌아오는 셔틀버스에서 꾸벅 꾸벅 잠이 온다. 아직 오늘 갈 곳이 많은데. 캠핑장에서 샌드위치 만들어 점심을 먹고 Svartifoss를 보러감. Svartifoss는 국립공원 입구에서 3~40분쯤 걸어가면 도착하는데 지금까지 본 폭포들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레이니스피아에서 봤던 신비스러운 주상절리 절벽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주 멋지다.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보고 한참을 더 걸어서 올라가 봄. Skaftafell 국립공원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 답게 수많은 트레킹 코스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데 하나 골라서 더 다녀보고 하루 여기서 더 자고 내일 이동할까 싶기도 한데 일기 예보를 보니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 비소식이 있다. 그래서 비를 피해 오늘 Höfn에서 자기로 하고 중간까지 가다 내려와서 이동을 시작함. 일단 내일부터 가는 곳은 비소식은 없던데 파란 하늘과 햇살을 좀 많이 볼 수 있게 되길


녹은 빙하가 강위와 바닷가에 떠다니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Jokulsarlon를 중간에 들렀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아쉽게 대충 보고 나서 Höfn 캠핑장에 도착.

데스크에 아무도 없어서 그냥 텐트 치면 되나 하고 있는데 벽에 보니 1,000kr를 Honesty Box에 넣고 캠핑을 하란다. ㅋ 그래서 그대로 하고 나서 저녁으로 파스타 하나 만들어 먹고 있으니 어느덧 캠핑장에 사람들이 많아진다. 일부는 캠핑카 일부는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내는데 이런 여행이 나 혼자만은 아니구나 싶지만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좀 쓸쓸해짐.


빙하 트레킹 처음은 화산대로 덮힌 황량한 곳에서 시작



별로 위험할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안전을 위해 중간중간 로프로 연결해서 걷는다 ㅎ




빙하 아래쪽의 수천년된 얼음들의 색은 정말 동화처럼 아름답다. 깨서 먹을 수도 있다던데

빙벽 등정 훈련중이던 사람들








강을 떠다니는 빙하와 해변가에 밀려온 빙하가 예쁘다던데 날이 흐려서 잘 모르겠더라 ㅠㅠ


호픈 캠핑장에서 캠핑


이 날은 베이컨 넣어서 오일 파스타 만들어 먹음


아이슬란드 마늘은 정말 신기하다 ㅎ 한쪽 마늘 ㅋ 첨에 잘못 산줄 알고 뭐 이상한 채소냐 했는데 맛이나 냄새나 우리나라 마늘 처럼 알싸한 맛은 없지만 마늘이 맞긴 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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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몇장 추가로 













운전석을 스치는 풍경들도 너무 멋져서 운전하면서도 가슴이 벅차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 도착. 빙하 혀가 보인다,.


큰맘 먹고 산 양고기도 구워 먹고. 얼마만에 고기냐 ㅋㅋ


소금, 후추는 아이슬란드서 사고 올리브 오일은 집에서 쓰던거 담아 갔는데 오일통을 다이소에서 샀더니 역시 다이소답게 뚜껑이 부러져 있다. 

다이소에서 물건 사면 싼가격에 한번 놀라고 싸다고 생각한 가격이 아까울 정도의 허접한 품질에 두번 놀람 ㅋㅋ


흑흑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냐..ㅠㅠ 잘 보면 텐트 왼쪽 폴대가 부러져서 꺾여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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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1


여행을 혼자 다니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계획대로 잘 되면 아무 문제 없다. 종종 외롭긴 하지만 뭐 서울에서도 외로운걸. 그리고 그정도야 많이 익숙해 졌으니. 그런데 뭔가 잘못되고 계획에서 어긋나면 좀 울적해진다. 서로 위로하고 상의해서 더 좋은 계획을 세우면 좋을텐데 오롯이 혼자서 잘못된 일을 이겨내고 계획도 새로 세우고 하다보면 서로 기운 복돋아 주면서 함께 의논할 사람이 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다.


어쨌건 어제 묵었던 Nice Hostel은 정말 잘 선택한거 같다. 첫날 겪은 호된 신고식에서 조금은 회복도 되고 무료로 제공되는 아침도 정말 맛있었다.

자 오늘은 또 어떤 모습을 볼까 기대하고 있는데 오늘도 오전에도 비바람이 정말 거세다 ㅠㅠ 로비에서 보고 있으면 주차해둔 차가 들썩거릴 정도. 이런 날씨에 만약 캠핑했으면 어땠을까 등골이 다 서늘하다. 비바람이 좀 약해지길 기다리다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그냥 운에 맡기고 하루 일정을 시작함. 비가 정말 많이 오면 그냥 차에서 비를 피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첫 목적지인 Skogafoss 에 도착할 즈음에 비가 그친다. ㅠㅠ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비가 안오는게 어디냐 ㅠㅠ


Skogafoss도 보자마자 감탄이 나온다. 6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어제 본 폭포와는 또 다른 느낌. 이곳은 폭포의 상류까지 올라가서 시작되는 트레킹 코스가 있고 인랜드까지 며칠씩 이어지는 매우 유명한 트레킹 코스도 있다고 해서 다만 몇시간이라도 걸어보려고 했는데 좀 걷다보니 진눈깨비가 따갑게 내리고 바람이 거세진다. 그냥 아쉬움을 남기고 차로 돌아옴. 언젠가는 저 길을 맘 내킬때까지 걸어볼 수 있을까?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Skogafoss를 나와 Dyrholaey로 향함. Dyrholaey는 남부 해안가에 있는 120미터의 절벽인데 검은 모래로 덮힌 해안가와 퍼핀을 비롯한 탐조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링로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지나 꾸불꾸불한 산길을 한참을 올라 목적지에 도착. 우와 그런데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제 텐트안에서 겪은 강풍은 비교도 안될듯. 혼자 였으면 정말 날아갈까봐 무서웠을텐데 나말고도 여러명이 강풍속에서 돌아다니길래 나도 함께 돌아다님. 바람은 거세지만 풍경은 참 멋지다. 끝없이 이어지는 검은색 해안과 험난한 절벽과 내륙의 풍경이 짙은 안개아래에서 어우러져 정말 이세상의 풍경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Dyrholaey 건너편은 Reynisfjara 라는 해변인데 이곳은 아까 위에서 본 검은색 해변가와 함께 아주 독특한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걸 주상절리라고 하나?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절벽의 다채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예전 사람들은 이곳을 드래곤의 서식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과연 드래곤을 믿었던 시기라면 검은색 바닷가와 기괴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동굴이라면 그야말로 드래곤의 서식지로 꼭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다음으로 간 곳은 Fjaðrárgljúfur라는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곳 ㅋ 이곳은 강에 있는 협곡으로 무려 9,000년 전에 생성된 협곡 지역이라고 한다. 비는 완전히 그치고 바람도 잦아드는데 어휴 정말  날씨에 감사하며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협곡 입구에 도착하니 처음부터 와~ 정말 감탄이 절로 난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의 모습이 정말 놀랍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 때묻지 않은 광할한 원시 자연이라는 표현은 너무 흔한 표현이지만 아이슬란드야 말로 그말에 정말 잘 어울리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 협곡은 위로 2km정도 이어지는데 올라가서도 바라보는 풍경은 더 멋지다. 이 길도 내륙으로 내륙으로 끝없이 이어지는데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Skaftaell 캠핑장으로 떠날 시간. 그제 호된 신고식을 겪고 오늘 아침에는 차가 들썩일정도의 강풍을 경험해서 벌써부터 무척 떨린다. ㅠㅠ 너무 심하면 차에서 자야지 하고 캠핑장에 가니 드디어 많은 캠핑장들이 오늘부터 정식으로 오픈을 하는 날이라 Skaftafell 캠핑장도 정식으로 오픈을 했다. 캠핑비를 내고 캠핑장에 들어오니 이미 많은 캠핑족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중이다. 나도 텐트를 치는데 다행히 바람도 약하고 하늘도 파래진다. ㅠㅠ 폴대가 하나 부러진채로 텐트를 쳐보니 그럭 저럭 버틸수 있을 것 같다. 저녁으로 드디어 며칠전에 산 양고기도 굽고 와인과 맥주도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새소리도 들으니 깊은 행복감이 밀려온다 ㅠㅠ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함


혼자서 캠핑하면 시간 많을 줄 알고 책도 일부러 어렵고 두꺼운책으로 여러권 가져왔는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네 한권도 다 못읽고 갈듯 ㅠㅠ


푸짐한 아침. 얼마만에 신선한 야채냐 ㅠㅠ




Skogafoss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비가 그친다. 좀 흐리지만 그래도 너무 멋졌던 곳


폭포 위에서부터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가 정말 멋지다 ㅠㅠ 한 두어시간이라도 걷다 오고 싶었는데 ㅠㅠ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디르홀레이. 끝없이 펼쳐진 검은 모래사장과 내륙의 모습이 신비롭다.



날씨 맑은 날 여기서 찍은 사진 보면 멋지던데 ㅠㅠ


검은색 모래 사장과 기묘한 절벽이 신기했던 Reynisfjara



진짜 용이 한마리 살았을 법 한 풍경



용이 집에 있다 나와서 쉬었을 법한 카리스마 넘치는 바위






화산때문에 생긴 지형에 녹색 이끼가 자란 풍경이라는데 뭔가 몽실몽실 귀엽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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