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오늘은 다리에서 가볼만한 곳이라고 하는 창산 트레킹과 얼하이 호수 두군데를 둘러 보기로 함. 일정이 바쁠거 같아 7시에 나가려다가 그렇게는 못하고 ㅎ 7시 40분쯤 숙소를 나섬. 창산도 우리나라에서 꽤 알려진 트레킹 코스라던데 -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산사랑이란 ㅋ - 올라가는 코스가 전부 돌로 잘 포장되어 있어서 무척이나 등산이 수월해 보인다.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과 함께 올라가는 중국인들의 모습도 꽤 보인다. 한참 가다보니 양갈래길이 나오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으니 뒤에 따라오던 중국 아주머니가 왼쪽으로 올라가란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 말 믿고 오르막이 시작되는 왼쪽길로 접어듬. 이 길도 역시 조금 걷다 보니 돌로만든 계단이 나오는데 첨에는 여기까지 도대체 어떻게 돌로 이렇게 길을 잘 만들어 놨을까 신기하다. 하긴 만리장성을 만든 민족이니. 그런데 한번 시작된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ㅠㅠ 분명히 왕복 3~4시간 코스라고 했으니 내 걸음이면 목적지인 중화사까지 갔어야 하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보면 나중엔 욕이 나올 지경 ㅠㅠ 다시 내려가서 아까 포기했던 오른쪽 길을 가볼까도 생각해 봤으나 여기까지 온게 아깝기도 하고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하고 한걸음 두걸음 계속 걸어감. 설악산 희운각에서 중청 가는 길의 계단이 매우 길고 지루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그걸 3~4개쯤 연결한 느낌이다. 그래도 결국 정상은 아니지만 계단이 끝나는 곳에 클라우드 패스라는 평탄한 길이 드디어 나타남. 숙소에서 받은 지도를 확인하니 이코스는 3~4시간 코스가 아니라 5~6시간 코스로 올라온 모양이다. 올라올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클라우드 패쓰를 따라 걷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지고 바람도 선선한게 기분이 참 좋다. 이 길이 12km쯤 이어진다는데 시간만 되면 도시락이랑 맥주 싸들고 한번 왕복해도 좋겠다 싶다. 특히 내려올때 풍경 생각해보면 올라갈때 힘들었어도 이 코스를 택한게 더 잘한 일인 듯. 중화사까지 보고 숙소로 돌아오니 11시.

내일 리장으로 떠날 버스를 숙소에서 예약하고 점심으로 온갖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즉석에서 요리해주던 푸드코트 -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서 센의 부모가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장면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말도 있던데 - 에서 베이징 덕으로 점심을 먹고 얼하이 호수를 둘러볼 자전거를 빌리러 감. 오전에 많이 걷기도 하고 해서 전기 스쿠터를 빌릴까 아님 충전 걱정 없는 자전거를 빌릴까 고민했는데 눈 앞에 너무 맘에 드는 전기 스쿠터가 보인다 ㅎ 일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 같기도 하고 히피들이 미니버스에 프린트한 느낌도 드는 꽃무늬 프린트 전기 스쿠터 였는데 너무 맘에 들어서 마치 "어서 이걸 타고 나가라구" 이야기 하는 것 같아 그걸 빌려서 히피처럼 얼하이 호수를 돌아다님. ^^

다리에서는 3개의 탑이 모여 있는 삼탑이 유명한데 입장료가 비싸서 그냥 밖에서만 구경하고 얼하이 호수로 향하는데 왼쪽엔 아름다운 창산의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엔 푸른 호수가 펼쳐진 풍경 사이를 스쿠터로 바람을 가르며 다니는 기분이 참 좋다. 중간에 쉴만한 곳 보이면 스쿠터 세워두고 맥주도 한잔 마시고, 책도 읽고 사진도 찍고 ㅎ 호수 중간에서 내 사진도 한장 남기고 싶어서 중국 현지 관광객들에게 사진 한장 부탁함. 여자 6분이서 오신 팀이던데 영어로 부탁하니 호기심이 들었는지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더니 어설픈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오빠" ㅋㅋ 라고 말을 건네면서 나보고 잘생겼다고 해준다 ㅋㅋㅋ 중국 사람들 보는 안목이 있구만. 그래서 감사하다고 하고 길을 가려는데 그중에 영어를 좀 하시는 분이 있어서 혼자면 같이 다니자고 한다. 그래서 좋다고 하고 오후 내내 스쿠터로 호수를 같이 다님. 같이 다니면서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는데 광저우 근처의 동관에 사는 이웃들인데 남편이랑 애들은 집에 놔두고 6명이 시간 맞춰서 일주일간 여행 중이라고 하신다.  중간에 쉬면서 간식이랑 맥주도 사주시고 ^^ 심지어 저녁 식사에 초대까지 해주신다. 그래서 다리 고성으로 돌아와 스쿠터를 반납하고 중국식 저녁도 함께 먹음. 역시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서인지 한국에 대해 많은 호감을 가지고 계신데 특히 한국 여자들 예쁘고 화장도 너무 예쁘게 한다고 부러워들 하심 ㅋㅋ 나중에 꼭 한국 오고 싶다고 해서 한국에 오면 내가 한국식으로 대접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짐. 참 반나절의 동행이지만 기억에 많이 남을 듯. 참 그러고 보니 모로코 여행때도 중국 커플이 점심 사줬는데 중국 사람들이 밥 잘사주는 구만 ㅎㅎ 어제 음악 들으며 맥주 마셨던 Bad Monkeys 바에 가니 오늘은 다른 외국인 한명이 혼자 공연중이다. 오늘은 흑맥주 한잔 시켜 공연과 함께 마시는데 공연은 어제보단 좀 별로여서 맥주 한잔 하고 숙소로 복귀




등산로 초입은 좋았음. 그나저나 저 아주머니들 포즈가 참 씩씩해 보이는 구만 ㅋ


이런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ㅠㅠ


이제 그만 ㅠㅠ


참 계단 놓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군데 군데 장식까지 ㅠㅠ


Cloud Path



가는 길에 수로가 새고 있음 등산 복 입고 뛰어서 통과 ㅠㅠ


멀리 삼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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