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여행의 마지막날. 짧던 길던 모든 여행은 끝나기 마련이고 그 끝은 모두 아쉽겠지.
알랭 드 보통이 새로운 책 "뉴스의 시대"에서 여행에 대해 "외부의 풍경을 통해 내부의 풍경을 조정하는 것" 이라고 이야기해서 참 공감했는데 과연 여행 다니면서 놀라운 풍경과 역사적 유적지를 접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그나라만의 독특한 맛을 느끼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여행중의 고독과 사색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하는 거야 말로 여행의 미덕이 아니었을까. 매번 여행을 마무리 할때마다 조금 더 달라져있기를 바라는데 이번 여행은 과연 어땠을지 ^^ 다음에도 또 다른 세계를 만나러 갈 수 있기를...
규슈 여행의 마지막은 후쿠오카 근교의 야나가와야 다자이후를 가보기로 함. 원래 다자이후만 가려고 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마침 야나가와와 다자이후를 한번에 가는 교통 패키지가 있다는걸 발견. 역시 일본은 이런게 잘되어 있다니까. 밤에 공항까지 지하철로 가야하고 낮에도 여기저기 지하철로 이동할지 몰라서 일일승차권을 발매하고 짐은 코인라커에 넣어둔 후 니시테츠 텐진역으로 가서 패키지권을 구매하고 첫번째 목적지인 야나가와로 향함. 4~50분쯤 걸려서 도착한 야나가와는 후쿠오카 시내와는 아주 작은 동네 분위기이다. 거기서 선착장까지 준비된 셔틀버스로 이동하니 일본 전통 복장의 뱃사공 아저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보통 한배에 9~10명 정도 타는 것 같은데 나이 드신 일본인 부부들이 많고 나는 중국인 관광객과 호주에서 온 관광객과 함께 타고 이동.
빼어난 경치라고 하긴 어려운데 그래도 조용한 일본의 교외를 흐르는 강을 따라 천천히 흘러가는 느낌은 좋았다. 그냥 느긋하게 풍경을 보면서 가면 더 좋았을 텐데 뱃사공 아저씨가 배를 운전하는 1시간 반가량 쉬지 않고 무슨 만담을 해서 좀 웃겼다. ㅎ 야나가와 뱃놀이 사진 보면 상상도 못할 수다스런 분위기라니 ㅎㅎ 그래도 가끔씩 구슬픈 일본 노래도 불러주셨는데 그건 좋았다.
1시간 반정도 가니 내리는 곳인데 야나가와 뱃놀이가 끝나면 어째서인지 장어덥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배에서 내린 골목에 많은 장어 집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군데 골라서 들어가니 마침 제일 유명한 곳인거 같았다. 대중소 세가지가 있었는데 부담스런 가격때문에 소로 시켜 먹었더니 장어가 별로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부드러운 장어와 달콤한 밥이 어우러진게 참 맛있었다.
다시 역까지 돌아오는데 대부분 택시를 타는거 같은데 인포메이션에서 물어보니 버스도 있단다. 택시비도 아낄겸 버스타러 가는데 정류장을 못찾겠어서 강변을 바라보고 쉬고 있던 젊은 일본 친구들에게 물어봄. 서투른 일본어로 야나가와 에끼와 도코데스카? 뭐 이렇게 물어보니 서로 의논을 하더니 자기 차로 태워다 준단다. ^^ 영어를 잘 못하긴 하던데 물어보니 근처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배우는 학생들이고 차는 할아버지가 입학 선물로 사준 차라고 ㅎ 덕분에 편하게 역까지 돌아옴
역에서 다자이후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으니 올때는 몰랐는데 참 한적한 시골역 분위기다 싶다. 따사로운 오후에 맥주 한캔 마시면서 조용한 시골역에서 기차 기다리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 다자이후 까지는 30분정도 걸린것 같은데 다자이후는 사원까지 가는 골목도 그렇고 나라의 ______ 사원을 축소해 놓은 듯한 느낌이다. 교토와 나라에서 봤던 엄청난 신사들에 비하면 좀 작지만 그래도 아담하니 예뻤다. 주변을 좀 걷다가 사람들 줄서 있는데서 구운 떡도 하나 사먹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옴. 이제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전에 찜해 놓은 캠핑 용품을 사러 캐널시티로 감. 역시 사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짐도 많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해서 한국보다 15,000원쯤 싸게 파는 스노우픽 코펠만 하나 사서 마지막 저녁으로 기요미와에서 유명한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한국으로 돌아옴
ps. 한국에 도착하니 이제서야 여행의 피로가 몰려온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배낭과 캐리어는 땅에 내려놓고 후쿠오카 면세점에서 산 기념품이 담긴 쇼핑백은 반대쪽에 내려두었는데 버스 탈때 그만 빨리 타다보니 쇼핑백을 안가지고 탔다. ㅠㅠ 뭐 양주를 사거나 그러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어도 너무 아까웠는데 놀랍게도 습득물 센터에 신고가 되어서 며칠 후에 택배로 받았음. 인천 공항 공사 감사합니다~
컬투의 정찬우처럼 1시간 반을 만담하시던 뱃사공 아저씨 ㅋㅋ
뭔가 귀여우면서 그로테스크한 소녀상
귀여운 아이들이 한꺼번에 "곤니찌와~" 귀여워 ㅠㅠ
야나가와 뱃놀이 끝나고 먹는 장어찜밥
다자이후 가는 길은 나라공원하고 비슷
무슨 행사였을까 탐스러운 사과들을 잔뜩 모아두었다.
독특한 인테리어의 스타벅스 다자이후 점
엽기적인 조형물.. 이게 뭐야 ㅋㅋ
기요미와의 함박 스테이크. 적당히 덜어서 동그란 불판에 취향것 익혀 먹으면 마..마시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