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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중심부에 있으니 좋은 점도 있지만 새벽까지 오가는 사람들의 소리때문에 좀 시끄럽다. 거기다 근처에 무슨 초등학교인지 유치원인지가 있는지 어린애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아침에 강제로 눈을 뜸 ㅠㅠ 피로가 쌓인 것도 있고 해서 좀 게으르게 쉬었다 나가려고 했는데 이번엔 어디선가 북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ㅠㅠ 아니 도대체 아침에 왜 저렇게 열심히 북을 치는 거야 ㅠㅠ 결국 씻고 그냥 하루를 일찍 시작.
오늘은 과나후아토 곳곳을 느긋하게 돌아보기로 함. 처음 간 곳은 과나후아토의 영광의 시대 - 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차리 그 당시의 부는 스페인으로 흘러갔을테고 은광 노동자들의 삶은 힘겨웠을텐데 - 의 흔적을 볼 수 있는 Teatro Huarez. 어제 오가면서 여러 차례 보긴 했지만 오늘은 안에도 한번 들어가봄. 35페소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공연장은 작지만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다. 아무도 없는 줄 알고 객석에 들어서면서 "와~ 진짜 화려하고 예쁘네~" 라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는데 갑자기 누가 움찔하고 쳐다봐서 - 동양인이던데 한국인이었을까 - 좀 무안했다. -_-;; 건물 외부는 전형적인 유럽식 건물인데 내부 인테리어는 왠지 아름다운 이슬람식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게 이슬람 스페인의 영향때문인지 좀 궁금하다. 지금도 이곳에서 발레등의 공연이 열리고는 한다는데 이렇게 역사적이고 고풍스러운 극장에서 공연을 보면 참 멋지겠다 싶다.
극장을 나와서는 근처의 돈키호테 박물관을 가봄. 어째서인지 과나후아토는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와 관련된 조각상도 많고 박물관도 있는데 왜 그런지 아무리 찾아도 이유를 모르겠다. 돈키호테의 배경이 멕시코도 아니고 세르반테스가 멕시코에 온적도 없는데 도대체 왜? 아마 세르반테스 축제를 연게 계기가 되어 - 멕시코에서는 꽤 유명한 축제여서 해당 기간에는 과나후아토에 사람들이 미어 터진다고 한다. - 그렇게 된게 아닐까 짐작만 갈뿐. 돈키호테 박물관은 원래 30페소의 입장료가 있는데 오늘은 무료 입장이라고 해서 무료로 입장을 했는데 크게 뭐 대단한 건 없었다. 돈키호테와 산초 로시난테의 유머러스한 조각과 회화 그리고 세르반테스의 흉상등이 전부인듯
박물관을 나와서는 과나후아토 골목을 따라 걸어봄. 예쁘게 채색된 집들과 골목도 보고 언덕위에 올라가 무작정 걸어가니 원래 가고자 했던 전망대가 나타난다. 와~ 이곳에서는 과나후아토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데 화려하고 귀여운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게 참 예쁘다. 작년에 갔던 쉐프샤우엔 기억도 나고 ^^ 저녁 무렵에 와서 야경을 보면 좋을 것 같아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다시 마을로 내려가 점심으로 일본인 식당을 찾아감. 일본인 식당이라 일본 가정식을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살짝 일본풍 멕시코요리인듯 한데 그래도 오랜만에 밥을 먹으니 좋긴 하더라 ㅎㅎ
점심 식사후에 히달고 시장에 가서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무지하게 쌌던 망고도 몇개 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시고 마침 오후에 열리던 챔피언스 리그 4강전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도 바 앞에 있는 TV로 멕시코 사람들 틈에 껴서 같이 보다 맥주도 한잔 마시고 하면서 오후를 느긋하게 보냄 ^^
오늘도 과나후아토 대학의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오늘은 무용을 한번 볼까 하고 무용 전시장을 찾아감. 어제 지루했던 축사에 이은 재즈는 좀 난해했다고 하더라도 무용이야 좋은 음악에 어울리는 무용이면 볼만하겠지 라는 기대를 하고서... 대부분 학생들 같았던 멕시코 젊은 친구들 사이에 앉아 있으니 곧 공연을 하는데 나는 그게 무용이 아니라 무슨 연극인줄 알았다. -_-;; Danza가 무용일텐데 내가 잘못 알았나 싶어서 급하게 구글 번역으로 다시 번역까지 해봤을 정도 ㅠㅠ 첫 공연은 남자 한명 여자 두명 -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흔히 생각하는 무용수 체형도 아니던데 ;;; -이 나오더니 춤도 안추고 그냥 뭐라 뭐라 시끄럽게 떠들기만 하더니 이어지는게 춤이라기보다는 그냥 흐느적 거림...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ㅠㅠ 두번째 공연은 여자 두명이 나오는데 이것도 첫번째와 크게 다르지 않다. ㅠㅠ 무용이 아니라 아무리 좋게봐줘도 마임 - 그것도 매우 수준 낮은 - 이걸 보니 참 옛날에 학교 후배들이 연극한다고 해서 보러갔을때 너무 재미없고 시간 아까워서 느꼈던 당혹감이 다시 떠올랐는데 참 이곳에서 그런 느낌을 다시 받을 줄이야 ㅠㅠ
그나마 다행히 공연 시간이 길지는 않아서 공연 끝나자 서둘러 나와서 점심에 갔었던 전망대에 올라가 맥주도 마시면서 야경을 실컨 구경함. 해가 져가며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는 과나후아토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사진도 몇장찍고 내려와 늦은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덧 저녁 10시. 오늘도 밤늦도록 활기찬 축제분위기의 골목들을 둘러보다 숙소로 돌아옴. 숙소 밑으로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마리아치 밴드들의 노래 소리가 흥겹게 들린다. ^^
고풍스럽고 화려한 후아레즈 극장
돈키호테 박물관
디에고 리베라풍 벽화가 이곳에도 ㅎㅎ
일본인 식당에서 점심
코로나나 인디카만 마시다 좀 맛있는 맥주도 한잔 ㅎㅎ
이번에도 실패한 엔칠라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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