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일찍 눈을 떠서 어제처럼 커피 한잔 마시고 숙소를 나섬. 오늘은 어제 바이두 맵에서 버스노선과 정류장을 확인하고 와서
다리로 떠나는 버스가 출발하는 서부 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함. 갈아타는 곳에서 두번째 버스가 너무 늦게 와서 ㅠㅠ 예상보다 늦게
서부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도 못먹고 부랴부랴 탔는데 얼핏 보니 다들 표에 적힌
시간이나 좌석은 크게 신경을 안쓰는 분위기. 뭐 그중에 한두명 먼저 앉은 사람한테 가서 자리 비켜달라는 사람도 있긴 하더라만...
옆자리에 젊은 중국 사람이 앉았는데 첨에 인사를 하길래 미안하다고 중국사람 아니라고 한국인라고 했더니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중국어로 대화를 시도한다 ㅠㅠ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게 위챗에서 영어-->중문으로 번역해주는 기능이 생각나서 위챗 친구 등록 후
몇마디 대화를 나눔. 근데 영문-->중국은 되는데 중국-->영문이 안되어서 그것도 얼마 안가 포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구글 번역은 막혀 있는데 bing.com 번역은 잘 되던데 중국 가실분들은 이거 써보세요. 아님 아이폰 쓰는 중국인은
아이폰 검색창에 중국어 입력하니까 영어로 번역되서 신기했음) 하여간 그 친구는 버스에서 내려서도 숙소까지 가는 법 도와주려고
애쓰던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구만. 그 친구가 남긴 중국어가 혹시 무슨 뜻인가 나중에 번역해보니 한국사람들 잘생긴거
같다는 뜻이어서 기분좋게 웃기도 했다 ㅎㅎ
숙소까지는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다리는 좀 작은 곳이라 버스 정류장이 눈에 안띈다. 다행히 중국 사람 붙잡고 메모장에 "8路"라고 써서 보여주니
알았다고 데려가더니 12번 버스를 탄다. 잉? 난 8번 버스 타야 하는데? 다시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는 눈치다. 그래서 믿고
따라가서 중간에 내리더니 그제야 8번 버스 정류장이 나타난다. 터미널에서는 좀 멀어서 갈아탔어야 했던 모양.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했더니 이미 뒤도 안보고 쿨하게 사라졌데 ^^; 8번 버스를 타고 다리 고성 근처에 내렸는데 숙소가 고성 반대편이어서 힘들게
숙소까지 감 ㅠㅠ 서울은 쌀쌀한 가을날씨로 접어 들었는데 이곳은 기온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닌데 햇살이 정말 따갑다. 따가운 햇살
맞아가며 숙소로 기진맥진 와서 체크인하는데 숙소가 넓고 깨끗하고 스탭은 영어도 잘해서 마음에 듬.
힘
들어서 맥주 한잔 마시며 좀 쉬다가 오늘은 다리 고성을 좀 돌아 보기로 함. 고성안은 넓거나 아주 인상적이진 않았다. 오래된 골목
골목 전부 관광객을 위한 가게들과 북적이는 관광객들로 가득찬 골목들. 하긴 그러고 보면 어느 여행지나 오래된 골목들이나 관광지는
다 비슷비슷하겠지. 전통과 문화가 남아 있는 곳 --> 관광객들이 모여듬 --> 유명 관광지로 탈바꿈 -->
관광객으로 몸살. 그래도 골목 골목 돌아다니며 양꼬치도 하나 사먹고 팔찌도 하나 사서 차고 저녁에는 로컬 음식점에서 맛있었던 국수
요리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크래프트 비어 바에서 라이브 음악 들으며 에일맥주 한잔 마시고 오늘 길은 무척이나 행복하다. 하 매일
할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바에서 맥주 마시면서 음악이나 듣다 숙소로 돌아오는 삶이면 좋겠구나 라는 한량스러운 생각을 하며
하루를 정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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