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4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2주가 후딱 가버렸다
지나온 여행길이 벌써부터 꿈만같다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에 시간이 조금 있어서 쟈그레브에서 제일 유명한 박물관인 Mimara 박물관을 가기로 함
어제 박물관 입장료와 공항버스 요금만 남기고 환전한 크로아티아 돈을 다 써버려서 수중에는 딱 70kn (14,000원) 만 있는 상황
개장전까지 박물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10시 개장 시간에 맞추어 입장함. 그런데 론리플래닛에는 입장료가 30kn 였는데 실제로는 40kn를 받는다.
뭔 물가 인상이 이리 빨라..;;

쟈그레브 출신의 유명인의 개인 소장품을 기증받아 만든 박물관이라는데 그다지 대단한 작품은 별로 없고 다양한 소품들과 중세 성화들 그리고 르네상스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조금 있는 정도
꼭 가봐야 한다는 가이드북의 설명은 좀 오바였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작품을 보고 숙소로 돌아옴

이제 정말로 공항으로 떠날 시간
트램을 잡아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앗 갑자기 티켓 검사를 하는게 아닌가..- 첨엔 티켓을 샀는데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티켓을 넣는 곳도 없고 해서 티켓이 필요 없나보다 하고 그냥 그 티켓을 지갑에 넣어두고 그냥 탔었음..; - 여기서 표를 사면 10kn 내고 나면 버스비가 부족한데 어쩌나 - ATM기가 있긴 한데 인출은 100kn 단위로만 되어서 필요 없는 상황..- 걱정하면서 혹시 몰라 지난번 티켓을 보여주니 그 티켓을 입구에 설치된 기계에 넣었다 빼면서 다음에는 저기에 꼭 확인을 받으란다..
휴 다행이다 싶어서 "네" 그러긴 했지만 언제 다시 이 트램을 타게 될지 ^^

터미널에 내리니 공항버스가 막 출발 직전이다 가진 크로아티아 돈을 모두 털어 티켓을 끊어 버스에 탑승
루프타한자 편으로 프랑크 프루트 공항을 거쳐 서울로...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을 위해 쟈그레브에 온 레알마드리드 전용기.. 호나우두도 저거 타고 왔겠네 ㅎㅎ



안녕 크로아티아~


2011.09.13

언제고 여행의 마지막 날은 마음이 복잡하다.
여행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돌아가서 - 금방 다시 언제 여행 다녀와왔냐는 듯이 적응하겠지만 - 어떻게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나 하는 걱정,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 여행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등의 생각들..

그동안 항상 너무 일찍 일어나서 오늘은 좀 게으름을 부려볼까 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며 오늘 일정을 고민함. 원래 아침에 쟈그레브로 떠날까 했는데 기차가 8시 30분 이후에는 오후 2:45분 기차여서 오후에 출발하기로 하고 류블라냐의 나머지를 관광하기로 함.

호스텔 스탭에게 몇군데 추천을 받아 처음 간곳은 공원이었는데 마침 세르비아 출신 사진작가의 세르비아 풍경을 담은 야외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동유럽의 풍경들이 담긴 사진들을 보자니 참..내가 지금까지 찍은 사진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ㅠㅠ 그래도 뭐 내 사진에는 나만의 추억이 있으니까 ^^;; 공원을 걷다보니 유치원에서 나왔는지 너무 귀여운 꼬맹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원을 걷다가 역에 가서 쟈그레브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함. 슬로베니아는 동유럽과 서유럽의 중간쯤 되어서인지 참으로 많은 나라로 가는 기차편이 있다.
내가 타야하는 기차도 뮌헨을 출발하여 오스트리아를 거쳐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마지막에 헝가리의 베오그라드로 가는 기차.
나는 다시 자그레브로 돌아가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 끝없이 이어진 철길을 따라 더 가리라 다짐함

호스텔의 스태프가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며 그라피티 좋아하냐 물어보길래 그래피티 뭐 그래봐야 낙서 아니야 하는 생각으로 큰 기대없이 다음 목적지로 향함. 워낙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에 낙서들이 많긴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 ㅎ
이건 뭐 그라피티가 아니라 무슨 벽화 수준 ㅎㅎ. 벽 한면뿐 아니라 아예 하나의 건물 자체가 그라피티와 조형물로 이루어진 블럭이었는데 무슨 히피 공동체를 보는 것 같아 재미 있었다.  그중 너무나 마음에 드는 - 마치 건물을 하나의 퀼트처럼 도색한 - 건물 앞에서 셀카도 한장 찍고 하다보니 어느덧 쟈그레브로 떠날 시간.

숙소에서 짐을 찾아 역앞에 봐두었던 중국 음식점에서 볶음 국수를 하나 시켜먹고 쟈그레브행 기차에 몸을 실음
이번에는 정시에 출발하여 5시쯤 쟈그레브에 도착, 첫날 쟈그레브에 묵었던 숙소에 체크인한 후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옴

첫날 쟈그레브에 도착해서는 시차때문에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일찍 들어갔었는데 이제 보니 저녁의 쟈그레브는 정말 활기차다. 이제 6시 한국이라면 퇴근할까 말까 야근해야되나 고민해야 하는 시간일텐데 이곳에서는 벌써 카페에서는 맥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크로아티아 인들이 가득이다. 그런 여유로운 사람들 사이를 이방인처럼 걷고 다니니 괜시리 자유로운 느낌 ^^

저녁을 먹고서는 맥주 한잔 하려고 돌아다니는데 마침 요즘이 챔피언스리그 예선전 기간. 쟈그레브의 자랑 디나모 쟈그레브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가 내일인데 하루만 일정이 빨랐어도 디나모 쟈그레브의 팬들과 함께 경기를 봤을텐데 아쉽다. 대신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의 경기를 바에서 맥주한잔 마시며 같이 보다가 음악을 들려주는 바를 찾아감..론리에서 추천해준 바에 갔더니 마침 오늘은 공연이 없다고 해서 근처의 다른 바에서 틀어주는 락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그리고 여행을 정리함..그런데 음악이 너무 메탈만 틀어주네..들어올땐 아니더니 ㅎ


사진전의 사진을 찍음..나도 사진 잘찍고 싶구나..









구석에 나뒹구는 맥주 캔들 ㅎㅎ



기차도 그라피티 ㅎㅎ

쟈그레브의 노천 카페


마침 무슨 장터 비슷한걸 해서 기념품도 몇개 사고..


크로아티아는 EU 가입을 앞두고 있는데 EU 가입 반대 시위중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가고...





2011.09.12

슬로베니아.
이름도 생소한 이곳에 작은 기억이 하나 있다. 벌써 4년 전쯤에 터키에 갔을때인데 그때 한 호스텔에서 만나서 같이 술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던 젊은 커플이 슬로베니아 출신이었다. 뭐 뉴스 이런데 관심 많으니 유고연방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라는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 하며 아는 척을 했더니 굉장히 놀라며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 그때 그 친구들은 호스텔 같은 여행업을 하고 싶어서 터키의 호스텔을 보고 싶어서 왔다던데 그때는 "음..슬로베니아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가나?" 궁금했는데, 몇년후에 내가 여기에 올줄이야 ㅎㅎ 사람일은 역시 참 모를일

원래 이틀을 계획으로 잡으면서 하루는 류블라냐 하루는 블레드호수 이렇게 보려고 했는데 류블라냐 금방 본다고 해서 예정에 없던 포스토니아 동굴을 가기로 함. 오늘도 버스를 8:30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동굴로 향함
이른 아침이어서 몇명 태우지 않은 버스는 어제처럼 예쁜 교외를 지나 동굴이 있는 포스토니아에 도착
정류장에서 동굴까지 셔틀버스도 있다고 하는데 그리 멀어보이지 않아 동굴 입구까지 걸어갔다.

입장료를 구매하려고 보니 표값이 무려 22 유로 !! 플리트비체 공원이 1박 2일에 36,000 원 정도였던걸 생각하면 정말 너무 무지막지한 가격이다..ㅠㅠ 관람시간은 1시간 반.. 사실 동굴이나 보자고 여기까지 온건 아닌데 싶기도 하고 입장료도 너무 비싸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어서 그냥 보기로 하고 입장권을 구매. 표살때 어디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왔다 그랬더니 가이드 팜플렛을 주는데 무려 한국어 버전! 헉 한국 사람들 많이 오는곳인가..

동굴은 11시에 들어가 투어가 시작되어 관광열차를 타고 10~20분쯤 동굴을 지나간다. 동굴이라 그런지 바깥의 더위와는 완전히 다르게 바람도 차고 굉장히 춥다. 마치 지하세계를 가는 것처럼 아니면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가는 느낌의 기차는 좀 잼있었다. ㅎ 기차에서 내려서는 30~40분 정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을 걸으면서 구경하는데 신비롭기도 하고 그런데 굳이 이걸 보러 왔어야 했나 라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ㅎ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팔려고 동굴로 들어설때 사람들 사진과 기차에서 사람들 사진을 찍어서 전부 인화를 한 다음에 원하는 사람에게 6유로에 판매하는데 몇장 안팔리는 거 같던데 그거 인화비나 나오는지도 몰라.. 내 사진도 있던데 6유로나 주고 사기엔 아까워서 그냥 나옴

동굴을 나와서는 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류블라냐로 돌아옴.
버스에서 원래 잘 자기도 하지만 오는 버스에서도 내 졸았는데 체력이 이제 좀 바닥에 다다른 모양 ^^;;
마트에서 과일을 좀 사다가 숙소에서 먹으면서 쉬다가 류블라냐 성을 보러 감

류블라냐 시내가 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 성인데 4유로의 입장료를 내면 딱 그 전망대가 다여서 (크기도 6명정도 들어가면 꽉찰듯..;;) 아 이게 다인가 싶어서 좀 웃겼음.. 류블라냐는 뭐 이런 유명한 관광지를 보러 올데는 아닌듯함 ^^ 오히려 그 뒤편에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더 가을도 느껴지고 좋았다. 거기는 마음에 들어 밥먹고 소화도 시킬겸 다시 올라와 붉은 석양과 류블라냐의 붉은 지붕을 보기도 했음

저녁은 어제 못간 타이음식점 Thai Inn을 갔는데 오늘은 문을 열었다.
소고기 볶음과 밥을 시켰는데 딱히 태국 음식이라고 하긴 좀 국적불명이었지만 ^^ 그래도 맨날 별다른 향신료도 없는 담백한 밀가루 음식만 먹다가 스파이시하고 매운 음식을 먹으니 얼마나 맛있던지..양이 적지 않았는데 전부 다 비우고 만족스럽게 나와 류블라냐 성까지 다시 올라감

보름달을 보니 이제 돌아가야 하는게 조금씩 실감이 난다.
휴..팀에 좀 문제도 있고 해서 돌아갈 생각하니 좀 마음이 답답하다...나만 열심히 잘해서 되는거면 좋으련만..이런 걱정이 드는걸 보니 정말 귀국일이 다가오는 모양..^^

슬로베니아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바에서 한잔 할까 하고 숙소에서 정보를 찾아보는데 숙소 들어오니 다시 나가기도 싫고 해서 그냥 숙소에서 밀린 뉴스도 보고 일기도 쓰고 하다 그냥 잠이 듬..


무려 한국어로 된 가이드!


동굴을 상징하는 도마뱀





류블라냐 성에서 바라본 모습





다리도 꽃으로 장식을..



Thai Inn에서 먹은 저녁..오랜만에 매운걸 먹으니 힘이 솟음..ㅎㅎ







2011.09.11

늦은 시간임에도 아래 침대가 비어 있길래 예약이 다 안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잠에 들었는데 새벽에 소리가 나서 시간을 보니 아래 침대를 쓰는 여행객은 그 시간까지 놀다 들어온 모양 ^^ 아침에 일어나니 방에 술냄새가..ㅋ 코고는 소리에 밖에 차다니는 소리에 시끄러워 아이팟 까지 꺼내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다시 잠을 청함.

아침에 일어나니 깨어있는 사람이 몇명 없는데 마침 한국분이 한분 계시다. 그분은 오늘 체크아웃하신다길래 아침 - 이라고 해봐야 빵 몇조각과 맛없는 시리얼이 전부 - 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은 오스트리아로 가시고 나는 블레드 호수로 가기로 함

아침 9:00 버스가 있길래 바로 표를 끊고 블레드 호수로 감
차창 밖으로 보이는 슬로베니아의 교외 풍경은 참 아름답다. 특히 유럽 농가의 전형적인 집들과 예쁜 첨탑들이 솟아있는 건물들과 창문마다 꽃으로 장식해 놓은 벽들이 아기자기하다.

1시간 반정도 가다보니 블레드 호수에 도착. 플리트 비체도 이미 다녀오고 해서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뭐 이런 생각은 안들지만 산책하고, 죠깅하고 수영하고 선탠하는 살마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함께하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특히 무슨 마라톤 대회를 하는지 가슴마다 번호표를 단 사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과 주위에서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같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 ^^ 서울 가면 날씨도 좋을텐데 다시 열심히 달려야지~
한참을 걷다보니 여기서도 자전거를 빌려준다고 해서 한시간 동안 호수 따라 자전거도 타고 맥주도 한잔 마시고 다시 류블라냐로 돌아옴

오전에 많이 걷기도 하고 맥주도 한잔 해서 피곤했는지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슬로베니아 민속 음악 같은걸 들으며 푹 자면서 옴. 아니 근데 그 기사 아저씨는 무슨 음악을 그리 크게 틀어 놓는지 원.. 첨엔 아 이게 슬로베니아 민속음악이구나 ㅎㅎ 하고 신기한 맘으로 들었는데 듣다보니 짜증이..ㅠㅠ

숙소로 돌아와서는 호스텔 스탭에게 류블라냐에서 갈만한 곳을 추천받아 시내를 돌아다님. 전날은 밤에 도착하여 잘 몰랐는데 류블라냐 시내의 건물들이 참 예쁘다. 블레드에 오가면서 봤던 건축물들 그리고 류블라냐 시내까지 뭔가 독특한 양식이 있는지 궁금하다.
중앙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 가보니 거리의 음악가가 열심히 공연중이다.
빈센트, 제임스 버클리의 할렐루야, 밥말리의 노래등을 부르는걸 듣고 있자니 웬지 모르게 센치해진다. 박수치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주말 오후를 보내는 슬로베니아 사람들 사이에서 캔맥주 한잔 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자니 나도 그 유쾌한 공기에 전염되는 느낌..^^

숙소에서 본 타이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으러 한참을 찾았는데 일요일이어서 그랬는지 못찾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송로버섯이 들어간 Istarian 스타일 파스타를 먹음..10유로나 했는데 흐바르에서 먹은것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내 입맛엔 영.. 맨날 파스타, 빵 이런것만 먹으니 야채와 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 ㅠㅠ 원래 여행가서 먹는걸로 거의 고생안하고 다 잘먹는데 이번 여행은 밀가루 음식이 좀 지겹다..

저녁을 먹고 광장을 거니니 어느새 보름달
아 맞다 서울은 추석이구나. 듀브로브닉의 부자바에서 달빛 품은 바다를 보았을때 반달이었는데 그게 어느새 보름달이 되었구나 생각하니 그동안 보낸 시간이 피부로 와 닿는다. 혼자서 씩씩하게 잘도 다녔네.. 명절인데 지구 반대편에 와있구나 이런 생각들과 합쳐져 조금은 쓸쓸한 느낌도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울에 가서도 밥도 혼자 먹고 서울에서도 쓸쓸한건 마찬가지 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

그러고 보면 여행중에 행복했던 순간들도 사실 별게 아니었는지도 몰라. 다시 못볼 절경을 보고 황홀하게 맛있는 걸 먹고 그럴때도 행복했지만 평온하게 산책하고 음악듣고 맥주 마시고 책을 읽고 현지 사람들의 유쾌함에 잠시 젖어드는 그런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 또한 얼마나 행복했는지.. 서울가서도 행복하게 살아야지 라는 희망을 가지며 털레털레 숙소로 돌아옴..
이제 이틀만 지나면 집에 가는구나...


블레드 호수엔 오리와 거위들이 참 많다.. 첨에 얌전히 앉아 있는 거위보고 동상인줄 알았음 ㅎ





호수 중간에 있는 성당..저기 가려면 배를 빌려야 해서 가보지는 못했음



선탠하고 수영하는 슬로베니안들...



No woman no cry~


슬로베니아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게 집집마다 꽃으로 장식해 놓은 모습..꽃을 사랑하는 민족인듯 ^^


구스타프 말러의 동상..말러가 슬로베니아 출신이구나..







2011.09.10

어제 다 못본 공원을 마저 보기 위해 개장 시간에 맞추어 숙소를 나옴
Hvar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혼자 편하게 쉴수 있는 숙소에서는 아침 일찍 나와야만 하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Jezero 호텔에 배낭을 맡기고 (미리 조사한 자료에서는 10kn 였는데 그새 올라서인지 20kn를 달라고 함) 공원으로 이동

오늘은 어제처럼 코스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고 자세히 코스를 보고 공원의 핵심 코스를 지나가는 코스로 선택하고
호수내를 왕복하는 첫 배를 타고 관광을 시작함

전날 다녔던 산길과는 달리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는 나무다리와 오솔길을 따라 걷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닥히 훤히 보이는 맑은 그리고 신비스러울 정도로 푸른 호수와 짙푸른 녹색의 숲 그리고 곳곳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호수의 아래부분을 다보고서는 버스를 타고 호수의 상부로 이동
이곳도 역시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들..

마음 같아서는 오후 늦게까지 더 보고 싶은데 슬로베니아로 이동하는 일정이어서 공원 관광을 마치고 짐을 찾아 버스를 타러 감
그런데 버스 시간이 인터넷 카페에서 볼땐 1:30 이었는데 인포메이션에서 확인하니 12:50 으로 되어 있는게 아닌가?
그 버스를 놓치면 무려 오후 6시;;

갑작스런 정보에 부랴부랴 밥도 안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감..
다행히 버스는 아직 안왔는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버스는 조금 지연되어 1:10에 도착하여 자그레브를 향해 출발
휴..만약 1시 반인줄 알고 왔으면 큰일 날뻔 했네..ㅠㅠ

쟈그레브를 떠난지 거의 10여일 만에 다시 쟈그레브에 도착.
여행중 두번째 오는 도시는 웬지 굉장히 익숙한 곳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든다. ㅎㅎ
점심도 거르고 해서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보니 오 맥도날드가 보인다. 햄버거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햄버거가 먹고 싶어 맥도날드로 감. 세트가 고작 32 kn ㅠㅠ 한국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지나온 관광지들의 물가를 생각하면 너무 싸서 감격하며 점심을 먹음.

슬로베니아로 떠나는 기차 시간도 좀 남고 해서 맥주 한잔 마시려고 옆에 카페에서 맥주를 시켰더니 500cc 한잔이 12kn ㅠㅠ
듀브로브닉에서는 마트에서 파는 맥주가 그정도 가격이고 카페에서는 30kn씩 했는데 쟈그레브가 물가가 싸구나 느끼며 맥주 한잔 하다보니 어느덧 기차시간

원래 기차는 6시 15분에 쟈그레브를 출발해서 8시 40분에 슬로베니아의 류블라냐 역에 도착하게 되어 있는데 6시 10분이 넘어도 기차는 올생각을 안하고 기차가 도착하기로한 플랫폼에는 이상한 기차 - 글자 그대로 이상한, 차량 외부가 그래피티로 도배가 된 -가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혹시 플랫폼 정보가 잘못된건 아닌지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니 1시간 연착한다고...;;
전광판을 다시 보니 플랫폼 번호 옆에 60이라고 된 숫자가 써 있는데 그게 연착 시간이었구나..;; 연착이 얼마나 잦으면 아예 연착 시간을 표시하는 칸이 따로 있을까 싶어 다른 플랫폼을 보니 90이라고 써있는 곳도 있었다..ㅎ

하여간 7시 10분쯤 자그레브를 떠난 기차는 슬로베니아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거쳐 이름 모를 기차역들을 지나쳐감..
연착도 연착이지만 우리나라 기차 시스템 처럼 다음은 무슨 역이다 방송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역마다 여기가 무슨 역인지 알려주는 표지판도 잘 되어 있는게 아니어서 류블라냐를 지나치지는 않을까 엄청 긴장하며 감

마침 6인실에 같이 앉아 가던 슬로베니안 모녀들은 하필 먼저 내리면서 류블라냐는 한시간 더 가야 된다 굿럭 이러고 내려서 주변에 물어 볼 데도 없고 ㅠㅠ
거기다가 체크인 시간이 10시가 넘어가면 Late check in fee 도 물어야 되고 무엇보다 호스텔 위치도 몰라서 물어봐야 하는데 늦은 시간에 물어볼데가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걱정 하는데 묵기로 한 호스텔에서는 언제 도착하냐고 전화까지 온다..
마음이 좀 조급한 상태에서 가다보니 다행히 류블라냐 역에 도착.. 그래도 수도답게 지금까지 지나온 역하고는 다르고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역에서 내리니 구조가 특이한게 역건물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대로변..;;;

인포메이션을 찾아 다시 역으로 돌아가니 다행히도 아직 퇴근을 안하고 있다. 호스텔 위치를 물어서 알려준데로 찾아가다 보니 마침 나처럼 같은 호스텔을 찾아가는 여행객들이 있길래 같이 어찌 어찌 숙소를 찾아옴 휴..^^;
호스텔에서 파는 맥주 한캔 마시고 슬로베니아의 첫날밤을 보냄...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들이 공중에 떠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




여기가 플리트 비체 정류장 ^^


2011.09.09

크로아티아 하면 듀브로브닉과 함께 제일 유명한 플리트비체를 관광하는 날
의외로 정보가 별로 없고 숙소 정보도 없어서 - 론리 플래닛에는 지도도 없었다. - 잘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아침에 숙소를 나옴.
나올때 보니 다 자고 있는게 8인실에 나말고 다 술먹다가 새벽에 온듯 싶다. ㅎ

버스터미널로 이동해 표를 끊고 플리트비체로 출발
우리나라 같으면 이정도 유명한 관광지면 터미널도 그럴싸하게 지었을 법도 한데 그냥 흔히 지나가다 보이는 시골 정류장 수준의 정류장에서 관광객들을 내려준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가거나 국립 공원 앞의 호텔로 가는데 나는 숙박비 얼마 아껴보겠다고 ㅠㅠ 그 앞의 뮤킨네 마을에서 숙소를 잡기로 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처음 내린곳에서 멀지 않았음..흑..-

한참을 걸어 인포메이션을 찾아 물어봐서 온길을 다시 돌아가서 ㅠㅠ 거기서 또 한참 걷다보니 그제서야 뮤킨네 마을을 발견..휴.. 이렇게 오래 걸릴줄 알았으면 좀 비싸더라도 공원 앞 호텔에서 묵을걸..
그런데 Hvar 처럼 민박집 주인들이 나와서 호객행위를 할줄 알았더니 마을에 지나가는 사람 한명 없이 너무 조용하다..
겨우 지나가는 사람 붙잡아 민박집 어디있냐 물어봤더니 하루에 무려 40유로.. (호텔이 50유로에 입장권 할인 혜택이 있었음..)

아니 그럴거면 여기까지 왜왔나 싶어 다른 집을 갔더니 방도 없다 그러고 큰일이다..
다시 호텔까지 가야하나 하고 포기 상태에서 마지막 집을 가봤더니 그나마 30유로에 해준다고  함.. 겨우 10유로쯤 아끼겠다고 이 고생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더이상 숙소 찾아 발품팔 자신이 없어 그냥 거기로 결정.

근처 마트에서 맥주 몇병이랑 빵이랑 사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드디어 공원으로 이동, 걱정하던 숙소가 해결되어서 그런지 맘이 그새 가벼워졌다.
플리트비체 공원은 규모가 커서 코스가 다양한데 일단 제일 긴 코스로 가기로 함.
공원 둘레를 한바퀴 도는 코스인데 정말로 맑은 호수를 끼고 걷은 산책길은 너무 좋고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낼만 했는데 너무 외곽만 도는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번 확인했더니 내가 선택한 코스는 그야말로 공원 둘레만 도는 코스...-_-;;
그래서 부랴부랴 호수 밑으로 내려가서 호수 곳곳을 돌아다님... 진작 내려올걸 싶기도 하지만 일박 이일로 보기로 해서 나머지는 내일 보기로 하고 해가 질때까지 호숫가를 돌아다님...

공원 앞 식당에 셀프 서비스 식당이 있어서 갔더니 밥값이 참 싸다
거기서 닭고기(!) - 얼마만에 고기를 먹은건지 ㅎ - 와 감자 맥주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올때는 해가 슬슬 져가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숲길이 사람 한명 안지나 가고 가로등도 하나 없이 너무나 으시시 하다...ㅠㅠ
해가 완전히 진 다음에 왔으면 아마 무서워서 오지도 못했을듯..ㅠㅠ
거의 뛰다 시피 해서 겨우 숙소로...^^;;


내가 묵었던 숙소 저기 2층 더블룸을 혼자 썼음..


갈때는 좋았지만 올때는 오금 지림..ㅠㅠ



이런 숲길을 따라 하루종일 걸었음


흔하게 만나는 폭포



물이 정말 맑다...




정말 신비로운 물빛


숙소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2011.09.08

크로아티아 여행의 핵심인 남부 해안가를 떠나 마지막 남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들린 자다르.
크로아티아 와서까지도 여기서 하루 잘까 그냥 지나칠까 아니면 잠깐만 보고갈까 결정을 못하다가 듀브로브닉에서 겨우 결정해서 숙소도 예약하고 해서 온 곳. 이왕 오기로 한거 Hvar 섬에서 나오는 첫 배를 타기로 하고 아침 일찍 체크 아웃...
체크 아웃 하는데 민박집 주인 할머니가 환하게 웃어 주시면서 Good Luck이라고 해주시는데 좀 고마웠음..ㅎ 그 전날에는 막 걸어둔 빨래 일일히 빨래 집게로 빨래줄에 집어 주시기도 하고 ㅎ

아침이라 그런지 배에서 맞는 바람이 너무 차서 2층 객실로 들어가 책좀 보다 보니 스플릿 항구에 도착. 마침 20분 후에 자다르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바로 표를 끊고 자다르로 출발..
버스에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은 역시나 너무 아름답다. 이름난 관광지가 아닐텐데도 해안가 따라 펼쳐진 해변가, 보트 선착장, 캠핑장등 맘 같아선 그냥 아무데나 내려서 바닷가에서 놀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나머지 일정도 있고 해서 참음.. 조용하고 조그마한 마을에서 하루 있어도 너무 좋을 듯 싶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는 계속 자다르로..

론리 플래닛에서 일러준 예상시간은 오후 2:30 쯤이었는데 뭔 정류장은 다 서는지 한시간쯤 늦게 3:30에 자다르에 도착.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숙소로 잘 찾아옴. 숙소는 8인 도미토리인데 깨끗하고 마음에 든다. 가격도 무척이나 싸고

짐만 대충 풀고 자다르 관광을 시작함
자다르는 규모도 작고 넉넉잡아 1시간 정도면 올드시티를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 해변가도 앞서 봤던 남부 해안가와 비교하기 어렵고. 대신 자다르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파도로 소리가 나는 파이프 오르간인데 바닷 바람 맞으며 파도가 울리는 평온한 오르간 소리 듣다보면 마음이 절로 평안해진다. ^^
한참을 오르간 소리 들으며 가져간 책도 열심히 읽음

조금 있으니 바다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해가 지는 풍경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석양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렇게 로맨틱한 곳이었구나 ㅎㅎ 라는 생각을 하며 밤길을 돌아다니다 숙소로 돌아옴
마침 숙소 앞에는 4인조 재즈 밴드의 공연이 있길래 잠시 지켜보다 숙소로...

여기가 파도가 치면 파이프 오르간이 울리는 곳..저 여자분들은 일부러 찍은건 아닌데..;;


주인이 공을 던지면 용감하게 뛰어들던 강아지..ㅎㅎ 옆의 하얀 강아지는 따라서 뛰어들지는 못하고 계속 안절부절 ㅎㅎ



마음 평온해지는 풍경...개의 표정이 참 마음에 든다. ㅎ







맘에 드는 일몰 사진들 ^^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주는 거리 공연...


2011.09.17

여행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벌써 얼굴은 시커멓게 타고 발바닥은 만신창이 ㅠㅠ

오늘은 스플릿의 여러 섬중 가장 인기가 좋은 Hvar섬에 가는 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페리선을 타고 흐바르 섬으로 이동.
파란 바다와 하늘 붉은 지붕의 예쁜 집들과 초록숲, 그리고 하얀 요트들과 구름이 어우러진 예쁜 모습들이 이제는 자주 봐서 감동이 덜하다. ^^
그래도 볼때마다 감탄하는건 파란하늘.
한낮의 따가운 햇살 에도 어쩜 그리 하늘이 파란지..마치 히말라야의 푸른 하늘이 연상될 정도

페리에서 책을 읽으며 두시간쯤 가다보니 어느새 목적지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Hvar 타운으로 이동함.
이번 여행에는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물건 이야기",  "Unthink" 3권을 들고 왔는데 제일 처음 읽고 있던 책은 "자본주의". 인류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 경제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고 어떠한 변화를 거쳐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레오 휴버먼의 역작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에서 시대를 더욱 넓혀 인류사의 관통하는 경제의 흐름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저자들의 바람과 주장이 매우 감동적..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 Hvar로 가는 배에서 다 읽고 꺼내든 다음책은 "물건 이야기"
물건 이야기는 "물건" 즉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들이 어떻게 만들어 지고 사용되고 버려지고 폐기되는지 경로를 따라가면서 현대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의 외부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인데, 혹시나 서구 환경주의자들의 소비자 운동 수준의 내용이 전부이면 어쩌나 싶어서 조금 불안한 맘으로 읽기 시작함.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Hvar섬에 와서는 터미널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민박을 잡음. 200kn 로 조금 비싸긴 했는데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싱글룸 ㅠㅠ,. WiFi는 안되지만 시설도 괜찮고 해서 하루 묵기로 결정..싱글룸 넘 좋다 ㅎㅎ

숙소에서 좀 쉬다가 밀린 빨래도 하고 밖으로 나옴
예쁜 해안가를 따라 걸으면서 해수욕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바닷바람이 너무 차다. 그냥 바다 보면서 선탠하다가 맥주 마시다가 수영하러 바다에 들어갔는데 깊이가 너무 깊어서 깜놀함..ㅠㅠ
그러고 놀다 들어오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길래 자전거를 빌리려고 했더니 무려 100kn 아침까지 빌려준다고는 하는데 아침까지 탈일도 없는데 쩝.. 그래도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고 싶어서 눈물을 머금고 자전거 대여해서 섬 이곳 저곳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님

해안가를 따라 이어폰 꼽고 자전거 타고 다니니 참 기분이 상쾌하다.
중간에 힘들면 해안가 따라 쭉 설치된 벤치에 앉아 누워서 쉬다가 햇살 좋으면 웃통 벗고 선탠도 하고..
원래 다음날 아침까지 타도 되는데 아침 일찍 떠나는게 아무래도 일정상 좋을 것 같아서 렌트비는 아깝지만 자전거를 반납..ㅠㅠ
자전거를 반납하고는 Hvar 섬의 전경이 보인다는 Hvar 성으로 올라가서 경치 구경하다 내려와 늦은 저녁 식사를 함. 역시 여기도 관광지라 물가가 너무 비싼데 그래도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 시켰더니 이건 뭐 우리나라 편의점 냉동 스파게티 수준의 스파게티가 나와 실망..

저녁까지 먹고 나니 슬슬 피곤해진다. Hvar 선착장의 야경을 잠시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옴

배에서 보이는 스플릿 항구의 모습


Hvar 중심 광장



비싸보이는 호텔과 호텔 수영장


여기서 수영하다 물이 너무 깊어서 놀랐음..;;;




한참 타고 다녔던 자전거



Hvar 성에서 바라본 Hvar 섬의 전경


정말 맛 없었던 스파게티...




2011.09.06

듀브로브닉을 떠나 스플릿으로 이동하는 날
아침 일찍 나가야 해서 전날 밤에 체크아웃을 하고 일찍 짐을 챙겨 숙소를 나옴

7번 버스를 타면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길래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온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수시로 다녔던 6번 버스 - 숙소와 올드시티를 왕복하던 - 와 달리 한시간에 한대...;;; 걸어갈까 하다가 걷기엔 무리인걸 깨닫고 30분 정도 더 기다려 터미널로 감.

스플릿으로 가는 버스 시간이 얼마 안남고 매표소에 줄도 길어서 이러다 다음 버스 타야겠네 하고 걱정하는데 줄을 섰던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는 사람들인지 무사히 9시 출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여행 카페에서는 왼쪽 자리에 앉으라 그래서 왼쪽 자리 달라고 하려다가 표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거까지 요청하기 뭐해서 그냥 주는대로 표 받아서 버스를 타고보니 뭐 좌석 번호도 없고 표에도 안 적혀 있는거 같다. 그래서 그냥 비어있는 왼쪽 자리에 앉아서 소심하게 버스가 출발하기만을 두근 두근 기다림.
그런데 출발 시간 다 되어서 어떤 아주머니가 내 건너편 좌석에 앉은 부부한테 가더니 좌석번호를 막 확인하는게 아닌가?
인상 좋게 생긴 아저씨는 그냥 가자고 하는데 그 아주머니는 웬지 막무가내.. 아 이러다가 자리의 연쇄 이동이 일어나서 나도 옮겨야 되나 여기가 옆에 사람도 없고 좋은데 걱정하고 있자니 잘 해결됐는지 그냥 버스가 출발

왼쪽에 앉기를 너무 잘한게 버스가 이동하는 내내 창가로 펼쳐지는 아드리아 해가 너무나 아름답다.
경치 보다 책보다 깜박 잠들다 하면서 보스니아 영토도 지나 스플릿에 도착.

환전한 돈이 다 떨어져 정류장에 있는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숙소를 찾아감
크로아티아는 건물들이 다 오래되어서 좁은 골목에 간판도 랜드마크도 별로 없어서 목적지를 찾기가 힘든데 이번엔 쉽게 숙소를 잘 찾음. 체크인을 하는데 이것저것 작성할게 많다. 여권번호를 적으라고 해서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던 여권을 꺼내려는데 이럴수가 여권이 없다 !!!!

헉! 버스에서 보스니아 국경 통과할때 여권 검사했는데 그때 빠트렸나? 그럼 어떻게 찾지? ㅠㅠ
찬찬히 생각해보니 환전할때 여권을 보여주고 환전한 돈만 챙겨서 나온것 같다. 숙소 찾는다고 론리플래닛, 예약서류를 손에 들고 오가다가 놓고 온듯 싶어 부리나케 환전소로 갔더니 다행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한숨을 돌림..휴..

다시 숙소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스플릿 관광을 시작
스플릿 관광의 핵심은 로마시대 유적지인데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기도 하다던데 사실 유적지 자체로는 크게 볼건 없는 듯 싶었다. 특히 궁전 지하는 입장료가 35k (7,000원)쯤 하는데 돈이 아까왔음 ㅠㅠ. 그거보다 스플릿의 매력은 역시 바다와 날씨가 아닐까
눈부신 햇살 아래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은 오래된 건물들과 어울려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늦은 오후 스플릿 시내가 보인다는 미라얀 언덕을 오르기로 함
맥주 두캔 사서 언덕을 올라가니 스플릿의 전경이 보인다. 멋진 스플릿의 전경을 보고 조금더 산책을 가보기로 함. 뭐 걷는거야 자신 있으니 ^^
한적한 산길을 바다와 저무는 해를 보고 걸으니 참 좋다. 중간에 쉬면서 맥주도 한캔 마시고 ...그런데 걷다 보니 좀 많이 걸어온듯 싶다..
다시 돌아가자니 힘들거 같고 이왕 이렇게 된거 바다까지 가서 보고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함.

계속 걷다보니 우리나라 남산과 비슷한 길을 많은 크로아티아 인들이 달리기하고 자전거타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같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 ^^ 여행중에 마신 맥주로 망가진 몸을 다시 서울 가서 달리기로 빼리라 다짐함
한참을 걷다보니 마침 뉘엿 뉘엿 해가 진다.
해지는 모습까지 보고 걸어가는데 아 이건 너무 끝이 없다. ㅠㅠ 버스 정류장도 안나타나고 민가도 안나타나고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되나 하고 조금씩 불안해하며 걸어가는데 다행히 해수욕장 옆에 있는 식당이 보인다.

식당에서 메뉴판을 확인하니 듀브로브닉보다 훨씬 싸다..ㅠㅠ 특히 맥주는 30kn 하던게 반값인 15kn 부담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듀브로브닉에 비하면 뭐 음식맛은 그럭저럭 이었지만 배부르게 먹고 레스토랑 아저씨한테 물어서 버스를 타고 - 중간에 한번 갈아타기도 했음 - 숙소로 돌아옴. 버스 탈때 기사 아저씨한테 올드시티 가냐고 물어보고 타서인지 내릴때 나를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 세워주셔서 유쾌했음 ㅎ

숙소 근처의 스플릿은 밤에 더 활기찬듯 싶다.
바닷 바람을 쐬며 벤치에 앉아있는 가족, 연인 친구들, 카페 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축구를 지켜보는 사람들.
한편에선 공연도 하고 좀더 스플릿의 밤공기를 느껴보고 싶었으나 낮에 너무 걸어다녀서 피곤에 지쳐 숙소로 돌아옴

엄지 발가락을 만지면 꿈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나도 만져봤음 ㅎ


크로아티아 어로 설교할수 있게 만들었다는 주교상..박력있는 모습



로마시대 유적


스플릿 항구 앞의 카페거리. 밤에는 북적북적


유적지에서 본 고양이..




이런 산길을 따라 걸어갔음...그림자 셀카 ㅋ


지나가다 너무 귀여운 새끼 냥이가 있어서 가지고 있던 살라미랑 물도 좀 주고



그냥 생각없이 찍어봤음...^^;;


달마시안 정식이라는데 소고기를 삶아서 뇨끼 비슷한것과 함께 소스와 함께 나오는 요리...맛은 없었음..



2011.09.05

어제 해수욕도 하고 늦게까지 돌아다녀 피곤했는지 자는동안 한번도 안깨고 푹잠
숙소의 위치는 정말 좋지 않은데 숙소 앞에 작은 마당이 있어 좋다. 사람들은 호스텔 방안에서 잘 안나오거나 늦게 나와서 조금 부지런 떨어서 아침에 나오거나 저녁에 좀 늦게 들어오면 마당에 나밖에 없어서 바람쐬면서 책 읽고, 맥주마시고, 일기쓰고 하는게 가능 ^^

아침에 씻고 나머지 여행 일정을 정리하러 마당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자니 오늘은 바람이 거세다. 비는 안올것 같은데 며칠 사이에 가을이 온건가 싶다. - 그러나 한시간쯤 후에 다시 더워짐...
여행 일정을 처음만 짜고 뒷부분은 가서 결정하자 해서 여행의 후반부는 어디 갈지 결정을 안하고 온데다가 오스트리아나 슬로베니아 둘중에 한곳을 갈지 말지도 못정하고 왔는데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여행기를 읽고서 아이패드로 호스텔 예약을 완료.
참 예전에 아이폰, 아이패드 없을땐 어떻게 여행했을까 싶다 ㅎㅎ

그러고 보면 예전에 처음으로 해외여행 간다고 일본 여행을 떠날땐 가이드북 하나 믿고 거기에 일본 다녀온 사람 도움으로 준비해서 예약은 전화로 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오더니 이제는 모바일로 정보에 접근하는게 가능한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여행오면 여행 기간동안 한국 소식도 끊기고 연락도 끊겨서(사실 연락 끊기는건 한국에 있어도 연락이 끊긴것과 별 다름없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실감이 안남 ㅋㅋ) 자유로운 느낌이었는데 아이폰과 와이파이 그리고 소셜의 시대에는 한국의 주요 뉴스는 물론이고 - 이때는 안철수 교수의 서울 시장 출마- 맘만 먹으면 회사 메일도 접근 가능하니 몸은 멀리 있어도 심정적으로는 멀리 떠나온 느낌이 예전만큼은 들지 않는다. ^^

이런 쓸데 없는(?) 생각과 함께 올드시티로 이동해서 cavtat으로 이동
배를 타고 가길래 근처의 섬인줄 알았더니 섬은 아니고 듀브로브닉과 배로 50분쯤 떨어져 있는 해변가.
배삯은 왕복 80kn(16,000원쯤)였는데 무슨 유람선 같은건가 했는데 정원이 20명정도 되는 작은 배여서 좀 웃겼음. 파도가 치면 어찌나 출렁이는지 이러다 뒤집어 지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두번 할정도 ^^

그렇게 놀이동산 놀이기구 탄 것처럼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아담한 항구 한편엔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초대형 호화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뒤로는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처음엔 그냥 생각 없이 걷다가 벤치가 보이길래 앉아서 캔맥주 한잔 마시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니 참 여유롭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길을 갔더니 엥? 아까 출발한 항구가 아닌가 ㅎㅎ 한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린것 같다. ^^

마침 배도 고프고 해서 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 여기도 물가 특히 밥값이 너무 비싸다. ㅠㅠ- 조금 더 걷다가 한적한 해변에서 해수욕을 함
아침에 수건 가져오는걸 깜박해서 그런것도 없이 그냥 웃통 벗고 (바지는 아예 비치웨어를 입고 갔음) 수영하고 선탠하고 음악듣고 맥주 마시고 책읽으면서 놀다보니 참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운데 한편으로는 좀더 도전적인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다음번에는 다른 강렬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여행을 가야지 하고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다짐함 ^^

평소에는 살태우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생각도 안들고 따사로운 햇살에 살을 태우다가 돌아오는 배시간에 맞추어 듀브로브닉에 돌아옴.
듀브로브닉에서 마지막 밤이구나 싶어서 올드시티의 정겨운 골목길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World at war라는 사진전시회를 보러감.
첨에 뭐 별거 있겠나 싶어 지나치려다가 너무나 신뢰하는 론리플래닛에서도 강추를 하길래 믿고 보러감

마침 주제가 Revolution on road와 ex-yougoslavia, Revolution on road는 지금도 중동을 뒤덮고 있는 쟈스민 혁명중 이집트와 리비아, 바레인 예맨의 생생한 사진들이었는데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찾으려는 혁명군중들의 모습이 참 뭉클했다. 그들이 그렇게 되찾으려고 하는 시민의 권리가 우리는 이제 너무나 당연시하고 이제는 민주주의가 뭐가 필요해 돈만 벌면되지 이렇게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졌다.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축출 이후 시위자들을 향해 구타도 벌어지고 - 너네 때문에 관광객들이 안온다고...- 리비아는 카다피가 도주했다던데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혁명이 끝나면 권력의 진공상태에 어떤 정치가 들어설지가 중요할텐데 이집트는 리비아는 과연 어떻게 될까?

덧붙여 전시장에는 전쟁과 관련된 사진첩이 있었는데 전쟁의 상흔들이 드러나는 - 팔레스타인, 이라크, 보스니아 아프카니스탄등 -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나도 물론 연평도에 폭탄이 떨어지는 국가에 살고 있지만 반목과 질시를 넘어 모두가 평화롭게 연대하는 세계라는게 얼마나 어려운가 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다. 결국 그 폭력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가장 힘없는 약자들일텐데...

강렬한 사진전을 보고 나와서 저녁은 샌드위치로 때우고 올드시티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니다가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오는 길 이곳 저곳의 카페와 술집들은 이제 막 밤이 시작인데 나는 거기에 끼지 못해서 좀 아쉬웠음 ㅎ

듀브로브닉의 성당


저 요트들의 주인들은 누굴까...ㅎㅎ


저 파울래너 맥주를 크로아티아에서 처음 먹어봤다...우리나라 돈으로 2400원 정도

처음 먹어보고 아니 무슨 이런 맛있는 맥주가 있나 싶었음...ㅠㅠ

우리나라에도 있길래 반가와서 가격을 봤더니 두배가 넘게 팔리고 있어서 실망이 컸음



여기 누워서 해수욕을 즐김







인상 깊었던 사진전의 작품들


오늘도 Buza Bar는 사람들로 붐비고...





귀여운 고양이들...^^ 아래 사진의 고양이는 너무나 늠름함 ㅋㅋ


거의 내 차지 였던 ㅎㅎ 숙소의 앞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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