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서울로 떠나는 내일을 제외하면 여행의 실제로는 마지막 날. 윈난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인 옥룡설산을 보러가기로함. 옥룡 설산은 윈난지역에 사는 소수 민족인 나시족이 신성시하는 높은 산맥인데 4,600미터에 이르는 빙천공원을 비롯한 여러 곳을 방문할 수 있다고 한다. 혼자서 갈까 하다가 오가는 교통이 불편하고 관광지도 매우 복잡하다고 해서 여행사 투어프로그램을 알아보는데 리장 고성 내외에 있는 그 많은 여행사중에 영어가 가능한 곳이나 심지어 영어 브로셔가 있는 곳도 한 곳도 없어서 숙소에서 예약했더니 무려 530위안 ㅠㅠ 중국이 다른 물가들도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중에서도 관광지 입장료는 정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투어비가 너무 높아서 갈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대표적인 여행지라니 한번 가봐야 겠다 싶어서 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숙소 주인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옥룡설산으로 향할 미니버스에 탐. 미니버스에 나말고 아무도 없어서 음..나혼자 가는건 아니겠지 했는데 곧 중국인 여행자들 6명이 더 타서 나까지 7명이 옥룡설산으로 향함. 1시간 반쯤 가니 옥룡설산 풍경지구가 나타난다. 이곳은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AAAAA급 풍경지구인데 등급을 너무 세분화해서 지정한게 좀 웃기다 ㅋ 참고로 호도협은 AAAA급이었고 첫날 간 석림이나 리장 고성은 AAAAA급 풍경지구였던 것으로 기억.
처음 들른 곳은 푸른 호수가 멋진 백수담. 같이간 6명중 4명은 걸어가고 한커플은 셔틀버스를 타러 가면서 나보고 셔틀 탈거냐고 물어본다. 그 커플은 영어도 좀 하고 얼마나 걸리냐고 했더니 5~6마일이라고 해서 (절대 그정도 안됨 ㅠㅠ) 가능하면 그 커플 따라다니려고 어리버리 그냥 셔틀을 탔는데 대 실망 ㅠㅠ 일단 요금이 50위안으로 사악하고 거리도 무슨 5~6마일은 커녕 잘 봐줘야 1키로정도 되는것 같다. 거기다 경치 좋은 곳을 셔틀로 지나가니 나중에 사진찍으러 걸어서 되돌아가고 그랬음 ㅠㅠ 어쨌건 호수는 참 아름다웠는데 플리트비체의 물빛과 비슷한 에메랄드 빛 호수에 눈앞에 닿을 듯한 옥룡설산의 자태가 멋지다. 인터넷에서 보니 물빛이 너무 특이해서 진위여부가 논란이 된다는데 중국이라면 어쩌면 색소를 풀어서 운영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잠깐 듬 ㅋㅋ
호수 관광 이후 이른 점심을 먹고 4506미터에 있는 빙천 공원으로 이동. 미니버스로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해서 케이블카로 한참을 올라가니 해발 4506미터. ABC 트레킹에서 4100미터 정도 올라갔던것 같은데 그거보다 더 하늘에 가까워졌구나. 그래도 히말라야에서 한걸음 한걸음 올라서 갔던 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 ^^ 그래도 고산지역에 올라오니 기온은 놀랍게 낮아지고 산에 군데 군데 눈도 보이고 빙하도 조금 보인다. 예전에는 만년설 지역이었다는데 기후 변화와 온난화로 인해 지금은 설산의 풍경은 한 겨울에만 보인다고. 그래도 거대한 설산과 45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거기서 해발 4600미터까지는 계단을 통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데 험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고도가 높아져 한걸음 한걸음 걷는게 쉽지는 않다. 천천히 심호흡하며 한발 한발 가다보니 빙천공원의 정상. 나중에 여기 말고 네팔 히말라야의 고산을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
옥룡설산은 백수담, 빙천공원 말고 옥룡설산이 멀리서 보이는 평원인 운삼평과 마평지 두군데도 갈 수 있는데 같이온 중국인 커플에게 거기도 가냐고 물어보니 두 사람은 처음 들어보는 눈치다. 가이드에게 전화해보더니 거긴 안간다고 ㅠㅠ 여기까지 와서 두군데 못보고 가다니 너무 아쉽다. 좀 준비를 잘 해왔으면 나 혼자서도 충분히 다녔을텐데 싶기도 하고 ㅠㅠ 뭐 여행이 항상 완벽할수만은 없겠지. 좀 아쉬움도 남는게 여행이겠지 생각하기로 함. 그래도 말도 안통하는 어리버리한 외국인 관광객이 일행 잃어버릴까봐 계속 챙겨주시고 - 한 부부는 중국어를 번역해서 보여주는데 케이블카에서 나랑 같이 내려오려고 엄청 찾아다녔다고 하더라 ㅎㅎ - 간식이랑 음료수도 사주신건 참 고마웠다. 그러고 보면 첨엔 알아 듣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계속 이야기하는게 이해도 안되고 좀 짜증났는데 그래도 다들 선의에서 그렇게 한거겠지 싶다.
리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시간이 생각보다 이르다. 흑룡담 공원에 가면 리장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길래 부랴 부랴 올라가 사진하나 찍고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마지막으로 리장 고성 돌아다니며 기념품도 하나사고 양갈비 볶음이랑 맥주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짐을 찾아 야간 침대 기차를 타러 리장 역으로 향함. 떠나는 길이 참 아쉽다. 8박 9일 여행은 정말 짧구나. 언젠가 다시 다른 중국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공원 느낌이 좀 난다
얼마 안남은 빙하의 흔적
빌려서 입고온 방한복 때문에 산은 전부 빨간색 천지 ㅎㅎ
가장 높은 곳에서 마신 와인이 되겟군 ㅋㅋ
리장에서 먹은 마지막 저녁. 아마 양갈비 볶음이었을 듯
고성 입구에 정성스럽게 달아놓은 소원 부적들...
안녕 리장~ 안녕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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