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얼마 전에 우연히 선배 페북에서 야쿠시마 사진을 보고 '오 이런데가 있다니?' 하고 반해서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 점찍어 두었다가 마침 올해 추석 연휴도 길고 큐슈쪽은 안가봐서 추석 연휴를 껴서 후쿠오카와 가고시마 야쿠시마를 다녀오기로 함. 비행기표도 28만원밖에 안해서 부담 없이 예매를 해두었으나 여행 며칠 앞두고 일기 예보를 보니 계속 비가 온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5만원의 위약금을 내고 비행기를 개천절과 한글날 휴일을 이용한 기간으로 연기하여 이번에 오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일본 날씨 정보는 아이폰의 야후 날씨앱을 참고했는데 실제 추석때는 예보와는 다르게 비가 안온듯하다 ㅠㅠ 야후 날씨 앱은 강우 확률이 항상 너무 높게 나와서 믿을 수가 없음 ㅠㅠ)
여행을 준비하며 10월초면 청명한 가을날씨를 기대했는데 다시 여행 전에 날씨를 확인하니 이번엔 아예 태풍이 남태평양에서 북상한단다 ㅠㅠ 젠장 운도 지질이도 없지 ㅠㅠ 그래도 이번에는 또 연기할 수 없어서 제발 날씨 좋기를 빌며 공항으로 출발. 공항에서 이것 저것 일보고 비행기에 올라타니 딱 1시간 조금 넘으니 후쿠오카다. 일본 가까운거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뭐 부산 가는거 보다 가깝네 ㅎㅎ 후쿠오카 공항은 간사이나 하네다처럼 사람도 비행기편도 많지 않아 수속도 금방하고 짐도 금방 찾은데다가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하카타 역까지는 지하철로 고작 두정거장 밖에 안되서 오후 5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났는데 숙소에 체크인 하니 7시 반이다 ㅎㅎ
얼른 짐을 풀고 뭘할까 하다가 후쿠오카의 명물이라는 포장마차-야타이에서 웰컴맥주를 하러 감. 규슈 최고의 환락가라는 나카스와 덴진 부근이 유명하다던데 이번 여행을 위해 산책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 - 보통 여행전에 그나라의 역사에 관한 책들이 있으면 읽어보고 가는데 이번에는 맛집 관련책으로 예습을 좀 했다 ㅎ - 에서 다이마루 백화점 근처의 야타이가 괜찮다고 해서 거기를 가봄
첨에 예상은 대만의 야시장처럼 포장마차가 북적북적 밀집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 나카스 근처는 좀 비슷 - 다이마루 백화점 근처는 그냥 대로변에 정겨운 포장마차가 두세개씩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포장마차와 비슷한 곳에서 꼬치, 라멘, 교자, 오뎅등 맛있는 안주들과 시원한 맥주를 파는데 사람들이 격의 없이 활기차게 어울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나도 옆에 자리 잡고 앉아 교자와 계란말이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이번 여행을 시작함. 맥주 한잔 들어가니 날씨야 어쨌든 그래도 여행 오길 잘했다 싶다. ㅎ
나카스 강변을 찾아가 북적거리는 야타이 거리를 둘러보다가 간판에 craft beer라고 되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가봄. 일본은 맥주 문화가 발달해서 지비루라고 불리는 크래프트 비어도 크게 발달했는데 역시 이곳에도 많은 종류의 크래프트 비어가 준비되어 있다. IPA과 스타우트가 포함된 5종루의 샘플러를 마시며 일본 맥주 맛에 감탄하고 있으니 홀에서 TV를 보던 사람들이 막 환호성을 지른다. 뭔가 하고 보니 이대호가 있는 후쿠오카 연고의 소프트뱅크 이글스가 퍼시픽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해서 우승을 했다고 한다. 추석때 왔으면 소뱅 경기 한번 보려고 했어서 이번에도 볼까 했었는데 보려고 했어도 표를 못구했겠구만 ㅎ
정겨운 분위기의 후쿠오카 포장마차 야타이
최고의 교자라고는 할순 없지만 그래도 후쿠오카 특선 교자와 생맥주로 여행을 시작
일본의 오뎅은 다 이름이 있어서 오뎅 주세요 하면 안된다고 함...ㅋ 다 맛있어 보인다
나카스 강변의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에서 마신 지비루 샘플러. 아주 훌륭한 에일맥주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