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어서 알라딘에서 신간으로 소개됐길래 작가가 본인의 전공 분야에서는 얼마나 재미있게 책을 썼을까 호기심에 구매한 책. 구매하면서 아니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 같은 대작을 쓴지가 얼마 됐다고 또 책을 썼나 대단하다 싶었는데 사고나서 보니 두 책보다 먼저 2007년에 쓴 책으로 ;; 이 책으로 글 잘쓰는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제길 책 소개 좀 잘 읽어보고 살걸..

근현대의 전쟁에서 특수 작전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적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시 되는데 엘리트 군인으로 이루어진 특수부대가 은밀하게 적진에 침투해서 기반시설이나 무기, 상징등을 파괴하거나 주요 인물을 암살, 납치하는 특수 작전은 전쟁 영웅의 면모가 부각되기 쉽다는 특성상 영화와 게임등의 대중 매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주제중의 하나 일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쟁의 포화가 그치지 않았던 유럽의 중세시대에는 어땠을까? 기사도 정신이 칭송 받던 시대 특수 작전은 기사답지 못하다고 고려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현대전 처럼 납치와 암살 기반시설의 파괴등이 빈번했을까?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에서 시작하여 1100년에서 1550년 사이의 유럽 전쟁사중 특수작전이라고 할만한 사례를 뽑아 이야기하고 있다.

안티오키아 - 십자군 원정의 초창기에 시리아로 향하는 관문인 난공불락의 성 안티오키아 공략 작전. 공성전이 길어져 군인들은 죽거나 도주하고 설상가상으로 안티오키아를 돕기 위한 지원군이 다가오는 패배의 문턱에서 적과의 내통을 통해 요충지를 점령하고 그 기세로 성을 함락. 결국 이후 십자군 원정이 계속 이어지게 되는 시발점이 됨

하르푸트 - 프랑크족 왕과 귀족들을 투르크족 왕조의 아르투크 부족의 태수가 납치하여 요새 하르푸트에 감금하고 그 여세를 몰아 정복 전쟁에 나섬. 용감한 아르메니안 인들이 상인, 고행자 등으로 위장하여 요새에 침투하여 성을 점령하는데 까지는 성공하였으나 소수의 병력으로 수성이 힘들어 한명만 포위망을 탈출하여 지원군을 모집하러 감. 그러나 그 사이 정복 전쟁에 나섰던 군대가 회군하여 프랑크족 왕족은 다시 포로가 되어 버림. 그러나 이 결과 투르크족의 정복 전쟁에 제동이 걸리고 탈출한 귀족을 중심으로 프랑크족의 사기가 진작되기 시작함

티레 - 중세 시대 가장 유명하고 현재에도 어원에 남아 있는 니자리파의 - Assassin의 어원이 된 하시신파로도 불린- 암살 작전중 예루살렘 왕국의 새로운 왕위 계승자 콘라트의 암살 사건을 다룸. 흔히 픽션에서 다루어진 니자리파-하시신파의 암살자들에 대한 설화들-마약과 쾌락에 중독시킨다는-과 달리 전문적이고 정치적인 암살 집단으로써의 면모를 그림. 니자리파는 콘라트 암살 이후로 유럽 전역에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고 정치적 입지가 강화됨

칼레 -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3세는 유럽 대륙 침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프랑스 북부의 칼레를 점령하고,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용맹한 전사로 명성이 높던 샤르니가 칼레를 수복하고자 나섬. 완강한 성의 위용덕에 직접 공격이 어렵자 샤르니는 용병을 매수하여 성에 침입하려고 하나 반역 사실을 미리 알게된 에드워드 3세는 배신한 용병을 이중첩자로 활용하여 침공을 막아내고 프랑스 군을 모두 포로로 잡음. 사르니는 오랜 포로 생활 이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훗날 다시 칼레성을 지키던 용병을 사로잡아 복수를 하고 본인은 다른 전투에서 패배하여 사망. 칼레는 잉글랜드의 중요한 거점으로 200여년이나 영국 지배에 있다 1500년에 프랑스가 탈환.

부르고뉴 왕가 - 중세시대의 제국은 결혼과 상속을 통해 이합집산 하는 경우가 많았음. 장 2세 프랑스왕에서 프랑스 왕가와 갈라진 필리프가는 프랑스 왕가가 영국-프랑스 백년전쟁에 국력을 쏟는 틈을 타 저지대 지역이라 불린 프랑스 북부 베네룩스 3국 지방에 후손이 없었던 친척들과 이웃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상속자가 되는 방법으로 하나 둘씩 필리프가의 영지로 흡수하여 방대한 브루고뉴 공작가를 세움. 그러나 백년전쟁을 마무리하고 중앙집권적 국가를 세우려는 루이 11세가 브루고뉴 지방에 눈독을 들이게 되고 이에 브루고뉴와 루이 11세의 프랑스 북부를 둘러싼 암투에서 벌어 졌던 수많은 납치와 암살의 성공과 실패담. 최종적으로는 브루고뉴 공작가는 프랑스 왕에게 패배하게 됨. 후손이 없는 친족과 이웃으로부터 상속을 받아 건설한 필리프가의 최후손은 아이러니하게도 마리라는 이름의 외동딸이었고 그녀는 그 유명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원이 됨.

오리올의 방앗간 - 유럽의 패권은 영국이 대륙에서 물러나고 프랑스가 브루고뉴 지방을 평정하면서 프랑스가 강해졌으나 이어 합스부르크 왕조가 꽃을 피움. 스페인, 저지대 지방,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남부에서 프랑스를 둘러싼 합스부르크 왕조의 카를 5세는 오스만 왕조를 이용해 자신들을 견제하던 프랑스를 침략. 병력이 부족한 프랑스군은 프로방스 지역에서 물러나며 농가와 우물등을 불태워 프로방스 지역으로 진군한 카를 5세의 군대가 병참에 문제를 겪도록 만드는 전략을 세움.
프랑스의 계획 대로 내륙 깊숙히 들어온 카를 5세는 식량 부족에 시달렸으나 유일하게 남아 있던 오리올 방앗간에서 나오는 식량으로 겨우 버틸 수 있었음. 이를 알게된 프랑스는 방앗간 폭파하려고 했으나 너무 위험한 작전이라 아무도 지원하는 지휘관이 없었음. 이때 군에서 성공을 위해 무공을 세우고 싶어하던 무명의 하급 장교가 지원하여 120명의 소규모 병력만 가지고 기습하여 방앗간을 파괴하는데 성공. 결과적으로 카를 5세의 군대는 보급에 더 애를 먹었고 결국 원하던 바를 얻지 못하고 다시 이탈리아로 퇴각.
이 하급 장교는 상급 장교들이 공을 독차지해서 왕으로부터 큰 보상은 받지 못했으나 이후 계속된 전쟁에서 많은 무공을 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말년에는 잔혹한 폭군이 되어 생을 마감했다고 함.

먼저 읽은 유발 하라리의 책들 처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현대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실감나게 묘사하는 능력이 역시 탁월해서 역사서가 아니라 마치 전쟁소설을 읽듯이 흥미 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고, 전쟁사를 통해 유럽 중세의 역사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 점은 좋았지만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대의 교훈을 얻었냐고 한다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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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그린블렛


르네상스와 근대는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 되었을까? 세계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꾼 변화의 시작을 단지 어떤 인물과 사건으로 특정 지을 수 없겠지만 이 책에서는 다양한 원인과 사건 중에서 교황청 소속의 필사가 포조 브라촐리니와 그가 독일의 외딴 수도원에서 발견한 고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라는 책을 가지고 중세 기독교 문화의 굳건한 성채에 어떻게 억압되고 잊혀져가던 그리스와 로마의 유산이 스며들 수 있었는지 밝혀 나가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포조 브라촐리니는 평범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빼어난 필사 기술과 인문학 - 그 당시 인문학은 그리스. 로마의 잊혀진 책들을 발굴하여 복원하는 것- 과 법학적 지식으로 교황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을 비서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교회와 기독교 국가간의 분쟁으로 인해 교황이 폐위 되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만다. 그리고 그때 그는 그 자신이 사랑했던 그리스, 로마의 잊혀진 책을 찾으러 전쟁과 천재지변을 피한 오래된 고전들이 남아 있는 외딴 수도원들로 여정을 떠나고 거기서 문제의 책을 발견하게 된다.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과 천재지변 그리고 양피지를 재활용하기 위한 파손의 위험을 이겨내고 마침내 다시 한번 빛을 보게된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는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시집으로 엮은 책이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그 이전 철학자였던 데미크리토스의 원자론을 이어받아 사물의 본성은 쪼갤 수 없는 원자 - atom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삶의 목적을 쾌락의 추구와 고통의 회피로 보았으며 죽음이란 고통 없는 존재의 끝으로 보고 내세에 대한 관념을 거부한 학파로 그들의 주장을 보면 마치 현대 과학의 세계관을 보는 것 같아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에피쿠로스 철학중 이러한 무신론적 세계관은 고대 이래로 많은 종교와 철학에 위협이 되었으며 정치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에피쿠로스 학파의 성격과 어우러져 당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고 특히나 기독교가 지배적이던 중세 시대에는 이단의 사상으로 처벌 받기까지 했다. 이러한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을 폄하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쾌락주의 = 비도덕이라는 등식인데 에피쿠로스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쾌락은 무분별한 육체적 쾌락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를 뜻하는 것으로 죽음의 공포와 신의 응보로부터 자유로운 만족감과 고요함의 상태이나 이를 마치 디오니소스적인 비이성적 쾌락으로 폄하했던 것이다. 이러한 쾌락에 대한 접근을 미연에 차단함으로써 중세 기독교 문화는 천년간이나 고통의 추구를 선이라고 생각하여 금욕뿐 아니라 자발적 자학을 통한 육체적 고통과 같은 억압과 공포의 문화를 유지할 수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조는 에피쿠로스 철학의 정수가 담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찾아내어 세상에 전파를 했고 (그렇다고 포조는 이 일로 핍박을 받지는 않았다. 다시 교황청에 복귀해서 성공적인 생활을 수행했고 말년에는 피렌체의 총독으로 부임했다고 한다.) 이 책은 여러번의 필사를 통해 복제되면서 교회의 견제를 받기도 했으나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도입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그렇다고 해서 현대시대의 베스트셀러처럼 한번에 밀리언 셀러가 되어 갑작스러운 시대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퍼져나가 토마스 모어, 루터에 앞서 종교 개혁을 이야기 하다 이단으로 처형받은 조르다노 브루노,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예술가들 몽테뉴와 마키아벨리, 갈릴레이등 근대를 열어간 혁신가들에게까지 전해졌고 이러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느리지만 거대한 변화는 끝내 근대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본인이 에피큐리언이라고 이야기했던 미국의 대통령 제퍼슨에게까지 이어지게 된다. 

미지의 책을 찾아 수도원을 돌아다니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떠오르는 플롯과 주인공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단순한 작가의 상상이 아니라 수많은 사료를 통해 고증이 된 책의 역사, 도서관의 역사등과 같은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 그리고 생생하게 그려진 그당시 필사가들의 삶의 모습, 중세시대 교황청과 피렌체의 생활상등을 접하면서 즐거운 지적 유희를 느낄 수 있게 해준 책.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표지 디자인이 책의 내용과 가치에 비해 좀 허접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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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마에스트리피에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지구상의 다른 종들과 비교해서 고도의 경쟁과 협업을 발전시켜왔는데 이러한 인간의 행동적 특징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인간의 특징을 오랜 진화과정을 거친 적응의 산물이라고 설명하는 다른 진화 생물학/심리학 책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는데, 다른 책들이 인간의 심리, 그 중에서도 오랜 진화의 환경과 현재의 환경의 불일치로 생겨나는 비합리성과 편향에 촛점을 맞추어 설명을 하는데 비해, 인간의 구체적인 행동들을 소재로 하여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의 사례와 경제학의 비용편익 분석과 게임이론, 수요공급 법칙등을 활용하여 인간(과 동물의) 행동의 유래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주요 행동들은 현대 인류도 매일 매일 접하는 지배와 복종 (꼭 정치적이 아니라 어떠한 사회/모임에서도 포착되는), 족벌, 서열관계와 그 서열을 유지하고 무너트리기 위한 정치, 협력과 배신, 그리고 사랑과 결혼등인데 책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저자가 그동안 쌓여왔던 한을 풀려고 작정이라도 했는지 저자가 겪은 이탈리아의 군대 부패와 대학사회의 부패, 미국 학교에서 벌어지는 정치, 논문 심사를 둘러싼 갈등등을 다른 영장류의 사례와 비교하는 것도 참 재미있었음.

특히 어째서 인간은 정서와 사랑이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유일하게 발달했는지 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의 이유는 아이의 생존 확률이 극대화되는 4살이 될때까지 부모의 육아를 유지하기 위해 아동시기의 모성 애착이 성인이 되어 발현되었다는 주장으로 그야말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사랑의 낭만성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예술가들이 들으면 어이없어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해서 오늘도 연애와 사랑에 대해 (별로 도움 안되는) 지식만 늘어가는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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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Sinek

소비자로부터 컬트적인 사랑을 받는 위대한 기업들,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위대한 리더들은 어떻게 그렇게 사람들을 쉽게 움직일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이 책의 저자 사이몬 사이넥은 그들과 그 기업이 Why?라는데에서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과 기업은 What - 무슨 일을 하는가? - 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알고, 그중에 몇몇은 How - 어떻게 해야하는지 - 도 알고 있지만, Why? - 왜 이일을 하는가 ? - 를 알고 있는 기업과 지도자는 드물고 그걸 잘 아는 기업과 리더들만이 위대한 기업과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예로 애플을 들고 있는데 보통 다른 PC제조업체가 "우리는 PC를 만듭니다 (What) -> 빠르고 값싸게 만들죠 (How)". 이렇게 what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비해 애플은 "우리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합니다. (Why) -> 그래서 사용자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하죠.(How) -> 자 여기 맥과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등입니다 (What)" 라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사람들이 거기에 열광한다는 이야기.

저자는 자신의 주장의 근거를 위해 Why?라는 부분은 비언어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변연계와 관계가 있고 이부분은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제어하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근본적인 선호- 마치 누구를 왜 좋아하느냐?를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를 만들어 낸다고도 이야기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전에 TED의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서 여러번 반복해 보면서 마음에 담아두려고 했었는데 책으로 다시 읽으니 한번 더 정리가 되어 좋았음. 책 읽기 싫으면 책의 내용이 완벽하게 요약된 아래 동영상은 꼭 한번씩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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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트넌드 러셀


버트넌드 러셀의 에세이집. 러셀이 다른 지면을 통해서도 많이 이야기한 철학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 기독교와 비합리성, 전체 주의에 대한 경고, 세계 평화등에 대한 주장을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제목 인기없는 에세이는 이 에세이집의 전작이 쉽게 썼다고 했으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비판에 그렇다면 이번 에세이집은 인기없는 에세이다 라고 해서 지었다고 ㅎㅎ
50여년전의 에세이임에도 오래된 느낌보다 얼마전에 작성한 것처럼 현대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남아 있어 읽어볼만 하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관계에서는 무조건 상대에게 양보하는 이타적 관계에서부터 상호 윈윈 그리고 한쪽이 모든걸 가져가는 승자독식까지 다양한 협력과 경쟁의 관계들이 발생한다. 이런 관계를 두고 홉스와 같은 정치 철학자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인간 역사에서는 두개의 극단 사이에서 균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균형은 단순히 인간의 선의 때문이 아니라 협력이 적응과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진화 생물학자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럼 이러한 협력은 근대 이후 어떻게 변화되어 왔을까?
저자는 유럽문화의 특수한 사건 즉 초기 종교개혁과 길드의 협동적 노동방식에서 협동적 문화가 촉발되었으며 이러한 문화는 직업적 외교관들이나 일상적 행위에 예절이 등장함으로써 가속화 되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러한 협동적 문화가 현대사회에 와서 위기에 처했다는게 저자의 진단이다. 현대사회에서 협력이 무뎌진 이유로 다음 세가지를 꼽고 있다.

첫번째는 사회적 관계를 체득하는 아동 시기부터 아이들간의 상호 관계가 아닌 소비의존도에서 야기되는 불평등이 심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소셜네트웍은 우정을 상업화 하는데 아이들의 삶의 관계는 이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연극적으로 소비되면서 아이들은 기존의 계급 경계선을 넘나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두번째는 일터에서의 변화인데 2차세계대전 이후만 해도 미국의 공장에서 찾아볼 수 있던 획득된 권위와 상호 신뢰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협력은 금융이 대표적인 산업 모델로 부상함에 따라 찾아보기 어려워 졌는데, 이제 회사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로써 단기적으로 팔리거나 추가하거나 개조할 수 있는 구성 부분의 집합체로 변모한 것이고 그 곳에서의 노동은 평생에 걸친 커리어가 아니라 단기적인 근무기간의 무대로 바뀌게 되었다. 거기에 각 부서간 단절을 의미하는 사일로 효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있으며, 기업이 복잡해지고 테크놀러지가 발전함으로써 최고 경영자가 테크니컬한 노동자들을 이해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불안을 숨기기 위한 비 협동적 자아의 출현때문인데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타인과 상대하는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나르시즘 적인 자기 자신을 위한 공연을 하면서 자기만족적인 무관심 개인주의가 득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협력의 문화를 되살릴 것인가?
그중 하나는 작업장에서 벌어지는 신체적 협동의 문화를 가져오자는 것인데 동작은 관계를 활성화 시키고 숙련된 일꾼이 저항 (목수를 예로 들면 나무의 옹이)을 최소화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더 많이 연결되고 참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부분은 잘 이해가 안됬다. 이런 신체적인 활동과 공유가 협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신체 활동의 특징이 협력을 고양시킨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은유로써 사용한 것인지 잘 이해는 안감
또 하나는 협력의 드라마를 만들자는 것인데 사람들과 만나는데에서 일상의 외교를 통해 대화적 대화를 실용화 하자는 것이다. 여기서는 카운셀링, 참여, 회의, 전문 외교관의 외교적 기술과 같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첼리스트 출신의 박식한 사회학자로 글쓰기의 방식이 음악가, 공방등의 가까운 현실에서 중세의 철학자로 넘어가서 다시 현대의 정치 이론으로 넘어오는 방식과 같이 종횡으로 주제가 이동하는데 이게 재미있기도 한데 개념이 너무 방대해서 나로써는 중간중간 읽기 어렵고 개념을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ㅠㅠ


테드 창 지음


현재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SF 작가라는 칭송을 얻고 있는 테드창의 2010년 신작. 테크니컬 라이팅이라는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20년 동안 고작 중단편 12편만 발표했지만 발표하는 소설마다 유명한 SF상은 다 휩쓸고 다니는 괴물같은 작가(이 작품도 2011년 휴고상 중편부분 상을 수상함). 첫번째 중단편 모음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2002년에 접했는데 그때 SF 소설의 매력에 빠져서 그 이후로 유명한 SF소설을 종종 찾아 읽고 했는데 이번에 11년만에 새로운 작품이 번역 출간된다고 해서 무려 예약 구매를 통해 예약 후 아껴서 읽음^^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싱귤러리티 (이 개념을 주장한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현재 구글의 인공지능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무서운 구글…) 이후에 순수한 바이너리로 이루어진 인공지능을 위한 윤리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문제는 블레이드런너, 공각기동대, AI등 많은 SF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진 주제일 것이다. 이책도 일종의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소설인데 싱귤러리티 이후의 윤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지적능력을 처음으로 가지게된 AI는 어떻게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하겠다. (여담으로 테드창은 싱귤러리티라는 개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가상의 애완동물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그 가상의 애완동물을 훈련시키는 전직 사육사와 그들이 키우는 가상의 애완동물들을 둘러싼 커뮤니티인데 새로운 생명체로써의 AI를 코딩으로 만들고 교육시키고 판매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다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가 부도가 나고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가상의 라이프 스페이스였던 OS플랫폼이 망해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하지 못하고 고립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이 과정에서 던지는 관계와 기억 책임과 양육 사랑과 자기 결정등의 다양한 윤리적 철학적 질문들이 가볍지 않다. 

최근에는 소설도 잘 안읽다 보니 SF를 오랜만에 접했는데 아서 클락, 아이작 아시모프등이 개척한 하드 SF가 예전에는 물리학, 우주공학, 기계 공학을 기초로 했다면 앞으로의 하드 SF는 테드창의 이 소설처럼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과 구조에 입각한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기술이 발전하면 편재하게 된다고 한다. 최신 기술로 각광 받던 기술이 일상화 되면서 기술 자체가 완벽히 배경 기술이 되어 사용자는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말할텐데 컴퓨터와 많은 인터넷 기술도 그 직전 단계에 와있지 않을까? 고가의 귀한 자원이었던 컴퓨터는 이제 집과 직장 그리고 손에 하나씩 쥐어져 있고 곧 사람들 신체에 보이지 않게 부착될 것이고, 웹과 소프트웨어 기술은 많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들이 이미 이 단계에 있을 것이다. 아마도 신체 자체가 네트웍에 연결되는 노드가 될 멀지 않은 시기에는 컴퓨팅 자체가 편재화 되겠지. 


어쨌건 이미 우리들도 매일 매일 인터넷에 접속해서 검색을 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신뢰해서 다운 받으며 때로 신용카드와 같은 절대 유출되어서는 안되는 번호를 거리낌 없이 서버로 전송하면서도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한번 더 생각해보면 전 지구상에 흩어진 수십억개의 데이터에서 어떻게 사람마다 필요한 정보를 꼭 찾아서 검색 결과로 알려주고, 수천만명의 고객이 동일한 서버에서 온라인 거래를 하고, 공개된 인터넷 회선을 통해 어떻게 신용카드 정보를 보내며, 데이터들은 어떻게 최적화 되어 오류 없이 서버간을 이동할 수 있는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놀라운 일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20세기 컴퓨터 과학이 태동된 이후 수많은 천재들이 때로는 그들의 젊음을 모두 바쳐 연구한 덕분인데 이 책에서는 그중에 검색 (인덱싱과 페이지랭크), 공개키 암호화, 오류정정코드, 데이터 압축, 데이터베이스등 9가지의 알고리즘을 선택하여 그 원리와 개발 과정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는데 매일 같이 사용하는 서비스의 이면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구나 알아가는 과정이 지적으로 매우 즐거웠고 잘 만들어진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을 소개하는 이 책의 마무리는 역설적으로 튜링의 유명한 논문인 "정지 문제의 결정 불가능성"에 대한 증명으로 끝내는데 이부분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

사족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사정을 생각해보면 공개키 암호와와 같은 아름다운 알고리즘이 아무 문제없이 전 세계 웹에서 잘 사용되는데 우리나라는 뭐한다고 액티브엑스니 공인인증서니 고집을 부리고 있는지 다시 한번 이해하기 어려웠고 오가닉 검색은 없이 광고로만 검색결과를 채우는 네이버가 우리나라 검색분야를 독점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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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코모디티화 되어 있는 풍요의 시대에 소비자들이 우리의 제품을 어떻게 사게 하고 우리의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도록 할것인가? 이 물음이야 말로 모든 기업들의 사운을 건 질문일 것이다. 

애플, 소니, 디즈니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디자인 컨설팅을 해주는 frogdesign 의 CCO(Chef Creative Officer)인 저자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 "관찰"로 부터 시작하는데 이 책은 그가 유럽, 북미, 아시아의 선진국에서 인도와 아프카니스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무엇을 관찰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할것인지에 대한 책

소비자를 관찰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스레시 홀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걸 발견하기 위해 저자와 저자의 팀들은 관찰에 적합한 국가를 찾아서 현지에서 먹고 자면서 소지품과 일상용품, 출근길과 미장원과 맥도날드등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내부적 외부적 요인을 찾고 현지의 독특한 문화와 함께 서비스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좋은 주제에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겪은 경험담들은 흥미로운데 가끔씩 동어 반복이나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부분도 좀 있었음. 개인적으로 든 두가지 생각은 
첫번째로는 사실 새로운 문물을 보러 가는게 바로 여행인데, 남들은 - 나를 포함해서 - 어렵게 시간을 내서 비싼 돈들여서 가는 여행을 반대로 아주 아주 비싼 돈 들여서 관찰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떠나는게 참으로 부러웠고 ㅎ 두번째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아름답거나 인체공학적으로 아름다운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의 행동 자체를 분석해서 그 행동을 디자인 해야하는 일이라는게 어렵지만 도전적인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주 조금은 그쪽에 발딛고 있는데 이러한 관찰과 분석의 중요성은 마음에 담아 두어야 겠음


애시 모리아 지음


한번의 성공보다 지속가능한 사업체계를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의 목표이며, 그러기 위해서 아이디어에서 부터 실행에 이르는 과정에서 필요업는 과정을 다 빼버리고 (lean의 의미) 최소한의 MVP(Minimum Valuable Product)를 만들어서 빨리 학습하고 여기서 다시 아이디어를 도출하여 실행해야 한다는 린스타트업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속칭 대박이 난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과 원제는 다른데 번역할때 제목은 같게 붙인 책 (왜그랬을까?) 에릭 리스의 책이 린 스타트업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정리해서 소개했다면 이 책은 그 후속으로 실제로 저자가 새로운 서비스와 이 책을 쓰면서 적용한 린스타트업 기법에 대해서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응용한 린 캔버스 모델을 이용하여 사업계획과 가설을 작성하고 위험요소 - 제품위험: 무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 시장위험 : 경쟁제품은 무엇인가?, 고객위험: 불편을 겪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 를 학습하여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부분은 당장이라도 회사에서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도움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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