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처음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걸 해본건 2000년 초반에 태국에 처음 여행왔을때 코사무엣에서 가이드와 손잡고 이동하는 체험다이빙이라는걸 해봤고 그 이후에 이집트 여행중에 홍해가 있는 후루가다에서 3일동안 있으면서 오픈 워터 자격증을 땄었다. 그 이후에는 스리랑카 여행중에 인도양에 한번 들어가본게 전부. ㅋ

이번에 바다로 휴가를 오면서 오랜만에 스쿠버 다이빙을 해보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다 이왕이면 아예 오픈워터 자격증을 어드밴스드 자격증으로 업그레이드 하자 싶어서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코스를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오늘 내일은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어렵사리 렌즈도 끼고 준비한 후 호텔앞에서 기다리니 픽업하기로 한 밴이 와서 강사 휴고랑 인사도 나누면서 선착장으로 이동한 후 롱테일 보트로 큰 요트로 옮겨타서 한시간쯤 가니 오늘의 첫번째 다이빙 포인트.


같이 어드밴스드 코스 수업을 듣기로한 말레이지아의 찬과 함께 간단하게 이론 교육과 다이빙 브리핑을 듣고서 드디어 거의 몇년만에 물속으로 잠수.

어휴...근데 처음 물속에 들어갔을때는 몇분간 패닉상태 ㅠㅠ 갑자기 막 당황스럽고 무서운데 아 괜히 왔다 ㅠㅠ 싶은 생각이 막 들었다. 그래도 참아보자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호흡을 시작하니 조금씩 익숙해지더니 그제서야 바다속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떠오른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과 화려한 산호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산호가 절벽을 이룬 곳을 부유하며 바라봤던 풍경들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두번째 다이빙은 처음보다는 익숙해 졌지만 그래도 몸을 마음대로 못가눠서 그거 신경 쓰느라 풍경에 온전히 마음을 쏟지 못했는데 그게 좀 아쉽다. 다음에는 좀더 낫겠지 ㅎ


아오낭으로 돌아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갑자기 쏟아진다. 여행만 가면 어째 비가 오냐. 태국은 지금이 건기라던데 픽업해 주시던 아저씨도 이 시기에 비오는건 정말 드문일이라고 ㅠㅠ 그러고 보면 여행중에 날씨가 그 여행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생각해 보면 날씨운은 별로 없었던것 같다. - 사실 뭐 다른 운도 별로 없지만 - 기억나는 건

대만 여행중에 타이페이에서 첫날 비. 화롄 가서 칠성담 보러 갔을때도 갑작스런 폭우 ㅠㅠ- 역으로 돌아오는 택시 못잡을 뻔했다. ㅠㅠ

일본 규슈 지방 갔을때는 아예 태풍이 와서 야쿠시마 가는 배편이 하루 연기되고 야쿠시마에서는 조몬스기 가는 등산로가 폐쇄 ㅠㅠ

터키 카파도키아에 갔을때는 그 사람들 말로는 수십년만의 폭설이었다고 - 근데 이땐 설경 보는건 좋았음

그밖에 도쿄와 교토에서도 우산 쓰고 다니고 스리랑카 시기리야에서 비가 주룩주룩 등등...


그래도 숙소에 오니 비가 그쳐서 다행인데 앞으로 좋은 날씨가 이어지길...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데 마침 가는길에 사람들로 꽉찬 음식점이 보인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아보니 크게 나쁘지 않아서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손님이 전부 (시끄러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었고 음식은 늦게 나오고 그리고 비쌌다. 그래도 맛있게 배불리 먹고 어제와 같이 아오낭 거리를 걸어다님. 길거리에서 산 나시티와 화려한 반바지 입고 정처없이 다니는게 자유롭고 좋다 ㅎㅎ 어제 가보려다 피곤해서 못간 레게바에 가서 레게 음악과 함께 맥주도 한잔 마시고 길거리에서 달콤한 망고도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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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2016년 여름은 참 힘들었다.

스치듯 작별 인사도 없이 지나쳐간 사람이 있었고, 회사 일은 갈수록 꼬여가고, 새로 온 상사는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고, 거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매일 인간은 어떠한 고통도 이겨낼 수 있으며 그것이야 말로 인간성의 가장 위대한 면모라는 헤밍웨이의 말을 되뇌이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으니 ^^; (그런데 헤밍웨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시간이 지나니 끝날 것 같지 않던 더위는 언제 그리 더웠나 싶게 수그러 들고 회사일은 조금은 정리되고 상처도 아물긴 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는 잠시 수면 밑에 있다가 언제가 다시 돌아와서 괴롭히겠지..

어쨌건 힘들었던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휴가를 한번 가고 싶었는데 10월에 오키나와에 가려고 했던 계획은 비행기와 숙소등을 다 예약했으나 휴가 일주일을 앞두고 또 회사에서 일이 생겨서 취소하고 연기했다가 이대로 연기했다가는 내년 봄의 긴 휴가 전에 못 쓸거 같아서 연말-연초 조금 어수선한 틈을 타서 휴가를 떠나기로 함.


첨엔 원래 가려고 했던 오키나와를 가려고 했는데 일기 예보 보니 비가 온다고 해서 - 실제로 당일에는 비가 안왔다. 웨더 채널이나 야후 날씨는 이제 믿으면 안되겠다 ㅠㅠ - 이왕 가는거 좀더 멀리 가보자 하고 갈만한 곳을 알아보다 회사 동료가 태국의 크라비라는 곳을 알려줘서 베트남 다낭, 필리핀 팔라완, 크라비 중에서 크라비로 결정.

그래서 크라비로 가는 항공권을 알아보는데 떠나는날 닥쳐서 알아보다 보니 최저가인 에어아시아는 예약중에(!) 가격이 갑자기 10만원이 오르고 그것도 모자라 짐부치는데 추가 비용도 있어서 이것저것 합치면 항공권이 너무 비싸다. 혹시나 해서 인천-방콕과 방콕-크라비를 따로 알아보니 이게 오히려 20만원쯤 싸서 제주항공과 태국 저가 항공인 타이라이언에어 두개를 예매.


떠나는 날 비행기가 저녁 9시 35분 비행기여서 고양이는 전날 부모님댁에 맡겨두고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캐리어는 지하철의 코인라커에 맡겨 두고 - 코인라커 첨 써봤는데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음. 맡길때 4,000원이어서 그정도면 괜찮네 했는데 찾을때 8,000원을 추가로 내라고 해서 놀람 ㅠㅠ 일본은 되게 쌌던거 같은데 - 5시에 칼퇴근 하려고 했는데 4시에 급작스레 회의가 잡히더니 5시 넘어서도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지다 5시 반 넘어서 퇴근.

양재에서 짐을 찾아 공항에 가니 제주 항공은 줄이 정말 길어서 한참만에 체크인을 하고 입고 갔던 패딩을 맡기려고 한진택배를 찾아 공항 반대편까지 걸어 갔더니 유료로 패딩 맡아주는 서비스는 종료되었다고 한다. ㅠㅠ 홈페이지에는 그런 얘기 없던데. 결국 패딩 보관은 하루에 2,000원인데 그냥 수화물 보관으로 하루에 4,000원을 주고 패딩을 보관함 ㅠㅠ 어우 아까워 이럴줄 알았음 얇은 옷 입고 올걸.

면세점에서는 래시가드를 사려고 했는데 래시가드 파는 브랜드는 그새 철수했다고 하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산 이어폰 찾으러 갔더니 제주항공 이용객이 찾는 곳은 공항 반대편에 있단다 ㅠㅠ 정말 한참을 걸어서 이어폰 찾고 나니 배도 고프고 해서 - 제주 항공은 기내식도 없으니 - 여행 전에 항상 들려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현대카드로 라운지에 갔더니 영업 시간이 끝났단다. 안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더만 ㅠㅠ 아이고 이거 뭐 처음 출발 부터 이렇게 꼬이냐


결국 그냥 타코벨에서 맛없던 브리또 하나 사먹고 비행기에 타니 비행기는 한시간 연착 ㅎㅎ

7시간 정도 비행을 하고 나니 새벽 3시쯤 태국에 도착. 공항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고 의자에 누워서 잠깐 눈붙이고 일어나서 첫 셔틀 버스를 타고 크라비로 가는 태국 국내선을 타러 돈무앙 공항으로 이동. 돈무앙 공항에서는 1시간 정도 비행기로 가니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크라비에 도착.

호텔에 체크인 하고 호텔 스탭에게 추천받은 태국 음식점에서 정말 맛있었던 첫 식사를 하고 나니 여기까지 오느라 한 고생이 모두 잊혀진다. ㅎㅎ


점심을 먹고 나서는 근처의 아오낭 비치와 라일레이 비치를 가보기로 함. 라일레이 비치는 배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야 하는데 푸른 바다와 깍아지른 듯한 절벽 그리고 넓은 백사장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매일 빌딩 숲속에서 살다가 이런 탁트인 경치를 보니 얼마나 좋던지.

따듯한 열대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해변가도 걷고 비치 타월 깔고 누워 있으니 까무룩 잠이 든다. 얼마나 잤을까 어느덧 숙소가 있는 아오낭 으로 갈 시간. 배를 타고 아오낭 비치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 져간다. 구름이 많아서 석양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해지는 바다도 바라보고 아오낭 거리도 구경하고 맛있는 저녁도 먹고 나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내일은 일찍 스쿠버다이빙 하러 가야하니 일찍 숙소로..


앞으로 가능하면 제주항공은 이용할 일이 없기를..


쏨땀과 그린커리로 첫 식사. 아 저 매콤 새콤한 쏨땀 또 먹고 싶다 ㅠㅠ


아오낭 비치


라일레이 비치



태국 길냥이들은 너무 순해서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는게 아니라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와서 사진찍기 힘들었다. 우리 레오 생각도 나고 ㅠㅠ


라일레이 비치의 반대편은 이런 모습


에버필터인가? 앱으로 합성도 한번 해봄 ㅋㅋ


아오낭 비치의 일몰




저녁은 똠양꿍과 바질 돼지고기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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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카의 마지막 날이자 내일 새벽에 서울로 떠나니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처음으로 중남미로 떠나오면서 멕시코시티에 발을 디디면서부터 훌륭한 박물관과 역사 유적지들과 그외 작은 도시들을 휘적휘적 돌아 다녔던 기억들이 꿈만 같이 스쳐 지나간다. ^^

오늘은 와하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고대 유적인 Monte Alban을 보러가기로 함. 어제 지나가다 알아본 투어는 시간대가 안맞아서 호텔에 물어보니 셔틀 버스 타는 곳을 알려줘서 셔틀 버스를 타고 몬테 알반으로 이동. 

Monte Alban은 멕시코 고대 부족중 하나인 Zepotec족 BC 500년경부터 수백년간 만들어온 유적이라고 하는데 알수 없는 이유로 역사에서 사라지고 그 이후 1200년 경에 지금의 와하카를 세운 멕시텍족이 발견하여 신성한 계급의 무덤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론리플래닛에서는 입장료가 65페소이고 심지어 매표소에도 65페소라고 입장료가 되어 있는데 어째서인지 200페소를 냈는데 170페소를 거슬러 준다. -_-;; 월요일은 반값인가?? 동전을 빼먹은거 봐서는 실수도 아닌거 같은데 뭐지?? 물어보려다가 그냥 입장. 혹시 학생인줄 안건 아니겠지 ㅋㅋ

야트마한 언덕을 올라가니 과거의 흔적이 보이는데 테오티우하칸의 수직으로 압도적인 장관과는 다르게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위에 야트막한 제단들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예전에는 인신공양이 벌어지고는 했겠지. 여행의 막바지다 보니 샅샅이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든다 ^^; 그냥 유적지 주위를 가볍게 산책하고 중간중간 벤치에 앉아서 쉬니 그것도 나름 평온하고 좋다. 햇볕은 강렬해도 나무 아래 그늘은 바람도 불고 시원했는데 벤치에 누워 새소리 듣고 있으면 낮잠이라도 한숨 자고 싶어진다. ^^

두시간 정도 돌아다니다가 박물관 - 대부분의 유적은 전날 관람한 와하카 민속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지만 - 도 둘러보고 다시 와하카로 돌아옴. 점심을 먹고 며칠간 익숙해진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 줄 선물도 좀 사고하니 어느덧 떠날 시간 호텔에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함.  이제 4번의 비행 (와하카-멕시코시티-댈러스-나리타-인천)만 하면 집에 가는 구나 ㅠㅠ

멕시코의 눈물 겨운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멕시코시티부터 식민시대 개발되었던 은광의 부와 그림자가 남아 있던, 아기자기 예쁘고 매일밤이 축제의 밤 같았던 과나후아토, 대도시지만 멕시코시티보다는 더 작고 더 깨끗한 느낌의 과달라하라, 사람들의 얼굴에서부터 앞선 중부의 도시들과 달랐던, 밤마다 음악소리와 사람들 소리로 흥겨웠던 와하카 모두 모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멕시코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유카탄 반도를 못가본게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기회가 있겠지. 꼭 그런 기회가 오길 바라며 다음번에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함..

ps.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정말 멀고 험났했다. 와하카-멕시코 시티 국내선으로 멕시코 시티 공항에 이동하니 10시가 넘어서 6시 비행기 타려면 5~6시간만 버티면 될 것 같기도 하고 밤에 오가기 위험할것 같아서 따로 숙소를 안잡고 공항에서 노숙하려고 했는데 세상에 공항에 앉거나 누워서 쉴만한 공간이 없다 ㅠㅠ 겨우 패스트푸드점에 있는 테이블과 붙어서 움직이지도 않는 의자에서 쉬다가 도저히 안되겟어서 걍 바닥에 드러 누워서 - 그래도 바닥은 깨끗하데 -시간을 보냄.  아니 멕시코가 그래도 관광대국인데 이게 뭐야 ㅠㅠ 6시비행기로 댈러스로 이동해서는 올때와 마찬가지로 욕나오는 입출국을 거쳐 13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 그래도 나리타 공항에 오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ㅠㅠ 공항도 잘되어 있고 환승 시스템도 잘되어 있어서 좋았다. 역시 아시아가 좋구만..
멕시코로 오갈때 아메리카 에어라인을 타다가 나리타-인천은 대한항공을 이용했는데 참 우리나라 항공사 승무원들 예쁘고 친절하구만...그전에 탔던 항공사들이랑 정말 비교됐음. 어쨌건 4번의 비행과 30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드디어 집에 도착...










무슨 집회중인듯.. 구글 번역 돌려보니 여기가 우리집이고 우리 땅이다 그런 내용이던데..


5/8


와하카의 둘째날.
오늘은 쿠킹클래스를 들으러 감. 어제 60$를 페이팔로 결재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하면서 구글(구글 맵이랑 구글 검색, 구글 번역 없었으면 여행 어떻게 했을까. 아니 예전에 이런거 없을때는 도대체 어떻게 여행을 다닌거지?), 트립어드바이저(매번 여행때마다 론리 플래닛을 사는데 앞으로도 필요할까..), 우버, 페이팔, 부킹닷컴(뭐 사고도 좀 있었지만), 페이스북, 아이폰 등등의 서비스와 제품들을 주로 이용했는데 그러고 보면 미국이 참 대단하고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라는게 어찌보면 우물안 개구리구나 싶다. 하긴 중국보다 못한 인터넷 서비스도 많으니...

어쨌건 일찍 숙소를 나와 요리 강습이 있는 곳에 도착. 마침 앞에 청소중인 아주머니가 있어서 여기가 맞냐고 물어보니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한 사람은 오늘 가르쳐줄 쉐프이자 아들이라고. 조금 기다리니 수업을 진행할 Pinelo가 와서 같이 오늘 사용할 재료를 사러 시장을 보러 감.

지금까지 다녔던 시장들보다 규모가 훨씬 큰데 Pinelo의 설명을 들으면서 같이 구경도 하고 장도 보니 훨씬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나는 열대의 과일과 채소들도 사고 카카오를 갈아서 mole 소스로 만드는 곳도 구경하고, 어째서인지 한국말을 할줄 아시던 과일 가게 아저씨가 주시던 오렌지도 하나 얻어 먹고 - 오렌지 잘라 주시며 "먹어~ 먹어~" 그래서 웃겼음 ㅋ - 요리수업 장소로 돌아옴

수강생이 혼자이다 보니 설명도 자세히 해줘서 좋기는 한데 내가 직접 손질하고 하는 것보다 그런건 다 Pinelo가 하고 나는 그냥 옆에서 돕기만 하다보니 그건 좀 아쉽다. 특히 요리가 살사 소스 빼고는 너무 쉽다고 해야 하나 딱히 새롭게 배울게 없는 요리들도 있어서 - 과카몰레를 요리라고 하긴 좀 ㅎㅎ-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겁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요리는 살사소스와 (나초에 찍어먹는 용도가 아닌 밥이랑 고기에 소스처럼 뿌려먹는) 옥수수 스프, 과카몰레, 멕시코식 밥 이렇게 4가지를 만들었는데 살사소스는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고 Molcajete라는 멕시코 절구도 필요해서 집에서 과연 해볼수나 있을까 싶다. 하긴 가능하다고 해도 첨보는 고추, 고수, 토마티요, 신선한 아보카도등 멕시코스러운 재료는 어디서 구하나. 요리가 끝나고 Pinelo와 오늘 만든 요리를 와인을 곁들여 즐겁게 나누어 먹고 다시 소칼로로 돌아옴

어제 가려다 못간 와하카 민속 박물관을 가는데 날도 너무 덥고 점심때 먹은 와인 취기도 오르고 해서 돌아다니기가 힘들다 ㅠㅠ 의자에 앉아서 쉬면 꾸벅꾸벅 잠도 오고 ㅠㅠ 와하카 민속 박물관은 와하카 지역과 몬테알반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유적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인데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고 옆에 Museo de filatelia를 가봄.

이곳은 커다란 박물관은 아니고 크지 않은 공간에 전세계에서 수집한 우표와 프리다칼로가 주치의에게 쓴 친필 편지를 전시해 둔 곳. 우표 수집을 취미로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귀한 수집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프리다칼로의 손편지를 보는건 참 좋았다. 내용은 모르지만 정갈하게 써내려간 편지를 보며 카카오톡과 메신저의 시대, 바로 답장이 없으면 모욕으로 느껴지는 요즈음, 우표와 손편지가 사라져 가는데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참 정성스레 고쳐가며 편지를 쓰고 며칠만에 상대에게 보내지고 - 받았는지 확인도 안된다. - 다시 며칠이 걸려 회신을 받고 했을테지. 메시지에 담긴 그 시간때문에 서로에게 주고 받는 메시지들이 더 귀하고 오래 갔을테지..

두개의 박물관을 보고 나니 몸이 쓰러질듯 힘들다 ㅠㅠ 숙소가서 낮잠을 좀 자기로 하고 숙소에서 좀 씻고 잠시 쉬다 나오니 그나마 살 것 같다. 해질녘이 되니 소칼로는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고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재즈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여행의 끝을 향해 감...

신호등이 너무 귀엽다 ㅎㅎ



양파 1kg에 7페소 (500원)



고추도 정말 그 종류가 다양하다. 



요리를 시작해 봅시다~



이게 요리 수업의 결과 ㅎㅎ



프리다칼로의 편지


맛있었던 생선 요리


재즈 음악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



5/7


오늘은 멕시코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와하카로 이동하는 날.
아침에 Uber를 이용해서 공항까지 이동. 호텔에서 잡으면 280페소라고 하던데 Uber는 고작 100페소! 팁도 필요없다! 마지막날 한국 오는 비행기가 아침 6시라 새벽에 택시 잡기 힘들 것 같아 공항에서 밤을 보내려고 했는데 우버가 이렇게 편하고 잘되어 있을 줄 알았으면 마지막날 멕시코 시티에서 숙소를 잡을 걸 그랬다. ㅠㅠ

멕시코시티에서 환승해서 와하카에 도착하니 에정보다 30분쯤 늦은 2시.
와하카는 작은 도시라서 공항-도심간 버스 이런 것도 없고 Ticket Taxi라고 해서 승합차에 여러명 태워서 각각의 목적지까지 가서 내려주는 것 같다. Ticket 택시를 타고 조금 가다보니 와하카의 중심 소칼로가 나와서 내리는데 이전 도시의 소칼로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정말 아담하다 ㅎㅎ. 왠지 작은 시골 마을 느낌도 나고 사람들 얼굴들도 대도시에서 보던 얼굴들과는 조금 다른데 뭐랄까 여러 인종중 원주민에 가까운 얼굴이 많이 보인다고 할까..

숙소에 체크인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소칼로 근처의 트립 어드바이저 추천 (ㅠㅠ 몇번 속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서 ) 식당을 찾아감. 굴요리 전문점이었는데 생굴이야 한국이나 여기나 싶어서 다른걸 먹어보자 싶어서 문어구이를 시켰더니 참 황당한 비쥬얼의 요리가 나오는데 나름 맛은 있었다 ㅎㅎ

점심을 먹고는 내일 오전에 들을 요리 수업을 이메일로 예약하고 - 그런데 나중에 다시 메일이 왔는데 같이 듣기로 한 커플이 취소를 해서 나 혼자 들어야 한다고 한다!! 아 혼자 가도 성의껏 잘 가르쳐 주려나 ㅠㅠ - 와하카 구석 구석을 돌아다님. 아담하지만 정겨운 소칼로와 그 옆의 시장도 가보고 Traque Paque가 떠오르던 예쁜 골목길도 걷고 와하카를 대표하는 산토 도밍고 성당도 구경하면서 별다른 목적지도 없이 할일도 없이 여기저기 쏘다니는게 즐겁다 ^^ 

슬슬 해가 져가니 저녁공기는 시원해지고 와하카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광장과 골목을 하나둘씩 채우기 시작한다. 한편에선 마림바 소리가 흘러 나오고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나이 지긋한 촌로 차림의 아저씨들이 멕시코 음악을 연주하고 한편에서는 버스킹중인 밴드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광장을 지나 걸어가면 다른 곳에서는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비보이들도 만나고 그뒤로 나타나는 마칭 밴드와 그 뒤를 따르는 춤추는 아가씨들의 행렬이 흥겹다. 축제와도 같은 거리들을 지나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옴. 

이번 여행에도 책을 3권 가져왔는데 처음 골랐던 술의 세계사는 술에 얽힌 문화와 역사에 대한 좋은 술처럼 맛있는 글을 기대하고 가져왔는데 그 역사과 문화가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 술의 고고학에 대한 이야기여서 너무 재미가 없다. ㅠㅠ 결국 그래서 읽다 포기하고 두번째로 고른 로버트 퍼트넘의 "우리 아이들"을 완독함. 이번 여행은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었구나..쩝..






낯익은 음악이 들리길래 뭔가 했더니 왕좌의 게임 ㅋㅋ



비보이들 앞에서 저 꼬마가 계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춰서 시선 강탈해감 ㅋㅋ


다음날 요리강습받으면서 물어보니 결혼 축하연일거라고. 결혼식 참 성대하게 한다 ㅎㅎ


멕시코의 오래된 전통 음식이라던데 딱히 맛은 ㅎㅎ





3/12
미얀마 오기 전에 카페에서 본 글은 대부분 미얀마 너무 좋았다고 하고  - 사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 여행을 별로라고 하기가 어렵겠지 - 여행기 읽어보면 실제로 너무 좋을 것 같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번 여행은 기대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오늘은 여행의 정말 마지막 날. 딱히 할건 없고 그냥 저녁에 쉐다곤 파고다에서 일몰을 보기로 하고 그 전에 안가본 몇군데 가보고 영화나 한편 보기로 함. 

느즈막히 숙소를 나와 차이나 타운을 찾아 가는데 근처에 온것 같기는 한데 - 중국 간판도 보이고 중국 음식점도 보이고 - 먹을까 말까 고민했던 만두집을 빼고는 흥미로운게 없어서 잠깐 둘러보고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Feel Myanmar로 점심을 먹으러 감. 식당에 도착하니 역시 유명한 곳인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가게가 꽉차있다. 주문을 하려고 보니 메뉴 이런게 없고 그냥 다양한 음식이 있는 곳에 가서 음식을 보고 바로 주문을 하라고 알려준다. 주문하러 갔더니 야채부터 해산물과 각종 튀김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커리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하나 하나 다 맛있어 보인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냥 포크 커리와 치킨커리를 시키고 자리로 돌아옴. 밥과 야채는 300에 무제한 제공되고 커리는 한종류에 2500 정도 하는데 맛도 매우 훌륭했다.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있었어.^^

배도 부르고 날도 더워져 극장에서 영화나 한편보자 하고 양곤 시내의 영화관을 찾아감. 우리나라의 멀티 플렉스에 익숙해져서 처음 간 극장에서 시간에 맞는걸 찾아보니 the four 라는 영화여서 그걸 보기로 했는데 나중에 극장을 나와보니 다른 극장에서는 폼페이를 하고 있었다. 에이 폼페이 볼걸 좀 아쉽지만 폼페이도 아주 보고 싶던 그런 영화는 아니었으니 뭐...;;

영화는 정말 재미 없어서 끝까지 볼수가 없어서 중간에 나왔는데 영화 시작전에 국가가 나와서 사람들 몇몇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과 중국어 영화임에도 자막이 영어로 나오고 미얀마 자막은 없는 건 신기했다. 미얀마 사람들은 자막 없이 저걸 다 보다니...;;
극장을 나와서는 보족 시장에서 기념품 몇개 사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쉐다곤 파고다로 감

여행 처음에 낯선 미얀마에서 처음 접하고 놀라운 첫인상이었는데 여행의 마지막도 쉐다곤인게 좋았다. 최근 감동적으로 본 인사이드 르윈에 처음과 끝의 장면 사이에 일상의 여정을 힘들게 여행하는 예술가의 초상을 그렸다면 내 이번 여행도 처음과 끝이 같지만 길지 않은 동안 나에게도 어떤 변화가 있었겟지. 이번 여행을 통해 느꼈던 평화로움과 여유가 서울에 가서도 조금은 이어지길...

해져가는 쉐다곤은 오전에 봤던 쉐다곤보다 더 좋았다. 져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금빛으로 빛나는 탑과 참배를 드리는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6시가 되니 정갈한 여성 스님들과 신도들이 불경을 낭독하는지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주책없이 눈물이 핑~ ㅠㅠ 노래가 끝나니 승려님들이 탑돌이를 하는데 함께 따라 탑을 돌다보니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지만 앞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갈 수 있게 되기를..
안녕 미얀마/버마~



재미없는 영화를 봤던 미얀마 극장



저렇게 신자들이 청소를 하면서 탑을 계속해서 돈다. 그러고 나면 승려님들이 탑돌이를 함



노래 소리에 눈물이 핑~ ㅠㅠ





안녕 미얀마/버마~

3/11
마지막이 다가오는게 두려웠는데 결국 다가오고야 말았구나 ㅠㅠ 
오늘이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밤

어제 밤에 탄 버스는 아침 6시 반쯤 터미널에 도착.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시간이 잘 맞아서 다행이다. 마지막 날은 첫날 묵었던 레인보우 호텔에서 묵기로 해서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더니 30,000k을 달란다. 미친... 농담하냐고 올때 7,000 주고 왔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8,000에 가자고 한다. 그래서 1,000 더 내기로 하고 합승을 잔뜩 해서 호텔에 도착

호텔에서 다행히 바로 체크인 할 수 있다고 해서 방으로 갔는데 첫날 실수(?)로 내어준 더블룸에 비하니 차이가 크다. 하루에 45$인데 양곤 숙박 물가가 비싸긴 비싼 모양... 숙소 가격이야 그렇다 치고 여기에 묵는 숙박객들이 개인 여행객들이 아니라 비즈니스차 오신 분들이어서 그런지 여행자들 특유의 활기참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인사를 해도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도 거의 없고 아저씨들은 정말 우리나라 남자 특유의 무뚝뚝 그자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옆에서 들어보니 전부 어느나라에서 얼마를 투자했네..계약을 어떻게 했네 다 이런 이야기들만 하더군. 지루해~

오늘과 내일 2일간 무얼 할까? 쉐다곤 파고다는 내일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기로 하고 오늘은 양곤의 다른 사원들을 보고 양곤 순환열차를 타기로 함. 사원은 마침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숙소를 나와 사원을 찾아 가는데 첫날 아침은 그렇게 낯설고 그러더니 이제는 여기가 외국인가 싶을 정도로 낯이 익다. 포장마차에서 아침으로 국수도 하나 사먹고 조그마한 시장을 지나 목적했던 사원에 도착. 여기는 아주 거대한 불상이 유명한 곳인데 크기 말고는 사실 그다지 인상적인건 없네 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분이 옆에 오시더니 이마에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알려준다. ㅎ 자세히 보니 다이아몬드 뿐만이 아니라 갖은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는게 눈에 띄긴 한다. 근데 나중에 론리플래닛을 보니 불상보다 불상 뒤의 나무 조각이 더 아름다워서 볼 가치가 있다고 되어 있었다.

사원에서 나와 바로 길을 건너니 다음 목적지인 짜욱 타지 사원. 이곳은 1950년에 만든 거대한 와불상이 유명한데 여기 불상도 크기 말고는 그다지 인상적인건 잘 모르겠다. 그래도 미얀마 사람들이 조용히 참배 드리고 더위를 피해 쉬면서 책도 읽고 심지어는 도시락을 싸와서 도시락도 나누어 먹는 모습들을 보니 괜시리 나도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사원을 나와서는 양곤 시내를 한바퀴 도는 양곤 순환 기차를 타러 감. 원래는 보족시장이 있는 중앙역에서 타는 모양인데 지도를 보니 사원에서 가까운 곳에 기차역이 있어서 물어 물어 역을 찾아감. 이곳은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곳인지 식당도 그냥 현지인들을 위한 로컬 식당밖에 없다. 입맛에 잘 안맞았던 점심을 매우 싼값에 먹고 기차표를 예매하니 시간이 좀 남는다. 역 앞 가게에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점원들에게 기차 시간에 대해 물어보니 뭔가 잘못된 듯. 역무원이 알려준 시간과 다르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좀 있다 젊은 가게 주인이 와서 역까지 가서 시간을 알아보더니 표를 잘못 끊었다고 바꿔야 된다고 알려준다. 나는 순환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역무원이 양곤 가는 기차로 잘못 알고 반대편 시간을 알려준 듯... 잘못된걸 알려준 참으로 친절한 가게 주인과 귀여운 미얀마 아가씨들 ㅠㅠ

캔맥주도 두개 사서 기차를 타니 기차는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자리는 거의 텅텅비어서 매우 여유롭다. 서로 마주보고 앉는 좌석인데 4개의 좌석을 홀로 차지하고 앉아서 음악 들으며 캔맥주를 마시면서 덜컹이는 창밖으로 양곤의 풍경이 느릿느릿 흘러가는게 너무 좋았다. 원래는 순환열차가 한바퀴 돌면 3시간쯤 걸린다는데 1시간쯤 가더니 온길로 되돌아 간다 ㅠㅠ 그래서 다시 되돌아와 중앙역에서 하차.

다음 목적지는 깐도지 호수에서 일몰을 보기로 함. 호수까지 걸어가다 보니 이슬람 사원이 보여 양해를 구하고 들어갔더니 마침 예배가 한창이다. 수염을 덥수룩히 기른 아저씨들이 일제히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건함이 느껴져 참 좋다. 미얀마에서 이슬람은 소수 종교와 소수 민족으로 많은 탄압을 받고 있다는데 그것도 하루 빨리 해결되길...

깐도지 호수로 가니 호수를 따라 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 가면 날씨도 많이 좋아졌을텐데 나도 또 열심히 달려야지 다짐함. 깐도지 호수에서는 쉐다곤 파고다가 멀리서 보이는데 쉐다곤 파고다를 배경으로 해지는 모습도 매우 아름답다. 노을을 배경으로 실루엣으로  남았다가 조명이 켜져서 홀로 빛나는 쉐다곤을 카메라에 담고 깐도지 공원을 걸음. 마침 미얀마 아마츄어 밴드가 공연하길래 그것도 보고 근처 타이 음식점에서 오랜만에 매운 레드 커리를 먹고서 숙소로 돌아와 숙소앞 바에서 맥주 한잔 하면서 마지막 밤을 보냄...










미얀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회인데 색깔이 너무 특이해서 무슨 세트장인줄 알았다 ㅎㅎ







3/10
전날 프랑스 친구들이 보트를 빌렸으니 같이 타자고 해서 8시에 쓰린 속을 안고 - 전날 과음을 해서 - 약속 장소로 감. 하루 빌리면 15,000인데 5명이니 각각 3,000씩 내기로 함. 

인레 호수가 워낙에 넓다 보니 이곳 저곳 이동하는데만도 한참이 걸린다. 어제 마신 술때문에 중간 중간 꾸벅꾸벅 졸면서 인레 이곳 저곳의 목적지를 방문함. 호수를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가는건 좋은데 자꾸 기념품 같은 쇼핑하는 곳으로만 데려가서 좀 실망했음. 그리고 고양이들이 점핑하는 쇼를 보여줘서 유명하다던 점핑 캣 사원은 고양이들이 점프는 안하고 지들끼리 놀고만 있고 그래도 귀엽다고 - 주로 여자 관광객들이 - 하는 관광객들만 봐서 아쉬웠지만 인레 호수 곳곳을 배타고 다니는건 좋았다. 오늘의 하루 일정을 마칠 시간 껄루에서부터 너무 고마웠던 일행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이번 여행은 그 친구들 덕에 외로울 틈 없이 즐거웠던 것 같다. 앞으로 오랜 기간을 여행할텐데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들만 생기길...

버스 출발이 7시라 저녁 시간이 좀 애매하다. 6시에 호텔로 픽업을 온다고 해서 좀 이른 저녁을 먹으러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Linn Htet 식당을 찾아감. 그런데 가게 분위기가 좀 이상한게 테이블의 의자는 다 테이블위에 올려져 있고 가게 중앙에서는 무슨 축하 행사를 한 모양이다. 영업 안하냐고 물어봤더니 마침 그날이 그곳 사장 아들의 첫돌이라 돌잔치를 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축하한다 그러고 그냥 나오려고 하는데 사장이 괜찮으면 생일 축하 음식을 먹고 가라고 한다. 맛있는 치킨 누들과 라임 쥬스 까지 한잔 마시고 다시 한번 생일을 축하해주고 나와 터미널로...





우리나라에도 있던 예전 시골 장터와도 같았던 시장







점핑캣 사원이라며 점핑은 안하고..-_-;;

이녀석의 돌. 돌잔치 음식 맛있었음 ㅋ



3/9
좋고도 좋구나

아침에 눈을 떠 좀 느즈막히 준비하고 하루를 시작. 자전거를 빌려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로 하고 숙소 주인에게 갈만한 곳을 물어보니 코스를 추천해줘서 그 코스를 따르기로 함. 

숙소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처음에 가는 길이 참 마음에 든다. 포장된 도로에 양옆으로 울창한 가로수 덕에 햇빛도 막아주고 음악 들으면서 자전거로 가는 길이 경쾌하다. 힘들면 곳곳에 보이는 정자 같은데서 쉬기도 하고. 그런데 금방 목적지에 갈줄 알았는데 그 길로 두시간정도는 자전거로 간듯... 하도 오래 걸려서 중간에 길 잃어버린줄 암 ㅠㅠ 거기다가 빌린 자전거는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타다가 중간에 그랬는지 뒷바퀴에 바람이 하나도 없다. 아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데 다행히 가다보니 오토바이 수리하는 곳이 있다. 거기서 바람 좀 넣어 달라고 했더니 바람을 넣어주더니 펑크 났다고 1,000k에 고쳐준단다. 휴 다행이다. 그래서 거기서 수리하고 다시 페달을 밟아 호수를 향해 가는데 아무리 가도 호수가 안보인다. 인레 호수는 호수 주위에서는 대부분 농가들이어서 호수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ㅠㅠ 한참을 헤매다가 오다가 지나쳤던 호텔로 들어가니 거기가 바로 내가 찾던 목적지.. 호수가의 전경이 잘 보이는 호텔도 참 멋지고 - 나중에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오고 싶구나 ㅠㅠ - 호텔 뒤편의 언덕에 있는 사원에서 바라본 호수의 전경도 멋지다. 

반대편의 마잉따욱까지는 배에 자전거를 싣고 배를 타고 이동. 껄루에서 트레킹을 마치고 올때도 느꼈지만 인레 호수는 그 규모가 정말 크다. 반대편으로 가는데에만도 한참을 배를 타고 간듯.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마잉 따욱은 물위에 수상가옥을 짓고 거기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인데 잔잔한 호수와 그 위의 수상가옥들 그리고 집집들을 오가는 작은 배들이 만드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점심을 먹고 근처를 돌아보다 수상가옥을 카페로 만든 곳에서 시원한 맥주도 한잔 마시면서 고양이랑 놀다보니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혹시 일몰을 볼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일몰때 오면 카누로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 일몰때 다시 오겠다고 하고 남는 시간동안 와이너리에 다녀오기로 함

와이너리는 마잉따욱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인데 날이 더워서 좀 고생했음. 더위와 먼지에 지친채로 도착한 와이너리에서는 근사한 와인도 한잔하면서 포도밭의 정경 - 그리 넓다고 하긴 어렵지만 - 을 보니 혼자 온게 너무 아쉽다. 뭐 그래도 주위를 보니 혼자서 와인을 홀짝이는 여행객이 나 혼자는 아니네 ㅋㅋ. 저녁때 프랑스 친구들과 마실 와인도 한병 사서 마잉따욱으로 돌아와 일몰을 볼 시간 역시 자전거를 한시간 정도 타고와서 지친 몸을 쉬다가 맥주 한병 사들고 카누를 탐. 가게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손과 발로 저어주는 카누는 정말 수면에 딱 붙어서 천천히 미끄러지듯이 호수를 이동한다. 집들을 따라 나 있는 구불구불한 수로를 따라가며 보는 마을으 풍경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핑돈다. 평화롭게 흔들리는 카누위에서 잊지 못할 인레호수의 일몰을 보고 돌아오는 길의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다.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 프랑스 친구들을 7시에 만나기로 해서 같이 저녁을 먹어야 겠다 했는데 배를 타려고 물어보니 8,000k를 달라고 한다. 에이 그냥 체력을 믿고 자전거로 가야지 했는데 휴... 가로등도 없고 그뭄이어서 달빛도 하나 없는 길을 손전등 하나 들고 자전거로 가자니 거리도 멀고 사고 날까봐 무서워서 혼났음 ㅠㅠ

냥쉐를 지나칠까봐 겁났는데 다행히 냥쉐 근처에서는 불빛도 많이 보이고 해서 겨우 겨우 약속장소를 찾아감. 오늘 하루일을 이야기 했더니 다들 그냥 힘들어서 숙소에서 쉬었다고 하는데 나만 몰골이 말이 아니다 ㅋ 오늘도 식전주로 맥주를 한잔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모히토 그리고 와이너리에서 사간 와인까지 나누어 마시면서 즐거운 저녁을 보냄...

























3/8
산에서의 마지막 날. 전날 밤에 작게 코를 골았다고 해서 걱정스런 마음에 어제도 혹시 코 골았냐고 물어봤더니 보보는 깊이 잠들어서 못들었다는데 다른 일행이 작게 골았다고 알려준다. ㅠㅠ 코 곤다는 소리 전에 못들어봤는데 차고 건조해서 그런걸까? ㅠㅠ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뭐 아주 크게 골지는 않고 그냥 숨소리가 좀 큰 정도였다고 괜찮다고 해준다 ^^

아침을 먹고 면도도 못하고 머리도 못감은 채로 마지막 날의 트레킹을 시작. 어제 가이드에게 물어보기를 12시 쯤에 호수에 도착한다고 해서 곧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꽤 먼길을 걸어감. 나즈막한 구릉들이 역시나 아름다운데 1박 2일로 왔으면 좀 아쉬웠겟구나 싶다. 12시쯤 해서 트레킹은 끝나고 점심을 먹고 이제 헤어질 시간. 보트를 타고 숙소가 있는 냥쉐로 이동하는데 수면에 딱 붙어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이 멋졌다. 론리 플래닛의 표지로 사용된 인레 호수 특유의 폼으로 낚시를 하는 어부들도 보면서 한참을 보트를 타고 숙소가 있는 냥쉐에 도착

2박 3일간 가이드를 해줬던 굴쇼와 깔리아가 숙소까지 안내해줘서 숙소 앞에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이드를 한다던 굴쇼와 말할때 항상 웃음기가 떠나질 않았던 순박한 아가씨 깔리아 둘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길 ^^ 트레킹을 같이 했던 일행들과는 숙소에서 쉬다가 6시에 만나서 같이 맥주나 한잔하기로 하고 모두 숙소로 헤어짐. 

나는 카페에서도 추천한 아쿠아리우스 인이라는 곳을 예약했는데 꽤 유명한 곳인지 다른 일행들은 예약하고 싶었으나 예약을 못했다고 하고 트레킹중에 오가며 만난 다른 관광객들도 꽤 여러명이 체크인을 한다. 난 30$짜리 싱글룸이었는데 뭐 아주 훌륭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넓긴 했다. 이틀간 못한 샤워를 하면서 찌든 먼지를 씻어내고 나니 정말 개운하다 ㅎㅎ

씻고 나오니 4시쯤 됐는데 6시에 약속도 있고 해서 숙소에서 쉴까 하다가 그냥 나와서 냥쉐 동네를 돌아다님. 인레호수까지는 배타고 가거나 자전거로 한참 가야 해서 그냥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서 밀린 일기도 쓰고 책도 읽다가 약속장소로 가다보니 건물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린다.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건물은 체육관인데 사람들이 배구와 세팍타크로를 즐기고 있고 그 앞 운동장에서는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세팍타크로는 실제로 경기 하는 걸보니 무척 재미있더군 ㅎ 한참을 보다 보니 해도 져가고 어느덧 약속시간이 되어 약속장소에서 일행들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하러감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술과 저녁을 함께 시작해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2차 3차를 막 갔을텐데 프랑스인들은 바로 술먹으러 가서 가볍게 맥주 한두잔을 마시고 난 후에 저녁을 먹어서 좀 신기했음 ㅎ 나중에 물어보니 아페르티옹인가 하여간 애피타이저식으로 식전주부터 시작해서 저녁 먹고 클럽도 가고 하면서 밤새 술먹고 노는 경우가 많다고. 어쨌건 처음간 맥주집에서 미얀마 맥주 말고 ABC 스타우트라는 흑맥주를 먹었는데 정말 훌륭한 스타우트여서 놀랐음. 저녁으로는 야시장에서 갖가지 꼬치를 먹고 스포츠 - 역시 축구는 전세계 남자들의 공통의 주제 ㅎ- 각나라의 정치, 문화, 여행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짐. 여행을 길게는 못가봤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가본 경험이 있어서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프랑스 친구들도 나보고 프랑스 빼고 다 가봤다고 놀라서 재미있었다 ㅎㅎ

내일도 저녁에 보기로 약속하고 각자 헤어짐. 보보와 셀린은 숙소로 가고 조르디와 오드는 팬케익을 먹으러 가고 난 맥주가 좀더 먹고 싶어서 숙소앞 맥주집에서 좀전에 마셨던 ABC 스타우트와 꼬치 몇개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휴가가 이제 끝나가니 회사 생각이 자꾸만 나는구나..아 가기 싫어 ㅠㅠ 이번 여행은 참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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