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다들 피곤했는지 어제 일찍들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질 않는다 ㅎ 해가 떠오기 직전이어서 혼자 숙소를 나와 해뜨기 직전의 마을을 한바퀴 돌아봄. 적당한 곳을 찾아가 해뜨는 것도 보고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게으른 관광객들과는 달리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아침을 먹고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 어제와 비슷한 산길을 중간 중간 쉬어가며 만나는 산속의 소수 민족들과 아이들과 인사도 나누면서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 이곳에는 작은 상점도 있어서 맥주 한병씩 시켜서 수다도 떨다가 저녁을 먹고는 우리를 가이드 해줬던 굴쇼(뜻이 Fat Brother 라 그래서 모두 깔깔대며 웃었음 ㅎㅎ)의 안내로 미얀마 소수 부족중 하나인 Pao족의 집을 방문. 우리가 묵는 숙소처럼 어두 침침한 전등으로 겨우 사람 얼굴을 알아볼만한 조명아래에서 난방시설이라고는 방 한가운데 화로가 전부. 화롯가에 모여 앉아 차를 나눠 마시면서 굴쇼의 통역으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게 즐겁다. 

여기서 다시 한번 행복이란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분은 48세로 (그런데 실제로는 훨씬 더 들어보이심) 8명(!!)의 자식이 있으며 -심지어 갓 돌 지난 젓먹이 아이도 있었다! - 가끔씩 농산물을 팔기 위해 근처의 도시(라고 해봐야 여기보다 조금 큰 수준이지만)로 나가는 일 말고는 거의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삶인데 어쨌건 명목상으로는 소득은 꽤 큰 차이로 내가 높을테고 나는 여러모로 현대화된 도시에서 도시의 혜택을 누리고 살텐데 과연 내가 그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나보고 행복하냐 불행하냐 물어보면 불행한 쪽에 더 가깝겠지 ㅠㅠ

그렇다면 느리 느릿 자연의 흐름에 따라 별 경쟁 없이 농사를 짓고 하루의 육체적 노동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삶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결국 행복이라는게 물질적인게 전부가 아니겠구나 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깨달음을 얻어가는 듯 하다. 앞으로 조금더 겸손하고 비우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하며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와서는 일행중 한명인 보보가 신기한 마술을 보여준다. 바로 옆에서 봐도 도저히 그 트릭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배우고 싶었지만 여자 친구도 비밀을 모른다고 해서 ㅎ 나도 내가 아는 간단한 마술 두어개 보여주고 놀다가 점심때 사둔 위스키도 나누어 마시면서 트레킹의 둘째 밤을 보냄



나무를 나르고 물을 길어 나르는 분주한 산골 마을의 아침



우리 일행들. 옆에 집주인 아주머니가 귀엽게 나오셨다 ㅎㅎ









이곳이 숙소 ㅋㅋ

3/5
그동안 여러번 여행을 다녀오고 앞으로도 수많은 여행을 다니고 싶지만 앞으로 여행하면서 오늘 같은 일을 또 겪을 수 있을까? 정말 정신 없었던 하루 ㅋ ㅠㅠ
호텔에서 비행기 출발 시간보다 여유 있게 가는게 좋겠다고 해서 8시 45분 비행기인데 5:30에 일어나 6:00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 도착하니 6:50. -_-;; 너무 일찍 왔네. 여느 허름한 공항처럼 매점도 없고 해서 그냥 책이나 읽으면서 비행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8시 40분이 되어도 비행기 타라는 이야기를 안한다. 혹시 놓친건 아닌건가 불안해하고 있으니 50분쯤 되어서야 게이트를 오픈. 쌍발 프로펠러기를 타고 40분쯤 가니 껄로우와 인레 호수로 가는 헤호 공항.

공항에서 내려 껄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전부다 택시를 타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가격이 무려 30,000k ㅠㅠ 정말 비싸다. 비행기 가격에 택시 가격까지 하면 껄로까지 이동한 교통비가 넘 비싸네 ㅠㅠ 혹시 껄로까지 가는 여행객이 있으면 택시비를 나눠서 내려고 택시 정류장 근처를 서성이는데 대부분의 서양 여행객들은 호텔에서 픽업을 나와서 호텔에서 준비한 버스나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고 몇몇 서양 할아버지들과 노부부는 인레호수로 가는 동행을 찾고 있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30,000k을 주고 택시를 타고 껄로로 이동함. 그냥 만달레이에서 버스 타고 올걸 ㅠㅠ

껄로는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기온이 선선하고 햇살도 그리 따갑지 않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인지 택시 뒷자리에 앉아 서늘한 바람을 맞다 보니 잠이 솔솔온다. 그렇게 자다 깨다 한시간쯤 산길을 가다보니 목적지인 껄로. 택시에서 내려 요금을 내고 짐을 확인하는데 헉!! 안경집이 없다!! 선글라스랑 안경이랑 번갈아서 끼는데 평소에 넣어두던 가방 앞주머니가 열린건지 아니면 택시에서 자는 동안 주머니에서 흘린건지 알수는 없는데 어쨌건 택시에 두고 내린듯. 혹시 내린 택시를 잡을 수 있을까 주변을 살펴보는데 이미 택시는 보이지 않는다 ㅠㅠ

어휴 사람이 덤벙거려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안경을 놓고 내리냐 ㅠㅠ 선글라스야 없어도 그냥 좀 불편하고 말겠지만 안경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 심지어 새로 산지 3개월밖에 안됬는데 흑 - 남은 여행은 어떻게 하나 너무 걱정이 된다. 혹시 몰라서 예비로 렌즈를 챙겨오긴 했는데 몇개나 되나 살펴보니 왼쪽은 3개 오른쪽은 7개네 젠장... 일단 숙소를 잡고 숙소 주인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싶어서 근처 숙소를 15$에 잡음. 여자 사장님한테 안경을 택시에 놓고 내린것 같은데 혹시 공항 택시 기사중에 아는 사람 있으면 연락이 되는지, 안경을 찾아서 보내주면 왕복 택시비를 주겠다고 했더니 공항 택시 기사중에는 아는 사람이 없고 대신 경찰서에 가보란다. 

그래서 알려준대로 껄로의 경찰서를 찾아감. 독재국가의 경찰이란 무능하고 부패한 인상이 강해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정 안되면 폴리스 리포트라도 받아서 보험금이라도 받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젠장 투어리스트 폴리스 사무실이 있긴 한데 잠겨 있다. 역시 도움이 안되는가 싶었는데 경찰서 본관으로 보이는 곳에 가니 젊은 경찰들이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더니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를 가잔다. 그래서 갔더니 출장소 같은 건지 좀 떨어진 곳에 다른 경찰관에게 데려다 줘서 이것 저것 설명하고 다시 경찰서로 오니 이번에는 경찰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들도 여러명 와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안경의 특징같은걸 설명하고 나니 걱정마라 찾을 수 있을거다 이야기도 해주고 커피도 사주고 해서 참 고마웠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서 만난 경찰관이 여기 저기 전화를 하더니 일단 택시기사가 공항에 도착하지 않았는데 도착하면 알려주겠다고 호텔에 가서 기다리란다. 일단 찾을 가능성이 조금은 늘어난 것 같아 조금 안도하고 Sam's Trekking에 가서 다음날 트레킹을 예약하고 점심 먹을 기운이 없어서 그냥 사모사랑 스프링롤 몇개랑 맥주 두병 사가서 호텔로 돌아감. 로비에서 사장님이 날 보더니 그사이 경찰이 다녀갔는데 안경을 찾아서 경찰이 가지러 갔으니 기다리라고 했다고 전해준다. 헐... 이때까지만 해도 70% 쯤은 기대를 했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지는 못함.

제발 찾아주길 바라며 숙소에서 책보고 셜록도 보고 하다가 오후를 보냄 3:00 쯤 되서 혹시 몰라서 경찰서에 가보자 했더니 종업원이 와서 경찰이 기다리고 있단다 헉! 찾았나??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경찰을 만났더니 경찰이 안경을 찾았단다. 우와 세상에~!

여권을 복사하고 투어리스트 폴리스로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같더니 웬지 높아보이는 분도 와계시고 오전에는 사복을 입고 있던 경찰관들도 어느새 정복으로 갈아입고 다 모여있다. 노트에 진술서 비슷하게 글을 남겨 달라고 해서 기꺼이 고맙다는 감사의 글을 남기고 그 높아보이는 분이 한국에 가면 미얀마가 안전한 나라라는 걸 홍보해 달라길래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도 하고 안경을 건네주는 광경을 기념사진으로도 남긴 후에 숙소로 돌아옴. 너무 고마운 마음에 경찰에게 돈을 얼마라도 주려고 했더니 그것도 안받겠단다. 여러모로 감동을 주는군 ㅠㅠ

안경을 찾고 나니 마음이 정말 가뿐해진다. 이런 우여 곡절도 추억이 되겠지 ㅎㅎ 그러고 보면 내 사진기로도 사진을 남겨놀걸 아쉽다 ㅎ시간이 좀 늦었지만 그래도 껄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함. 안경 찾은 것도 자축할겸 근처 꼬치집에서 꼬치 몇개와 맥주 두어잔 마시고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정말 작은 시골마을이다. 그동안 주로 관광지나 대도시(?)만 다니다가 조용한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니 그것도 좋았다. 마을 뒤편의 언덕을 올라가니 여기도 작은 사원이 있는데 웅성이는 소리가 나서 안을 보니 어린 승려들이 불경을 열심히 외우는 소리. 귀찮거나 아니면 피곤했는지 어떤 어린 승려들은 자기도 하고 몇몇은 뒹굴뒹굴 누워 있는 모습들이 참 정겨웠다 ^^

사원을 내려오니 뉘엿뉘엿 아름다운 해가 져간다. 해가 뜨고 지는거야 단 하루도 예외가 없는 확실한 일이건만 일상에서는 해가 뜨건 지건 별 관심이 없었는데 여기 오니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 마저도 의미 있고 감동적인 일이구나 싶다. 여행은 이런 잊고 지내던 감각과 감정들을 일깨워주는 그런 경험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미얀마 여행카페에서 추천해 준 음식점이 있었는데 가이드북에도 없고 찾기가 어려워서 그냥 인도 음식점에서 양고기 커리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함

껄로의 중심가 ㅎㅎ


싸이의 인기는 정말 글로벌하다





언덕에서 바라본 껄로 전경






3/4
만달레이의 둘째날.
오늘은 아침부터 서두를 일은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뉴스를 좀 뒤적거리다가 민주당 안철수 신당의 합당 소식과 새누리당 후보로 정몽준, 김황식이 나온다는 소식에 정말 다음 지방선거에서 만약에 정말로 정몽준이 서울 시장이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몽준 서울시장을 상상해보니.. 정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좀 아찔했음..ㅠㅠ 뭐 이런 쓸데 없는 생각도 하고 생활고에 자살을 했다는 세모녀 이야기에 가슴 아파 하다가 정신 차리고 하루 일정을 시작함

둘째날은 오토바이를 대절해서 만달레이 일대를 돌아보기로 함. 만달레이는 바간 왕조가 몽골에 의해 멸망한 후 샨족들이 세운 국가의 수도이고 예전에 부처가 방문해서 2500년 후에 여기에 수도가 생길 것이라는 예언대로 그 시대의 왕이 예언대로 수도를 옮긴 역사적 장소로 만달레이 곳곳에 그 시대의 유적들이 많다고 한다. 바하무니 사원과 쉐난도 사원은 어제 갔으니 오늘은 사가잉 언덕과 잉와 그리고 일몰로 유명한 우베인 다리를 가보기로 함. 밍군까지 가면 오토바이 대절비가 10,000k 더 내야 해서 안가려고 했는데 오토바이 기사가 5,000k 만 더내고 밍군 가자고 해서 중간에 밍군까지 4군데를 돌아봄. 

사가잉 언덕은 만달레이 남쪽에 있는 언덕인데 언덕을 올라가면 만달레이 곳곳에 있는 수많은 탑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바간은 오래된 벽돌로 만들어진 탑과 사원이 절경을 이룬다면 이곳은 곳곳에 펼쳐진 황금색 스투파들이 멋지다. 언덕위의 사원에서 고양이랑 한참 놀다와 내려오니 기사가 시간 남을 것 같다고 밍군 가자고 해서 기사 말대로 밍군으로 감. 원래 탁발승려들이 탁발을 하는 사원을 가볼까 하다가 탁발승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붐빈다고 피하라는 론리플래닛의 말도 있고 해서 거기는 패스하고 밍군으로 바로 감. 

와 근데 오토바이 뒤에서 덜컹거리면서 매연속을 가는데 정말로 멀다 ㅠㅠ 오토바이 타다가 거의 멀미 날뻔 ㅠㅠ 기진맥진 한참을 가서 도착한 밍군은 흰색의 신뷰메 사원과 거대한 미완성 탑 바간탑이 유명한 곳인데 강렬한 태양 아래 순백의 사원이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가이드 북을 보니 부처가 열반한 수미산을 상징해서 지은 사원이라고. 그 옆의 밍군 탑은 멀리서 봤을때는 스리랑카 시기리야 바위처럼 거대한 자연석을 가지고 사원을 만든건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벽돌로 지은 건물이다. 역사를 보니 만달레이의 왕이 세계에서 제일 큰 탑을 짓겠다고 무리하게 백성들을 동원해서 건축을 하다가 중간에 백성들의 원망과 왕권 약화로 흐지부지 되었다는데 참 어리석은 군주의 욕심이란...

오토바이 기사가 안내해준 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고 좀 쉴겸 해서 맥주집에서 맥주도 두어잔씩 같이 마심. 잘 안통하는 영어로 이것저것 이야기 하는데 나이도 훨씬 어린데 아들도 한명 있더군 ^^; 맥주까지 한잔 하고 잉와라는 곳을 감. 10m쯤 되는 샛강을 조그마한 배를 타고 건너가서 3시간 정도 마차를 타고 투어를 하는 곳이라던데 그렇게 돌기에는 우베인 다리 가는 시간도 부족할거 같고 굳이 다 볼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걸어서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사원만 한 곳 보고 오기로 함. 그런데 진짜 다른 여행객들은 나 빼고 100% 마차를 빌려서 타고 가더군 ㅎ 혼자 뚜벅 뚜벅 가이드북 들고 걸어가니 마차 타고 가는 여행객들이 다 한번씩 쳐다본다. 중간에 혼자 타고 가던 맘씨 좋은 서양인 아주머니가 타라고 했는데 그러면 정말 돈 없어서 걸어가는 것처럼 보일까봐 "No, thank you, I like walking!" 이라고 얘기하고 걸어갔는데 그 이야기 하고 30초도 안되서 후회했음 ㅠㅠ 생각보다 한참을 걸어가 본 사원은 생각만큼 훌륭하지는 않았다. 어제 만달레이 시내에서 본 쉐난도 사원이 더 나은 듯 한데 그래도 큰 스님 앞에서 불경을 외우고 사탕을 받아가던 귀여운 미얀마 아이들을 보는 것 만은 좋았다. ^^

이제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우베인다리로... 어제 만달레이 시내를 다닐때 시내에서 본 일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큰 기대를 하고 우베인 다리로 향함. 우베인 다리는 1.6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목조 다리라는데 삐걱거리는 다리를 걷는 것도 좋지만 멀리 떨어져 다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 뭐 반정도는 외국인 여행객이었지만 ㅎ -을 보는 것도 좋았다. 여기 저기 걸으면서 해질녘에 여기서 일몰을 찍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일몰시간에는 구름이 껴서 완벽한 일몰을 보지 못해서 너무 서운했다. 강가라서 습도가 높아서 원래 구름이 많이 끼는건지 아니면 하필이면 오늘만 그런건지 또 언제 온다고 ㅠㅠ

숙소로 돌아와 어제 갔던 식당에서 해산물 모듬과 600k짜리 생맥주 잔뜩 시켜 먹으며 하루를 정리함...

소꼽놀이 중인 아이들 ^^


사가잉 언덕에서 바라본 뷰



뜨거운 태양아래 비현실적으로 하얗던 신뷰메 사원


거대한 규모에 비해 볼건 없었던 밍군 탑. 저게 완성됬으면 규모가 진짜 엄청났겠다














우베인 다리의 일몰... 구름이 없었음 더 좋았을텐데



3/2
아침에 해뜨는 걸 보려고 했는데 전날밤에 책 읽다가 아이패드에 넣어온 셜록이나 한번 봐볼까하다가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 아니 한편이 그렇게 길다니 -좀 늦게 잤더니 일출을 보기는 좀 늦은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아침을 먹으려고 식당을 물어서 옥상에 있는 옥상에 올라가니 와 이곳도 정말 멋지다. 바간 일대를 기구에서 바라보는 기구 투어를 하기 위한 기구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는데 바간은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다 멋지구나 싶다

오늘은 뭐할까? 원래는 내일 종일 바간을 더 보고 밤 버스로 만달레이로 가려고 했는데 만달레이로 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시간이 영 안맞다. 9시 반 버스가 마지막 버스인데 그걸 타면 만달레이에 새벽 3시에 도착한다고 -_-;; 그 시간에 뭘 해야하나 싶어서 그냥 내일 일출만 보고 아침 버스를 타기로 함. 어제 자전거가 좀 힘들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ebike를 빌리기로 함. 일종의 전기 자전거인데 속도는 자전거 좀 빨리 가는 정도이고 언덕이나 모래길에서는 엄청 버벅이는데다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서 오후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을 한번 더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타고 다닌 듯 ^^

오늘도 여행길의 바이블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해준 사원을 돌아다니기로 하고 가는데 여전히 오늘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지만 신기하게도 잘 찾아다녔는데 처음 갔던 사원은 규모도 크고 벽돌로 지은 건물이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그 앞의 슐레마니 사원은 사원이 너무 예쁘고 안쪽의 벽화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론리플래닛에서 근처 다른 탑에서의 일몰을 추천하길래 위치를 확인하고 미얀마 정식과 맥주로 배를 채우고 오후 일정을 시작함. 찾아가는 길이 멀고 날은 더워서 중간에 보이는 관광객은 한명도 없던 조그마한 사원에 들어가 낮잠도 좀 자다가 목적지로 향함. 여기서도 테라스에서 보는 뷰가 멋지다는데 아쉽게도 공사중이어서 탑위로는 올라가지 못했다.

마침 배터리가 방전될거 같아 숙소에 가서 충전 해달라고 하고 충전하는 동안 근처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음. 서울에서 병자호란 상권을 읽고 여기와서 하권을 다 읽었는데 명청 교체기에 광해군을 반정으로 몰아낸 인조시대 겪었던 정묘호란과 이어진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동안은 역사에 큰 관심이 없어 왕 이름이나 전쟁 이름정도나 알았지만 이 책을 통래 역사적 사실을 접하고 나니 재미 있기는 했지만 정말 암걸리는 기분으로 읽은 듯 하다. 후금의 세력이 날로 강성해지는 시기에 정세 파악도 못하고 자신들의 역량을 파악하지도 그렇다고 힘을 키우지도 않고, 명나라에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며 결국 명과 청 양대 강대국의 손아귀에서 이도 저도 못하고 온갖 수모를 당하다가 결국 두번의 커다란 전쟁과 패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나라의 역사가 슬프고 그 지경으로 국가를 운영한 왕과 척화파 관료들의 모습이 참으로 답답하고 비극적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무능때문에 조선의 일반 백성들이 당했던 고초가 참으로 슬프게 느껴졌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던가 어디 이게 먼 과거만의 일이랴 여전히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있고 이제는 군사적 힘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를 앞세운 고차원적인 경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할까 역사적 전환기에 잘못된 정치가 가져온 비극이 또 되풀이 되서는 안될텐데 우리나라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그나저나 자전거 타고 맘껏 돌아다니다가 - 자전거 타는게 녹록치는 않지만 - 피곤하면 한적한 사원에서 쉬다가 목마르면 맥주 마시면서 책도 보고 해질녘엔 멋진 일몰 보러 다니는게 너무나 행복하다. 오늘의 일몰은 오전에 봐둔 곳에서 보기로 하고 가는데 이곳도 어찌 알고 온 여행객들이 꽤 많이들 모여든다. 또 언제 보나 싶은 풍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와 커플들 틈바구니에서 고양이 한마리와 저녁을 먹고 숙소 옥상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하루를 정리...



아침에 식당 옥상에 올라가니 이런 풍경이...


자전거를 타고 사원으로 가는데 무슨 행사인지 수많은 마차와 우마차에 꽃단장을 한 아이들이 타서 어디론가 간다. 순해 보이는 소들이 너무 귀엽다







미얀마 정식. 미얀마 음식은 다른 인도 문화권 음식에 비해서는 조금 입맛에 안맞았다. 너무 기름이 많아 ㅠㅠ


아무도 없어서 저 안에서 낮잠도 자고 ㅋㅋ


이날 내 애마가 되어주었던 이바이크. 이바이크 타고 저런 길을 하루종일 다녔음 ㅎㅎ






여행의 마무리는 맥주와 음악과 책과 일기로 ^^

3/1
앞자리 할아버지가 좌석을 심하게 뒤로 젖혀 좀 불편했지만 생각보다는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니 새벽 6시. 버스에서 내리니 많은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중이다. 어떻게 할까하다가 아직 체크인하기는 좀 이를거 같아서 호텔 가는 길에 유명한 쉐샨도탑에서 일출을 보고 호텔로 가기로 함. 호객중이던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호텔까지 15고 일출을 보면 18 이란다. 이게 18,000인데 난 그걸 1,800으로 알아들어서 나중에 계산할때 잘 못 알아들었다 깎아달라고 해서 15,000으로 깎았음. 호텔에서 터미널까지는 9$였는데 조금 바가지 쓴 듯. -_-;; 어쨌건 호텔 가기전에 중간에 들린 쉐샨도 탑에서 바라본 새벽녘의 바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새
벽 어스름한 푸른 빛 아래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들판과 셀 수 없이 많은 탑들과 사원이 이루어내는 풍경은 정말 이 곳이 아니라면 어디서도 볼 수 없을 풍경이었을 것이다. 이런 풍경을 본 것만으로도 미얀마 여행은 후회 없을 정도 ^^

바간에서는 이틀 밤을 묵으니 천천히 다 둘러 보기로 하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 미얀마에 관광인구가 늘면서 호텔 잡기가 어렵다고 해서 웬만한 곳은 아고다를 통해서 미리 예약했는데 아고다에 등록된 호텔이 그리 많지 않고 바간은 싼데가 없어서 하루 50$ 짜리 방으로 무리해서 잡았는데 터미널하고도 멀고 대로변에서도 멀고 해서 맘에 차지는 않는다. 그냥 터미널 근처에서 싼데로 무작정 알아볼 걸. 방은 깨끗하긴 한데 커다란 창문이 마당쪽으로 나 있어서 커텐을 쳐 놓아야 해서 그것도 좀 아쉽다. 

숙소에서 씻고 좀 쉬다가 자전거를 빌려서 바간 관광을 시작함. 바간 곳곳이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경사가 완만하고 주요 지점들은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럭 저럭 탈만하고 무엇보다 양옆으로 펼쳐지는 오래된 탑들과 사원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아름답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 있으면 내려서 사진도 찍고 둘러보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많은 유명한 유적지도 좋았지만 규모가 작아서 관광객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유적지를 지나는 것도 좋았다. 과거 언젠가는 참배객으로 넘쳐나고 통일된 바간 왕국의 국력을 자랑했을 수천개의 탑들이 이제는 세월의 흔적만 남아 있는 모습들을 보는건 조금은 사람들을 겸손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무릇 사람들이 오래된 역사적 유적지 - 일종의 폐허 - 를 좋아하는건 그런 이유도 있겠지.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해준 몇개의 사원과 탑을 오전에 돌아보고 관광객을 위한 식당에서 점심으로 비프커리와 맥주를 시켜 먹음. 쩝 고기는 너무 질기고 맛은 그저 그렇네. 미얀마의 음식 문화는 인도, 스리랑카, 태국등 주변 국가에 비해서는 발달하진 못한듯. 

오후에도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사원 몇개를 찾아가는데 바간이면 국가를 대표하는 유적지인데도 표지판도 없고 대부분의 길들은 먼지가 풀풀 나는 모래길이어서 자전거 타고 찾기가 너무 힘들다 ㅠㅠ 오전에 일출을 봤던 쉐샨도 탑에 올라가 - 일출때는 붐비더니 오후에는 매우 조용하다 - 그늘에서 바람 쐬며 풍경에 취해 있다가 일몰을 pya tha da 라는 사원에서 보고자 찾아 나섬. 가장 유명한 일몰 장소는 앞서 말한 쉐샨도 이지만 그곳은 매우 붐비니 이 곳도 좋은 대안이라고 론리 플래닛이 알려줘서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더워서 맥주 마시면서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첨 들어봤단다 ㅠㅠ 무조건 쉐샨도로 가라고 -_-;; 그래서 엉성한 지도 하나 믿고 무작정 찾아가다 길 잃어 버릴 것 같아 중간에 만난 농사일에 한창이던 아주머니들께 물어서 그냥 쉐샨도로 가기로 하는데 가다보니 좀 큰 규모의 사원이 보이고 앞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혹시나하고 이름을 물어보니 그렇게 찾아 헤매던 바로 그사원! 일몰 시간은 좀 남았지만 그래도 잘 찾아왔네. 혹시 부처님이 이쪽으로 잘 찾아 오라고 불러준건 아닐까? ㅎㅎ 사원의 위층으로 올라가니 헉! 이곳의 풍경도 정말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아직 일몰 시간이 남아서 미얀마 인들만 우르르 왔다 사라져 조용한 사원에 누워서 책도 보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깜박 잠도 들었다가 깨보니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일몰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늘어난다. 트라이포트와 망원렌즈를 가져온 프로페셔날한 사진 작가들과 단체 관광객들, 그리고 일몰을 즐기러 온 미얀마 사람들 사이에서 신비로운 바간의 일몰을 감상. 이 좋은 걸 혼자만 봐서 너무나 아쉽다. 주변을 둘러봐도 혼자인 사람은 나밖에 없구만 ㅋ

멋진 일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좀 무서웠다. 도로에 가로등이 없어서 어두운 밤길을 자전거를 밟아 밟아 숙소로 돌아옴. 숙소앞 식당에서 저녁과 맥주를 마시고 맥주 한병 더 사서 숙소로 돌아감

바간의 첫날 새벽에 본 일출전의 풍경












아름다웠던 바간의 일몰


2/28
서울과 이곳의 시차는 2시간 반 7:00에 알람을 맞추어 두었는데 아직 서울에서 일어나던 습관도 남아있고창가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덕분에 알람보다 먼저 눈을 뜸. 매일 눈 뜨는 곳이 아닌 먼 곳에서 홀로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생각하니 여행이 진짜 시작되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여행의 특권이겠지 ^^

저녁 밤버스로 바간으로 갈 예정이어서 일찍 아침을 먹고 양곤 곳곳을 돌아보기로 함. 아예 일찍 체크 아웃을 할까 하다가 바간가는 버스 예약하려면 호텔의 다른 스탭이 나와야하는데 9:30에 출근한다고해서 그때까지 기다리기는 좀 그렇고 그때까지 숙소 가까이에 있는 쉐다곤 파고다까지 산책 삼아 다녀오기로 함

전날 밤 11시쯤 체크인을 해서 잘 몰랐는데 아침에 본 양곤의 첫인상은 음... 그냥 특이한건 없고 수차례 저개발 국가에서 봐왔던 복잡하고 정신없는 흔한 풍경. 숙소에서 받아온 지도와 아이폰의 나침반을 이용해서 어찌어찌 찾아가다보니 멀리서 쉐다곤 탑의 거대한 모습이 보인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탑이라고는 들었지만 책에서 볼때는 몰랐는데 직접 그 모습을 보니 정말 그 위용이 대단하다. 원래는 산책삼아 멀리서 대충보고 갈까 했는데 그냥 온김에 입장료 8$ 를 내고 입장. 반바지는 안된다고 안내가 되어 있어서 스리랑카의 불치사처럼 입장거부 당할까봐 걱정했는데 별 제제 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대신 미얀마의 모든 사원은 입장시 맨발로 입장해야함.

안에서 바라본 쉐다곤 파고다는 정말 멋지다. 금으로 된 번쩍이는 장신구는 - 중국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 웬지 촌스러운 느낌인데 교토의 금각사를 보고서는 다 그런건 아니구나 단아하고 고귀해보일 수도 있구나 싶었는데 쉐다곤 파고다의 황금색의 거대한 탑은 그걸 넘어 웅장함과 일종의 숭고함까지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부처가 되고 싶었던 왕과 그 왕을 따라 역시 부처가 되고 싶어하던 미얀마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지고 그 마음을 이어 받은 현재의 미얀마 사람들이 조용히 참배 드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고 불상 곳곳에서 지저귀는 새들과 참배객들로부터 귀여움 받는 귀여운 고양이들과 노는 것도 즐거웠다.

쉐다곤은 여행 마지막에 다시한번 더보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바간가는 버스를 19,000kyat에 예약하고 체크아웃. 그런데 한국에서 이메일로 예약항때 45$라더니 65$란다. 잘못된거 같다고 메일을 보여주니 어디 전화를 하더니 한국인 여자 사장님이 나오신다. 상황을 살펴보더니 방이 남아서 더블룸으로 바꿔줬다고 그냥 예약한 금액만 내라고 하신다. 어쩐지 방이 넓더라니 ㅎ 그렇더라도 양곤 호텔 값이 비싼건지 가격대비로는 썩 만족스럽지는 못한 수준.

쉐다곤파고다도 봤겠다 마지막날 양곤에서의 시간도 충분하겠다 버스 시간까지 에어 만달레이 가서 비행기표 컨펌하고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코스대로 양곤 시내 워킹 투어를 하기로 함. 에어 만달레이는 만달레이에서 껄로우 갈때 국내선을 예매했는데 인터넷으로 에약이 완료되는게 아니라 최소 하루전에 사무실에서 직접 결제를 해야되는 시스템이어서 양곤 사무실로 결제를 하러 사무실을 찾아가는데 원래 있어야할 자리에 깨진 간판만 덩그러니 있다. 아니 사무실을 이전했으면 홈페이지에 주소를 바꿔놔야 할거 아냐...-_-;;; 그래서 그때부터 사무실을 찾기 위해 정말 개고생을 함 ㅠㅠ 그래도 항공사 사무실인데 나름 좀 중심가에 있겠지 쉽게 찾을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ㅠㅠ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 겨우 겨우 찾아갔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찾아간게 용하다. 그래도 찾아간 사무실은 시원하고 직원들은 상냥하더군

항공권을 결제하고는 택시를 타고 보족시장으로 향함. 여기도 양곤하면 빠지지 않는 관광장소인데 주로 공예품들과 장신구류를 팔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관심은 가지 않았음. 대신 예쁜 티셔츠를 단돈 3,000원에 팔길래 티셔츠를 하나 사고 근처의 슐레파고다를 보러감. 슐레 파고다는 양곤 중심지에 있는 탑인데 오전에 본 쉐다곤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아담하고 예뻐서 좋았다. 슐레 파고다 근처의 영국 식민시대 건물들과 그 앞의 공원에서 현지인들과 섞여 더위를 피해 좀 쉬다가 호텔바에가서 3$나 하던 비싼 맥주도 한병 마시고 숙소로 돌아옴

바간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아웅 밍갈라 터미널은 택시로 7,000 이나 한다. 버스가 있긴한데 사람도 너무 많고 일부 버스는 트럭을 개조해서 짐칸을 승객석으로 이용해서 차마 이용항 엄두가 안나서 주로 택시를 탔는데 혼자서 다니는 여행객은 역시 택시비가 너무 부담돼 ㅠㅠ 터미널에 도착하니 정류장은 허접한데 버스는 우리나라 우등고속 수준으로 훌륭하다. 터미널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바간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음

쉐다곤 파고다의 위엄 넘치는 모습





쉐다곤 파고다에는 태어난 요일마다 불상이 있어서 미얀마 사람들이 자기가 태어난 요일의 부처 앞에서 참배하고 꽃을 바치고 물로 씻겨주고 한다. 나도 일요일 부처 앞에서 소원을 빌어봄 ^^



카메라를 두려워 않는 얼짱 고양이 ㅋ


보족 시장은 뭐 장신구랑 기념품밖에 없어서 크게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영국 식민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서양식 건물들





5/1 교토

한국도 오늘은 노동절이라 다들 쉬고 있겠구나. 날씨가 좋았다면 모두들 여기저기 야외로 놀러들 갔겠지. ^^
오늘은 교토로 이동하는날. 오사카와 나라는 비록 12년 전이지만 한번 와본적이 있었던데 반해 교토는 난생 처음 방문이라 좀 설렌다.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던 도시라서 자식들을 데리고 여러차레 방문 했다지 ^^ 일본 천년의 수도 교토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숙소가 있던 JR 신이마미야역에서 오사카역으로 이동해서 교토선을 타고 드디어 출발. 여행전에 가져온 책중 필립 K 딕의 장편소설 '화성의 타임슬립'을 완독해서 오늘은 런던 디자인 뮤지엄 관장 데얀 수직이 쓴 '사물의 언어'를 읽으면서 옴. 모든 물건이 일상품화 되고 결핍이 없어진 풍요의 시대, 자본가들은 어떻게 소비를 창조해 내는지, 예전에 그 역할이 광고와 홍보였다면 이제는 디자인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책인데 초반 조금만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여행중에 다 읽을 수 있기를 ^^ 이 책 말고 교토 여행 경험이 있던 선배 소개를 받아 '교토 천년의 도시'라는 교토 관련 책도 한권 샀는데 이건 정말 대실망! 가이드북으로써  쓰는 용도를 기대한 건 아니고 교토의 역사와 이야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교토의 명승지를 가면 도움이 되겠거니 했는데 - 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하는 이집트 여행이나 스페인 내전과 같은 책처럼 - 글발이 없어서 재미도 없고, 깊이도 없고 무슨 블로거가 그냥 관광지 정보 모아서 책으로 낸 수준이라 대 실망. 딱 하나 이런 허접한 책에 19,000원이라는 가격을 붙인 출판사의 배포는 높이 살만 ㅠ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종점인 교토.

짐을 코인 라커에 두고 근처 구경을 하고 체크인을 할까 하다가 체크인 시간을 보니 보통 다른 숙소가 3시인데 여기는 1시로 무척 빠르다. 배도 고프고 해서 점심먹고 체크인 하고 여정을 시작하기로 함. 마츠야에서 규동하나 먹고 숙소를 찾아가는데 지하철 역에서 좀 멀다. ㅠㅠ - 어떻게 여기를 거점으로 다니나 싶었는데 다행히 숙소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이후에는 그거 타고 다녔음 - 아이폰 지도를 사용해서 겨우 숙소로 찾아왔는데 세상에 아이폰이 못하는게 뭔지 ㅎㅎ Weekly mansion 이라는 곳에 묵었는데 호텔은 아니고 민박도 아니고 건물 하나를 그냥 장기- 단기로 빌려주는 숙소 같았다. 마침 내가 여행 온 시기가 일본도 일주일 스트레이트로 쉬는 골든 위크라 다른 숙소가 없어서 booking.com에서 남은거 예약해서 왔는데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럭 저럭 다른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이랑 비슷한 수준에 취사도구가 있어서 좀 좋았음. 숙소에서는 인포메이션이 없어서 체크인 어떻게 하냐고 전화했더니 방에서 기다리면 직접 방으로 오더군 ㅎㅎ

교토에서 처음으로 들린 곳은 Uji 지역의 뵤도인.

뵤도인은 1,000년도 넘은 목조 건물로 유명하고 근처의 우지가미 신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며 녹차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교토 시내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 짧은 시간에 교토를 보고 가는 관광객은 잘 안보는 곳이라고.

JR 나라선을 타고 Uji 역에서 내려 관광안내 센터에서 지도를 달라고 하니 친절하게 관광 루트까지 알려준다. ^^ 알려준데로 루트를 따로 걷는 우지의 골목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무척이나 정겹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맘에 들었던 골목의 모습인듯 싶어서 좋았음 ^^
10분쯤 걸어 뵤도인에 들어가니 자갈로 된 산책길과 옆에 심어진 나무와 꽃들이 무척이나 포근하다. 포근한 산책길을 따라 본 봉황당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왔는데 일본의 10엔 동전에도 들어 있는 봉황당을 보고 있자니 역사나 건축 이런거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재 한번 없이 거의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게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뵤도인 경내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는 지붕에 있는 봉황조각의 원본과 (이 조각은 1,000엔 지폐인가에 들어 있다고 함) 뵤도인에서 발굴된 여러가지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구름 위의 부처들을 형상화한 조각품이 제일로 기억에 남는다.

뵤도인을 나와서는 우지 공원에서 캔맥주 한잔 하면서 지친 다리를 쉼. 공원에서 바라보는 우지의 전경이 참 아름답다. 푸르른 숲이 참 좋은데 가을에 오면 불타는 듯한 절경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나중에 기회 되면 또 와야지..그다음에 간 우지신사와 우지가모 신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다는데 규모가 참으로 소박하다.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본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은 다 규모가 엄청나던데 여기는 두채의 건물과 3개의 조그마한 신사가 전부 ^^ 뭐 규모는 작았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어 좋았음

이제 다시 교토로 돌아올 시간... 교토로 돌아오는 시간도 아까워서 ^^ 중간에 오는 길에 내려 붉은색 도리이들이 열주를 이루는 후지이 미나리 타이샤를 들르기로 함.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이나리 역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신사가 보인다. 굉장히 큰 도리이가 앞에 있는데 우지가미 신사에서도 그랬지만 도리이를 통과하면 웬지 신성한 곳으로 입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ㅎ
후지이 미나리는 그 도리이가 수천개가 늘어서 있는데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 하나씩 세우던게 그렇게 많아진거라고... 돈에 따라 크기가 다른데 뒷편에 쓰인 문구를 보니 대부분 무슨 회사들에서 회사의 번창을 빌며 세운듯 싶었다.

일본의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 방식은 조금은 독특했는데 신사 앞에 방울이 끈에 매달려 있으면 한번 흔들어서 방울을 울린 뒤에 합장을 하고 절을 두번하고 - 그 다음이 중요한데 - 박수를 짝! 짝! 두번치고 다시 절을 한다.
아저씨들은 '앗! 깜짝이야' 싶을 정도로 박력있게 짝! 짝! 치기도 하고 아주머니들은 다소곳이 조용히 치기도 하는데 조용한 경내에 경쾌한 박수소리가 퍼지면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본인을 위해 소망을 비는 구나 싶어서 마음이 따듯해진다. - 설마 불법적인 일을 빌지는 않았겠지 ㅎ - 나도 따라서 박수 두번 치고 이번에도 00 하게 해주세요 마음 깊이 소원함 ^^

인터넷에서 뽑아온 자료에는 근처에 서민적인 이자까야가 많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보이질 않아 교토역으로 와서 덴뿌라 정식과 시원한 생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옴. 이자까야 같은데서 한잔할까 싶어 주변을 찾아봤는데 교토는 찾기가 어려워 숙소에서 음악 들으며 하루를 정리...



교토에서 묵었던 숙소. 저 우산은 비와서 샀는데 요긴하게 쓰고 두고 옴 ㅎ



동전에 담긴 모습을 함께 담아봄 ㅎ





단풍드는 가을엔 더 멋질것 같은 울창한 숲




우지 신사



우지가모 신사에 있는 본당. 아마 일본 국보로 지정되 있을 듯



녹차의 고장이라니 녹차 아이스크림도 한번 먹어보고






4/30

"여행은 낯선 것의 동경와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여행지에서는 고독한 자신과 대면함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아침에 정말 말 그대로 겨우 일어났다. 어제 일기 예보에 비소식이 있어 새벽에 한번 깨서 빗소리가 들리나 한번 들어보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가 알람 소리도 못듣고 겨우 일어났음

오늘은 나라에 가는 날. 오사카를 벗어나기 때문에 조금 일찍 나가려고 부지런을 떨어 8시경에 숙소를 나옴. 오늘도 오사카의 중심 남바에 가서 거기서 나라로 가는 지하철을 탐. 휴일이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지하철은 텅비어 있는데 음악 들으며 책 좀 읽다 보니 금새 나라역에 도착. 비는 안오는데 하늘이 잔뜩 흐린게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아 못내 아쉽다. 그래도 비 안오고 덥지 않은거에 만족하고 걸어감.

나라는 나라 공원과 도다이지 호류지 등이 유명한데 먼저 나라 공원을 보러감. 이틀간 오사카의 번잡하고 정신없는데에 있다가 호젓한 나라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기분이 절로 차분해진다. ^^

나라를 대표하는 것중의 하나가 사람을 겁내지 않는 사슴인데 사슴을 주려고 사슴센베도 하나 사감. 가는 길에 사슴에게 한번 줘 보는데 이건 뭐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귀여운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사슴이 무섭게 달려드는데 무서워서 "드...드리겠습니다 ㅠㅠ" 하는 분위기...

나라 공원에 가기 전에 오래된 신사에 들려서 신사 구경도 하고 일본사람들 소원 빌때 나도 옆에서 "__ 하게 해주세요" 소원도 하나 빌고 산길을 따라 내려와 나라 공원과 도다이지로 둘러봄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근처에 딱히 먹을곳도 없고 해서 나라공원앞 가게에서 주먹밥과 맥주를 사서 나라공원에서 점심을 해결. 캔맥주는 220엔짜리를 400엔에 파네 ㅠㅠ 주먹밥도 비싸고 그래도 근처에 살곳이 없어서 그냥 사서 먹기로 함. 넓은 잔디밭에 사람과 아이들이 같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점심을 먹으니 소풍이라도 나온듯이 기분이 유쾌하다. 주로 가족단위로 소풍객들이 돗자리 펴고 깔깔거리며 점심을 먹는 것을 보니 좀 많이 부러웠다. ㅠㅠ 나도 저러고 싶다. 흑


나라공원을 나와 다음으로 간곳은 호류지. 사실 호류지는 뭐하는 데인지도 모르는데 그냥 가봤음. 조그마한 상점들이 밀집한 골목을 지나 JR 나라역까지 이동하여 호류지까지 가는 전철을 탐. 원래 다시 나라로 돌아와서 다른 곳도 가볼까 했는데 호류지에서 숙소로 가는 차편이 있어 그냥 호류지까지만 보기로 함.

아 그런데 호류지까지 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프다. ㅠㅠ 이틀간 무리하고 강행군한게 몸에 무리가 간 모양.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다니려고 했는데 의욕에 차서 너무 걸어 다닌 듯..ㅠㅠ 호류지 앞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한참을 쉬다가 호류지는 쉬엄쉬엄 관람. 그래도 별 기대 안했는데 탑과 본당이 참 아름다웠다. 일본 특유의 과장하지 않고 절제된 건축미가 잘 느껴지는 듯 싶었음.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다니다 다시 역으로 돌아오려니 이제는 비가 주르륵 오기 시작한다. ㅠㅠ 다리도 아프고 우산도 없고 어떻게 하나 싶은데 주변을 보니 다행히 역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0분쯤 기다려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서 다시 남바역으로 귀환


남바역에 도착해서는 회전 초밥집에서 스시로 저녁을 먹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함. 피곤하지만 그래도 맥주 한잔 생각이 더나서 ^^; 돈키호테에서 세일하는 맥주를 사서 안주거리가 뭐 없나 싶어서 백화점 식품부를 구경하러 감.

헉..세상에 오사카 와서 그 식도락 규모와 종류의 다양함에 놀랐지만 백화점 식품부의 규모도 정말 놀라왔다. 온갖 고기류 - 생고기, 햄, 소시지 - 어류와 어란. 그리고 이름도 모를 수많은 야채류와 과일 튀김, 절임과 무침 거기에 과자, 떡, 케잌, 차, 커피 등등, 그것도 모자라 온갖 종류의 술과 소스와 향신료들이라니. 아니 일본 사람들은 정말 먹는거에 목숨 걸었나 싶을 정도 ㅎ

구경만 해도 너무 재미있고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특가에 판매하는 참치회 한덩이 사서 숙소로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궜다가 또 하루를 정리....




이렇게 귀여운 사슴이 먹을거를 보면 돌변..;;



나라 공원의 도다이지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고..






일본 음식 다 좋아하지만 당고는 참 맛을 들일수가 없었다. 달콤한 맛을 기대했는데 짠맛이...;;






호류지






참치회와 하몽으로 하루를 마무리...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면 정해진 노선의 지하철 이외에도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데 도톰보리 강을 조그마한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도톰보리 크루즈도 포함되어 있어서 우메다로 가기 전에 한번 타보기로 함.

어제 많이 걸어다녀 익숙해진 골목을 지나 크루즈에 승선.. 뭐 도톰보리를 지나는 강 자체가 강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좁기도 하고 다리들도 뭐 그다지 미적으로 잘만든게 아니어서 20분 정도 배를 타고 가는 동안 강바람에 시원하기는 했는데 볼건 거의 없었다. 설명할 것도 거의 없는거 같은데 그래도 20분간 배 앞에서 이것 저것 시끄럽게 설명하는 여자분 가이드가 더 웃겼음 ㅋ

저녁은 오사카의 또다른 명물인 쿠시카츠를 먹기로 함. 어제 봐두었던 쿠시카츠 전문점에 갔는데 오후 4시인데도 자리가 없어서 두어 테이블 정도 자리나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갈수 있었고 자리 잡은 이후에도 계속 줄을 서는 걸로 봐서 맛집은 맞는 모양. 소고기, 아스파라거스, 메추리알, 닭꼬치등 온갖것을 튀겨서 주는 곳인데...흠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지 좀 의문이 들었음.

배도 부르고 해서 다음으로 간 곳은 또하나의 번화가 우메다

우메다 역에서 내리니 여기도 남바역 못잖게 복잡하다. 우와... 오사카는 정말 번잡하고 활기찬 도시구나 ^^ 우메다의 상가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도 대부분 음식점들인데 정말로 일본 사람들 먹는거 좋아하다 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음. 다 먹어보고 싶구나 ㅎㅎ

쇼핑몰을 지나 요도바시 카메라점을 보러감. 우리나라로 치면 테크노마트쯤 되려나 온갖 가전 제품들과 패션상품, 취미상품들을 파는 곳인데 거기 가보니 일본 전자 산업의 현실이 어딘지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예전에 일본 사람이라면 자부심을 가졌을 최신의 전자제품들은 애플에 밀려 힘을 잃은게 - 애플제품과 악세서리 용품을 파는 곳의 면적이 젤 넓고 좋은 곳이더군 -  한눈에 보일 정도... 대신에 좀 매니악한 부분 - 악기, 게임, 게임기, 고급 카메라, 캐릭터 이런게 남아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걸 보니 혹시 그래서 전자 제품이 경쟁력을 잃은건 아닐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즉 사용자 중심의 소모품으로 전자 제품이 변하는 시기에 일본은 계속 기능 중심의 매니악한 방향으로 전자 제품을 발전시킨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다가 ^^ 오사카의 야경이 보이는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감. - 여기도 오사카 주유패스로 입장 가능 - 오사카의 로맨틱한 야경을 즐기는 커플들 틈을 헤집고 야경을 찍고 나니 이제 정말 피곤하다. 한곳만 더 가보자 해서 HEP5라는 쇼핑몰의 관람차까지만 더 가보고 - 여기도 공짜 ㅎㅎ- 근처에 이자까야라도 가볼까 하다 피곤해서 남바의 유명 만두집인 호라이 부타방과 맥주 한잔 사서 숙소로 돌아옴



덴포잔 관람차에서 본 가이유칸과 오사카항



음악 들으면서 맥주 한잔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여행자를 달래주는 재즈 음악



일본하면 역시 나마비루..ㅠㅠ



이게 쿠시카츠. 오사카는 야키도리보다 이게 훨씬 많더군




요도바시 카메라의 프라모델 전문점. 예전에 건프라 좋아했었는데 프라모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이 휙휙 돌아갈듯 ^^







이렇게 하루를 정리...



2011.09.14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2주가 후딱 가버렸다
지나온 여행길이 벌써부터 꿈만같다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에 시간이 조금 있어서 쟈그레브에서 제일 유명한 박물관인 Mimara 박물관을 가기로 함
어제 박물관 입장료와 공항버스 요금만 남기고 환전한 크로아티아 돈을 다 써버려서 수중에는 딱 70kn (14,000원) 만 있는 상황
개장전까지 박물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10시 개장 시간에 맞추어 입장함. 그런데 론리플래닛에는 입장료가 30kn 였는데 실제로는 40kn를 받는다.
뭔 물가 인상이 이리 빨라..;;

쟈그레브 출신의 유명인의 개인 소장품을 기증받아 만든 박물관이라는데 그다지 대단한 작품은 별로 없고 다양한 소품들과 중세 성화들 그리고 르네상스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조금 있는 정도
꼭 가봐야 한다는 가이드북의 설명은 좀 오바였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작품을 보고 숙소로 돌아옴

이제 정말로 공항으로 떠날 시간
트램을 잡아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앗 갑자기 티켓 검사를 하는게 아닌가..- 첨엔 티켓을 샀는데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티켓을 넣는 곳도 없고 해서 티켓이 필요 없나보다 하고 그냥 그 티켓을 지갑에 넣어두고 그냥 탔었음..; - 여기서 표를 사면 10kn 내고 나면 버스비가 부족한데 어쩌나 - ATM기가 있긴 한데 인출은 100kn 단위로만 되어서 필요 없는 상황..- 걱정하면서 혹시 몰라 지난번 티켓을 보여주니 그 티켓을 입구에 설치된 기계에 넣었다 빼면서 다음에는 저기에 꼭 확인을 받으란다..
휴 다행이다 싶어서 "네" 그러긴 했지만 언제 다시 이 트램을 타게 될지 ^^

터미널에 내리니 공항버스가 막 출발 직전이다 가진 크로아티아 돈을 모두 털어 티켓을 끊어 버스에 탑승
루프타한자 편으로 프랑크 프루트 공항을 거쳐 서울로...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을 위해 쟈그레브에 온 레알마드리드 전용기.. 호나우두도 저거 타고 왔겠네 ㅎㅎ



안녕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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