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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의 마지막 날. 전날 밤에 작게 코를 골았다고 해서 걱정스런 마음에 어제도 혹시 코 골았냐고 물어봤더니 보보는 깊이 잠들어서 못들었다는데 다른 일행이 작게 골았다고 알려준다. ㅠㅠ 코 곤다는 소리 전에 못들어봤는데 차고 건조해서 그런걸까? ㅠㅠ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뭐 아주 크게 골지는 않고 그냥 숨소리가 좀 큰 정도였다고 괜찮다고 해준다 ^^

아침을 먹고 면도도 못하고 머리도 못감은 채로 마지막 날의 트레킹을 시작. 어제 가이드에게 물어보기를 12시 쯤에 호수에 도착한다고 해서 곧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꽤 먼길을 걸어감. 나즈막한 구릉들이 역시나 아름다운데 1박 2일로 왔으면 좀 아쉬웠겟구나 싶다. 12시쯤 해서 트레킹은 끝나고 점심을 먹고 이제 헤어질 시간. 보트를 타고 숙소가 있는 냥쉐로 이동하는데 수면에 딱 붙어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이 멋졌다. 론리 플래닛의 표지로 사용된 인레 호수 특유의 폼으로 낚시를 하는 어부들도 보면서 한참을 보트를 타고 숙소가 있는 냥쉐에 도착

2박 3일간 가이드를 해줬던 굴쇼와 깔리아가 숙소까지 안내해줘서 숙소 앞에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이드를 한다던 굴쇼와 말할때 항상 웃음기가 떠나질 않았던 순박한 아가씨 깔리아 둘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길 ^^ 트레킹을 같이 했던 일행들과는 숙소에서 쉬다가 6시에 만나서 같이 맥주나 한잔하기로 하고 모두 숙소로 헤어짐. 

나는 카페에서도 추천한 아쿠아리우스 인이라는 곳을 예약했는데 꽤 유명한 곳인지 다른 일행들은 예약하고 싶었으나 예약을 못했다고 하고 트레킹중에 오가며 만난 다른 관광객들도 꽤 여러명이 체크인을 한다. 난 30$짜리 싱글룸이었는데 뭐 아주 훌륭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넓긴 했다. 이틀간 못한 샤워를 하면서 찌든 먼지를 씻어내고 나니 정말 개운하다 ㅎㅎ

씻고 나오니 4시쯤 됐는데 6시에 약속도 있고 해서 숙소에서 쉴까 하다가 그냥 나와서 냥쉐 동네를 돌아다님. 인레호수까지는 배타고 가거나 자전거로 한참 가야 해서 그냥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서 밀린 일기도 쓰고 책도 읽다가 약속장소로 가다보니 건물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린다.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건물은 체육관인데 사람들이 배구와 세팍타크로를 즐기고 있고 그 앞 운동장에서는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세팍타크로는 실제로 경기 하는 걸보니 무척 재미있더군 ㅎ 한참을 보다 보니 해도 져가고 어느덧 약속시간이 되어 약속장소에서 일행들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하러감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술과 저녁을 함께 시작해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2차 3차를 막 갔을텐데 프랑스인들은 바로 술먹으러 가서 가볍게 맥주 한두잔을 마시고 난 후에 저녁을 먹어서 좀 신기했음 ㅎ 나중에 물어보니 아페르티옹인가 하여간 애피타이저식으로 식전주부터 시작해서 저녁 먹고 클럽도 가고 하면서 밤새 술먹고 노는 경우가 많다고. 어쨌건 처음간 맥주집에서 미얀마 맥주 말고 ABC 스타우트라는 흑맥주를 먹었는데 정말 훌륭한 스타우트여서 놀랐음. 저녁으로는 야시장에서 갖가지 꼬치를 먹고 스포츠 - 역시 축구는 전세계 남자들의 공통의 주제 ㅎ- 각나라의 정치, 문화, 여행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짐. 여행을 길게는 못가봤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가본 경험이 있어서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프랑스 친구들도 나보고 프랑스 빼고 다 가봤다고 놀라서 재미있었다 ㅎㅎ

내일도 저녁에 보기로 약속하고 각자 헤어짐. 보보와 셀린은 숙소로 가고 조르디와 오드는 팬케익을 먹으러 가고 난 맥주가 좀더 먹고 싶어서 숙소앞 맥주집에서 좀전에 마셨던 ABC 스타우트와 꼬치 몇개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휴가가 이제 끝나가니 회사 생각이 자꾸만 나는구나..아 가기 싫어 ㅠㅠ 이번 여행은 참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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