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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카의 둘째날.
오늘은 쿠킹클래스를 들으러 감. 어제 60$를 페이팔로 결재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하면서 구글(구글 맵이랑 구글 검색, 구글 번역 없었으면 여행 어떻게 했을까. 아니 예전에 이런거 없을때는 도대체 어떻게 여행을 다닌거지?), 트립어드바이저(매번 여행때마다 론리 플래닛을 사는데 앞으로도 필요할까..), 우버, 페이팔, 부킹닷컴(뭐 사고도 좀 있었지만), 페이스북, 아이폰 등등의 서비스와 제품들을 주로 이용했는데 그러고 보면 미국이 참 대단하고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라는게 어찌보면 우물안 개구리구나 싶다. 하긴 중국보다 못한 인터넷 서비스도 많으니...

어쨌건 일찍 숙소를 나와 요리 강습이 있는 곳에 도착. 마침 앞에 청소중인 아주머니가 있어서 여기가 맞냐고 물어보니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한 사람은 오늘 가르쳐줄 쉐프이자 아들이라고. 조금 기다리니 수업을 진행할 Pinelo가 와서 같이 오늘 사용할 재료를 사러 시장을 보러 감.

지금까지 다녔던 시장들보다 규모가 훨씬 큰데 Pinelo의 설명을 들으면서 같이 구경도 하고 장도 보니 훨씬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나는 열대의 과일과 채소들도 사고 카카오를 갈아서 mole 소스로 만드는 곳도 구경하고, 어째서인지 한국말을 할줄 아시던 과일 가게 아저씨가 주시던 오렌지도 하나 얻어 먹고 - 오렌지 잘라 주시며 "먹어~ 먹어~" 그래서 웃겼음 ㅋ - 요리수업 장소로 돌아옴

수강생이 혼자이다 보니 설명도 자세히 해줘서 좋기는 한데 내가 직접 손질하고 하는 것보다 그런건 다 Pinelo가 하고 나는 그냥 옆에서 돕기만 하다보니 그건 좀 아쉽다. 특히 요리가 살사 소스 빼고는 너무 쉽다고 해야 하나 딱히 새롭게 배울게 없는 요리들도 있어서 - 과카몰레를 요리라고 하긴 좀 ㅎㅎ-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겁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요리는 살사소스와 (나초에 찍어먹는 용도가 아닌 밥이랑 고기에 소스처럼 뿌려먹는) 옥수수 스프, 과카몰레, 멕시코식 밥 이렇게 4가지를 만들었는데 살사소스는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고 Molcajete라는 멕시코 절구도 필요해서 집에서 과연 해볼수나 있을까 싶다. 하긴 가능하다고 해도 첨보는 고추, 고수, 토마티요, 신선한 아보카도등 멕시코스러운 재료는 어디서 구하나. 요리가 끝나고 Pinelo와 오늘 만든 요리를 와인을 곁들여 즐겁게 나누어 먹고 다시 소칼로로 돌아옴

어제 가려다 못간 와하카 민속 박물관을 가는데 날도 너무 덥고 점심때 먹은 와인 취기도 오르고 해서 돌아다니기가 힘들다 ㅠㅠ 의자에 앉아서 쉬면 꾸벅꾸벅 잠도 오고 ㅠㅠ 와하카 민속 박물관은 와하카 지역과 몬테알반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유적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인데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고 옆에 Museo de filatelia를 가봄.

이곳은 커다란 박물관은 아니고 크지 않은 공간에 전세계에서 수집한 우표와 프리다칼로가 주치의에게 쓴 친필 편지를 전시해 둔 곳. 우표 수집을 취미로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귀한 수집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프리다칼로의 손편지를 보는건 참 좋았다. 내용은 모르지만 정갈하게 써내려간 편지를 보며 카카오톡과 메신저의 시대, 바로 답장이 없으면 모욕으로 느껴지는 요즈음, 우표와 손편지가 사라져 가는데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참 정성스레 고쳐가며 편지를 쓰고 며칠만에 상대에게 보내지고 - 받았는지 확인도 안된다. - 다시 며칠이 걸려 회신을 받고 했을테지. 메시지에 담긴 그 시간때문에 서로에게 주고 받는 메시지들이 더 귀하고 오래 갔을테지..

두개의 박물관을 보고 나니 몸이 쓰러질듯 힘들다 ㅠㅠ 숙소가서 낮잠을 좀 자기로 하고 숙소에서 좀 씻고 잠시 쉬다 나오니 그나마 살 것 같다. 해질녘이 되니 소칼로는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고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재즈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여행의 끝을 향해 감...

신호등이 너무 귀엽다 ㅎㅎ



양파 1kg에 7페소 (500원)



고추도 정말 그 종류가 다양하다. 



요리를 시작해 봅시다~



이게 요리 수업의 결과 ㅎㅎ



프리다칼로의 편지


맛있었던 생선 요리


재즈 음악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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