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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도시인 과달라하라로 이동하는 날.
아침에 짐을 챙겨 정류장으로 와서 어리버리 하고 있으니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능숙한 영어로 도와줘서 큰 어려움 없이 터미널에 도착. 고맙기도 하시지 ^^.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하니 첫 버스가 8시 40분이다. 여기 올때도 그러더니 멕시코 첫 차 시간은 다 비슷한가?  

터미널에서 파는 맛없는 아침을 먹으면서 기다리다 좋은 버스를 타고 편하게 과달라하라로 이동. 음악 들으며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황량한 풍경을 보니 자유롭게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좋았다. 책도 읽고 하다보니 어느덧 과달라하라. 론리플래닛에서 알려준데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니 다행히 예약한 숙소 근처에 버스도 내려줘서 쉽게 체크인. 

멕시코 시티와 과나후아토는 기온은 높아도 고원지대라 그런지 선선하고 다니기 괜찮았는데 과달라하라는 남쪽에 있어서 그런지 그야말로 숨이 턱턱막히는 더위이다. 너무 더워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해서 그냥 세븐일레븐 가서 도넛이랑 콜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시내 구경을 하러감

제일 먼저 간곳은 Hopital Cavanas로 1700년경에 지어진 병원 건물로 현재는 오로스코의 벽화를 포함한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무더위를 뚫고 도착한 건물의 단층으로 된 넓다란 건물인데 웅장하진 않지만 단정하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예전 병원들은 참 아름다웠구만 ㅎ 건물 내부도 구경하고 초대전도 관람하다보니 유명한 오로스코의 벽화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오로스코는 디에고 리베라, 시퀘이로스와 함게 멕시코 벽화 운동을 대표하는 화가인데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 부드럽고 리얼리즘에 가깝다면 오로스코의 작품은 보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멕시코 시티의 Bellas de artes에서도 독특한 느낌의 벽화가 인상적이었는데 이곳의 벽화도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아치와 중앙의 돔에 그려진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Man of Fire 가 참 마음에 들었다. 

다른 전시회도 둘러 보다가 나와서 과달라하라의 역사 거리를 걸어 성당, 극장등의 예쁜 건물들을 차례 차례 지나쳐옴. 멕시코시티처럼 왁자하게 붐비고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군데 군데 보석처럼 자리잡고 있는 예쁜 건축물들이 마음에 든다. 

점심을 건너뛰다시피해서 슬슬 배가 고파온다. 저녁은 과달라하라의 고급스러운 번화가라는 차풀테펙 거리에서 먹기로 함. 한참을 걸어가 목적지에 도착하니 과연 대로 중앙에 공원도 예쁘고 대로 양옆으로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도 많이 보인다. 뭐 먹을까 하다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아서 스테이크를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맥주라도 근처 바에서 한잔 할까 하다가 배가 너무 불러서 그냥 숙소로 돌아오는데 과달라하라 대학 앞에서 야외 공연이 한창이다. 아마 이 공연도 대학생들이 하는 공연 같은데 과나후아토에서도 그러더니 멕시코 대학은 다 이런걸 하나?

어쨌건 해도 져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 좋은 저녁에 멋진 성당 앞에서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과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들 틈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기분이 참 좋다. 다행히 음악도 과나후아토에서 듣던 것 보다 낫구만 ㅎㅎ
공연을 한참 보다가 시간도 늦고 해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이번엔 Daft Punk의  Get Lucky를 멕시코 풍으로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바에서 라이브로 밴드가 연주하고 잇다.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맥주 두병 시켜 (한병에 천원이어서 한병만 시키기 미안해서 두병을 시킴. 아니 저래도 남는걸까?) 경쾌하지만 왠지 우수가 깃든 음악을 듣다가 느즈막히 숙소로 돌아옴. 

과달라하라의 첫인상은 멕시코시티의 번잡함이 생각나서 별로였는데 좋은 곳이구만 ㅎㅎ








이런 의자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만들었을까?


멕시코 혁명 전쟁중의 두 대통령 마데로와 카렌사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과달라하라 대학 앞에서 공연도 보고


라이브 음악으로 하루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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