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태풍때문에 참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이네.
원래 계획은 조몬스기까지 왕복 10시간 코스를 다녀오기로 했는데 길이 막혀서 원래는 다음날 다녀오려고 했던 시부타니 운스케 코스를 다녀옴. 숙소에서 혹시 스쿠터를 빌릴 수 있나 했는데 여기서도 국제 면허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그냥 버스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 30분쯤 버스를 타고 가니 매표소.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등산로에 입장. 산에 들어서니 태풍때문에 일정 어긋나서 생긴 스트레스와 짜증들이 확 사라진다. 맑은 공기 아래 푸른 이끼로 덮인 거대한 나무들과 돌들 그리고 맑은 계곡 물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정말로 원령공주의 작은 혼령들이 금방이라도 나타나 나를 숲속 깊은 어딘가로 데리고 갈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시간이 켜켜이 쌓인 깊은 숲의 풍경은 마치 현대의 일본 어디인가가 아니라 마치 고대의 숲을 탐험하는 모험가가 된 느낌이어서 좋았다. 풍경에 취해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면서 한참을 가다보니 배가 고파온다. 준비해간 도시락과 맥주 그리고 면세점에서 사온 와인까지 한잔 하니 정말 오기 잘했다 싶다. 이 좋은 산이 한번에 모든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구나 라는 생각에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오도록 하자. 다음번에 오면 캠핑 장비 들고와서 산장에서 밥 해먹고 산장에서 - 전기도 안들어오고 관리자도 없어서 무서워 보였지만 - 자보는 것도 좋을 듯 ^^
등산 코스를 마치고 돌아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조몬스기 등산로까지 가는 버스표를 환불하려고 하니 내일은 등산로가 오픈 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마음이 아프다. 혹시 새벽에 등산하고 4시배를 탈 수 있을까 계산해보니 아무리해도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고 대신 아침 첫배로 배시간을 다시 바꾸고 동네 백수처럼 야쿠시마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마주치는 고양이하고도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옴. 여행초에 반달이었는데 이제 만월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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