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아이고 힘든 하루...-_-;;
내일은 가고시마로 일찍 가야해서 아침부터 부지런히 후쿠오카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기로 함. 8시 반에 숙소를 나와 가고시마 왕복을 위해 JR Pass 5일권을 구매. 가고시마 왕복 기차표만 사면 왕복 20,000엔쯤 되는데 JR Pass 5일권은 17,000엔쯤 되서 패스를 구매했는데 패스만 있으면 5일동안 신간센을 비롯한 JR 라인을 무제한 탈수 있다는데 좀 아쉽긴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패스로 규슈 구석 구석 돌아 다녀도 재미있을 듯 하다. 

후쿠오카에는 맛집이 많은데 하루에 3끼만 먹을 수 있는게 너무 아쉽다. 그래서 아침은 최대한 간단히 커피와 페스트리로 때우고 점심을 일찍 먹고 저녁을 두번 ^^;; 먹기로 함. 오늘의 계획은 캐널시티와 오호리 공원 마리오나 시티 아울렛, 후쿠오카 타워와 덴진을 돌아보면서 “규슈를 먹다”에 나온 맛집들을 들리는 계획. 다행히 맑은 날씨에 아주 덥지도 않은 좋은 날씨.

JR 하카타역에서 캐널시티로 가는 길은 정말 조용하고 깨끗하다. 이러한 조용함과 깨끗함은 후쿠오카와 규슈 전지역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사람들도 왠지 조용조용 대화하는 것 같고 차들은 경적 한번 울리지 않고 번화가를 다녀도 가게 밖까지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음악소리도 듣기 힘들었다. 거리를 걷다보면 자전거 소리와 새소리만 가끔 들리고 버스를 타면 정차시에 시동까지 꺼져서 그야말로 고요한게 참 신기하다 ㅎㅎ. 거기다 거리는 어찌나 깨끗한지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 그렇다고 도시가 아주 활기 없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번화가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이곳 저곳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야타이에서의 격의 없는 분위기를 보면 뭐랄까 적당히 활기 넘치면서도 속도에 쫓기지 않는 여유가 느껴져서 좋았다. 

캐널시티는 쇼핑몰 한가운데 조그마한 수로가 있는 멋진 디자인의 쇼핑몰인데 여기저기 할로윈 장식이 되어 있다. 할로윈은 한달가량 남아 있는데 벌써 할로윈 분위기라니 일본에서는 할로윈을 크게 기념(?)하는지 신기했다. 쇼핑몰에 다양한 샵들이 있는데 뭐 아저씨 눈에는 다른건 모르겠고 아웃도어 매장이 눈에 쏙 들어오는데 정말 탐나는 제품들이 한가득이다. 특히 최근에 시작한 캠핑 용품은 뭐 그리 싸고 좋은 제품들이 많은지. 우리나라보다 보통 2~30%는 저렴한듯 싶다. 

점심은 후쿠오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우동 타이라를 찾아감. 11시에 오픈하는 줄 알고 11시에 맞추어 갔는데 아직 문을 안열고 대신 4명이 앞에 줄을 서 있다. 뭐 어디 다녀오기도 애매하고 해서 나도 그 뒤로 줄을 섬.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11시 반이 오픈시간. 근데 일찍 오기 잘한게 11시 반이 되어 가게가 오픈하니 오픈 순간 기다린 사람들로 가게가 꽉 차버린다. ㅎ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탁자 앞 주방에서는 머리가 하얗게 쇠신 초로의 주인 아저씨가 열심히 면을 뽑고 삶고 찬물에 헹구고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육수를 만들고 고명을 올리고 아주 분주하신데 그 과정이 조금 과장하자면 정말 무슨 장인의 품격이 느껴지는 듯하다. 인터넷으로 보니 고보우 우동이 맛있다고 해서 그걸 시켰는데 (에비 고보우 우동을 시켰어야 하는데 아쉬움 ^^;;) 맛은 가게 분위기보다 더욱 놀라운 수준. 면발은 정말 쫄깃하고 육수는 강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면의 맛을 살릴 정도로 감칠맛이 나고 튀김은 바삭한 것이 과연 후쿠오카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을 만하다 싶다. 몇그릇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해서 나오면서 계산하니 고작 430엔의 가격에 또 놀란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인스턴트 우동 면에 스프로 맛을 낸 우동 얼마 받는지 생각하면 이런 음식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배도 부르겠다 고급 백화점이라는 다이마루 백화점 구경 잠깐 하고 산책겸 오호리 공원으로 감. 넓은 호수가 잇는 공원인데 호수 바라보며 맥주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은데 공원 근처에는 그 많던 편의점이 없어서 그냥 쉬엄쉬엄 공원을 산책함. 중간에 아기자기 귀여운 일본식 정원도 구경하고 아카사카역까지 걸어가서 근처의 본타나카라는 유명 커리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함. 본타나카는 8년 카리로 유명한 곳인데 8년간 연구하고 그런 건가 했더니 타나카라는 후쿠오카 시내의 고급 이자까야에서 8년간 식사 메뉴로 인기 있었던 커리만 따로 분리해서 파는 곳이라고. 좌석이 전부해서 15개 밖에 없는 조그마한 음식점이었는데 커리는 정말 맛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맛볼 수 있는 인도식이나 일본 프랜차이즈 커리와는 다른 소고기 풍미가 가득한 커리 맛이 인상적이었다. 

큰 규모의 아울렛이라는 마리오나 시티 구경 잠깐 하고 거기서 무료로 대관람차도 한번 타고 후쿠오카타워 앞에서 바다 보면서 맥주도 한잔하고 나니 슬슬 체력이 바닥을 보인다. 너무 많이 걸어다닌 듯 ㅠㅠ 오늘 여행의 마지막은 다시 텐진으로 가서 애플 스토어 구경하고 유명한 잇푸도 라면 먹어보기. 애플 스토어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발매 전인 아이폰 6와 6플러스를 처음으로 볼 수 있었는데 6플러스는 좀 큰듯했고 6는 얇은 두께 덕에 부담스럽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게 맘에 들었다. 나야 아직 약정도 남고 했으니 내년에 6s 나오면 그때나 생각해 봐야지. 그때도 엔화가 약세면 일본와서 공기계 사가서 한국에서 저가 요금제로 가입하고 싶다. 

일본라멘 하면 처음 십수년전에 오사카 가서 금룡 라멘이 유명하다고 해서 처음 먹어보고 느끼한게 별로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한국에도 직접 육슈를 내서 생면을 담아 주는 일본식 라멘 전문점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차츰 입맛을 들였는데 그중에서 홍대 앞에 하카타분코가 유명하기도 했고 몇번 가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때 그 하카타가 바로 이곳이구나! 일본 라멘 대회에서 몇년간 우승하면서 일본 최고의 라면으로 손꼽힌다는 잇푸도 라멘 그 전설이 시작된 텐진의 본점을 방문해서 오리지널 돈코츠 라멘을 주문함. 맛은 뭐 ㅠㅠ 느끼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고소하고 담백한 국물 맛에 생면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게 뭐랄까 맘까지 따뜻해지는 맛이랄까 ㅠㅠ 하루에 세끼만 먹어야 한다는게 아쉽다 흑. 

라멘까지 먹고 나왔더니 이제 정말 쓰러질 듯 힘들다. 텐진 번화가를 조금 보다가 숙소로 귀환...힘든 하루였구만..

하카타 캐널시티 전경. 아웃도어 매장에서 침을 질질..ㅋ


우동 타이라의 주인 아저씨


진짜 맛있었던 우동 타이라의 우동. 담엔 에비 고보우 우동을 꼭 먹어봐야지




오호리 공원 전경


후쿠오카뿐 아니라 규슈쪽은 자전거 도로가 정말 너무 잘되어 있음


8년카리로 유명한 본타나카의 일본식 커리


마리노아 시티 아울렛의 대관람차. 일본 사람들 대관람차 진짜 좋아해 ㅎㅎ. 무료라 한번 타봤음


멀리 후쿠오카 타워와 야후오크 스타디움이 보인다.


애플 스토어에서 만져본 아이폰6와 6플러스


으 정말 맛있었던 잇푸도의 라멘


여기가 가장 유명한 일본 라멘집 잇푸도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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