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13
영어 단어 중에 serendipity 라는 단어가 있다. 우연히 발견한 행운 이런 뜻이라는데 예전에 동명의 영화를 본적도 있어서 - 영화는 정말 형편없었음 - 기억에 남는 단어인데 참 단어 뜻이 예쁜듯. 그런데 이 serendipity의 유래가 바로 스리랑카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한다. 아라비아 상인들이 인도와 아시아로 무역을 떠날때 우연히 발견한 스리랑카에 serendib 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게 바로 serendipty의 어원이 된것. 아라비아 상인들이 거센 파도에 지칠즈음 발견한 이 섬이 원하던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마음에 들었었던 것 같은데 나도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내 마음도 다르지 않을 듯 싶다.
그렇게 꿈만 같던 2주간이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집과 회사로 돌아갈 시간.
처음 공항에 내려 콜롬보에 어렵게 도착해서 정신 없고 덥고 혼란스러워 과연 오길 잘한건지 확신이 안서고 버스 타고 이동하면서 사람과 짐에 치이면서 귀청이 떨어질듯한 음악소리때문에 창문 열고 뛰어 내리고 도 싶었고 너무 조용한 곳에서는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비도 오고 기차는 지연되고 밤에는 외롭기도 했는데 그런 순간들이 모두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그 모든 순간들이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의 순간이었겠지.
콜롬보에서 만났던 스리랑카의 현재, 과거의 스리랑카를 보여주었던 담불라와 압도적인 숭고함을 느끼게 해준 시기리야, 꽃향기 가득한 참배식에서 느꼈던 평화로움. 내륙 고산 지대의 아름다운 열대의 풍경들 그리고 인도양의 푸른 바다와 뜨거운 태양. Galle의 정갈하고 우아했던 올드 시티,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 도중 스치듯 만났던 여행자들과 친절한 스리랑카 사람들까지 모두 오래 기억에 담아 두고 싶다.
오후에 기차로 콜롬보로 가기로 해서 짐을 호텔에 맡겨 두고 Galle의 나머지 부분들을 돌아 보기로 함. 어제 못가본 골목길을 구석 구석 다니니 옛날 건물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골목이 참 예쁘다. 지금도 멋진 카페, 게스트 하우스, 보석상, 학교등으로 사용중인데 그중에 멋진 카페 하나 골라서 들어가 과일 쥬스도 한잔 마시고 기차표를 끊으러 감.
역 매표소에 사람이 없어서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오니 표를 팔기는 하는데 좌석 번호도 안적힌 2등석 표를 준다. 가격은 고작 160루피. 캔디에서 하퓨탈레 갈때의 쾌적한 기차를 상상했는데 왠지 좀 불안하다. 론리플래닛에는 에어컨 버스도 있다는데 그걸 알아볼까 싶기도 하고 고민하다 그래도 버스보다 낫겠지 싶어 그냥 돌아감.
낮이 되니 다시 살인적인 더위가 찾아온다 이럴때는 역시 나무 그늘 찾아 시원한 맥주 한잔 하는게 최고 ㅎ 태양을 막아주는 큰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아 Galle와도 작별을 고함. 기차는 제시간에 오기는 했는데 흑..역시 생각처럼 좋은 기차가 아니다. 좌석은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인데 이미 다 차있다 제길..그럴거면 2등석 3등석은 왜 나눈거야 ㅠㅠ. 기차로 3시간 정도 거리인데 그나마 두시간쯤 지나니 자리가 나서 잽싸게 자리에 앉아 30분 정도 더 가니 익숙한 콜롬보 역에 도착
콜롬보 역에 내려 짐 보관함에 짐을 맡겨두고 마지막으로 제프리 바와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지금은 전시관 및 카페로 사용된다는 갤러리 카페를 보러 감. 걸어 갈 수 있을 거 같아 걸어가는데 -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뚝뚝 타고 갈걸 후회 ㅠㅠ- 생각보다 무지 멀다 흑.. 인도양의 석양을 구경하며 걸어서 결국 도착하고 나니 해가 다 지고 말았다. 건물과 인테리어가 너무 멋진데 조명이 어두워 아쉽다 한 낮에 열대의 태양아래 봤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그래도 로맨틱한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 여행중 제일 비싼 맥주를 먹었음, 세금과 봉사료가 추가되어 650루피정도 준듯 - 여행을 정리하는 건 좋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돈 많아 보이는 노인분들이 주로 자리를 차지하고 와인을 여러병 시켜서 마시던데 언젠가 나도 누군가와 같이 다시 오면 좋겠다 ^^
건너편에 스리랑카 정부가 운영하는 tea shop 이 있어서 선물을 알아보러 가봤더니 7시가 넘어서 문을 닫았다. 아니 뭐 이렇게 일찍 닫아 쩝.. 그래서 결국 근처 식당에서 마지막 스리랑카 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
사실 그러고 보면 공항에서 시내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그나라의 첫인상과 끝인상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다. 그 점에서 스리랑카는 정말 낙제점. 고가의 직행 버스라도 운행할만 할텐데 여지없이 만원에 불편한 일반 버스 아니면 택시와 뚝뚝이 전부이니. 버스 종점에서 뚝뚝으로 갈아타고 공항으로 오니 이제 진짜 집에 가는 구나 싶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많은 여행객들과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는 현지인들로 공항이 붐빈다. 특히 일본은 직항이 있어서 일본 여행객들은 꽤 많이 보인다.
이제 낼부터 다시 회사로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데 잘 적응할 수 있겠지. 금방 적응해서 언제 휴가 다녀왔냐 싶겠지만 시커멓게 탄 얼굴과 피부는 당분간 여행의 증표가 되어 주겠지. 돌아가서도 열심히 살아서 다음에도 또 다른 세계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되기를....
무슨 매스게임 연습중이던거 같던데 어설퍼서 웃겼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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