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5
6시반에 캔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5:30에 일어나 준비하고 숙소를 나섬.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 밤에 이야기할때 아침에 자기가 버스 타는거 도와 주겠다고 하더니 따로 운영하는 가게 문도 안열었다..-_-;;깨우기도 뭐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정류장 비슷한게 보여 거기 나와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버스 정류장이 맞다고. 거의 정확하게 버스가 도착해서 이번에는 짐칸에 배낭을 두고 버스를 탐.
그나저나 6시반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다들 어디 가는걸까? 3시간동안 덜컹거기는 버스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다보니 캔디에 도착. 여기서도 뚝뚝 기사들이 숱하게 달려든다. 무시하고 론리플래닛에서 본 숙소를 찾아감. 론리플래닛 지도가 정확하다고 해도 랜드마크도 없고 해서 찾아가기가 참 힘들다.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워낙 길들이 구불구불하고 해서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설명해줘도 알아듣기가 어렵다. 그래도 그렇지 도시에 큰 호수 하나 있는거 그거를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ㅠㅠ
겨우 겨우 숙소를 찾아 체크인을 함. 깨끗하기도 하고 특히 앞에 마당에 접한 방은 내 방밖에 없어서 더 맘에 들었음 . 잠깐 쉬다가 싱할족의 문화 수도 캔디의 관광을 시작. 캔디 참 이름이 예쁘다. 물론 Candy 가 아니라 Kandy 이지만 얼마나 사랑스러운 이름인가. 캔디는 부처의 치아를 모신 Sacred tooth temple이 제일 유명하고 스리랑카 현지인들에게는 성지라는데 거긴 내일 가보기로 하고,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하기도 하고 전날 만난 네덜란드 노부부가 멋지다고 추천했던 Botanic Garden을 보러 가기로 함.
일단 배가 고프니 근처 식당에서 라이스앤 커리와 로띠까지 하나 시켜먹고 있는데 거기 종업원이 떡하니 내 앞에 앉는다. 뭐지? 황당해서 쳐다보니 미국돈 가지고 있냐고 200$가 필요하단다. 정신이 좀 없는애인가 싶은데 그런거 같지는 않고 혹시 삥뜯는건가 싶은데 그것도 아닌거 같고 그냥 없다 은행가서 바꿔라 그러고 나옴.
Botanic Garden 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론리플래닛에 나온 번호의 버스는 없다. 여기저기 물어봐서 다른 번호의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스리랑카는 버스가 불편하긴 하지만 정말 정말 싼데 도시간을 이동하는 거라면 100~200루피 수준 (우리나라돈 천원 2천원)이고 도시내 이동이라면 몇백원 수준이다. 얼마 안되는 거리임에도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거의 혼미한 정신상태로 식물원에 도착
사실 큰 기대를 하고 갔는데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다. 온갖 진귀한 꽃들이 만발하고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그런 낙원과 같은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꽃은 없고 엄청나게 거대한 열대의 수목들이 많았다. 그래도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열대의 풍경들과 풍부한 태양과 비의 영향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간 기묘한 나무들의 모습은 이게 열대 우림의 모습이구나 싶어서 좋았다. 중간중간 아무데나 퍼져서 쉬고 있으면 아니 뭐 스리랑카 젊은이들의 연애 행각이 그리 눈에 많이 보인는지 원. 오늘 평일인데 뭣들 하는거야 싶다. 정말 다리를 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다 쌍쌍이서 염장질을...
식물원에서 인상적이었던게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식물원에 놀러나온 스리랑카의 꼬맹이들. 체육시간인지 뭔지 애들이 단체로 나온것 같은데 숨도 쉬기 어려운 더위에 왜들 그렇게 깔깔대며 뛰어다니는지 ㅎㅎ 보고 있자니 웃겨 죽겠다. 호기심 많은 몇명은 옆에 와서 이것저것 말도 걸고 이름은 왜 자꾸 물어봐 ㅎㅎ 하여간 애들 노는거 보니 덩달아 유쾌해졌다. 또하나는 스리랑카는 유엔인가에서 정한 세계 생물 다양성 지역중의 하나라는데 자연 환경이 그렇게 풍부한 곳에서 인공적으로 자연을 흉내내고 비료를 이용해서 식물을 다듬는게 좀 아이러니 했다. 동물원의 기원이 원래 돈 많은 귀족을 위한 호사였다는데 가깝게 열대 우림이 있는 나라에서 열대 우림은 경제 성장을 위해 파괴하면서 한 곳에서는 인위적인 공원을 만들고 사람들은 그걸 보러 온다는게 아이러니 했다.
다시 힘들게 버스를 타고 캔디로 돌아와 캔디호수가 보인다는 언덕위의 사원을 보러 감. 그런데 그길을 가다보니 주류샵들이 잔뜩 몰려있고 사람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실 수 있는 로컬 바도 하나 있다. Bar라고 해도 말이 Bar이지 그냥 식당분위기에서 100% 현지 남자들이 술마시고 있는 분위기 ㅋ 사실 컨셉은 주류와 가벼운 안주를 파는 스페인의 타파스바와 비슷한데 분위기는 이렇게 다를 수가 있구나 ㅋㅋ현지인들은 아락이라는 현지 술과 이것 저것 섞어서 마시는데 나는 그냥 라이언 라거 한병 시켜서 서서 한잔 마시다 보니 뭔가 무서운 곳에 들어온 것 같아 즐겁다 ㅎㅎ
언덕위의 사원은 사원 자체는 볼게 별로 없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캔디으 전경이 좋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캔디의 전경을 보고 있자니 여행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도 사라지는 듯 하다. 생각해 보면 어떤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압도적인 풍광 맛있는 음식, 편리한 이동수단등등 좋기만 하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그 와중에 커다란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실망하거나 그저 그렇다면 (나같은 경우는 실망하거 그저 그런 경우는 없었던듯) 어떤 여행은 순간 순간이 힘들고 고생이지만 그 속에 가끔 느껴지는 강렬함과 행복감이 존재하는 그런 여행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스리랑카 여행은 절대적으로 후자일 것이다.
무념 무상으로 경치를 구경하니 누군가 말을 건다. 호객꾼은 아닌거 같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기가 한국어 2급 시험을 볼 예정인데 한국에 취업을 좀 소개시켜 달라고 -_-;; 맘 같아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있겠나 싶어 그냥 나는 그런 힘이 없다 대신 궁금한거 있음 물어봐라 라고 안쓰는 이메일 주소 알려주고 돌아섬.
저녁은 몇가지 로컬 음식을 싸가서 맥주와 함께 숙소에서 먹기로 하고 호수를 한바퀴 돌아 숙소로 돌아옴...
2주전에 종영되었다는 장금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ㅎㅎ 스리랑카 사람들하고 이야기 해보면 이영애 너무 이쁘다고 좋아하는데 나이 많은 남자랑 결혼했다고 이야기 해줬음 ㅋ
캔디의 시장
캔디 호수에서 바라본 불치사의 모습
열대의 풍경들...
조용하던 곳이 아이들로 왁자지껄해짐. 아휴 덥지도 않은가 왜들 그리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던지 ㅎㅎ
여기가 바로 로컬 바 ㅋㅋ
이렇게 한병 시켜서 스탠딩으로 한잔 ㅋ
캔디 시내의 전경
오늘 저녁은 이렇게...
'스리랑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리랑카 여행 6일 - 하퓨탈레 (2) | 2013.03.26 |
---|---|
스리랑카 여행 5일 - 캔디 (1) | 2013.03.26 |
스리랑카 여행 3일 - 시기리야 (0) | 2013.03.17 |
스리랑카 여행 2일 - 담불라 (0) | 2013.03.17 |
스리랑카 여행 1일 - 콜롬보 (0) | 2013.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