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9
여행의 전반부는 콜롬보와 역사적 유적지, 중반부는 스리랑카 내륙의 고산지대를 지나서 이제 여행 후반에는 남부의 해안가를 둘러볼 시간. 스리랑카 남부는 아직 개발이 안되어 있거나 쓰나미의 참사에서 아직 회복이 안된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해변이 많다는데 그중에 Tangalla와 Unawatuna 두군데를 가보기로 함. 원래는 이틀씩 있으려고 했는데 하루를 하퓨탈레에 할애하여 Unawatuna 는 그냥 하루만.
Ella에서 버스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어제 게스트 하우스 주인에게 물어보니 버스가 9:30, 10:30에 있다고 하는데 뭔가 확신은 못하는 분위기. 그래서 혹시 몰라 저녁 먹으면서 거기 종업원한테 물어보면 11:00라고 하고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 버스에서 돈을 내는 시스템이라 매표소 이런건 당연히 없고. 그래서 정류소 바로 앞의 식당은 혹시 잘 알까 해서 별로 맛 없던 팬케잌과 홍차로 아침을 먹으며 물어보니 이번에 또 시간이 다르다..ㅠㅠ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건가? 결국 9:30쯤 나오기로 하고 남는 두시간은 Ella의 못가본 곳을 둘러보기로 함
날씨가 어제와는 다르게 화창해서 경치 좋았던 Mini adam's peak를 한번 더 갈까 하다 철길을 따라 2.8km쯤 가면 폭포가 있다길래 거길 가보기로 함. 하퓨탈레역의 기차길도 아름다웠지만 Ella의 기찻길로 못지않게 아름답다. 오늘은 관광객들도 몇명 마주치면서 가다보니 멀리 작은 폭포가 보인다. 멀리서 볼때는 그럴싸 했는데 막상 폭포까지 어렵게 찾아가니 사실 폭포위의 모습은 별게 없었음 ㅎ 주위를 좀더 둘러보고 싶었으나 오늘도 떠날 시간이 되어서 숙소로 돌아옴. 시간만 여유로왔으면 Ella rock도 올라가보고 근처 다른 곳도 가보고 했을텐데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 정류장에 가니 스위스에서 왔다는 커플이 있다. 어디 가냐고 했더니 Arunga bay에 가는길이라 Walla yawa에서 버스를 갈아탈 예정이라고. 혹시 탕갈라 어떻게 가는지 아냐고 물어보니 잘 모른다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더니 자기네랑 같이 가서 Walla yawa에서 갈아 타면 될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가이드북보니 얄라야와가 고산지와 남부 해안을 연결해 주는 곳이라니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곧 도착한 버스를 타고 Walla yawa로 감. 도착했더니 다행히 바로 Tangalla 가는 버스가 대기중이다. 스위스 커플에게 인사를 하고 버스에 몸을 실음
역시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만원버스에 승차감은 최악. 거기까지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아니 도대체 왜 음악은 그렇게 크게 트는건데? 내 귀에는 다 똑같은 거 같은 음악을 귀청이 떨어져라 틀어대는데 하.. 정말 스피커를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 ㅠㅠ 이어폰 꼽고 다른 음악 듣는 것도 한계가 있고 도착할 즈음에는 차장이 언제 도착했으니 내리라고 할지 몰라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번에는 사람이 많아서 차장이 나 탄거 잊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 예전 터키 부르사에서 기사한테 어디 도착하면 알려주세요 했는데 기사가 까먹고 안가르쳐줘서 한바퀴 돌아서 탄 곳에서 내린적이 있었음. 내리면서 기사한테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왜 이야기 안해줬냐 그랬더니 그제서야 미안해 하며 다음 버스 데려가서 테워주면서 어디서 내려달라고 이야기해주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 ㅎㅎ- 센스있게 도착 5분전에 자리로 오더니 다음에 내려야 한다고 알려준다 .^^ 시간은 정확하게 3시간 30분 소요
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도양을 보러 갈 시간. 론리 플래닛에 나온 숙소를 찾아가는데 누가 방 보고 가란다. 가격도 괜찮고 아주 나쁘지는 않았는데 창문도 작고 바다도 좀 떨어져 있어서 그냥 나와서 일단 해변으로 나왔는데 아 정말 인도양의 풍광이 멋지다. 여기가 바로 인도양이구나 ㅠㅠ 숙소를 찾아보러 가는데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열심히 그물을 끌어당기고 있다. 현지인이 나보고도 와서 도와달라는데 나야 짐도 가득인데 어떻게 가 ㅎㅎ 그냥 숙소를 찾아 걷는데 레스토랑 앞에서 한 직원이 1,500루피 방이 있단다. 가격도 괜찮고 해서 가보니 숙소도 참 마음에 들었음. 바로 앞이 바닷가에다가 테라스도 넓고. 짐을 풀고서는 맥주 한병시켜 바다 바라보며 마시니 더위와 피로가 가신다.
시기리야에서 만난 독일 여행객이 Tangalla를 다녀왔다고 해서 어땠냐고 물어봤을때 Beach and Nothing 이라고 아주 좋다고 했는데 과연 숙소앞 바닷가 근방은 게스트하우스와 거기에 딸린 조그마한 레스토랑을 빼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도 듬성듬성 조용하고 평온한 해변. 숙소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맛없었던 볶음 국수를 하나 먹고 해안가를 산책함. 인도양의 푸른 바다와 백사장 그리고 열대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과 끝없이 이어지는 파도소리가 좋다. 산책을 하고 와서는 바다에 몸도 담궜는데 파도가 세서 수영하기는 좀 무섭다. 다른 외국인들은 수영도 잘하던데 ^^;
그냥 몸만 담그고 나와 선베드에서 맥주 시켜서 파도소리와 음악 들으며 책 읽으며 깜박깜박 잠에도 들었다가 함. 그러고 보니 태국에서도 크로아티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바뀐거라곤 많아진 나이와 책밖에 없구나 싶다. ㅠㅠ
해도 져오고해서 해변의 반대편까지 산책하고 와서 씻고 저녁을 먹음. 역시 여기 레스토랑은 방값은 싼데 식사는 비싸고 맛이 없다. 내일은 스쿠터라도 빌려서 다른데 가봐야지.
그리고 두번째 책인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에게 투표하는가?"를 완독함. 우리나라 선거처럼 미국도 주별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확연히 갈리는데 잘사는 동,서부 해안가는 보통 민주당 지지, 중부내륙과 남부 지방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모양새이다. 캔사스 출신의 저자는 이러한 경향이 어떻게 시작되고 심화되어 가고 있는지 본인이 태어나서 자란 캔사스를 예로 들어 그 원인과 결과를 파고 들어간다.
캔사스가 처음부터 미국내 극단 적인 보수 - 동성 결혼 반대, 낙태 반대에 앞장서고 교과서에서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가 미 전역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 를 대표하는 주는 아니었고 남북전쟁 이전에는 노예제 반대주였으며 한때에는 유진뎁스등의 사회주의자들이 활동하기도 했고 민중운동이 활발했으며 얼마전까지도 민주당이 다수였었으나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경제위기를 맞이 하게 되었으며 또하나의 산업 기반이었던 농축산업은 타이슨과 같은 거대 기업들로 넘어 감에 따라 또 한번의 타격을 입으면서 보수화 되었다고 한다.
이부분이 중요한데 사실 캔사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바로 극단적인 신자유주의로 인한 결과이고 그들이 지지하는 공화당 그리고 그중에서도 보수반동 (책에서 정말로 이렇게 표현하는데 기독교 근본주의자, 티파티등의 정치 세력을 말함)이 바로 그러한 정책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보수는 이렇게 만들기 위해 경제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경제는 어쩔 수 없으며 미국의 위기와 저소득층의 위기는 모두 잘난척하는 자유주의자들 -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까지 포함해서- 때문이라고 문제의 근원을 돌린다. 즉 맥주를 좋아하고 나스카를 좋아하며 맥도널드와 월마트를 자주 가는 성실한 남부의 전형적인 미국인과 달리 와인과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동성애와 낙태를 옹호하는 자유주의자들이 바로 미국의 위기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경제를 문화로 치환하면서 공화당은 저소득 저교육층의 분노를 이용하여 위기의 근원이라는 책임을 벗어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위기의 근원을 엉뚱한데로 돌림으로써 분노를 이용하여 지속적인 정권 창출과 부자들을 위한 정책의 수립에 이용할 수 있게된 것이다.
아주 영리한 정책이고 이로 인해 루즈벨트 이후로 미국 사회의 국가 부조를 없애려는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는데 그럼 민주당은 뭘했을까? 여기서 저자는 민주당의 뼈아픈 정책적 실수를 지적하는데 즉 민주당이 클린턴 이후로 노조와 민중들이 아니라 화이트칼라 기업 엘리트들에게 너무 접근해서 경제적으로 공화당과 차이가 없어졌다는것. 그래서 결국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우파들의 선동에 넘어갈때 손을 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주 흥미진진한 내용인데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가슴이 턱 막혀온다. 우리나라의 보수의 선동에는 낙태, 동성애와 같은 이야기 대신 지역과 그놈의 종북 좌빨이라는 단어면 모두 정리되어 버리니. 그렇다고 우리나라 민주당은 미국 민주당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고 진보 블럭은 통진당 부정 경선 이후로 괴멸하다 시피 했으니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그나마 미국은 티파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였으나 우리나라 선거는 앞으로도 막막하기만 하다.
숙소앞에서 찍은 탕갈라 해안
손에 부비부비 해주던 냥이 ^^
예쁜 엘라 역
막상 폭포에 가니 이런 모습만 ㅋㅋ
영차 영차~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탕갈라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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