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12
오늘도 일출을 보러 6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바닷가로 나감.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가를 걸으며 해가 뜨길 기다리다 보니 얼마 안 있어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일출로 하루를 시작하다니 멋지구나 싶다 ㅎㅎ
11시에 스쿠버 다이빙을 예약해서 10시에 체크아웃 하기로 하고 근처 가게에서 빵 사다가 어제 남은 망고,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스타벅스 via와 함께 게스트하우스의 부엌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아침부터 푹푹 쪄서 모닝 수영을 하러 감. 아침이라 파도도 약하고 좋다. 한참을 인도양을 둥둥 떠다니다 체크아웃하고 스쿠버 다이빙 하러 감.
자격증 덕분에 33$에 장비만 빌려서 다이빙하는 코스인데 기다리고 있으니 가슴이 콩닥콩닥. 사고 없이 잘 할수 있겠지. 같이 다이빙을 하는 외국 여자분은 자격증이 없는지 그 여행객에게 나를 가리키면서 certified diver라 그래서 좀 웃겼음 ㅋㅋ 자격증이 있어도 운전 면허로 치면 장롱면허인데 말이지 ㅎㅎ
다이빙 포인트로 데려다줄 보트가 오는데 이집트에서 탔던 좀 크고 그럴싸한 보트가 올줄 알았더니 그야말로 작은 모터보트가 한대 온다. 그걸 타고 가서 처음 바다속으로 몸을 던지는데 첨엔 겁나서 못하겠더니 그래도 5분정도 있으니 익숙해진다. 홍해에서 봤던 것처럼 드넓은 산호와 형형 색색의 물고기들이 많고 그러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이름모를 물고기들과 푸른 인도양 바닷속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한타임 더 하고 싶기도 했는데 다음에 다른 바다에서 해보기로 하고 마지막 목적지인 Galle로 출발.
Galle는 포르투갈 식민시대에 지어진 성곽으로 포르투갈 양식의 성곽가 건축물들이 아름답고 인도양의 석양이 멋진 곳이라고 한다. 내일 새벽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스리랑카에서 마지막 숙소.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하는 Fangzini 호텔은 로비가 매우 멋지다. 처음 소개해준 4,500루피짜리 방은 독립 발코니도 있고 냉장고도 있던데 혼자 쓰기는 좀 아까워서 그냥 나오는데 스탭이 3,500루피 짜리 방을 소개해준다. 아주 맘에 들지는 않지만 숙소 위치도 괜찮고 깨끗해서 거기로 잡고 Galle를 구경하러 나옴.
배도 고프고 해서 이번에도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여기도 론리플래닛에 적힌 가격보다 1.5배는 비싼 것 같다. 커리앤 라이스가 750 루피에 맥주는 400루피 -_-;; 그래도 옥상위의 전망은 훌륭했고 음식도 맛있었다.
Galle의 성벽은 해질 무렵에 보면 괜찮다고 해서 성벽은 그때 보기로 하고 올드시티의 골목을 돌아다니는데 건물들이 참 이쁘다. 예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식민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게 좋다. 성곽을 나와서는 올드시티와 떨어진 시내를 보러감. 올드 시티 앞에는 크리켓 경기장이 있는데 마침 무슨 경기 중인지 사람들이 열심히 구경중이다. 티켓 파는 곳도 없고 무료로 입장 가능한 것 같아서 나도 경기장에 들어가 경기를 관람하는데 아무리 봐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다. 스리랑카 현지인들은 경기에 따라 좋아하기도 하고 탄식하기도 하고 일부는 국기를 흔들며 응원가도 부르면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는게 더 재미있었음 ㅎ
내일 공항으로 가는 관문인 콜롬보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기차를 예매하러 갔는데 예매는 안한단다. 2:45 / 3:30 기차 시간만 확인하고 근처에서 라시하나 시켜 먹은 후에 시내를 돌아다님. 어휴 근데 정말로 덥다. 그늘에서 헉헉대고 있으면 스리랑카 사람들이 와서 많이 덥냐고 물어본다. ㅎㅎ 숨쉬기도 힘든 더위지만 그래도 곳곳에 큰 나무들이 있어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 그래도 더위가 가신다. 그늘에서 쉬다 보니 더위도 조금은 약해진 것 같아 성곽을 따라 한바퀴 돌아봄. 듀브로브닉에서 봤던 압도적인 장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인도양과 어우러진 소박한 성과 아담하고 예쁜 골목이 볼만했다. 그리고 곧 이어진 아름다운 석양...
올드시티 안에는 물가가 비싸서 성곽밖으로 나가서 로컬 식당에서 커리앤 라이스를 먹음. 점심때 먹은 것처럼 깔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4종류의 커리와 밥을 먹는데 고작 200 루피 ㅠㅠ. 주류샵에서 맥주 사면 식당에서 450루피에 파는 맥주를 160루피에 살 수 있고 ㅠㅠ
맥주와 안주거리 좀 사와서 숙소로 돌아와 씻고 Galle의 성곽에 걸터 앉아 밤바다를 바라보며 맥주를 마심. 여기저이 현지인들이 데이트도 하고 더위를 피해 나와 저녁식사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혼자서 맥주 마시고 있으니 어디서 집 잃은 개한마리 와서 옆에서 잠을 자고 ㅎㅎ 이렇게 스리랑카의 마지막 밤은 저물고...
크리켓 경기를 응원하는 스리랑카 사람들
Galle의 석양. 춤과 노래를 즐기는 스리랑카 젊은이들
공사중인지 얼굴을 가려 웬지 그로테스크 했던 불상
Galle에서 묵었던 근사했던 호텔의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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