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6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날

회사 돌아가면 또 힘든 나날들이 이어지겠지만 다시 돌아올걸 기약하며 여행을 마무리함.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보니 하늘이 아주 눈부시게 파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햇살이 조금씩 비친다. 이번 여행 그래도 비는 안왔구나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며 여행의 마지막을 우동을 먹고 리쓰린 공원에 산책을 다녀오고 공항으로 떠나기로 함

마침 트립어드바이저 추천 우동집이 근처에 있는데 아침부터 영업을 해서 모닝 우동을 맛있게 먹고 리쓰린 공원으로 향함
리쓰린 공원에 도착하니 조금씩 햇살이 비추니 흐린날보다 훨씬 아름답다. 나중에 단풍이 곱게 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싶어지는데 언젠가 단풍구경 하러 다시 와보고 싶다. 2일전에는 문이 닫혀 있던 공원내 찾집으로 이용되는 건물에 들어가서 한참을 구경하는데 일본식 가옥에서 보이는 정원의 모습이 그림과도 같다. 마음 같아서는 한두시간 차마시면서 쉬고 싶은데 이제는 돌아갈 시간. 근처 기념품가게에서 오미야게 몇개 사서 올때와 반대로 다카마쓰-오카야마-신오사카-공항 이렇게 공항에 도착

공항에 도착하니 좀 시간이 일러서 면세점 구경이나 해야지 했는데 피치 항공은 딱 2시간 전부터 체크인을 한다. 공항내 시설이라도 구경하면 좋은데 마침 또 피치 항공은 제2터미널을 이용하는데 거긴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책보면서 시간 보내다 체크인. 그런데 비행시간이 오후 6시 10분에서 7시 45분으로 연착. -_-;; 그래서 기다리는데 7시 50분이 되어도 타라는 말을 안한다. 아 집에 빨리 가서 고양이도 보고 싶고 내일 출근 준비도 해야 하는데 ㅠㅠ 거기다 면세점은 얼마나 작은지 계산 한번 하려면 줄서서 기다리는데만 20~30분 헐...

그래서 인터넷으로 피치항공 찾아보니 세상에... 평이 장난이 아니다 모든 후기가 "피치 항공은 피치 못할때 이용하는 항공" 이라고 되어 있는데 객관적인 수치로도 인천공항 연착율 1위의 항공사에 결항시 호텔지원, 대체 항공 지원 없는 걸로도 악명이 높단다. ㅠㅠ 아무리 저가 항공이라지만 이정도일줄이야.. 앞으로는 피치 못하는 경우라면 여행지를 옮기는 한이 있더라도 피치 항공은 이용하지 않기로 함.

결국 비행기는 2시간 50분 정도 지연되어 출발해서 결국 공항에서 집에가는 버스 끊기는 시간에 도착함...ㅠㅠ 피치항공 잊지 않겠다. 

사카아데(?) 였던가 여기도 맛집이었는데 사실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온 다카마쓰 맛집은 거의 우동집임 ㅋㅋㅋ


단풍으로 알록달록할때 또 가보고 싶다. 


여행중 재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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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5


간밤에 잠결에 얼핏 들으니 빗소리가 거세다. 역시 여지 없구만 하고 다시 잠들어 회사 출근해서 욕먹는 쓸데 없이 현실적인 악몽을 꾸고 일어나니 하늘은 잔뜩 흐리긴 하지만 그래도 비는 그쳤다. 아이폰 날씨앱으로 다카마쓰 날씨을 확인해보니 일주일 전부터 어제까지 비 표시 아이콘이었던게 흐림으로 바뀌어 있다. 역시 애플 날씨앱은 믿을게 못된다 ㅎㅎ 
 그리고 보면 사람들은 비가 올줄 알았다가 안오는걸 그 반대보다 더 좋아해서(?) 보통 일기예보는  비오는 확률을 과장한다던데 나로서는 정말 이해 할수 없는 일.

원래 마지막날은 가가와현에 있는 다른 지역을 갈까 하고 그 중에서도 고토히르???? 신사를 갈까 했는데 거기 가면  볼수 있다는 가가와 전망은 어제 마루가메성에서 조금 보기도 했고 또 날씨도 흐려서 포기하고 오카야마를 가보기로 함.  오카야마는 다카마쓰 올때 신오사카에서 출발한 기차를 갈아탄 곳인데 간사이와이드패스로 자유롭게 갈수 있기도 함.  오카야마는 미슐렝 3 스타의(또!) 일본 3대 정원 이라는(오카야마와 공원 안내 문구에는 자랑스럽게 싸 놨던데 과연 얼마만큼 진실일까 ㅎㅎ) 고라쿠엔과 오래된 전통 가옥 밀집 지역인 구라시키 미관지구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서 두군데룰 가보기로 함

오카야마 역에 도착하니 며칠 다카마쓰에 있었다고  다카마쓰랑 비교해서 도시가 무슨 대도시 느낌이다 ㅎㅎ 역에서 20분쯤 걸어가서 첫번째 목적지인 고라쿠엔에 도착. 고라쿠엔도 일본 3대 정원중의 하나라던데 공원으로 가는 길이 일본 소도시 특유의 깨끗하고 조용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거기에 한량짜리 귀여운 노면 전차가 다니는데 그것도 귀여웠음 ㅎ 20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공원은 어제 본 리쓰린 공원 못지않게 좋았다. 어제 본 리쓰린 공원은 정성스레 키운 소나무들이 참 아기자기 예뻤는데 고라쿠엔은 탁 트인 정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날은 오늘도 여전히 흐리고 푸른 하늘은 보여주지도 않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잘 가꿔진 정원길을 따라 걷는 기분이 참 좋다. 푸른 하늘에 붉은 단풍이 드는 청명한 가을에는 얼마나 아름다울지.. 그러고 보면 일본식 정원은 자연을 너무나 닮아 있지만 사실은 바위 하나 나무 하나도 모두 정교한 계획에 따라 가져다 놓았을텐데 일본의 산하를 축소해서 자기 영지에 만든 일본식 정원이란 참으로일본의 미학이 담겨 있구나 싶다. 한참을 걷다 중간에 말차도 한잔 마시고 근처 오카야마성도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아보니 1위의 가게가 고베와규를 파는 곳인데 그리 멀지 않다. 찾아서 가보니 문이 닫혀서 오늘 쉬는 날인가 해서 다시 트립어드바이저를 봤더니 오후 6시 오픈이다...;; 그래서 다시 트립어드바이저를 찾아 3위의 가게를 찾아감. ㅎㅎ 마침 일본 오면 한번은 먹어야 할것 같은 스시집이어서 스시로 배를 채우고 구라시키 미관지구로 향함

지도를 보니 오카야먀역에서 구라시키는 지하철로도 한참 가는데 마침 여기까지도 간사이와이드 패스로 갈수 있어서 패스를 이용해서 20분 정도 이동. 
역사가 오래된 골목이 관광지화 된곳은 무척이나 많고 여러곳 가보기도 했는데 안좋은 의미로 기억나는건 우리나라 포항의 이름이 기억안나는 골목. 볼것도 정말 없었지만 무슨 식민시대 기념 골목이라면서 기모노 체험 코스가 뭔지 원... 사실 큰 기대를 안하고 가긴했는데 도착해서본 미관지구는 이름은 좀 어감이 안좋지만 ㅋ 정말 마음에 들었다.  중국 운남성의 리장거리나 교토처럼 골목 중간에 흐르는 강과 그 옆의 오래된 가옥들이 참 운치 있고 맛있는 것들과 오미야게들 파는 가게들과 개성 만점인 공방들도 다 마음에 들었지만 제일 좋았던건 아직도 현지인들이 오래된 가옥을 주거지로 사용하는 혼마치 지구. 우리나라 서촌이 외국인들 눈에는 이렇게 보이려나 마치 수백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좋았다 ^^

한참을 걷다 보니 벌써 저녁을 먹으러 갈시간 저녁은 점심때 못간 Teppan  Kaku를 찾아감. 혹시 줄을 설까봐 6시 오픈에 딱 맞춰 갔는데 마침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었는데 줄을 안서는 이유는 예약을 안하면 먹을 수가 없는 곳! 나는 한명에다 운이 좋아서 그냥 받아 준거 같은데 내 뒤로 온 손님이 두팀 (한팀은 두명 나머지는 한명)있었는데 모두 예약이 다 차서 돌아가야만 했다. 식당이 자리도 좁긴 했지만 (다 세봤는데 의자가 20개 ㅎ) 쉐프가 한명이고 나머지는 서빙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라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인원을 정해놓고 그 이상은 안받는듯. 나 있을때도 빈자리가 있어도 손님 안받던데.. 메뉴를 보니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코스-애피타이저, 샐러드, 그릴드 시푸드, 와규 스테이크, 다코야키, 디전트 이렇게 나옸다.- 와 와인을 시켜서 먹었는데 너무 맛도 있는데다가 퀄리티에 비하면 값도 너무 싸서 놀람 ㅎ 혹시라도 다음에 또 근처에 올 일이 있으면 무조건 다시 오고 싶다. ㅠㅠ

와인을 많이 마셨더니 취기도 오르고 피곤하긴 한데 구라시키 한번 더 가서 야경까지 찍고 오니 이제 정말 피곤하다. 다시 기차를 타고 다카마쓰로 돌아갈 시간. 복잡한 오카야마역에서 다카마쓰라고 써진 기차를 부랴부랴 타서 승객에게 이거 다카마쓰 가냐고 물어보니 오케이라고 한다. 그래서 별 의심 없이 가다보니 영 이상해서 구글 맵을 보니 내가 가려는 곳과 반대 방향 ㅠㅠ 아오 그 승객분 뭐야 ㅠㅠ 그래서 바로 내리니 직원도 없는 완전 간이역. 그곳에서 20분 정도 기다려 다시 오카야마로 돌아와 다카마쓰행 기차를 타는데 다시 보니 좀전에 잘못 탄 기차는 비츠다카마쓰로 가는 기차다. 그분이 잘못 가르쳐준건 아니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보냄...

귀여운 노면전차. 나중에 보니 오카야마의 상징이라고. 고라쿠엔 다녀올때 한번 타봤는데 모르고 요금을 탈때 냈더니 내릴때 또 내라고 해서 두번 냄 ㅠㅠ
아까 냈다고 계속 이야기해도 잘 못알아 들으심 ;;


오카야마성 일본 만화중 명탐정 코난인가에 나와서 유명한 카페가 있다던데 딱히 관심은 없어서 들어가보지는 않음


흐르믄 물에 족욕하면서 두런 두런 이야기 나누면 너무 좋을듯 ㅎ (하면 안됨 ㅋ)



평화로운 공원 보면서 맛차 한잔

그래도 일본 왔는데 스시는 한번 먹어봐야지 싶어서 트립어드바이저 찾아서 찾아간 스시집


기대보다 더 분위기 좋았던 구라시키 미관지구


오카야마 지비루도 한잔 마시고


악..취향 저격..ㅠㅠ


현재도 현지인들이 사는 오래된 골목. 느낌이 조용하고 차분한게 참 좋았다. 골목을 걷는데 차고가 열리는데 비싼 독일차가 나오더군 ㅎㅎ


마지막날 저녁이기도 해서 트립어드바이저 1위 식당을 찾아가봄 ㅎㅎ


예약도 안하고 갔는데 진짜 운좋게 먹을 수 있었던 듯.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예약하고 가야겠다. 


와인에 취해서 기차 잘못타서 저런 역무원도 없는 역에서 30분 기다리다 왔다 ㅠㅠ 차 끊길까봐 조마조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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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오늘은 다카마쓰 여행에서 제일 가고 싶었던 두곳을 하루에 들림
바로 우동과 리쓰린.

다카마쓰는 우동의 도시 답게 우동투어라는게 있는데 가가와현의 유명 우동집을 두군데 정도 들리고 추가로 리쓰린과 같은 관광지 한두군데를 들르는 투어코스이다. 우동투어는 주중, 주말 코스가 다양한데 주중에는 오전, 오후로 나눠서 각각 두군데의 우동집을 들리고 오후코스에는 리쓰린이 추가되고 주말, 공휴일 코스는 우동은 두번만 먹는 대신 다카마쓰에서 먼 관광코스가 추가되는 일정. 

오늘은 월요일이라 오전, 오후 두개의 코스를 돌면서 우동을 4번(!) 먹으려고 했는데 아침에 우동버스가 와서 가이드분이 말씀해주시는데 오늘은 일본 공휴일-추분 대체 휴일이라던데 별걸 다 기념하네-이라 종일코스로 운행한다. 나야 뭐 어차피 하루종일 계획해서 상관없었는데 대신 우동을 2번만 먹게 되서 조금 아쉬웠다 . ㅎ 대신 오늘 가는 곳은 주중에 가는 곳보다 아무래도 좀더 유명한 곳인거 같긴 하다. 

버스에서 이런저런 안내를 듣고 나서 처음 도착한 곳은 야마시타 우동. 근데 그렇게 유명한 곳이라던데 무슨 시골 논 한가운데 있는 완전 허름한 가게로 데려간다. ㅋㅋㅋ 장사 잘되면 가게부터 확장하고 볼거 같은데 건물 외관뿐 아니라 내관도 완전 허름한게 우리나라 시골 분식집 수준이다. ㅎㅎ 10시밖에 안됐는데도 투어참가자들 말고도 벌써부터 손님들이 여럿 찾아오기 시작한다. 이곳은 가게우동이 유명하다고 가이드분이 이야기해줘서 가게우동에 두종류의 튀김, 고로케까지 해서 주문한 우동은 맛있었는데 특히 쫄깃한 면발이 툭툭 끊기는 식감이 일품에 감칠맛 나는 다시 국물이 정말 맛있었다. 우동도 참 밀가루로 만든 면에 쯔유로만 만드는 단순한 우동인데도 그렇게 다양한 가게가 존재하고 사람들이 줄을서서 먹는게 참 일본 스럽다 싶다. 

얼마나 나왔나 계산하는데 겨우 520엔 ㅠㅠ 가격에 또한번 놀라고 버스로 가서 마루가메성으로 관광을 감. 마루가메라니 우동 맛있다는 마루가메제면이 여기서 따온거구나 싶어서 괜히 반가웠는데 성보다 마루가메에서 우동 한번 먹고 싶기도 하다. ㅎㅎ 마루가메성은 일본의 전형적인 성인데 오사카나 히메지 등에서 본 성들과는 규모가 매우 차이가 나는 아담한 성. 대신 성에 올라가면 산을 둘러싼 가가와 전경이 보이는데 고층건물이 거의 없는 소도시의 모습이 정겹다. 마루가메성을 나와서는 젠츠지라는 사찰을 보러갔는데 여기 오기전까지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오래된 건물들이 멋스러워 좋았다. 

다음으로 갈 곳은 나카타 인 카노코라고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뽑은 일본 3위의 우동집이라고. 여기는 가마아게 우동이라고 삶은 우동을 면수와 함께 주면 그걸 쯔유에 찍어 먹는 우동이 유명하다고 한다. 가이드 말로는 어제는 50분 기다려서 먹었다던데 오늘은 다행히도 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여기도 도심과는 거리가 먼 변두리에 있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오는지 ㅎ 주차장에 차들이 한가득이다. 가마아게 우동은 처음 먹어봤는데 쫄깃한 면발과 쯔유가 참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나도 맛있게 먹었지만 다들 후루룩 거리면서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먹기만 해도 맛있어지는 느낌이 든다. ㅎㅎ 두번의 우동을 먹고서는 우동투어는 끝. 다카마쓰로 돌아오니 시간이 3시정도밖에 안됐다. 그래서 가보고 싶었던 리쓰린 공원에 감

리쓰린 공원은 일본의 특별 명승지로 지정된 정원중 가장 큰 정원으로 16세기 후반에 지어졌다는 미슐랭 쓰리스타 관광지라고...(근데 미슐랭에서 관광지에도 별을 매기나??)  리쓰린 공원 소개자료 보면 정말 아름다워서 큰 기대를 했는데 공원 자체는 참으로 아름답고 산책하기도 좋았다. 마치 분재를 키워 놓은 듯한 멋진 소나무들과 잘 관리된 정원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와 다리까지 참으로 조화로웠는데 문제는 날씨 ㅠㅠ 여행 다니면서 날씨가 좋은 적이 별로 없고 특히 일본은 올때마다 비오고 해서 아예 기대를 안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여지없구만 싶어서 좀 슬펐다. 한국 날씨 보니 화창하던데 쩝... 아쉽지만 혹시 떠나기전에 화창한 날을 보게 되면 다시 또 오자 하고 또 저녁을 먹으러 감 ㅋㅋㅋ 이거 참 먹고 먹고 또 먹다 가는 구만 ㅋㅋㅋ

아침 점심 우동이어서 우동 말고 다른걸 먹으려고 트립어드바이저를 보니 일본 가정식 추천 식당이 있다. 여기다 싶어서 찾아가니 휴점 ㅠㅠ 트립어드바이저의 추천식당은 정말 대부분 우동집이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는걸 포기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그제 사람이 많아서 포기한 이카쿠가 보이는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조금 기다려서 -----도리와 오니기리 맥주까지 마시고 나니 이제 정말 글자 그대로 배가 터질거 같다. ㅠㅠ 너무 배가 불러서 바닷가 가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phoebe bridges 의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는 기분이 참 좋다. ㅠㅠ 그렇게 한참을 걷다 숙소로 돌아옴. 근데 이번 여행은 진짜 쉬면서 맛있는거나 먹고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매일 또 하루종일 돌아다니게 되네 ㅎㅎ 

우동버스. 담에 또 오면 또 타야지 ㅋㅋ


처음 들린 야마시타 우동. 손님들이 바글바글 하다던데 외관은 허름하기 그지 없다 ㅋㅋ


안에도 뭐ㅋㅋㅋ 저기서 우동 사이즈와 종류 (앗츠이, 오히야 중에서 선택) 선택한 후에 튀김등을 선택하면 나중에 계산함


우동의 본고장에서 먹는 우동 ㅠㅠ 확실히 면발부터 다름. 그런데 저렇게 먹고 520엔이었나? ㄷㄷㄷ


무려 무라까미 하루끼의 사인이 있다. 가이드 아저씨가 알려줌 ㅋ


우리나라에서 마루가메 제면 가보고 싶었는데 거긴 못가보고 마루가메 성부터 보러 왔네 ㅎㅎ
고층건물이 하나도 없다 ㅎ


두번째 들린 나카타 인 카노카. 전날에는 50분 줄을 섰다는데 오늘은 줄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라고 ㅎㅎ


이 곳의 대표메뉴가 저 가마아게 우동인데 면과 삶은 물에 쏘스가 끝 ㅋㅋㅋ 근데 그렇게들 멀리서 와서 줄서서 먹다니. 


날씨가 흐려서 좀 아쉬웠던 리쓰린 공원. 그래도 너무 아기자기 예뻤다. 


다카마쓰 항 야경도 좀 찍어보고


우동을 두끼나 먹었으니 ㅎ 저녁은 다카마쓰 첫날 못가본 이카쿠에서 호네츠키도리로. 생맥주가 술술 넘얻감  


일본 편의점에서 젤 좋아하는 것중 하나 저게 100엔정도인데 맥주 한캔 마시기 딱 좋다. 우리나라에도 팔았으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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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3

다카마쓰하면 제일 유명한게 우동(ㅋㅋㅋ)이고 두번째가 리쓰린이라는 공원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오시마라는 섬이다. 
나오시마는 버려진 섬을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서 활성화시킨 곳으로 예술을 통한 지역활성화의 사례로도 많이 꼽히는 곳이기도 한데 꼭 여기 때문에 다카마쓰에 온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안가볼수는 없는 일. 아침 일찍 일어나 8시 12분에 있는  첫배를 타고 나오시마로 이동.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까지는 배로 50분쯤 걸리는데 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우리나라 바닷가의 풍경과 너무 비슷하다. ㅎㅎ 

나오시마는 걸어서도 다닐수 있는 크지 않은 섬이라 자전거를 빌리기로 하고 인포메이션에 물어서 자전거를 빌리러 가니 줄이 벌써 길게 서있다. 자전거 빌리는데 뭐 얼마나 걸리겠나 싶어서 뒤에 줄을 서 있는데 좀처럼 줄이 줄지를 않는다. 내 앞에 넉넉 잡아 20명정도 서 있던거 같은데 자전거 타고 가는데 거의 50분쯤 걸린듯 -_-;;;  아니 신분증 맡기는 것도 없고 그냥 이름 적고 키 받아가면 되는데 도대체 왜그렇게 오래 걸리는건가 싶어서 나중에 보니 무슨 안내를 엄청 길게 하데... 나는 외국인이라 그런 것도 없이 5분도 안걸렸는데 일본인들은 도대체 뭔 상담들을 그렇게 하는지 원 ㅠㅠ

자전거를 타고 간 첫번째 목적지는 안도 뮤지엄과 오래된 가옥들을 전시장으로 꾸민 집프로젝트 (이에프로젝트)를 볼수 있는 혼마루 지역으로 향함. 지나고 나서 보면 안도 뮤지엄하고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지중미술관하고 헷갈려서 혼마루 지역으로 먼저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이 많은 지중 미술관 지역을 먼저 가서 보고 혼마루 지역은 나중에 갔으면 어땠을까 싶긴하다. 

첫번째 목적지인 혼마루항으로 가는 길은 조용하고 자전거 타기도 좋아서 음악 들으며 가는게 상쾌하다. 물론 길치답게 중간에 잘못된 길로도 가긴 했지만 작은 섬이라 금방 목적지에 도착. 지중미술관인줄 알고 간 안도 뮤지엄은 첫눈에 착각했구나 알아차렸는데 오래된 가정집 한채에 들어선 아주 아담한 박물관. 입장료가 500엔이라 들어갈까 말까 하다 갔는데 솔직히 500엔이 좀 아까웠다. 안도 다다오의 유명한 건축물 중 나오시마에 있는 3개의 건물 - 지중미술관, 이우환 미술관, 베네세 아트하우스 -에 대한 스케치와 모형, 그리고 빛의 교회의 사진이 전부 ㅠㅠ 건물 내벽은 안도 다다오 특유의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긴 했다만 그래도 좀 아쉬웠음.. 안도 뮤지엄을 나와서는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길이 예뻤던 마을을 좀 걷다가 지중미술관으로 향함

지중미술관은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에 제임스터렐, 클로드 모네, 월터 디 마리아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인데 나오시마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 싶다. 미술관을 가니 여기서도 줄이 길다. ㅠㅠ 아침 일찍 왔어야 하는데 아쉬움을 곱씹으며 기다리다 드디어 입장. 안도 다다오 건물은 도쿄의 롯본기 미드타운에 있는 박물관과 우리나라 뮤지엄 산 두군데를 가봤는데 뮤지엄 산하고 느낌이 참 비슷하다. 노출콘크리트와 직선으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외양이지만 파격적인 사선과 예각, 갑자기 나타나는 중정과 자연풍경에서 빚어지는 변화 무쌍함이 건물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데 거기서 보는 제임스 터렐이나 월터 디 마리아의 작품이 참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제임스터렐 작품도 뮤지엄산에서 봤는데 작품만 놓고 보면 뮤지엄 산이 작품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듯 ㅎㅎ 그래도 역시 빛과 공간만으로 만들어내는 작품은 여기서도 무척이나 신비로웠다. 클로드 모네의 작품도 4개가 전시되어 있는데 거대한 흰 벽면에 자연광을 받아 전시된 작품은 개개의 작품으로써분 아니라 전시된 공간 자체와 공간을 돌아다니는 관람객들 까지도 하나의 작품 같아서 좋았다. 입장료가 2,000엔쯤 했지만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지중미술관을 나와서는 우리나라 작가인 이우환 미술관으로 향함. 여기도 안도 다다오가 설게한 곳이라던데 규모가 지중 미술관보다는 작아서 아담한 느낌의 미술관을 보고나서는 나오시마의 상징이 되버린 쿠야마 야오이의 노란 호박을 보러 감

노란 호박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러 자전거를 힘겹게 끌고가다 내리막부터는 시원하게 다운힐 해서 도착해서 보니 노란 호박과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 줄이 매우 길다. ㅎㅎ 예전에 대만에서 예륜(?) 인가 갔을때 네페르티티를 닮은 바위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생각나서 웃겼다. ㅎ 나는 딱히 인증샷 찍을 생각은 없고 다른 사람들 사진찍는거 구경하다가 근처 바닷가도 산책하고 하다보니 어느덧 오후 늦은 시간. 그때까지 맥주를 한잔도 못했더니 맥주가 너무 고프다. ㅎㅎ 다시 자전거로 혼마루로 이동해서 맥주 파는 바를 기어코 찾아내서 ㅎ 마침 나처럼 맥주를 마시던 일본인 노부부와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시원하게 맥주 한잔 마시고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배를 타기 위해 미야노우라 항으로 복귀

점심도 지중 미술관에서 샌드위치로 때우고 하루종일 자전거 타고 다녔더니 너무 배가 고프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맛집 찾아보니 우동으로 유명한 곳은 너무 멀던가 점심장사만 해서 겨우 찾은 곳이 숙소 근처의 -----. 거기서 고기 우동 하나 먹었는데 내가 기대한 달짝지근한 다시 굴물이  있는 우동이 아니라 거의 비빔우동에 가깝긴 했지만 면발도 쫄깃하고 맛있었다. 작은 사이즈로 먹고 돌아다니다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했는데 작은 사이즈로 먹어도 배가 너무 부르다. ㅠㅠ -------마치 거리를 돌아다니며 선물도 사고 스타벅스 가서 커피도 마시고 하다보니 어느덧 숙소로 돌아올 시간. 숙소로 돌아오다 그냥 들어오기 조금 아쉬워서 그냥 눈에 띄는 조용한 선술집에서 야끼도리랑 맥주 한잔 마시고 숙소로 돌아옴.. 


나오시마의 상징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이 반겨준다. 


집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다보면 군데군데 이런 아기자기한 전시장들이 보인다.
여러군데의 프로젝트를 갈수 있는 세트권(?) 같은게 있나 보던데 나중에 알아서 못가봐서 좀 아쉬움


이건 예술과는 관계 없이 빈집이던데 부동산에서 팔려고 내논 집인가? ㅎㅎ 


오래된 골목들이 참 정겹다.


귀여운 고양이 벽화 ㅎㅎ


안도 다다오 박물관. 지중 박물관과 여기를 헷갈려서 여기를 먼저 갔지 ㅠㅠ 


지중박물관. 이후로는 촬영금지 ㅎㅎ


세토내해의 모습이 근사하다. 하늘이 더 파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 ㅠㅠ 그래도 비 안온게 어디냐


첫눈에 안도다다오 건물 스러운 이우환 미술관


나오시마의 또다른 상징 노란 호박



드디어 저녁은 사누끼 우동으로 ㅎㅎ



돌아오는길 야끼도리에 나마비루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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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한 인간은 그 사람이 평생 내려온 선택의 결과라고 하던데 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얼마나 좋은 선택들을 해왔을까? 지나고 나면 그 당시에는 알수 없었을 결과가 당연한 것 같고, 가지 않은 길이 더 좋아보이는 법이니 과거의 나에게 원망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최근에 내린 중요한 선택은 - 4개월전 이직을 결정한 것 - 과연 잘한 결정이었을까?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하면 참 좋을텐데 아쉽게도 매일매일 의문인 생활을 하고 있다. ㅠㅠ 만약 누군가 나와 비슷한 결정을 한다면 진심으로 말리고 싶을 정도...

어쨌건 그러다 보니 3개월정도 되는 동안 심신이 너무 피곤해서 이번 추석에 큰 무리를 해서라도 여행을 좀 다녀오고 싶어서 급하게 알아보다 보니 연휴 기간이라 비행기 값이 장난이 아니다. 평소 같았으면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 일찌감치 포기했을텐데 이번 5일 연휴에 여행 못다녀오면 당분간 해외 여행은 어려울것 같아서 큰 무리를 하고 여행을 다녀오기로 함. 기간도 짧고 비행기값은 비싸서 만만한 일본을 가야지 먼저 결정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평소 가고 싶던 오키나와는 비싸기도 하고 나중에 이시가키 섬에 가서 스쿠버다이빙도 하고 싶어서 좀 아껴두기로 하고 여기저기 찾아보다 다카마쓰라는 곳을 가보기로 함. 

다카마쓰는 관서 지방 남쪽에 있는 섬인 가가와현의 일부인데 리쓰린 공원이 유명하고 우동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곳이고 최근에는 예술의 섬이라는 나오시마로 가는 입구로써 이름이 조금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가는 곳은 아닌 모양. 일본 유명한 곳들은 한번씩 가봤고 일본 소도시들도 나름 매력이 있어서 이번에 한번 가보기로 하고 가는 방법을 찾아보는데 다카마쓰 공항은 항공 일정이 2박 3일 일정으로 좀 짧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 보니 오사카에서 간사이 와이드패스를 이용해서 기차로 오는 방법이 있어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 그런데 그렇게 계획을 하다보니 교통편 가격이 진짜 눈물나게 비싸다 ㅠㅠ

뭐 이번 한번 큰맘먹고 다녀오자 하고 그냥 가격은 잊고 있었는데 이것 참 얼마전 태풍으로 인해 간사이 공항이 침수되고 오사카 시내로 가는 철길도 끊겼다 그래서 다시 한번 멘붕..ㅠㅠ 그래서 좀 걱정하고 여차하면 고베까지 가는 배를 타야겠다 하고 여행 며칠전부터 피치항공하고 간사이공항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참 그사이 복구를 완료했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그러고보니 작년 추석에도 나고야-일본 알프스-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당시 10일간의 추석연휴를 맞아 여행가는 사람들로 공항이 엄청 붐비고 면세점에서 면세품 찾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올해도 새벽녘에 일어나 일찍 집을 나옴. 틈틈히 후배가 봐주러 오겠지만 그래도 며칠간 혼자서 집을 지킬 우리 고양이 레오를 두고 나오는 맘이 안쓰럽다 ㅠㅠ 혹시 몰라 새벽 일찍 나와 도착한 공항은 생각보다 너~무 한산하다. 심지어 면세점 찾을때는 내 앞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더라 ;; 이럴 줄 알았음 좀 느긋하게 나오고 라운지 가서 와인이랑 맥주도 마실걸 그랬네

어쨌건 오사카로 가는 비행기는 정시보다 30분쯤 늦어져서 20분쯤 늦게 공항에 도착. 오사카에서부터 다카마쓰 까지는 간사이공항 - 신오사카 - 오카야마 - 다카마쓰 이렇게 기차를 두번 갈아타고 왔는데 모두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 탈수 있어서 표를 끊는다던가 하는 것도 없고 기차도 마침 바로 바로 있긴 했지만 그래도 두번이나 갈아타고 오는 길이 멀고 힘들긴 하다. ㅠㅠ 결국 5시쯤 예약한 숙소에 체크인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서 한숨 돌리고 다카마쓰 시내(?) 한바퀴 둘러보러 나감. 먼저 내일 갈 나시오마섬에 가는 페리 시간을 확인하고 바닷가를 걷는 기분이 참으로 평온하다. 풍광이 대단히 뛰어난건 아니고 마치 여수 앞바다 ㅋ 같은 분위기이긴 한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석양 바라보며 바닷가 걷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내가 바라는 삶이 별거 아닌 이런 건데 싶은 생각도 들긴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삶이 별거 아닌게 아니지 싶기도 하고 사실 물욕도 너무 많은것 같기도 하다 ㅠㅠ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원한다면 돈으로 사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TV에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 인가 그건 또 아닌거 같고...)

다카마쓰 중심가로  가는 길에 어느덧 해가 져가고 오래된 저택이 아름답던  풀벌레 소리 자욱하던 다카마쓰 성도 걸어보고 다카마쓰 제일 번화가로 저녁을 먹으러 감. 번화가라고 해도 ㅎㅎ 오사카나 도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골목(?) 수준. 다카마쓰를 대표하는 우동은 앞으로 먹을 일이 많으니 오늘은  유명하다는 호네츠키도리를 먹으러 잇카쿠를 찾아감. 헐 근데 다카마쓰 사람들은 다 모였는지 조용한 골목에 줄이 50m는 서있다. 배도 고프고 혼자 기다리기도 뭐해서 그냥 담에 가보자 하고 근처에서 구시카츠랑 호네츠키도리를 먹는데 여기도 진짜 맛있다 ㅎㅎ 저녁을 먹고 났더니 배가 너무 부르고 시간도 늦어서 바닷가 다시 가서 산책하다 숙소로 돌아옴. 

그나저나 여기는 폭주족(?)으로 보이는 요란한 바이크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 바닷가에서 바이크 세워두고 모여있길래 진짜 껄렁껄렁한 폭주족인가 하고 경계하면서 지나가다보면 의외로 다들 순진해보이는 청년(?)들이어서 좀 웃겼음 ㅎㅎ

해질녘의 다카마쓰. 운동복 챙겨가서 여유있게 바닷가 따라서 런닝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뭐가 그리 혼자 바빴는지 원... 


일본 여행 첫끼는 간사이공항 - 오까야마로 가는 신간센에서 에끼벤으로 


인터넷으로 미리 사서 9,000엔쯤 준 간사이 와이드 패스. 태풍때문에 기차 안다니면 어쩌나 했는데 역시 그새 복구를 해서 공항에서부터 잘타고 갔다.
저걸로 다카마쓰까지 가고 다카마쓰에서 오카야마도 다녀오고 해서 유용하게 사용한 듯


다카마쓰에 있는 무슨 공원(?) 같은거였는데 야간 라이트업이 무료라 산책삼아 가봄. 
풀벌레 소리 따라 시원한 정원 걷는건 좋기도 했는데 뭔가 으시시하다 ㅎㅎ


다카마쓰하면 사누끼 우동과 함께 닭다리를 양념해서 숯불에 구운 호네츠키도리라는 음식이 유명해서 잇가쿠라는 가장 유명한 곳을 가봤는데 줄이 엄청 김 ㅠㅠ
다행히 이틀후에는 성공 ㅋㅋ


유명한 곳은 못가고 그 옆 이자까야에서 구시카츠와 호네츠키도리로 늦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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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의 셋째날. 

이날은 오타루를 가기로 하고 오전에는 오도리 공원 근처 산책하면서 시계탑하고 도청도 구경하고 기차타고 오타루로 이동

오타루는 오래된 상점가들이 분위기 있고 운하도 멋있긴 했는데 혼자서 딱히 뭐 할것도 없고 해서 오후에 보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옴

아침의 오도리 공원. 너무 깨끗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무슨 시계탑도 보러 가고


빨간 벽돌 건물이 예뻤던 도청. 훗카이도 도청 깃발이 너무 예쁘다. 스노우픽 로고 같기도 하고 ㅎㅎ


일본에 왔으니 한끼 정도는 스시로..


오타루의 운하. 야경을 찍으면 멋질거 같은데 작은 곳이어서 밤까지 할게 없어서 그냥 돌아옴 ㅎ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상점으로 쓰는데 참 분위기가 좋았다. 


오르골 박물관(?)이라고 하는데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온갖 오르골 판매장이 더 맞을 듯. 오르골 소리 조용하게 울리면 좋은데 여기는 북적이는 사람 소리에 여기저기서 뒤섞여서 들리는 오르골 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ㅠㅠ


저녁은 삿포로 명물 카레 스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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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초에 노동절을 낀 징검다리 휴가에 가까운 일본이나 한번 가볼까 하고 계획을 짜다가 기후현쪽으로 가보고 싶었는데 비행기 시간이 잘 안맞던 차에 마침 삿포로가 그때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라고 하고 삿포로는 한번도 안가봐서 늦은 벚꽃 놀이도 할겸 충동적으로 ㅋ 삿포로로 여행 다녀옴.

다른 때라면 여행가서 일기도 쓰고 그러는데 이번에는 기간도 짧고 해서 그런 것도 없이 그냥 먹고 마시고 놀다가만 옴. ㅋ

결과적으로는 봄의 삿포로는 딱히 볼게 많은건 아니었는데 추운 겨울이 끝나고 봄을 맞이하는 현지인들은 남다른 시기였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공원에서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옆에서 구경하는게 참 즐거웠음. 

도시가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이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광활한 자연이나 이국적인 도시들이 더 취향인듯 ㅎㅎ

첫날 삿포로에서는 마침 나와 비슷한 시기에 삿포로 여행중이던 후배랑 연락이 되서 스스키노 근처에서 맥주 한잔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둘째날은 벚꽃 보러 마루야마 공원 갔다가 삿포로 맥주 박물관도 가고 삿포로 시내의 상징물이라고 할수 있는 시계탑에 올라가 야경 보고 스스키노에서 한잔하고 돌아옴

마침 사케, 맥주 페스티벌 중이던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봐서 아쉬움..


삿포로에서 제일 유명한 크래프트 비어집. 예약 안하면 아예 갈수도 없는데 마침 아는 후배가 삿포로 사는 남친 만나러 간 시기랑 겹쳐서 그 친구가 예약해줘서 마셔봄


훌륭했던 IPA


다음날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던 벚꽃을 보러 마루야마 공원으로 감. 큰 기대를 하였으나 ㅋ 꽃이 아직 다 피기 전이고 추운지역이라 남부지방처럼 벚꽃이 풍성하게 피지 않아서 좀 실망. 다만 봄철에는 벚꽃 밑에서 BBQ가 가능한데 사람들이 아침부터 자리잡고 숯불 피워서 온갖 것들을 다 구워먹는게 재미 있었다. 삿포로 살면 재미있겠다 싶었던 순간 ㅋ


마루야마 공원에 동물원도 있어서 여기까지 와서 뭔 동물원이냐 싶었지만 그래도 한번 가봄. 시설이 썩 훌륭하거나 신기한 동물들이 있는건 아닌데 레서펜더만큼은 정말 귀여웠다 ㅠㅠ 2~3초에 한번씩 가와이~ 소리 들을 수 있음 ㅋㅋㅋ


맛있었던 해산물 덥밥도 먹고. 아우 저 우니와 게살 입에서 살살 녹음 ㅋ


삿포로 관광객이면 다 간다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 구경가서 맥주도 한잔 하고. 뭐 전날 맛있는 맥주 많이 마셔서 맛있는지 잘 모르겠던데 ㅋㅋㅋ


삿포로 시계탑에서 찍은 야경


오사카 도톰보리에 글리코 아저씨가 있다면 삿포로 스스키노엔 니카 아저씨 ㅋㅋㅋ


삿포로를 대표하는 요리중의 하나인 징기스칸. 유명한 곳 찾아서 먹어봄 


스스키노의 분위기 좋았던 크래프트비어바에 가서 크래프트 비어 한잔. 일본은 자릿세를 받아서 짜증남 ;;


그래도 아쉬워서 숙소에서 굿나잇 비어ㅋ 저 하몽은 100엔인데 맥주 한잔 마시기 딱 좋음 ㅎ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번에 칸느에서 황금 종려상 수상했던데 꼭 근시일내에 볼수 있게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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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 요코 캠핑장 - 초가다케


밤새 빗소리에 자다 깨다 하면서 아침을 맞음. 잠결에도 비 좀 그쳤으면 하는데 야속하게 빗소리는 그치지 않고 오히려 때로 우렁차게 더 커져서 에휴 슬프다 그러면서 다시 잠을 청하고는 했음.

날이 밝아 눈을 뜨니 6시.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일기 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조금 그칠 것 같아 오늘은 어떻게 움직일까 고민을 시작함
비와서 텐트 걷기도 귀찮고 들고 다니기 무겁기도 한데 그냥 텐트는 놔두고 몸만 움직일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다시 가는데까지 가볼까 싶기도 했는데 어제 푹자서 그런지 왠지 더 갈 수 있을 듯한 자신감도 생기고, 캠핑장에서 캠핑하시던 다른 분들도 하나둘씩 부지런히 텐트 챙겨서 출발하길래 나도 텐트를 걷어 배낭에 넣고 길을 떠남. 아 그런데 조금 걷다 보니 처음의 호기는 금새 사라지고 배낭이 너무 무겁다 ㅠㅠ 결국 1시간 정도 더 가서 있는 다음번 캠핑장에서 계획을 다시 변경.

어차피 야리가다케까지 이 짐을 들고 올라가기는 불가능 할것 같으니 그냥 텐트를 이곳에 쳐놓고 오늘은 가까운 근방 산을 다녀 와서 자고 내일과 모레는 야리가다케와 위쪽의 산장에서 자기로 함. 그래서 캠핑 등록하는 곳에 가서 3일간 캠핑하고 싶다고 했더니 주인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눈치로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근처 산에 다녀오고 내일과 모레는 텐트만 쳐놓고 산장에서 잘거라고 했더니 텐트만 치고 안자면 돈을 안내도 된다고 한다. 응?? 신기하네. 주인(?) 말로는 자기들이 관리를 못해줘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건 사람이 있어도 마찬가지 아닌가? ㅎㅎ 어쨌건 그래서 하루치만 돈을 내고 1시간 만에 다시 텐트를 침 ㅋㅋ

캠핑장에서는 보통 산장도 같이 운영을 하는데 일반 캠핑/등산객에게는 보통 10시~2시 사이에 점심만 팔고 아침과 저녁은 산장에서 묵는 사람에게만 제공을 하는데 그것도 여기 와서 처음 암. 10시에 이른 점심겸 아침을 먹으면서 저녁은 몇시에 파냐고 물어보니 저녁은 안판다는 슬픈 대답이 ㅠㅠ 해먹어야 된다고 하면서 취사도구랑 해먹을거 안가져 왔냐고 불쌍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물어보던데 참.. 오늘은 그냥 비상용으로 싸온 칼로리 발란스로 때워야 할듯 싶다. 

대충 배를 채우고 뒷산 올라가듯 초가다케라는 곳을 올라감. 야리가다케처럼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발 고도가 2,677m나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고봉보다도 높은 곳인데 캠핑장이 1,620m 였으니 1,000m 넘게 올라가야 하는 곳 ㄷㄷㄷ. 높은 산이다 보니 초반부터 경사가 가파른데 이게 끝까지 계속 이어진다. 처음에는 오르막이 힘들어서 체력이 예전만 못하구나 한탄하며 걷는데 그래도 한발 한발 내딛으며 보행의 리듬에 익숙해지니 조금은 나아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4시간 가까이 가파른 경사를 올라감.  오전에 조금씩 잦아들던 비는 산에 올라가니 그치고 구름도 옅어지고 군데 군데 파란 하늘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거 참. 정말 아이슬란드 여행과 비슷한 패턴이네. 시련을 먼저 겪은 후에 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건가 ㅎㅎ 

쉼 없이 올라가다 보니 어느덧 정상이 가까워지는데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북알프스의 풍경이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설악산, 지리산등 우리나라의 명산들과는 느낌이 다른 웅장함이랄까. 대니얼 캐너먼은 사람은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가 구분되고 그중에서 기억하는 자아가 항상 승리한다고 했는데 나도 이번 여행 처음에는 비 때문에 힘들고 혼자 걷는 산길이 외롭겠지만 나중에는 이런 감탄스러운 순간들만 기억에 남겠구나 싶다. 사실 그랬으면 좋겠고.

오르막길이 끝나니 초가다케 정상과 점심을 먹을 산장까지 가는 능선은 너무 아름다운데 그 길을 따라 계속 걸었으면 좋겠다 싶다. 마침 같은 길을 가게 된 일본 아저씨와 말동무 하며 걷는데 그분은 텐트를 짊어지고 3일간 다니고 계신다고. 그래서 보니 텐트까지 있는데도 짐이 단촐하다! 나도 저렇게 짐을 컴팩트하게 꾸려서 왔어야 하는데.. 옷가지도 대폭 줄이고 책도 줄이고해서 말이지

점심을 먹을 산장에 다가가니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산장에서 위치를 알려주려 음악을 틀었나 했는데 다가가보니 어떤 젊은 여자분이 아코디언을 연주중이었다. 같이 걷던 아저씨와 박수 치면서 한참을 음악을 함께 들음. 너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마음을 울리는 아코디언 소리가 어우러진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콧등이 시큰해진다. 이번 여행에서 아니 앞으로도 잊지 못할 순간이 될것 같다. 잊지 못할 음악을 들려주신 이름 모를 그분께 다시 한번 감사

산장에서 늦은 점심이자 오늘의 마지막 식사를 먹고 다시 캠핑장으로 복귀. 같이 걷던 아저씨는 여기서 잘거라고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시던데 부럽다 ㅎㅎ 오르던 길이 멀고 험해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한참을 내려와 하루를 마무리. 캠핑장 여기저기서는 저녁을 해먹고들 계시네. 아이고 배고파 ㅠㅠ

오늘은 오른쪽 초가다케로. 왼쪽의 야리가다케는 내일 가보기로...


초가다케로 가는 초입


걷다 보니 비가 그치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높은 곳에서는 이미 단풍이 들기 시작


능선에서 바라보이는 야리가다케 산의 모습



계속 걷고 싶었던 능선의 아름다운 모습





10월 1일 - 나고야

몇 년 전에 중국 윈난성으로 여행 가면서 1박 2일간 호도협 트레킹을 한적이 있었다. 39밴드라고 부르는 그늘도 하나 없는 가파른 산길을 운동화 신고 오르는게 진짜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 곳. 그때 우연히 한국서 혼자 오신 아저씨 한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울산에서 휴가 내서 혼자 오셨다는 그분은 산을 정말 좋아하셔서 해외 명산들도 많이 다니셨는데 그중에서 일본 알프스가 좋다고 추천을 하셨더랬다.  일본 알프스라..이름도 잘 가져다 붙이는 구만. 일본에 그런 곳이 있나 궁금해서 나중에 찾아보니 일본 알프스는 일본 중부 기후현 부근에 3천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이어진 일본 등산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라고 해서 언젠가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리고 올해의 추석. 2일만 쉬면 무려 10일간의 황금 연휴라 올 초부터 어디를 다녀올까 고민을 했었다.  앞뒤로 휴가를 붙여서 좀 먼곳으로 갈까도 하다 5월 초에 아이슬란드 여행도 계획되어 있기도 하고 해서 가을엔 부담이 덜한 가까운 곳을 다녀오자 싶어서 떠오른 곳이 바로 일본 알프스. 그리고 바로 비행기 티켓부터 예매함. 나고야는 평소에는 20만원 중반이면 올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추석 연휴 기간이다 보니 무려 올해 1월에 알아보는데도 45만원이 최저가이다. 어쩔수 없지 싶어서 티켓부터 지르고 봄 ㅋㅋ 

그때부터 틈틈히 정보를 찾아보니 본격적인 북알프스 전체를 종주하려면 12박 이상이 걸리는데 (이렇게 전체 종주 하신 분도 있더라 ㄷㄷㄷ) 보통은 가미코지를 기점으로 2박 3일정도의 트레킹을 하는 모양. 전체 종주는 꿈도 못 꿀일이고, 2박 3일은 좀 짧아서 일정 잡기가 어려웠는데 더 찾아보니 중간부터 가미코지까지 오는 루트도 있어서 5박 6일간 오기자와 라는 곳부터 가미코지까지 오기로 함. 

계획을 잡고 나서 완주할 체력을 기르려고 여름에 덥다는 핑계로 쉬었던 달리기도 다시 시작했는데 이것 저것 일들이 많아 (뭐 거의 술먹는 일 ㅠㅠ) 준비를 맘에 들게는 못한 상태에서 연휴가 다가와버렸다 ㅠㅠ 사실 첨에는 산장에서 자면서 산행을 하려고 했다. 그럼 옷가지 정도만 들고 가면 되니 돈은 좀 들어도 몸은 편했을텐데 산행기를 읽어보니 텐트와 침낭을 들고 백패킹으로 다녀온 분들도 있어서 거기에 혹해서 이번 여행은 텐트와 침구를 들고 가는 백패킹으로 다녀오기로 함. 여행 전날 추석 인사 겸 고양이를 부모님댁에 맡기고 고양이 레오가 없어 휑한 집에서 짐을 꺼내 놓는데 이거 참 한숨 밖에 안나온다. 이걸 짊어지고 일주일간 다닌다고?? 어쩌자고 이런 무모한 계획을 세웠을까 ㅠㅠ 그냥 오키나와나 태국 이런데 가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할걸 싶지만 이미 후회하고 되돌리긴 늦은 시점이라 그 많은 짐들을 배낭에 차곡차곡 쑤셔 넣고 여행 준비 완료.

긴 연휴를 맞아 인천 공항에 기록적인 인파가 몰리고 면세품 인도 받는 곳에서는 3시간전에 가도 대기표를 못받아 인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여기저기 욕설에 싸움까지 벌어졌다는 흉흉한 뉴스가 있어 무려 비행 5시간 전에 떠나기로 함 ㅠㅠ 10시 40분 비행기라 5시반 공항 버스 타고 가야겠다 했는데 4시쯤 문자가 와서 뭔가 하고 보니 10시 40분 비행기가 11시 40분으로 지연되었다고.. 빨리도 알려주네 ;; 그래서 좀 더 자다가 공항에 8시 반쯤 도착.

확실히 다른때보다 사람이 많기는 했는데 걱정한 것처럼 미어 터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을 통과해서 면세품까지 받는데 두시간정도 걸린듯. 다만 여행전에 들려서 밥도 먹고 맥주도 한잔 하던 라운지 만은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 예전 여행때는 여행중에 홀짝 홀짝 마실 와인 한병씩 사서 나가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산에서 와인보다 독한 독주가 필요할 것 같아 큰맘먹고 맥켈란 한병 사서 비행기에 오름. 11시 40분 예정 비행기는 공항 혼잡을 이유로 다시 비행기에서 30분 넘게 지연하여 출발.

원래 예정은 나고야에 12시쯤 도착하면 여유있게 가도 2시에는 나고야 시내에 도착할테니 오후와 저녁에 나고야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려고 했는데 공항에서 입국심사까지 받고 나니 거의 3시가 다 됐고 공항에서 유심카드 하나 사서 호텔에 체크인하니 어느덧 5시. ㅠㅠ 일본은 유심카드가 너무 비싸서 7일 1GB에 4,500엔이나 한다. 으..이럴꺼면 무제한 로밍 행사 같은걸 알아볼걸...일본에 9일간 있을 예정이라 개통은 다음날 부터 하기로 하고 오늘은 데이터 없이 다니려고 했는데 참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동안 데이터 통신이 안되는게 이렇게 답답할 줄이야. 구글맵이나 맵스미나 다운로드도 안해와서 지도도 못열고 데이터 통신이 안되니 아이폰으로 할것도 없고 해서 지하철에서는 책보고 와서 나고야 역에서는 인포메이션에서 지도 한장 구해서 오랜만에 지도를 짚어가며 호텔에 체크인. 호텔 와서 와이파이 연결해서 지도부터 다운받고 필요한 정보 다운받고 나니 그제서야 좀 마음이 놓인다. 적어도 길 잃고 헤맬 일은 없겠구나, 사람이 기술에 길들여진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다.

나고야는 일본의 다른 도시들처럼 특산 요리들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장어 덮밥인 히츠마부시. 그중에도 메이테츠 백화점에 있는 마루심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봄. 저녁을 먹기는 좀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줄이 한창이다. 준비된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기다리다 입장. 동그란 나무 반합에 담겨 나온 히츠마부시는 정말 맛있었다. 달콤 짭짤한 소스와 고소하고 기름진 장어가 참 어울렸는데 차조기, 와사비와 같이 먹으니 그 향이 더 좋더라.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나와서 상가 구경도 하는데 어딜 가도 사고 싶은게 한가득이다. 돌아다니다 소프트뱅크에서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도 봤는데 인터넷으로 보다가 실제로 눈 앞에서 움직이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은 언캐니밸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눈이 마주쳤을때의 느낌이 신선했는데 아무것에나 의인화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성상 인기가 있을거 같기도 한데 일본에서도 언론과 사람들의 호기심들이 많이 시들해졌다고 하니 인간의 친구가될 휴머노이드 로봇은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내일은 산으로 떠나는 날. 중간 경유지인 마츠모토로 가는 기차 시간을 알아보려는데 모든 인포메이션이 문을 닫았다 ㅠㅠ 뭐 이리 일찍 닫는담. 그냥 발품 팔아서 시간표를 확인하려는데 기차노선도 많고 - 메이테츠, 긴테츠, JR, 신간센 - 시간표 찾기도 어려워서 찾아보니 버스가 있다고 해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오스 상점거리를 구경하러 감. 오스 상점 거리는 우리나라 홍대나 이태원처럼 북적이고 그럴 줄 알았는데 일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대부분 문을 닫고 영업이 끝났다. 문닫은 개성적인 느낌의 상점들만이 평소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썰렁 ㅠㅠ 그래서 조금 둘러보다 숙소 앞에 있던 세계의 야마짱이라는 나고야를 대표하는 테바사키 - 간장 양념으로 튀긴 닭날개 요리인데 교촌치킨이랑 좀 비슷 - 하나 사가서 숙소에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 함.

그나저나 티스토리 오랜만에 업데이트 하려고 봤더니 원래도 개판이었지만 카테고리 추가도 잘 안되고 뭐 이따위로 업데이트를 한건지.. 돈 안되서 접으려나 보다 ;;

이런 짐을 들고 며칠을 산에서 돌아다닐 생각을 했다니 미쳤던듯 ㅠㅠ


뭔가 스타크타워처럼 생긴 스파이럴 타워.


나고야의 상징인 나나짱이라던데 크기만 하고 뭐 별로. 옆에 계신 분 포즈 ㅋㅋㅋ


맥켈란 면세점 라인업. 다 못마시고 남겨옴 ㅎ


맛있었던 히츠마 부시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페퍼. 눈에 흰자위가 없어서 어느 방향을 보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불꺼진 오스 상점가에서 본 귀여운 가게. 뭐하는 가게일까?


이 집만이 무슨 행사중인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던데 무슨 오픈 행사 같은걸까?


맛있었던 테바사키와 일본 가면 주로 마시는 에비스 맥주, 우리나라에 4,000원대로 들어오고 4개 만원 행사도 안한다는데 그급인지는 잘..






5/1 교토

한국도 오늘은 노동절이라 다들 쉬고 있겠구나. 날씨가 좋았다면 모두들 여기저기 야외로 놀러들 갔겠지. ^^
오늘은 교토로 이동하는날. 오사카와 나라는 비록 12년 전이지만 한번 와본적이 있었던데 반해 교토는 난생 처음 방문이라 좀 설렌다.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던 도시라서 자식들을 데리고 여러차레 방문 했다지 ^^ 일본 천년의 수도 교토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숙소가 있던 JR 신이마미야역에서 오사카역으로 이동해서 교토선을 타고 드디어 출발. 여행전에 가져온 책중 필립 K 딕의 장편소설 '화성의 타임슬립'을 완독해서 오늘은 런던 디자인 뮤지엄 관장 데얀 수직이 쓴 '사물의 언어'를 읽으면서 옴. 모든 물건이 일상품화 되고 결핍이 없어진 풍요의 시대, 자본가들은 어떻게 소비를 창조해 내는지, 예전에 그 역할이 광고와 홍보였다면 이제는 디자인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책인데 초반 조금만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여행중에 다 읽을 수 있기를 ^^ 이 책 말고 교토 여행 경험이 있던 선배 소개를 받아 '교토 천년의 도시'라는 교토 관련 책도 한권 샀는데 이건 정말 대실망! 가이드북으로써  쓰는 용도를 기대한 건 아니고 교토의 역사와 이야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교토의 명승지를 가면 도움이 되겠거니 했는데 - 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하는 이집트 여행이나 스페인 내전과 같은 책처럼 - 글발이 없어서 재미도 없고, 깊이도 없고 무슨 블로거가 그냥 관광지 정보 모아서 책으로 낸 수준이라 대 실망. 딱 하나 이런 허접한 책에 19,000원이라는 가격을 붙인 출판사의 배포는 높이 살만 ㅠ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종점인 교토.

짐을 코인 라커에 두고 근처 구경을 하고 체크인을 할까 하다가 체크인 시간을 보니 보통 다른 숙소가 3시인데 여기는 1시로 무척 빠르다. 배도 고프고 해서 점심먹고 체크인 하고 여정을 시작하기로 함. 마츠야에서 규동하나 먹고 숙소를 찾아가는데 지하철 역에서 좀 멀다. ㅠㅠ - 어떻게 여기를 거점으로 다니나 싶었는데 다행히 숙소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이후에는 그거 타고 다녔음 - 아이폰 지도를 사용해서 겨우 숙소로 찾아왔는데 세상에 아이폰이 못하는게 뭔지 ㅎㅎ Weekly mansion 이라는 곳에 묵었는데 호텔은 아니고 민박도 아니고 건물 하나를 그냥 장기- 단기로 빌려주는 숙소 같았다. 마침 내가 여행 온 시기가 일본도 일주일 스트레이트로 쉬는 골든 위크라 다른 숙소가 없어서 booking.com에서 남은거 예약해서 왔는데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럭 저럭 다른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이랑 비슷한 수준에 취사도구가 있어서 좀 좋았음. 숙소에서는 인포메이션이 없어서 체크인 어떻게 하냐고 전화했더니 방에서 기다리면 직접 방으로 오더군 ㅎㅎ

교토에서 처음으로 들린 곳은 Uji 지역의 뵤도인.

뵤도인은 1,000년도 넘은 목조 건물로 유명하고 근처의 우지가미 신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며 녹차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교토 시내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 짧은 시간에 교토를 보고 가는 관광객은 잘 안보는 곳이라고.

JR 나라선을 타고 Uji 역에서 내려 관광안내 센터에서 지도를 달라고 하니 친절하게 관광 루트까지 알려준다. ^^ 알려준데로 루트를 따로 걷는 우지의 골목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무척이나 정겹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맘에 들었던 골목의 모습인듯 싶어서 좋았음 ^^
10분쯤 걸어 뵤도인에 들어가니 자갈로 된 산책길과 옆에 심어진 나무와 꽃들이 무척이나 포근하다. 포근한 산책길을 따라 본 봉황당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왔는데 일본의 10엔 동전에도 들어 있는 봉황당을 보고 있자니 역사나 건축 이런거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재 한번 없이 거의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게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뵤도인 경내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는 지붕에 있는 봉황조각의 원본과 (이 조각은 1,000엔 지폐인가에 들어 있다고 함) 뵤도인에서 발굴된 여러가지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구름 위의 부처들을 형상화한 조각품이 제일로 기억에 남는다.

뵤도인을 나와서는 우지 공원에서 캔맥주 한잔 하면서 지친 다리를 쉼. 공원에서 바라보는 우지의 전경이 참 아름답다. 푸르른 숲이 참 좋은데 가을에 오면 불타는 듯한 절경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나중에 기회 되면 또 와야지..그다음에 간 우지신사와 우지가모 신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다는데 규모가 참으로 소박하다.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본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은 다 규모가 엄청나던데 여기는 두채의 건물과 3개의 조그마한 신사가 전부 ^^ 뭐 규모는 작았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어 좋았음

이제 다시 교토로 돌아올 시간... 교토로 돌아오는 시간도 아까워서 ^^ 중간에 오는 길에 내려 붉은색 도리이들이 열주를 이루는 후지이 미나리 타이샤를 들르기로 함.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이나리 역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신사가 보인다. 굉장히 큰 도리이가 앞에 있는데 우지가미 신사에서도 그랬지만 도리이를 통과하면 웬지 신성한 곳으로 입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ㅎ
후지이 미나리는 그 도리이가 수천개가 늘어서 있는데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 하나씩 세우던게 그렇게 많아진거라고... 돈에 따라 크기가 다른데 뒷편에 쓰인 문구를 보니 대부분 무슨 회사들에서 회사의 번창을 빌며 세운듯 싶었다.

일본의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 방식은 조금은 독특했는데 신사 앞에 방울이 끈에 매달려 있으면 한번 흔들어서 방울을 울린 뒤에 합장을 하고 절을 두번하고 - 그 다음이 중요한데 - 박수를 짝! 짝! 두번치고 다시 절을 한다.
아저씨들은 '앗! 깜짝이야' 싶을 정도로 박력있게 짝! 짝! 치기도 하고 아주머니들은 다소곳이 조용히 치기도 하는데 조용한 경내에 경쾌한 박수소리가 퍼지면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본인을 위해 소망을 비는 구나 싶어서 마음이 따듯해진다. - 설마 불법적인 일을 빌지는 않았겠지 ㅎ - 나도 따라서 박수 두번 치고 이번에도 00 하게 해주세요 마음 깊이 소원함 ^^

인터넷에서 뽑아온 자료에는 근처에 서민적인 이자까야가 많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보이질 않아 교토역으로 와서 덴뿌라 정식과 시원한 생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옴. 이자까야 같은데서 한잔할까 싶어 주변을 찾아봤는데 교토는 찾기가 어려워 숙소에서 음악 들으며 하루를 정리...



교토에서 묵었던 숙소. 저 우산은 비와서 샀는데 요긴하게 쓰고 두고 옴 ㅎ



동전에 담긴 모습을 함께 담아봄 ㅎ





단풍드는 가을엔 더 멋질것 같은 울창한 숲




우지 신사



우지가모 신사에 있는 본당. 아마 일본 국보로 지정되 있을 듯



녹차의 고장이라니 녹차 아이스크림도 한번 먹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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