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3


눈 뜨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하러 나가니 흑.. 안개가 자욱하고 안개비가 흩뿌린다.

그나마 빗살이 약해서 텐트 걷고 아침먹고 샤워하고 - 여기는 2분에 50kr였는데 50kr동전이 하나밖에 없어서 진짜 후다닥 씻었는데 의외로 2분이면 충분하더구만 ㅋ - 오늘 일정을 시작함.


일단 인포메이션에 들러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물어보니 Höfn에서 바라보는 Vanajokul의 모습이 아름답고 가까운 곳에 가볼만한 곳도 알려줘서 일단 바닷가로 나가봄. 수많은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귀도 즐겁고 풍경도 아름다운데 금방 걷힐줄 알았던 안개와 구름이 5분도 안되어 다시 짙어지고 빗방울이 또 떨어진다. 휴..오늘도 비로구나 ㅠㅠ 낙담해서 그냥 다음 목적지인 동부로 이동.


원래 가려고 했던 Stokness는 잔잔한 바다에 비치는 반영이 아름다운 곳이라던데 가는길에 안개가 더 짙어진다. 지금 가봐야 뭐 시간만 낭비할 거 같아서 그곳은 건너띄고 그냥 동부로 가기로 함. 휴.. 눈, 비, 강풍에 이제는 짙은 안개까지.. 여행자들이 싫어할 악천후는 다 겪는구나 싶다. 어째 내일은 나아지겠지 해도 나아지질 않냐, 파란 하늘, 눈부신 태양 본게 언제냐 아니 앞으로 볼수나 있을까 투덜대면서 운전하다보니 길은 어느덧 동쪽 끝에 접어들어 북쪽으로 향해 간다. 헉 그런데 북쪽으로 접어드니 구름이 걷히고 그렇게 원하던 파란 하늘과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ㅠㅠ 어제 본 빙하의 색을 닮은 깊이 모를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며칠은 이런 날씨를 보여주는 구나 ㅠㅠ 오늘은 동부 피오르드를 따라 주욱 이동해서 Seyðisfjorður 까지 가는 일정인데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는 없는데 운전중에 보이는 피오르드의 풍경들이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화산 활동으로 이루어진 남부의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인데 역시 장엄하고도 아름답다. 중간중간 피오르드를 통과하는 길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 내려 예쁜 마을도 구경하고 가다가 경치 좋은 곳 있어서 내려서 돗자리 깔고 샌드위치와 삶은 달걀 아이슬란드 요구르트 스키르로 점심을 먹으니 정말로 행복하다. 이번 여행중 최고의 순간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 가끔씩 지나가는 차소리와 바람소리 파도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곳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나말고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먹는 점심이란. 또 언제 이런 피크닉을 와보나 싶다 ㅎ


몇곳의 마을들을 더 지나 동부 아이슬란드의 수도라는 Egilsstaðir - 인구가 1,700명이나 되는 대도시 ^^; - 들러서 마트에서 장을 봄. 아이슬란드 물가는 너무 비싸서 보통 식당에서 파는 한끼 식사가 20,000~30,000원 정도라 사먹을 엄두가 안났는데 마트 물가는 그렇게 혀를 내두를 정도는 아니다. 콜라가 300ml 캔이 1,000원 정도고 식빵은 3,000원 (맛은 너무 없다 -_-;;), 쌀도 1kg에 5~6,000원쯤 준거 같고 샌드위치용 햄이나 치즈, 맥주 안주로 자주 먹었던 하몽이나 살라미도 몇천원 수준이었고 우유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 쌌으니. 그런데 가공육 말고 진짜 고기류는 좀 비쌌는데 닭이나 돼지나 우리나라 2~3배정도 하는 듯 싶다. 특히 놀란게 도대체 베이컨은 왜 그렇게 비싼지 우리나라에서 7~8천원쯤 하는 양이 3만원정도에 파는거 보고 놀람. 그리고 노르웨이도 가까운데 연어는 싸게 안파나? 연어도 우리나라 2~3배쯤 한듯..그래서 고기는 첫날 양고기 무리해서 먹은거 말고는 고기를 못먹어서 오늘은 닭고기라도 구워먹자 해서 마트 왔다가 양도 많고 비싼 닭가슴살 가격에 좌절해서 찾아보니 손질 안된 닭다리는 싸게 팔길래 내가 직접 손질할 생각으로 닭다리 좀 사서 오늘 밤을 묵을 Seyðisfjorður로 출발함.


이곳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와서 조금 유명해진 마을이라던데 마을로 가는 길이 일단 너무 아름답다. 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서 갑자기 겨울로 접어든 것 같은 기분으로 높은 설산을 꾸불꾸불 통과하여 가다보니 드디어 협곡안에 자리 잡은 예쁜 마을이 눈에 들어오는데 좁은 협곡 사이로 작은 강이 흐르고 강 양옆으로 자리잡은 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참으로 아름답다.


캠핑장도 시설이 훌륭해서 오랜만에 아이슬란드에서 산 쌀로 밥도 짓고 닭고기도 고추장, 고추가루 넣어서 매콤하게 볶아서 저녁 먹고 맥주와 와인까지 마시고 마을 한바퀴 둘러보고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함.





정말 순식간에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이 나타난다





이스트 피오르드 중간 중간 만나는 작고 예쁜 마을들



행복했던 점심식사 ㅠㅠ







동네 창고에도 이런 그림들이 ㅎㅎ


하늘 빛을 닮은 교회


아이슬란드는 아무리 작은 마을에도 멋진 교회들이 반드시 있다 ㅎㅎ





어느집 정원앞에서 본 미니언들. 아이들 이름을 새겨둔듯



너무 예쁜 세이디스피오르드



표지판이 추울까봐서? ㅎㅎ


이 날은 매콤한 닭볶음. 닭 가슴살은 양도 많고 비싸서 싼 닭다리 사다가 일일히 뼈 발라내고 손질해서 요리했음 ㅠㅠ 


저 책 아직도 다 못읽었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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