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1
여행을 혼자 다니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계획대로 잘 되면 아무 문제 없다. 종종 외롭긴 하지만 뭐 서울에서도 외로운걸. 그리고 그정도야 많이 익숙해 졌으니. 그런데 뭔가 잘못되고 계획에서 어긋나면 좀 울적해진다. 서로 위로하고 상의해서 더 좋은 계획을 세우면 좋을텐데 오롯이 혼자서 잘못된 일을 이겨내고 계획도 새로 세우고 하다보면 서로 기운 복돋아 주면서 함께 의논할 사람이 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다.
어쨌건 어제 묵었던 Nice Hostel은 정말 잘 선택한거 같다. 첫날 겪은 호된 신고식에서 조금은 회복도 되고 무료로 제공되는 아침도 정말 맛있었다.
자 오늘은 또 어떤 모습을 볼까 기대하고 있는데 오늘도 오전에도 비바람이 정말 거세다 ㅠㅠ 로비에서 보고 있으면 주차해둔 차가 들썩거릴 정도. 이런 날씨에 만약 캠핑했으면 어땠을까 등골이 다 서늘하다. 비바람이 좀 약해지길 기다리다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그냥 운에 맡기고 하루 일정을 시작함. 비가 정말 많이 오면 그냥 차에서 비를 피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첫 목적지인 Skogafoss 에 도착할 즈음에 비가 그친다. ㅠㅠ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비가 안오는게 어디냐 ㅠㅠ
Skogafoss도 보자마자 감탄이 나온다. 6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어제 본 폭포와는 또 다른 느낌. 이곳은 폭포의 상류까지 올라가서 시작되는 트레킹 코스가 있고 인랜드까지 며칠씩 이어지는 매우 유명한 트레킹 코스도 있다고 해서 다만 몇시간이라도 걸어보려고 했는데 좀 걷다보니 진눈깨비가 따갑게 내리고 바람이 거세진다. 그냥 아쉬움을 남기고 차로 돌아옴. 언젠가는 저 길을 맘 내킬때까지 걸어볼 수 있을까?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Skogafoss를 나와 Dyrholaey로 향함. Dyrholaey는 남부 해안가에 있는 120미터의 절벽인데 검은 모래로 덮힌 해안가와 퍼핀을 비롯한 탐조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링로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지나 꾸불꾸불한 산길을 한참을 올라 목적지에 도착. 우와 그런데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제 텐트안에서 겪은 강풍은 비교도 안될듯. 혼자 였으면 정말 날아갈까봐 무서웠을텐데 나말고도 여러명이 강풍속에서 돌아다니길래 나도 함께 돌아다님. 바람은 거세지만 풍경은 참 멋지다. 끝없이 이어지는 검은색 해안과 험난한 절벽과 내륙의 풍경이 짙은 안개아래에서 어우러져 정말 이세상의 풍경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Dyrholaey 건너편은 Reynisfjara 라는 해변인데 이곳은 아까 위에서 본 검은색 해변가와 함께 아주 독특한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걸 주상절리라고 하나?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절벽의 다채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예전 사람들은 이곳을 드래곤의 서식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과연 드래곤을 믿었던 시기라면 검은색 바닷가와 기괴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동굴이라면 그야말로 드래곤의 서식지로 꼭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다음으로 간 곳은 Fjaðrárgljúfur라는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곳 ㅋ 이곳은 강에 있는 협곡으로 무려 9,000년 전에 생성된 협곡 지역이라고 한다. 비는 완전히 그치고 바람도 잦아드는데 어휴 정말 날씨에 감사하며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협곡 입구에 도착하니 처음부터 와~ 정말 감탄이 절로 난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의 모습이 정말 놀랍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 때묻지 않은 광할한 원시 자연이라는 표현은 너무 흔한 표현이지만 아이슬란드야 말로 그말에 정말 잘 어울리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 협곡은 위로 2km정도 이어지는데 올라가서도 바라보는 풍경은 더 멋지다. 이 길도 내륙으로 내륙으로 끝없이 이어지는데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Skaftaell 캠핑장으로 떠날 시간. 그제 호된 신고식을 겪고 오늘 아침에는 차가 들썩일정도의 강풍을 경험해서 벌써부터 무척 떨린다. ㅠㅠ 너무 심하면 차에서 자야지 하고 캠핑장에 가니 드디어 많은 캠핑장들이 오늘부터 정식으로 오픈을 하는 날이라 Skaftafell 캠핑장도 정식으로 오픈을 했다. 캠핑비를 내고 캠핑장에 들어오니 이미 많은 캠핑족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중이다. 나도 텐트를 치는데 다행히 바람도 약하고 하늘도 파래진다. ㅠㅠ 폴대가 하나 부러진채로 텐트를 쳐보니 그럭 저럭 버틸수 있을 것 같다. 저녁으로 드디어 며칠전에 산 양고기도 굽고 와인과 맥주도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새소리도 들으니 깊은 행복감이 밀려온다 ㅠㅠ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함
혼자서 캠핑하면 시간 많을 줄 알고 책도 일부러 어렵고 두꺼운책으로 여러권 가져왔는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네 한권도 다 못읽고 갈듯 ㅠㅠ
푸짐한 아침. 얼마만에 신선한 야채냐 ㅠㅠ
Skogafoss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비가 그친다. 좀 흐리지만 그래도 너무 멋졌던 곳
폭포 위에서부터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가 정말 멋지다 ㅠㅠ 한 두어시간이라도 걷다 오고 싶었는데 ㅠㅠ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디르홀레이. 끝없이 펼쳐진 검은 모래사장과 내륙의 모습이 신비롭다.
날씨 맑은 날 여기서 찍은 사진 보면 멋지던데 ㅠㅠ
검은색 모래 사장과 기묘한 절벽이 신기했던 Reynisfjara
진짜 용이 한마리 살았을 법 한 풍경
용이 집에 있다 나와서 쉬었을 법한 카리스마 넘치는 바위
화산때문에 생긴 지형에 녹색 이끼가 자란 풍경이라는데 뭔가 몽실몽실 귀엽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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