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4


어느덧 여행 중반이 지났다. 어제 밤에 페이스북에 오랜만에 사진 몇장 올렸더니 지인들이 좋아요를 많이 눌러줬네 ^^

6시쯤 눈을 떴는데 벌써 해가 쨍쨍하다. ㅎ 조금 더 눈붙이고 일어나 어제 남은 찬밥으로 누룽지 끓여서 아침으로 먹고 텐트를 정리한 후에 마을을 한바퀴 둘러 봄. 햇살을 받은 마을의 모습은 어제 저녁의 모습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거대한 협곡과 작은 강에 접한 형형색색의 집들이 참 예쁘다. 천만이 넘는 인구가 좁은 곳에 몰려 사는 서울에서만 살아왔는데 이런 곳에서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걱정도 근심도 없이 여유로울까? 조금 걷다보니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 놀던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교실로 뛰어간다. 이런 작은 마을에도 학교가 있구나. 수업이 시작된것 같은데 몇몇 학생들은 학교 앞에서 앉아서 아니면 누워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생각해보면 이 마을에서 같이 공부하면 다 친구이거나 친척일텐데, 남들보다 한발자욱이라도 더 앞서가야 성공으로 치부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는 근본부터 다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이슬란드는 워낙에 인구가 적어서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극도로 경쟁적인 우리나라 사회 생각해보면 참 부러울뿐이다.


마을을 둘러보고는 이제 동부를 떠나 북부로 이동할 시간.

북부로 가는 길도 여전히 아름다운데 중간중간 멋진 풍경 보며 사진도 찍으면서 하다가 처음으로 간 곳은 Moðrudalur라는 작은 마을.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은 아닌데 Moðrudalsfjallgarður 산과 majestic Herðubreið 산이 보이는 경치가 훌륭한 곳이라고 해서 한번 들려봄. 링로드를 벗어나 마을로 접어드는 길은 무척이나 황량하다. 예전에 이집트에서 갔었던 바하리야 사막이 생각나는 듯한 황량한 풍경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을은 진짜 멋진 까페 하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조용한 곳이었는데 마침 테이블이 하나 있길래 거기서 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오늘의 점심을 먹음 ^^


점심을 먹고서는 북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Detifoss로 향함. Detifoss로 가는 길은 동쪽으로 접근하는 길과 서쪽으로 접근하는 길이 있는데 대부분 동쪽으로 가서 보는게 좋다고 하던데 아직 그 길이 오픈을 안해서 어쩔 수 없이 서쪽 방면으로 찾아감. 링로드에서 20km정도 떨어져 한참을 운전해서 가고 주차장에서도 거의 30분 정도 걸어가면 드디어 Detifoss가 나타난다.


Detifoss는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배경이 되는데 그때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면서 와 정말 멋지다 싶었는데 이제 내 눈으로 직접 보는구나 ㅎㅎ Detifoss의 모습은 지금까지 본 폭포들과는 인상이 정말 다른데 지금까지 봤던 폭포들이 규모의 작고 크고를 떠나서 다 아름답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첫인상이 정말 무섭다. 화산암을 머금은 잿빛 물이 엄청난 규모의 폭포에서 떨어지는데 물줄기가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검은색 물이 부글 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마치 지옥의 입구와도 같은 풍경이랄까 완전히 압도되는 풍경. 그런 지옥도와 같은 풍경과 함께 폭포의 물줄기가 만들어 내는 무지개는 폭포와 너무 대비 되어서 눈이 더 즐거웠음. Detifoss의 상류로 600미터쯤 올라가면 Sellfoss가 있는데 이곳은 Detifoss의 전주곡이라고 해야 할까 Detifoss로 합류하기 전의 물줄기들이 작지만 보다 다채로운 폭포를 이루어 떨어지는데 여기도 꽤 멋졌다.


원래는 협곡으로 유명한 Asbyrgi 를 가려고 했는데 Detifoss에서 가는 길이 아직 오픈을 안했다. 반대로 돌아서 가는 길은 있는데 그러려면 거의 백키로 넘게 돌아가야 해서 안타깝지만 포기하고 Krafla 산으로 향함. 이곳은 화산 분화구에 생긴 큰 호수이고 현재에도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형이라 군데 군대 지열발전 시설들이 눈에 띈다.  Kerið 분화구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대신 호수도 얼어있고 해서 Kerið 분화구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은 좀 덜함. 분화구 따라 한바퀴 빙 돌고 나니 시간도 좀 남고 해서 한군데 더 들릴까 하면서 내려가다 보니 차들이 많이 서있는게 보인다. 그래서 내려보니 여기서 한시간 정도 트레킹 코스가 있는 모양.


그래서 무작정 눈쌓인 길을 걸어봄. 홀로 눈과 화산재 쌓인 황량한 길을 이렇다할 목적지도 없이 걷는게  기분도 묘하고 온갖 잡생각도 많이 든다. ㅠㅠ 그렇게 가다보니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하이킹을 하고 있는게 보인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하늘 빛을 닮은 부른 자연 온천이 나온다. 블루 라군 가면 이런데 들어가는 거구나 싶은 생각을 하며 다시 차로 돌아옴


이제 오늘의 캠핑장을 찾아갈 시간. Myvatn 캠핑장을 구글맵에서 검색해서 찾아가니 헉 캠핑장이 안보인다! 구글맵이 거의 정확하던데 하필이면 캠핑장이 안맞다니... 인포메이션 찾아갔더니 시간이 늦어서 인포메이션 문은 이미 닫혀 있고 구글맵에 다른 캠핑장도 안나와서 고민하다 마침 주유소에 주유하는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확실하지는 않은데 저쪽으로 가보란다. 그래서 고맙다 그러고 가다보니 반가운 캠핑장 사인이 보인다. ^^ 특이하게 피자집에서 캠핑장 리셉션을 겸하던데 아마 성수기 전에 잠시 봐주는듯 하다. 어쨌든 테이블이 없어서 좀 아쉽고 캠핑비가 2,000kr로 조금 비쌌지만 그래도 샤워가 무료고 호수가 가까워서 좋았음.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난이 9:30분 정도 되는데 아직도 날이 밝다! 그냥 텐트에서 쉬기 아까워서 호숫가 나가서 호수를 구경하는데 마침 그때서야 해가 뉘엿뉘엿 져간다. Myvatn 호수의 석양을 멍하니 바라보고 와인도 한잔 마시다가 텐트로 돌아옴. 그런데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지금 저녁 먹는 사람들도 많네 ㅎㅎ 뭔가 시간 개념이 우리랑은 많이 다른 듯 ㅋ


여기도 교회 ㅎㅎ


마을 최고 번화가인듯??



학교. 지금은 수업중인지 다들 독서에 몰두하고 있다




세이디스피오르드에서 나오는 길. 눈이 녹지 않은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길가다 만나는 이름 없는 폭포들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포스 넘치는 말. 가서 쓰다듬어 줘도 얌전히 있었다. 뒤에 자빠져있는 말은 뭐냐 ㅋㅋ





사막 같은 황량한 풍경이 갑자기 나타난다.



농가도 몇채 안되보이는데 여기도 교회 



이런 풍경을 보며 점심 식사를 ㅠㅠ


오늘의 점심 식사


매일 이런걸 지겹게 점심으로 먹었다.


귀한 베이컨을 - 아이슬란드는 베이컨이 왠지 진짜 비싸다. - 하나 먹으라고 줬더니 주인이 불러도 당췌 떠날 생각을 안하고 옆에 저러고 쳐다보고 있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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