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4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2주가 후딱 가버렸다
지나온 여행길이 벌써부터 꿈만같다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에 시간이 조금 있어서 쟈그레브에서 제일 유명한 박물관인 Mimara 박물관을 가기로 함
어제 박물관 입장료와 공항버스 요금만 남기고 환전한 크로아티아 돈을 다 써버려서 수중에는 딱 70kn (14,000원) 만 있는 상황
개장전까지 박물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10시 개장 시간에 맞추어 입장함. 그런데 론리플래닛에는 입장료가 30kn 였는데 실제로는 40kn를 받는다.
뭔 물가 인상이 이리 빨라..;;

쟈그레브 출신의 유명인의 개인 소장품을 기증받아 만든 박물관이라는데 그다지 대단한 작품은 별로 없고 다양한 소품들과 중세 성화들 그리고 르네상스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조금 있는 정도
꼭 가봐야 한다는 가이드북의 설명은 좀 오바였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작품을 보고 숙소로 돌아옴

이제 정말로 공항으로 떠날 시간
트램을 잡아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앗 갑자기 티켓 검사를 하는게 아닌가..- 첨엔 티켓을 샀는데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티켓을 넣는 곳도 없고 해서 티켓이 필요 없나보다 하고 그냥 그 티켓을 지갑에 넣어두고 그냥 탔었음..; - 여기서 표를 사면 10kn 내고 나면 버스비가 부족한데 어쩌나 - ATM기가 있긴 한데 인출은 100kn 단위로만 되어서 필요 없는 상황..- 걱정하면서 혹시 몰라 지난번 티켓을 보여주니 그 티켓을 입구에 설치된 기계에 넣었다 빼면서 다음에는 저기에 꼭 확인을 받으란다..
휴 다행이다 싶어서 "네" 그러긴 했지만 언제 다시 이 트램을 타게 될지 ^^

터미널에 내리니 공항버스가 막 출발 직전이다 가진 크로아티아 돈을 모두 털어 티켓을 끊어 버스에 탑승
루프타한자 편으로 프랑크 프루트 공항을 거쳐 서울로...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을 위해 쟈그레브에 온 레알마드리드 전용기.. 호나우두도 저거 타고 왔겠네 ㅎㅎ



안녕 크로아티아~


2011.09.13

언제고 여행의 마지막 날은 마음이 복잡하다.
여행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돌아가서 - 금방 다시 언제 여행 다녀와왔냐는 듯이 적응하겠지만 - 어떻게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나 하는 걱정,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 여행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등의 생각들..

그동안 항상 너무 일찍 일어나서 오늘은 좀 게으름을 부려볼까 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며 오늘 일정을 고민함. 원래 아침에 쟈그레브로 떠날까 했는데 기차가 8시 30분 이후에는 오후 2:45분 기차여서 오후에 출발하기로 하고 류블라냐의 나머지를 관광하기로 함.

호스텔 스탭에게 몇군데 추천을 받아 처음 간곳은 공원이었는데 마침 세르비아 출신 사진작가의 세르비아 풍경을 담은 야외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동유럽의 풍경들이 담긴 사진들을 보자니 참..내가 지금까지 찍은 사진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ㅠㅠ 그래도 뭐 내 사진에는 나만의 추억이 있으니까 ^^;; 공원을 걷다보니 유치원에서 나왔는지 너무 귀여운 꼬맹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원을 걷다가 역에 가서 쟈그레브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함. 슬로베니아는 동유럽과 서유럽의 중간쯤 되어서인지 참으로 많은 나라로 가는 기차편이 있다.
내가 타야하는 기차도 뮌헨을 출발하여 오스트리아를 거쳐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마지막에 헝가리의 베오그라드로 가는 기차.
나는 다시 자그레브로 돌아가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 끝없이 이어진 철길을 따라 더 가리라 다짐함

호스텔의 스태프가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며 그라피티 좋아하냐 물어보길래 그래피티 뭐 그래봐야 낙서 아니야 하는 생각으로 큰 기대없이 다음 목적지로 향함. 워낙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에 낙서들이 많긴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 ㅎ
이건 뭐 그라피티가 아니라 무슨 벽화 수준 ㅎㅎ. 벽 한면뿐 아니라 아예 하나의 건물 자체가 그라피티와 조형물로 이루어진 블럭이었는데 무슨 히피 공동체를 보는 것 같아 재미 있었다.  그중 너무나 마음에 드는 - 마치 건물을 하나의 퀼트처럼 도색한 - 건물 앞에서 셀카도 한장 찍고 하다보니 어느덧 쟈그레브로 떠날 시간.

숙소에서 짐을 찾아 역앞에 봐두었던 중국 음식점에서 볶음 국수를 하나 시켜먹고 쟈그레브행 기차에 몸을 실음
이번에는 정시에 출발하여 5시쯤 쟈그레브에 도착, 첫날 쟈그레브에 묵었던 숙소에 체크인한 후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옴

첫날 쟈그레브에 도착해서는 시차때문에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일찍 들어갔었는데 이제 보니 저녁의 쟈그레브는 정말 활기차다. 이제 6시 한국이라면 퇴근할까 말까 야근해야되나 고민해야 하는 시간일텐데 이곳에서는 벌써 카페에서는 맥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크로아티아 인들이 가득이다. 그런 여유로운 사람들 사이를 이방인처럼 걷고 다니니 괜시리 자유로운 느낌 ^^

저녁을 먹고서는 맥주 한잔 하려고 돌아다니는데 마침 요즘이 챔피언스리그 예선전 기간. 쟈그레브의 자랑 디나모 쟈그레브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가 내일인데 하루만 일정이 빨랐어도 디나모 쟈그레브의 팬들과 함께 경기를 봤을텐데 아쉽다. 대신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의 경기를 바에서 맥주한잔 마시며 같이 보다가 음악을 들려주는 바를 찾아감..론리에서 추천해준 바에 갔더니 마침 오늘은 공연이 없다고 해서 근처의 다른 바에서 틀어주는 락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그리고 여행을 정리함..그런데 음악이 너무 메탈만 틀어주네..들어올땐 아니더니 ㅎ


사진전의 사진을 찍음..나도 사진 잘찍고 싶구나..









구석에 나뒹구는 맥주 캔들 ㅎㅎ



기차도 그라피티 ㅎㅎ

쟈그레브의 노천 카페


마침 무슨 장터 비슷한걸 해서 기념품도 몇개 사고..


크로아티아는 EU 가입을 앞두고 있는데 EU 가입 반대 시위중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가고...





2011.09.10

어제 다 못본 공원을 마저 보기 위해 개장 시간에 맞추어 숙소를 나옴
Hvar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혼자 편하게 쉴수 있는 숙소에서는 아침 일찍 나와야만 하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Jezero 호텔에 배낭을 맡기고 (미리 조사한 자료에서는 10kn 였는데 그새 올라서인지 20kn를 달라고 함) 공원으로 이동

오늘은 어제처럼 코스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고 자세히 코스를 보고 공원의 핵심 코스를 지나가는 코스로 선택하고
호수내를 왕복하는 첫 배를 타고 관광을 시작함

전날 다녔던 산길과는 달리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는 나무다리와 오솔길을 따라 걷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닥히 훤히 보이는 맑은 그리고 신비스러울 정도로 푸른 호수와 짙푸른 녹색의 숲 그리고 곳곳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호수의 아래부분을 다보고서는 버스를 타고 호수의 상부로 이동
이곳도 역시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들..

마음 같아서는 오후 늦게까지 더 보고 싶은데 슬로베니아로 이동하는 일정이어서 공원 관광을 마치고 짐을 찾아 버스를 타러 감
그런데 버스 시간이 인터넷 카페에서 볼땐 1:30 이었는데 인포메이션에서 확인하니 12:50 으로 되어 있는게 아닌가?
그 버스를 놓치면 무려 오후 6시;;

갑작스런 정보에 부랴부랴 밥도 안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감..
다행히 버스는 아직 안왔는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버스는 조금 지연되어 1:10에 도착하여 자그레브를 향해 출발
휴..만약 1시 반인줄 알고 왔으면 큰일 날뻔 했네..ㅠㅠ

쟈그레브를 떠난지 거의 10여일 만에 다시 쟈그레브에 도착.
여행중 두번째 오는 도시는 웬지 굉장히 익숙한 곳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든다. ㅎㅎ
점심도 거르고 해서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보니 오 맥도날드가 보인다. 햄버거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햄버거가 먹고 싶어 맥도날드로 감. 세트가 고작 32 kn ㅠㅠ 한국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지나온 관광지들의 물가를 생각하면 너무 싸서 감격하며 점심을 먹음.

슬로베니아로 떠나는 기차 시간도 좀 남고 해서 맥주 한잔 마시려고 옆에 카페에서 맥주를 시켰더니 500cc 한잔이 12kn ㅠㅠ
듀브로브닉에서는 마트에서 파는 맥주가 그정도 가격이고 카페에서는 30kn씩 했는데 쟈그레브가 물가가 싸구나 느끼며 맥주 한잔 하다보니 어느덧 기차시간

원래 기차는 6시 15분에 쟈그레브를 출발해서 8시 40분에 슬로베니아의 류블라냐 역에 도착하게 되어 있는데 6시 10분이 넘어도 기차는 올생각을 안하고 기차가 도착하기로한 플랫폼에는 이상한 기차 - 글자 그대로 이상한, 차량 외부가 그래피티로 도배가 된 -가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혹시 플랫폼 정보가 잘못된건 아닌지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니 1시간 연착한다고...;;
전광판을 다시 보니 플랫폼 번호 옆에 60이라고 된 숫자가 써 있는데 그게 연착 시간이었구나..;; 연착이 얼마나 잦으면 아예 연착 시간을 표시하는 칸이 따로 있을까 싶어 다른 플랫폼을 보니 90이라고 써있는 곳도 있었다..ㅎ

하여간 7시 10분쯤 자그레브를 떠난 기차는 슬로베니아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거쳐 이름 모를 기차역들을 지나쳐감..
연착도 연착이지만 우리나라 기차 시스템 처럼 다음은 무슨 역이다 방송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역마다 여기가 무슨 역인지 알려주는 표지판도 잘 되어 있는게 아니어서 류블라냐를 지나치지는 않을까 엄청 긴장하며 감

마침 6인실에 같이 앉아 가던 슬로베니안 모녀들은 하필 먼저 내리면서 류블라냐는 한시간 더 가야 된다 굿럭 이러고 내려서 주변에 물어 볼 데도 없고 ㅠㅠ
거기다가 체크인 시간이 10시가 넘어가면 Late check in fee 도 물어야 되고 무엇보다 호스텔 위치도 몰라서 물어봐야 하는데 늦은 시간에 물어볼데가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걱정 하는데 묵기로 한 호스텔에서는 언제 도착하냐고 전화까지 온다..
마음이 좀 조급한 상태에서 가다보니 다행히 류블라냐 역에 도착.. 그래도 수도답게 지금까지 지나온 역하고는 다르고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역에서 내리니 구조가 특이한게 역건물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대로변..;;;

인포메이션을 찾아 다시 역으로 돌아가니 다행히도 아직 퇴근을 안하고 있다. 호스텔 위치를 물어서 알려준데로 찾아가다 보니 마침 나처럼 같은 호스텔을 찾아가는 여행객들이 있길래 같이 어찌 어찌 숙소를 찾아옴 휴..^^;
호스텔에서 파는 맥주 한캔 마시고 슬로베니아의 첫날밤을 보냄...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들이 공중에 떠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




여기가 플리트 비체 정류장 ^^


2011.09.09

크로아티아 하면 듀브로브닉과 함께 제일 유명한 플리트비체를 관광하는 날
의외로 정보가 별로 없고 숙소 정보도 없어서 - 론리 플래닛에는 지도도 없었다. - 잘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아침에 숙소를 나옴.
나올때 보니 다 자고 있는게 8인실에 나말고 다 술먹다가 새벽에 온듯 싶다. ㅎ

버스터미널로 이동해 표를 끊고 플리트비체로 출발
우리나라 같으면 이정도 유명한 관광지면 터미널도 그럴싸하게 지었을 법도 한데 그냥 흔히 지나가다 보이는 시골 정류장 수준의 정류장에서 관광객들을 내려준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가거나 국립 공원 앞의 호텔로 가는데 나는 숙박비 얼마 아껴보겠다고 ㅠㅠ 그 앞의 뮤킨네 마을에서 숙소를 잡기로 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처음 내린곳에서 멀지 않았음..흑..-

한참을 걸어 인포메이션을 찾아 물어봐서 온길을 다시 돌아가서 ㅠㅠ 거기서 또 한참 걷다보니 그제서야 뮤킨네 마을을 발견..휴.. 이렇게 오래 걸릴줄 알았으면 좀 비싸더라도 공원 앞 호텔에서 묵을걸..
그런데 Hvar 처럼 민박집 주인들이 나와서 호객행위를 할줄 알았더니 마을에 지나가는 사람 한명 없이 너무 조용하다..
겨우 지나가는 사람 붙잡아 민박집 어디있냐 물어봤더니 하루에 무려 40유로.. (호텔이 50유로에 입장권 할인 혜택이 있었음..)

아니 그럴거면 여기까지 왜왔나 싶어 다른 집을 갔더니 방도 없다 그러고 큰일이다..
다시 호텔까지 가야하나 하고 포기 상태에서 마지막 집을 가봤더니 그나마 30유로에 해준다고  함.. 겨우 10유로쯤 아끼겠다고 이 고생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더이상 숙소 찾아 발품팔 자신이 없어 그냥 거기로 결정.

근처 마트에서 맥주 몇병이랑 빵이랑 사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드디어 공원으로 이동, 걱정하던 숙소가 해결되어서 그런지 맘이 그새 가벼워졌다.
플리트비체 공원은 규모가 커서 코스가 다양한데 일단 제일 긴 코스로 가기로 함.
공원 둘레를 한바퀴 도는 코스인데 정말로 맑은 호수를 끼고 걷은 산책길은 너무 좋고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낼만 했는데 너무 외곽만 도는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번 확인했더니 내가 선택한 코스는 그야말로 공원 둘레만 도는 코스...-_-;;
그래서 부랴부랴 호수 밑으로 내려가서 호수 곳곳을 돌아다님... 진작 내려올걸 싶기도 하지만 일박 이일로 보기로 해서 나머지는 내일 보기로 하고 해가 질때까지 호숫가를 돌아다님...

공원 앞 식당에 셀프 서비스 식당이 있어서 갔더니 밥값이 참 싸다
거기서 닭고기(!) - 얼마만에 고기를 먹은건지 ㅎ - 와 감자 맥주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올때는 해가 슬슬 져가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숲길이 사람 한명 안지나 가고 가로등도 하나 없이 너무나 으시시 하다...ㅠㅠ
해가 완전히 진 다음에 왔으면 아마 무서워서 오지도 못했을듯..ㅠㅠ
거의 뛰다 시피 해서 겨우 숙소로...^^;;


내가 묵었던 숙소 저기 2층 더블룸을 혼자 썼음..


갈때는 좋았지만 올때는 오금 지림..ㅠㅠ



이런 숲길을 따라 하루종일 걸었음


흔하게 만나는 폭포



물이 정말 맑다...




정말 신비로운 물빛


숙소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2011.09.17

여행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벌써 얼굴은 시커멓게 타고 발바닥은 만신창이 ㅠㅠ

오늘은 스플릿의 여러 섬중 가장 인기가 좋은 Hvar섬에 가는 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페리선을 타고 흐바르 섬으로 이동.
파란 바다와 하늘 붉은 지붕의 예쁜 집들과 초록숲, 그리고 하얀 요트들과 구름이 어우러진 예쁜 모습들이 이제는 자주 봐서 감동이 덜하다. ^^
그래도 볼때마다 감탄하는건 파란하늘.
한낮의 따가운 햇살 에도 어쩜 그리 하늘이 파란지..마치 히말라야의 푸른 하늘이 연상될 정도

페리에서 책을 읽으며 두시간쯤 가다보니 어느새 목적지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Hvar 타운으로 이동함.
이번 여행에는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물건 이야기",  "Unthink" 3권을 들고 왔는데 제일 처음 읽고 있던 책은 "자본주의". 인류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 경제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고 어떠한 변화를 거쳐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레오 휴버먼의 역작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에서 시대를 더욱 넓혀 인류사의 관통하는 경제의 흐름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저자들의 바람과 주장이 매우 감동적..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 Hvar로 가는 배에서 다 읽고 꺼내든 다음책은 "물건 이야기"
물건 이야기는 "물건" 즉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들이 어떻게 만들어 지고 사용되고 버려지고 폐기되는지 경로를 따라가면서 현대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의 외부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인데, 혹시나 서구 환경주의자들의 소비자 운동 수준의 내용이 전부이면 어쩌나 싶어서 조금 불안한 맘으로 읽기 시작함.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Hvar섬에 와서는 터미널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민박을 잡음. 200kn 로 조금 비싸긴 했는데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싱글룸 ㅠㅠ,. WiFi는 안되지만 시설도 괜찮고 해서 하루 묵기로 결정..싱글룸 넘 좋다 ㅎㅎ

숙소에서 좀 쉬다가 밀린 빨래도 하고 밖으로 나옴
예쁜 해안가를 따라 걸으면서 해수욕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바닷바람이 너무 차다. 그냥 바다 보면서 선탠하다가 맥주 마시다가 수영하러 바다에 들어갔는데 깊이가 너무 깊어서 깜놀함..ㅠㅠ
그러고 놀다 들어오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길래 자전거를 빌리려고 했더니 무려 100kn 아침까지 빌려준다고는 하는데 아침까지 탈일도 없는데 쩝.. 그래도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고 싶어서 눈물을 머금고 자전거 대여해서 섬 이곳 저곳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님

해안가를 따라 이어폰 꼽고 자전거 타고 다니니 참 기분이 상쾌하다.
중간에 힘들면 해안가 따라 쭉 설치된 벤치에 앉아 누워서 쉬다가 햇살 좋으면 웃통 벗고 선탠도 하고..
원래 다음날 아침까지 타도 되는데 아침 일찍 떠나는게 아무래도 일정상 좋을 것 같아서 렌트비는 아깝지만 자전거를 반납..ㅠㅠ
자전거를 반납하고는 Hvar 섬의 전경이 보인다는 Hvar 성으로 올라가서 경치 구경하다 내려와 늦은 저녁 식사를 함. 역시 여기도 관광지라 물가가 너무 비싼데 그래도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 시켰더니 이건 뭐 우리나라 편의점 냉동 스파게티 수준의 스파게티가 나와 실망..

저녁까지 먹고 나니 슬슬 피곤해진다. Hvar 선착장의 야경을 잠시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옴

배에서 보이는 스플릿 항구의 모습


Hvar 중심 광장



비싸보이는 호텔과 호텔 수영장


여기서 수영하다 물이 너무 깊어서 놀랐음..;;;




한참 타고 다녔던 자전거



Hvar 성에서 바라본 Hvar 섬의 전경


정말 맛 없었던 스파게티...




2011.09.05

어제 해수욕도 하고 늦게까지 돌아다녀 피곤했는지 자는동안 한번도 안깨고 푹잠
숙소의 위치는 정말 좋지 않은데 숙소 앞에 작은 마당이 있어 좋다. 사람들은 호스텔 방안에서 잘 안나오거나 늦게 나와서 조금 부지런 떨어서 아침에 나오거나 저녁에 좀 늦게 들어오면 마당에 나밖에 없어서 바람쐬면서 책 읽고, 맥주마시고, 일기쓰고 하는게 가능 ^^

아침에 씻고 나머지 여행 일정을 정리하러 마당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자니 오늘은 바람이 거세다. 비는 안올것 같은데 며칠 사이에 가을이 온건가 싶다. - 그러나 한시간쯤 후에 다시 더워짐...
여행 일정을 처음만 짜고 뒷부분은 가서 결정하자 해서 여행의 후반부는 어디 갈지 결정을 안하고 온데다가 오스트리아나 슬로베니아 둘중에 한곳을 갈지 말지도 못정하고 왔는데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여행기를 읽고서 아이패드로 호스텔 예약을 완료.
참 예전에 아이폰, 아이패드 없을땐 어떻게 여행했을까 싶다 ㅎㅎ

그러고 보면 예전에 처음으로 해외여행 간다고 일본 여행을 떠날땐 가이드북 하나 믿고 거기에 일본 다녀온 사람 도움으로 준비해서 예약은 전화로 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오더니 이제는 모바일로 정보에 접근하는게 가능한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여행오면 여행 기간동안 한국 소식도 끊기고 연락도 끊겨서(사실 연락 끊기는건 한국에 있어도 연락이 끊긴것과 별 다름없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실감이 안남 ㅋㅋ) 자유로운 느낌이었는데 아이폰과 와이파이 그리고 소셜의 시대에는 한국의 주요 뉴스는 물론이고 - 이때는 안철수 교수의 서울 시장 출마- 맘만 먹으면 회사 메일도 접근 가능하니 몸은 멀리 있어도 심정적으로는 멀리 떠나온 느낌이 예전만큼은 들지 않는다. ^^

이런 쓸데 없는(?) 생각과 함께 올드시티로 이동해서 cavtat으로 이동
배를 타고 가길래 근처의 섬인줄 알았더니 섬은 아니고 듀브로브닉과 배로 50분쯤 떨어져 있는 해변가.
배삯은 왕복 80kn(16,000원쯤)였는데 무슨 유람선 같은건가 했는데 정원이 20명정도 되는 작은 배여서 좀 웃겼음. 파도가 치면 어찌나 출렁이는지 이러다 뒤집어 지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두번 할정도 ^^

그렇게 놀이동산 놀이기구 탄 것처럼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아담한 항구 한편엔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초대형 호화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뒤로는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처음엔 그냥 생각 없이 걷다가 벤치가 보이길래 앉아서 캔맥주 한잔 마시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니 참 여유롭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길을 갔더니 엥? 아까 출발한 항구가 아닌가 ㅎㅎ 한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린것 같다. ^^

마침 배도 고프고 해서 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 여기도 물가 특히 밥값이 너무 비싸다. ㅠㅠ- 조금 더 걷다가 한적한 해변에서 해수욕을 함
아침에 수건 가져오는걸 깜박해서 그런것도 없이 그냥 웃통 벗고 (바지는 아예 비치웨어를 입고 갔음) 수영하고 선탠하고 음악듣고 맥주 마시고 책읽으면서 놀다보니 참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운데 한편으로는 좀더 도전적인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다음번에는 다른 강렬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여행을 가야지 하고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다짐함 ^^

평소에는 살태우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생각도 안들고 따사로운 햇살에 살을 태우다가 돌아오는 배시간에 맞추어 듀브로브닉에 돌아옴.
듀브로브닉에서 마지막 밤이구나 싶어서 올드시티의 정겨운 골목길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World at war라는 사진전시회를 보러감.
첨에 뭐 별거 있겠나 싶어 지나치려다가 너무나 신뢰하는 론리플래닛에서도 강추를 하길래 믿고 보러감

마침 주제가 Revolution on road와 ex-yougoslavia, Revolution on road는 지금도 중동을 뒤덮고 있는 쟈스민 혁명중 이집트와 리비아, 바레인 예맨의 생생한 사진들이었는데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찾으려는 혁명군중들의 모습이 참 뭉클했다. 그들이 그렇게 되찾으려고 하는 시민의 권리가 우리는 이제 너무나 당연시하고 이제는 민주주의가 뭐가 필요해 돈만 벌면되지 이렇게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졌다.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축출 이후 시위자들을 향해 구타도 벌어지고 - 너네 때문에 관광객들이 안온다고...- 리비아는 카다피가 도주했다던데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혁명이 끝나면 권력의 진공상태에 어떤 정치가 들어설지가 중요할텐데 이집트는 리비아는 과연 어떻게 될까?

덧붙여 전시장에는 전쟁과 관련된 사진첩이 있었는데 전쟁의 상흔들이 드러나는 - 팔레스타인, 이라크, 보스니아 아프카니스탄등 -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나도 물론 연평도에 폭탄이 떨어지는 국가에 살고 있지만 반목과 질시를 넘어 모두가 평화롭게 연대하는 세계라는게 얼마나 어려운가 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다. 결국 그 폭력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가장 힘없는 약자들일텐데...

강렬한 사진전을 보고 나와서 저녁은 샌드위치로 때우고 올드시티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니다가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오는 길 이곳 저곳의 카페와 술집들은 이제 막 밤이 시작인데 나는 거기에 끼지 못해서 좀 아쉬웠음 ㅎ

듀브로브닉의 성당


저 요트들의 주인들은 누굴까...ㅎㅎ


저 파울래너 맥주를 크로아티아에서 처음 먹어봤다...우리나라 돈으로 2400원 정도

처음 먹어보고 아니 무슨 이런 맛있는 맥주가 있나 싶었음...ㅠㅠ

우리나라에도 있길래 반가와서 가격을 봤더니 두배가 넘게 팔리고 있어서 실망이 컸음



여기 누워서 해수욕을 즐김







인상 깊었던 사진전의 작품들


오늘도 Buza Bar는 사람들로 붐비고...





귀여운 고양이들...^^ 아래 사진의 고양이는 너무나 늠름함 ㅋㅋ


거의 내 차지 였던 ㅎㅎ 숙소의 앞마당



2011.09.04

버나드 쇼가 '지상낙원 (Paradise on earth)라고 불렀다는 곳,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운다는 듀브로브닉을 본격적으로 체험하는 날
집에서는 아침에 운동가려고 일찍 일어나려면 그렇게도 눈이 안떠지더니 여기서는 6시만 되면 눈이 번쩍..^^;;

오늘은 사람들로 붐비기 전에 올드시티 성벽 투어를 하기 위해 일찍 짐을 챙겨 올드시티로 향함
8시반쯤 올드시티에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북적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보는 성벽위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붉은색 지붕과 푸른색 아드리아 해의 조합이 인상적.

두시간 정도 성벽 투어를 하고 다시 어제 돌아다녔던 올드시티를 돌아다님. 젤라토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먹으면서 돌아다니자니 밤과 다른 또다른 활기참이 느껴져 좋았다.
곳곳에 앵무새를 관광객들 손에 올려주는 아저씨도 있고 멋진 음악을 연주해주던 3인조 음악가들도 있고..
그러한 풍경의 일부가 되어 골목골목 돌아다니다가 간곳은 스르지산의 전망대

케이블카 티켓을 끊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본 듀브로브닉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어쩜 이런 풍경이 있나 싶을 정도..
스르지산의 뒷편까지 혼자서 산책도 하고 가방에 싸간 캔맥주도 꺼내 마시면서 붉은 지붕의 올드시티와 푸른 바다를 보니 행복감이 밀려온다. ^^

스르지산을 내려와서는 숙소근처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하기로 하고 준비해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가로 향함
해변이 고운 모래로 덮힌 백사장이 아니라 자갈로 되어 있지만 그래도 맑은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나와서 선탠하다 맥주도 마시고 책도 읽고 더우면 다시 수영도 하고 하는게 참 호사 스럽다 ^^
아마 검게 그을려서 갈것 같은데 "이거 듀브로브닉에서 태운거야~"라고 자랑할 수 있을 듯 ㅎㅎ

두어시간 정도 수영 하다 보니 지쳐 숙소로 와서 씻고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감
저녁먹으러 가다보니 마침 해가 지고 있어 한참을 아드리아해의 일몰을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저녁으로는 mixed fish를 먹음. 말 그대로 구운 생선이 잔뜩 나오는데 한국에서도 잘 먹지 않는 생선 구이를 여기서 비싼 값에 먹는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
저녁까지 먹고 근처를 산책하다 숙소로 돌아옴



전날 밤에 들렸던 Buza Bar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돌아다님 ^^



낮에도 북적이는 관광객들




전망대에서 바라본 올드시티 전경


숙소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던 해변..타올하나 가져가셔 깔아놓고 수영하다 선탠하다 하다왔음 ^^


아드리아해의 일몰...



2011.09.03

전날 너무 피곤해서 11시쯤 자리에 누웠더니 새벽에 절로 눈이 떠진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더 잠을 청해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7시에 자리에서 일어남. 오늘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듀브로브닉으로 가는 날. 버스로는 하루 종일 걸리는 거리여서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하고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두시 출발 비행기여서 시간이 여유가 있다. 근처 빵집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근처 노천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느긋하게 책을 보다가 공항으로 이동. 마침 주말이어서 풋살대회가 열리는지 중앙 광장에 간이 풋살 경기장이 설치되어 있고 스탠드까지 설치되어 있어 시간이 되면 좀 보고 갈까 했는데 언제 시작할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진행 준비하는 스태프 아가씨들 얼굴만 구경하다가 ^^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에 들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로 가는 차시간을 확인하고 - 여행중에 가보고 싶어서 확인했는데 시간이 너무 애매했다. - 공항으로 이동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점심을 건너 뛰어서 공항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체크인 하고 들어왔더니 식당은 커녕 자판기도 하나 없이 오로지 의자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_-;; 비행기 타면 혹시 빵이라도 한조각 줄까 하고 기대했더니 음료수도 아닌 그냥 물한잔 ㅠㅠ 결국 점심을 못먹고 듀브로브닉 공항에 도착

한국도 9월초면 덥긴한데 듀브로브닉은 9월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햇빛이 정말 강렬하다.
론리플래닛만 믿고 예약한 숙소가 공항버스에서 내린 곳과는 한참 떨어져 있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여긴 뭐 랜드마크도 없고 안내방송도 없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옆에 탄 승객들 - 현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 두분 - 에게 지도를 들이밀고 여기 가려면 어디서 내려야 되냐..지금 어디까지 왔냐 이런걸 물어보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일본인 아저씨가 자기랑 종점까지 같이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다행이네 하고 종점까지 와서 내리니 그 아저씨는 그 앞의 호텔로 쏙 들어가는데 내가 갈 곳은 아무리 봐도 여기가 아닌것 같다. ㅠㅠ 

거기서부터 물어 물어서 숙소까지 찾아간 길은..어휴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ㅠㅠ 호텔 말고는 숙소에 간판도 없고 길은 대로변도 아니고 점심을 못먹어 배는 고프고 태양은 너무 뜨거워 온몸은 땀으로 흠씬 젖은대다가 가방도 무겁고 ㅠㅠ 한 30분이 넘게 해메다가 가까스로 숙소를 찾아 겨우 체크인...

땀에 흠뻑 젖어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고픈 배도 채울겸 해서 올드시티로 이동. 올땐 그렇게 멀더니 제대로 찾아 가니 버스 정류장이 걸어서 5분거리에 있었다...ㅠㅠ 어쨌건 이번엔 어려움 없이 듀브로브닉 관광의 핵심인 올드시티로 입장. 올드시티는 높은 성벽으로 둘러쌓인 작은 도시라고 할 수 있을텐데 위압적인 성벽을 넘어가면 보이는 골목들과 집들이 무척이나 정겹다. 꼬불꼬불한 미로와 같은 골목을 따라 있는 식당, 카페, 기념품 가게들 그리고 그 사이를 다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활기차다.

저녁으로 보스니아 전통 음식을 판다는 타즈마할 - 어째서 이름은 타즈마할인지는 모르겠지만 - 에서 보스니아식 음식을 시켜 먹음. 점심도 안먹고 해서 비싼걸로 먹겠어 하고 갔으나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비싸서 놀랐음. 물가가 높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쟈그레브의 두배는 되는 듯.ㅠㅠ 나온 음식도 기대만큼 훌륭하진 않고 뭐 흔히 볼수 있는 미트볼 종류. 그래도 배가 너무 고픈 상태여서 맥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고나니 이제서야 좀 기운이 난다. 

해 져가는 올드시티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고 그만큼 더 활기찬 느낌. 마침 주말이라 그랬는지 공연도 하고 있었는데 타지에서 듣는 음악은 뭐가 되었던 간에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끄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음악이 끝나고 전통 무용같은 것도 공연을 하는데 잘빠진 무용수들이 나와서 보여주는 입이 딱벌어지는 그런 공연이 아니라 정말 옆에 서있는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똑같은 분들이 나와서 별거 아닌 춤을 추는게 아닌가 ㅎㅎ 생각해 보니 예술로써의 무용이 아니라 정말 농사짓고 소키우던 농부들이 여가에서 즐기던 춤의 모습이 저랬겠구나 생각하니 이해도 되고 재미있기도 했다. 

조금 더 돌아다니다 목을 축이러 Buza Bar에서 맥주를 한잔 하리고 함. 복잡한 골목을 지나 바에 들어서니 세상에! 별이 쏟아지는 하늘과 달빛 받은 밤바다의 풍경이라니... 야외에서 밤바다를 보며 맥주 한잔 마시자니 참 잊을 수 없는 순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보니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던데 왜 이런데를 혼자 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Buza Bar에서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 숙소 찾아올땐 정말 너무 힘들어서 욕이 절로 나왔는데 그래도 밤에 다시 찾아오니 조용한 마당도 있어 참 좋다. 마트에서 사온 캔맥주 한잔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

노천 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예쁜 통에 돈을 담아서 계산 ^^



관광객들로 활기찬 올드시티의 저녁





Buza Bar에서 바라본 잊지 못할 밤 풍경



2011.09.02

도착 첫날이라 시차 적응도 안되고 새벽에 자다깨다 하다가  겨우 6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더 이상 잠이 안와서 자리에서 뒤척이다 하루를 시작.
전날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쟈그레브 시내로 도착하니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침대에 누울때는 비가 쏟아져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늘이 맑게 개어 있다.

다른 호스텔 투숙객들은 늦잠들을 자고 몇몇만 부엌에서 노트북을 켜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중에 부지런히 씻고 외출 준비를 마침.
첫날 어디를 갈까 론리 플래닛을 펴서 다시 보면서 계획을 세우고 크로아티아 여행의 첫날을 시작함.

첫 날 숙소에 오기까지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때의 설레임 그런건 별로 안들고 빨리 숙소에서 짐풀어야지 그런 생각만 들었는데 막상 카메라 매고 거리로 나오니 이번엔또 다른 어떤 세상을 만날수 있을까 기대감에 마음이 흐뭇하고 두근거린다 ^^.

숙소앞 빵집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서 아침으로 먹으며 처음 간곳은 쟈그레브의 중심가.
Dolmac 마켓과 대성당.Stone Gate 등 쟈그레브를 대표하는 관광지와 카페가 밀집된 지역.어디든 시장은 활기차고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생생할텐데 이곳 Dolmac 마켓도 역시 활기찬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직접 키워서 가져온 듯한 과일과 야채들을 매대에 내놓고 사고 파는 사람들 속에서 향긋한 과일향을 맡으며 한참을 돌아다니다 쟈그레브 대성당으로 이동. 이전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봤던 전형적인 유럽의 성당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당일 미사가 있었는지 현지인들이 경건히 미사 드리는 모습을 옆에서 보자니 나도 함께 마음이 경건해지는 느낌 ^^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쟈그레브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성 마이크의 교회.
쟈그레브 안내 책자에 빠지지 않는 이 교회는 크로아티아 국기를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지붕이 특징인데 마치 레고로 지은 집처럼 참으로 귀엽다. 아담하고 귀여운 건축물을 한참을 지켜 보다가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파오고 해서 노천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임.

그러고 보면 쟈그레브에는 참 노천카페가 많다. 광장도 많고 광장마다 들어찬 노천카페들 그리고그 카페에 앉아서 커피 또는 맥주를 마시면서 여유 있게 두런 두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여유있어 보인다.
앉아서 여유있게 커피 마실 시간도 없이 테이크 아웃해서 커피를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한참 서있는 우리나라 카페를 생각하면 눈물이 ㅠㅠ

점심은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해준 해산물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고 - 새우, 오징어부터 해서 이름 모를 생선들을 구워주거나 튀겨주는 음식이주 메뉴인데 메뉴 달라고 했더니  메뉴판이 아니라 접시에 해산물을 잔뜩 가져와서 고르라고 해서 좀 웃겼음 ㅋ - 오후에는 식물원을 보러감.
트램을 타고 가라고 되어 있는데 거리가 걸어도 될 것 같아서 거리 구경을 하며 걸어감. 마침 중간에 마트가 있길래 캔맥주와 안주거리를 사가지고 공원으로 감. 공원은 규모가 크거나 크게 아름답지는 않은데 벤치에 앉아 있으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핟. 맥주를 꺼내 홀짝 홀짝 마시면서 책 꺼내 읽으니 마음도 평온하고 이런게 쟈그레브의 매력인가 싶다. ㅎ

긴장도 풀리고 술기운도 좀 오르고 시차 적응도 안되서 졸리기도 해서 벤치에 누워 달콤한 낮잠까지 즐기고 저녁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옴.
하루종일 걸어다녔더니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오전에 봤던 카페거리로 나감. 오전에도 북적이던 거리는 밤이되니 훨씬 더 활기 차다.
마침 유로 2012 예선전까지 하고 있어 카페마다 축구 경기를 틀어놓고 다같이 축구를 보는 중. 우리나라 월드컵 예선하고는 달리 열심히 보긴 해도 완전 열광적으로 응원하지는 않고 대신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응원하는 모습이 좀 의외였다. 축구는 크로아티아의 승으로 끝이 나고 축구가 끝나자 한곳에선 밴드가 공연도 하고 너무 예쁘고 잘생긴 젊은이들 구경도 하고 카페에서 맥주 한잔 하면서 쟈그레브 밤 분위기의 낭만에 젖어 있자니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 번쩍..
우산도 없고 해서 비가 더 오기 전에 숙소로 돌아왔더니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가랑비가 폭우로 변한다. 빗소리 들으며 피곤한 몸을 숙소에 누이며 하루를 마감....


쟈그레브의 중심 광장



맛있어 보였는데 사먹어 보지는 못했음...ㅠㅠ


쟈그레브 대성당


너무 귀여웠던 성 마르코 교회





식물원 그늘 아래에서 맥주 마시면서 책도 읽고..저 책 너무 재미 있었음 ^^


밤의 중앙 광장은 더 활기차지고...


2011.09.01

왜 크로아티아였을까?

보름 가까운 여행을 다녀오기 전에 크로아티아라고 해봐야 아는건 수케르, 모드리치같은 유럽무대에서 활약했던 축구선수들, 월드컵 4강 빨간색 체크판 같은 이상하지만 유니크한 유니폼, MMA를 싫어하지만 이름은 들어봤던 크로캅 -_-;; 아마 이게 전부가 아니었을까..

아마 몇년전에 우연한 기회에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가 지나가는 말로 '크로아티아'가 좋다더라 여기서 시작된 것 같다. 일년전 회사를 옮기면서 스페인을 다녀오면서 카메라도 소매치기 당하고 ㅠㅠ 나이 먹고 예전처럼 배낭매고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고 해서 그게 아마 마지막 배낭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참 그게 안되더라..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게도 힘들었던 기억들이 사라지고 좋았던 기억들만 남게 될 무렵 다시 또 또다른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더니 어느새 휴가 일정 잡고 비행기표를 알아볼때 처음에는 중동을 다시 한번더 가보고 싶어서 시리아, 요르단, 모로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중동은 아니지만)뭐 이런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중동에 불어닥친 재스민 혁명으로 어렵게 되어 다른데를 찾아보다 문득 떠오른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 그때부터 네이커 카페 유랑에 가입해서 동유럽 정보방에서 정보도 찾아보고 구글링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버나드 쇼가 듀브로브닉을 '지상낙원'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막상 가보자 했을때는 무려 4개월전이었는데도 비행기표가 없었다. ㅠㅠ (여행은  2011년 9월에 다녀옴)

아니 아무리 추석연휴가 껴있다고 해도 크로아티아가 사람들이 얼마나 간다고 4개월전에 표가 동난건지..다른데를 알아볼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루프트한자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거기에는 표가 비쌌지만 ㅠㅠ 그래도 남아있어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예약완료.

사실 그 이후에 여행날을 하루 하루 손꼽아 기다린건 아니고 만약의 경우 취소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다 7월 8월이 되며 주변에서 한명 두명씩 휴가를 다녀오고 하면서부터야 다시 슬슬 여행준비를 시작. 사실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는데 가장 큰게 역시 정보의 부족. 너무 많은 정보를 따라가기 어려웠던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인터넷에서 정보의 양도 부족하고 심지어 론리 플래닛조차 내용이 부실..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크로아티아 간다고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그게 어디 있는 나라냐? 위험하지 않냐?" 뭐 이런 반응이 다였으니 뭐...

일정을 잡고 숙소를 예약하고 보니 그제서야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구나 하는 설레임도 들고 하루 빨리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하루 하루 깊어짐. 드디어 출국 전날 일찍 퇴근해서 짐을 꾸리려고 했는데 마침 친구가 타이밍도 좋게 그날 술을 먹자고 해서 거절을 못하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가 떠나는 당일 아침에 부랴부랴 짐을 싸서 공항으로 떠남. 원래 목요일에 업데이트 되는 '나는 꼼수다'가 마침 하루 일찍 업데이트 되어 공항 버스에서 들으며 키득대다 보니 어느덧 인천 공항.

출국 수속을 마치고 15시간의 비행 끝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여 다시 두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인 쟈그레브에 도착

독일행 비행기에는 많던 한국인 승객들은 유럽의 다른나라로 가는지 크로아티아행 비행기에는 동양인이 나혼자... 10시가 넘어 쟈그레브 공항에 도착하여 첫날 예약한 쟈그레브의 호스텔로 체크인하니 어느덧 12시가 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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