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3
전날 너무 피곤해서 11시쯤 자리에 누웠더니 새벽에 절로 눈이 떠진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더 잠을 청해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7시에 자리에서 일어남. 오늘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듀브로브닉으로 가는 날. 버스로는 하루 종일 걸리는
거리여서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하고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두시 출발 비행기여서 시간이 여유가 있다. 근처 빵집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근처 노천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느긋하게 책을 보다가 공항으로 이동. 마침 주말이어서 풋살대회가 열리는지 중앙 광장에 간이 풋살
경기장이 설치되어 있고 스탠드까지 설치되어 있어 시간이 되면 좀 보고 갈까 했는데 언제 시작할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진행 준비하는
스태프 아가씨들 얼굴만 구경하다가 ^^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에 들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로 가는 차시간을 확인하고 - 여행중에
가보고 싶어서 확인했는데 시간이 너무 애매했다. - 공항으로 이동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점심을 건너 뛰어서 공항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체크인 하고 들어왔더니 식당은 커녕 자판기도 하나 없이
오로지 의자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_-;; 비행기 타면 혹시 빵이라도 한조각 줄까 하고 기대했더니 음료수도 아닌 그냥 물한잔
ㅠㅠ 결국 점심을 못먹고 듀브로브닉 공항에 도착
한국도 9월초면 덥긴한데 듀브로브닉은 9월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햇빛이 정말 강렬하다.
론리플래닛만 믿고 예약한 숙소가 공항버스에서
내린 곳과는 한참 떨어져 있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여긴 뭐 랜드마크도 없고 안내방송도 없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옆에 탄 승객들 - 현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 두분 - 에게 지도를 들이밀고 여기 가려면 어디서 내려야 되냐..지금 어디까지
왔냐 이런걸 물어보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일본인 아저씨가 자기랑 종점까지 같이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다행이네 하고 종점까지
와서 내리니 그 아저씨는 그 앞의 호텔로 쏙 들어가는데 내가 갈 곳은 아무리 봐도 여기가 아닌것 같다. ㅠㅠ
거기서부터 물어 물어서 숙소까지 찾아간 길은..어휴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ㅠㅠ 호텔 말고는 숙소에 간판도 없고 길은 대로변도
아니고 점심을 못먹어 배는 고프고 태양은 너무 뜨거워 온몸은 땀으로 흠씬 젖은대다가 가방도 무겁고 ㅠㅠ 한 30분이 넘게 해메다가
가까스로 숙소를 찾아 겨우 체크인...
땀에 흠뻑 젖어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고픈 배도 채울겸 해서 올드시티로 이동. 올땐 그렇게 멀더니 제대로 찾아 가니 버스
정류장이 걸어서 5분거리에 있었다...ㅠㅠ 어쨌건 이번엔 어려움 없이 듀브로브닉 관광의 핵심인 올드시티로 입장. 올드시티는 높은
성벽으로 둘러쌓인 작은 도시라고 할 수 있을텐데 위압적인 성벽을 넘어가면 보이는 골목들과 집들이 무척이나 정겹다. 꼬불꼬불한
미로와 같은 골목을 따라 있는 식당, 카페, 기념품 가게들 그리고 그 사이를 다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활기차다.
저녁으로 보스니아 전통 음식을 판다는 타즈마할 - 어째서 이름은 타즈마할인지는 모르겠지만 - 에서 보스니아식 음식을 시켜 먹음.
점심도 안먹고 해서 비싼걸로 먹겠어 하고 갔으나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비싸서 놀랐음. 물가가 높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쟈그레브의
두배는 되는 듯.ㅠㅠ 나온 음식도 기대만큼 훌륭하진 않고 뭐 흔히 볼수 있는 미트볼 종류. 그래도 배가 너무 고픈 상태여서 맥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고나니 이제서야 좀 기운이 난다.
해
져가는 올드시티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고 그만큼 더 활기찬 느낌. 마침 주말이라 그랬는지 공연도 하고 있었는데 타지에서 듣는 음악은
뭐가 되었던 간에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끄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음악이 끝나고 전통 무용같은 것도 공연을 하는데 잘빠진
무용수들이 나와서 보여주는 입이 딱벌어지는 그런 공연이 아니라 정말 옆에 서있는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똑같은 분들이 나와서 별거
아닌 춤을 추는게 아닌가 ㅎㅎ 생각해 보니 예술로써의 무용이 아니라 정말 농사짓고 소키우던 농부들이 여가에서 즐기던 춤의 모습이
저랬겠구나 생각하니 이해도 되고 재미있기도 했다.
조금 더 돌아다니다 목을 축이러 Buza Bar에서 맥주를 한잔 하리고 함. 복잡한 골목을 지나 바에 들어서니 세상에! 별이
쏟아지는 하늘과 달빛 받은 밤바다의 풍경이라니... 야외에서 밤바다를 보며 맥주 한잔 마시자니 참 잊을 수 없는 순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보니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던데 왜 이런데를 혼자 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Buza Bar에서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 숙소 찾아올땐 정말 너무 힘들어서 욕이 절로 나왔는데 그래도 밤에 다시 찾아오니 조용한 마당도 있어 참 좋다. 마트에서 사온 캔맥주 한잔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
노천 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예쁜 통에 돈을 담아서 계산 ^^
관광객들로 활기찬 올드시티의 저녁
Buza Bar에서 바라본 잊지 못할 밤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