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


조지아 여행을 결정하게된 결정적인 사진이 바로 이곳 카즈베기에 있는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였는데 오늘 드디어 가보기로 함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날씨부터 보니 비는 안오고 햇살도 밝은데 구름이 또 잔뜩 껴있고 특히 오늘 가려고 하는 사메바 교회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ㅎㅎ 하루 비오고 하루 맑으니 오늘은 비올 차례긴 하구만ㅠㅠ 올라가는 길에 날씨가 좀 개기를 바라며 교회로 가봄. 교회로 오르는 초입부터 1시간쯤 산길을 가다 보니 어느덧 교회에 도착. 웅장한 코카서스 산맥위에 자리 잡은 작고 귀여운 교회가 너무 예쁘다. 마침 오늘 일요일이어서인지 교회안에 들어가니 성직자분들이 올리는 기도 소리도 평화롭게 듣다가 나옴. 교회를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에서도 트레킹 코스가 사방으로 이어져 있고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꼭 유명한 트루소밸리나 주타가 아니더라도 이런 길들 따라 계속 걸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나도 그중 하나를 골라 한참을 걷다가 돌아옴.

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더니 결국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차피 가야할 시간도 되고 해서 오전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점심을 먹고 오늘의 숙소인 룸스 호텔로 이동. 룸스 호텔은 카즈베기뿐 아니라 조지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라고 해도 무방할텐데 숙소에서 보이는 사메바 교회와 카즈베기 산의 전망이 아주 멋지다고 해서 큰 맘먹고 산쪽 방을 예약. 그동안 여행 다니면서 10만원 넘는 호텔에서도 자본적이 없는데 ㅋ 무려 22만원이나 되는 호텔에서 자게 될줄이야 ㅎㅎ 비싼 호텔이니 만큼 다른거 안하고 호텔 시설이나 이용하면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자 하고 체크인 시간인 3시에 거의 딱 맞춰서 체크인. 체크인하는데 비싼 호텔이라 그런지 왤케 말이 많은지 ㅋㅋㅋ 여러 주의사항과 서비스 안내를 받고 드디어 기대하던 방에 들어옴.

와~ 그런데 정말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이 한폭의 그림 같다. 좋기도 하면서 이런데를 혼자 오다니 싶어 급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전망도 좋고 침대에 누으니 침대도 그동안의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과는 비교가 안되게 포근하다. 괜히 비싼 호텔 가는게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이런데도 종종 와봐야겠구나 싶어진다. 예쁜 테라스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하고 책도 보고 놀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 여기까지 왔는데 호텔에서 맛있는거 시켜 먹자 하고 티본스테이크에 화이트 와인까지 곁들여 먹으니 참으로 럭셔리하다. ㅋㅋ  맥주까지 한병 추가해서 먹고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 정도 나왔으니 한번쯤 호사 부린 것 치고는 싸게 나온듯 하다.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해져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카즈베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냄. 이제 이 여행도 다 끝나는 구나. 오늘 새벽엔 별을 좀 볼 수 있었으면...

사메바교회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파란 하늘이 배경이었으면 좋았을텐데 ㅠㅠ


신앙심 깊은 조지아 사람들이 십자가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십자가 단석에 키스를 하고 성호를 긋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람 손을 탔는지 쓰다듬어 주면 고로롱 소리 내며 좋아하던 냥이. 여행중에 냥이들 보면 우리 레오 생각나 ㅠㅠ


룸스 호텔. 정말 호텔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과연 듣던대로다 ㅠㅠ


수영장에서 수영도 즐기고 ㅎㅎ 나와서 선베드에 누워 경치 보며 책도 읽고. 역시 날씨가 좋았으면 더 좋았을걸 싶다. 


비온다 ㅠㅠ


저녁으로 먹은 티본 스테이크와 화이트 와인. 어떻게 가니시 하나 없이 고기만 달랑 줄수 있지;; 그래도 뭐 맛은 있었음


혹시 몰라 TV를 켜니 여기저기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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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소 트레킹중 사진을 많이 찍어서 몇장 더 ㅎㅎ


트레킹의 마지막 지점. 남 오세티아와 조지아의 접경


고요한 곳에서 나홀로 점심


트레킹 하려고 경등산화 하나 사갔는데 영 맘에 안듬 


군용차가 빠져서 열심히 끌어내고 있다. 저기가 마지막 장소였는데 저거 구경하다 까먹고 더 가버림


드디어 먹은 양고기 샤슬릭


진짜 맛있었던 조지아 소세지. 허브를 잔뜩 넣어서 정말 향이 좋다. 



6월 9일


오늘도 참 좋은 날이었네 ㅠㅠ
새벽에 혹시 별을 볼수 있지 않을까 시간을 맞춰두고 잤는데 그때마다 구름이 남아 있어 별은 보지 못했지만 아침에 눈을 뜨니 날씨는 어제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화창하다. 날씨가 하루 좋았다 하루 비왔다 하고 하루중에도 오전에는 맑고 오후에는 흐리고 참 밀당이 정말 대단하다 ㅎㅎ 이럴줄 알았으면 더 일찍 일어나 새벽에 사메바 교회에 다녀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트루소밸리로 데려다 주는 버스가 9시반에 출발해서 마켓가서 트레킹중에 먹을 복숭아랑 맥주랑 사고 식당에서 점심 거리도 사서 모임 장소로 감. 기다리다 보니 오늘 같이 트레킹을 할 사람들이 하나둘씩 오는데 한국에서 오신 노부부도 계신다. 조지아 여행중 처음으로 한국말로 말을 나눠서 좋았음 ㅎㅎ 두분은 배낭여행으로 조지아 여행중이시라는데 참 정정하게 잘 다니셔서 보기 좋았다. 어제 주타에 혼자 갈지도 모른다는 니타는 다행히도 다른 일행이 생겨서 주타로 떠나고 나랑 한국인 부부 텍사스에서 온 미국인 관광객 한명과 이스라엘 커플 - 이 분들도 한국에 와보고한라산도 올라가봤다는데 난 한라산 못 가봄 ㅋ- 이렇게 6명이 한차에 타고 출발해서 30분쯤 걸려 트루소밸리에 도착. 

여기서부터는 왕복 22km를 걸으면 되는데 오르막 내리막이 없는 넓은 평지를 걷고 오면 된다. 가벼운 산책길 같은 길을 걷다 보면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이 너무 아름답다. 오래되어 버려진 농가들도 보이고 양떼들, 소떼들을 방목하는 풍경들과 야생화가 잔뜩 핀 초원과 웅장한 산맥과 푸른 하늘. 조금 더 가니 이제 코스의 끝이 보인다. 코스의 끝은 조지아와 북오세티아의 접경으로 조지아 군인이 초소를 지루하게 지키고 있다. 여기서 더 못가겠구나 싶었는데 군인이 와보라고 하더니 원하면 산위에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 하란다. ㅎㅎ 그럴까 잠깐 생각했는데 돌아갈 시간도 되고 해서 배도 고프고 해서 그냥 거기서 돌아옴.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으니 참 좋고도 좋다. 이렇게 고요하고도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ㅠㅠ 카즈베기에서 한 몇주 있으면서 이런 길들 매일 매일 트레킹하고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목적지를 지나쳐 ㅠㅠ 2km 정도 더 간 후에 이상해서 확인해보니 지나친걸 알게되 다시 돌아옴. ㅠㅠ 사람들을 만나 기다리다보니 우리를 태울 버스가 와서 버스를 타고 다시 카즈베기로 이동. 그동안 먹고 싶었으나 잘 안팔아서 못먹었던 양고기 샤슬릭에 조지아 소세지까지 해서 너무 맛있고 배불리 저녁을 먹고서 좀 걷다가 커피 한잔 하러 카페에 감.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바리스타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카페2층의 피자가게에서 선물이라며 자기네들이 직접 만든 와인을 글래스 가득히 가져다 준다. ㅎ 아오 오늘 술 많이 마셨는데 또 마셔야 되네 ㅋㅋㅋ 커피를 마시면 서비스로 와인을 주는 곳이라니 ㅎㅎ 커피랑 독한 와인까지 마시고 숙소로 돌아오니 숙소 스탭들이 저녁 식사중이다. 나보고 같이 먹자고 하던데 이미 배불리 먹었다고 하고 수다를 좀 떨다가 하루를 마침. 근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북미 정상회담 이야기를 하던데 여기 사람들도 다 아는구나 신기... 

아침에 다시 푸른 하늘이 보인다. 드디어 자태를 보여주는 카즈베기산 - 프로메테우스가 영원한 형벌을 받았다는 바로 그산 - 과 그 아래 사메바 교회의 실루엣이 너무 아름답다.


트루소밸리까지 트레킹 시작. 올때 저걸 못보고 지나쳐 한참을 더 걷다 돌아옴 ㅠㅠ


현재 양과 소를 키우며 사는 사람들 일부는 파란색 천막으로 만든 곳에서 살고 있다. 같이 간 일행중 초대받아서 가서 차한잔 마시고 오신분도 계셔서 부러웠음 ㅎ


뿔이 멋져...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마을. 간판만 남아있다. 


강아지와 꼬마 여자아이 그리고 말을 끌고가는 아주머니. 뭔가 정겹다 ㅎ

6월 8일

원래는 9시쯤 숙소를 나오면 2시쯤에는 카즈베기에 도착해서 사메바 성당을 올라 가려고 했는데 이놈의 날씨 생각을 못했네. 
카즈베기로 떠나는 버스는 디두베 역에서 출발해서 디두베역에 도착하니 어떤 아저씨가 자기 버스 타고 가잔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20라리. 가격도 별로 안비싸고 해서 차에 타니 10라리짜리 마슈르카보다 차도 크고 편하다. 당연히 혼자서는 못갈테고 5~6명 정도 더 태워서 출발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하고 기다리는데 영 사람들이 안나타난다. 이거 참 아저씨 호객 행위 좀 잘해보세요 ㅋㅋㅋ 그러게 한참 기다리다 보니 메스티아에서 마주쳤던 독일 관광객과 러시아에서 온 남자 두명에 영국에서 왔다는 한명까지 타서 총 6명을 태우고 카즈베기로 출발. 카즈베기까지는 러시안 밀리터리 하이웨이라는 길을 타고 3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던데 중간 중간 뷰포인트 있으면 세워줘서 사진도 찍고 하면서 오다보니 스바네티 지역의 산과는 조금 다른 장엄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풍경에 감탄하며 가는데 아... 구름이 점점 심상치 않더니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한다ㅠㅠ 미니버스는 친절하게도 탄 사람들 모두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줘서 편하게 숙소에 체크인. 

카즈베기의 마지막 날은 유명한 룸스호텔에서 하루 묵기로 하고 그전에 이틀은 마이코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을 예약했는데 숙소가 참 마음에 든다. 마이코라는 이름때문에 혹시 일본인이 주인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나중에 알아보니 조지아 여성 이름에도 마이코라는 이름이 많이 쓰인다고... 어쨌건 깨끗한 방에 독립 욕실에 화장실까지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창가에서 보이는 전망이 아주 훌륭하다. 

날씨가 너무 흐려서 사메바 성당 가는건 포기하고 점심겸 저녁을 힝칼리로 먹고 나서 내일 트레킹을 예약함. 카즈베기에서는 주타 트레킹과 트루소밸리 트레킹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산길을 걷는건 스바네티 지역에서 많이 했으니 이번에는 계곡을 따라 걷는 트루소 밸리 트레킹을 가보기로 하고 트레킹 시작 지점까지 데려다 주는 버스를 예약함. 예약하면서 물어보니 트루소 밸리는 나말고 5명이 가기로 되어 있고 주타는 딱 한명이 예약했다고 알려주는데 그 한명이 마침 그 자리에 있었다. ㅎ 중국에서 혼자 왔다는 니타라는 여자분이었는데 같이 갈까 잠깐 흔들렸다가 많이 가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 그냥 트루소 밸리로 결정

카즈베기 마을을 좀 둘러볼까 하는데 빗줄기가 점점 거세진다,. ㅠㅠ 숙소에 가면 밥먹으로 나오는 길도 너무 멀어서 그냥 빵이랑 맥주랑 사서 숙소에서 풍경 보면서 책이나 보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옴. 내일은 날씨 좋아지길 

카즈베기 가는 길에 내려준 이름 모를 교회. 이때만해도 좋았지 ㅠㅠ


조지아-러시아 우애 기념탑이던가? 반바지에 반팔로 이동중이어서 여기서부터 날씨가 추워서 오들 오들 떨기 시작 ㅠㅠ



카즈베기 산은 보이지 않고 사메바 성당은 구름속에서 모습이 보인다.


카즈베기 맥주 ㅋㅋ


너무 많이 줘서 남기고 온 힝칼리. 


숙소에서 보이는 풍경이 좋긴한데 아쉽...


비오는거 바라보며 책보며 맥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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