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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알람소리가 들리기 전에 눈이 떠지는데 오늘은 알람소리에 겨우 눈을 떴다. 여행의 종반부로 이르면서 피로가 누적된듯... 남들은 휴가 와서 푹 쉬다 가는데 나는 어째 매번 이러냐 싶은데 무라까미 하루끼가 힘들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라고도 했으니 ㅎㅎ

오늘은 과달라하라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Tranque Paque라는 마을을 가보기로 함. 예쁜 갤러리와 수공예품 판매점이 모여있는 아기자기한 마을로 유명한 곳. 처음 올때 버스가 그곳을 지나길래 그 버스를 타려다가 버스가 하도 안와서 Uber를 한번 이용해보기로 함. 한번도 안 써봐서 처음에 좀 버벅되고 신청했다 취소했다 하다가 몇번만에 성공. 조금 기다리니 앱에 나온 승용차가 와서 선다. 와~ 근데 정말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써보니 정말 편하다. 목적지를 알려줄 필요도 없고 - 우리나라에서도 길 모르는 기사분들이 얼마나 많나 - 내릴때 돈 낼 필요도 없고, 거기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지도로 조회할 수 있고 거기다가 가격도 택시보다 훨씬 싸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때문에 들어왔다가 잘 안되고 대신 카카오택시가 인기인데 개인적으로 카카오택시는 이용하면서 택시 못잡은 적이 많아서 별 필요없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도 우버같은 서비스가 들어오면 좋겠구나 싶다.

Traque Parque에 도착해서 길가 노점에서 타코로 아침을 먹고 조금 걸어가니 깨끗하고 조용한 골목이 나타난다. 골목따라 조금 걸으니 마을의 중심인 Hidalgo 공원이 나오고 공원을 시작으로 골목 좌우로 예쁜 수공예품들을 파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비싸고 예쁘지만 쓸모는 별로 없어 보이는 제품들과 멕시코스러운 장신구와 비싸보이는 예술 작품들까지 멕시코 시티에서 들린 Ciudadela의 고급스러운 버전 같은 동네인데 골목따라 걷다가 흥미로워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커피도 한잔하면서 한참들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시간. 이번에도 못 미덥지만 그래도 트립 어드바이저를 보고 근처의 인테리어만 훌륭했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Zapoppan 지역을 가보기로 함.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니 버스 타는 곳을 알려줘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정말 안온다. ㅠㅠ 한참을 기다리다 기다리던 버스가 오는데 정류장 앞에 서더니 타러 가니까 타지도 않았는데 문을 닫고 출발해버린다..ㅠㅠ 뭐야.. 그래서 또 한참을 기다리다 두번째 버스를 타는데 이번에는 기사 아저씨가 내 앞에 탄 멕시코 아저씨부터 탈수 없다고 한다 ㅠㅠ 아우 이럴거면 그냥 택시 탈걸하고 속상해 하는데 기사 아저씨가 맘이 바뀌셨는지 다시 타라고 하는데 아마 자리가 꽉차면 더 태울수 없는 모양인데 자리가 없는줄 알고 안태우려고 한 것 같다. 다행히 그나마 내 앞에 아저씨와 나 탈 자리 딱 두자리만 남아서 겨우 탈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Zapoppan 지역에 도착. 이곳도 성당으로 유명한 곳인다. 성당 구경도 하고 안에도 들어가고 성당 앞 광장에 있는 바에서 맥주도 한잔하다 보니 뉘엿 뉘엿 해가 져간다. 해가 져가니 낮의 뜨거운 공기는 어느덧 시원해지고 금욜 저녁을 보내려는 멕시코 사람들이 어둑해지는 광장으로 하나둘씩 모여든다. 성당의 야경을 보다 저녁을 먹으로 차풀테펙 거리로 이동. 트립어드바이저 추천 식당에서 또 실패한 저녁을 먹고 ㅠ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금요일 밤을 즐기는 멕시코 사람들로  왁자지껄 유쾌하다. 옆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분위기를 느끼고 싶긴한데 혼자서 갈 분위기는 아니어서 그냥 숙소로..



아침 타코 ㅋ




조용하고 깨끗한 입구







난해하다 ㅎㅎ 


망고 3개 사면 천원쯤 한다 ㅎㅎ






5/5


세번째 도시인 과달라하라로 이동하는 날.
아침에 짐을 챙겨 정류장으로 와서 어리버리 하고 있으니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능숙한 영어로 도와줘서 큰 어려움 없이 터미널에 도착. 고맙기도 하시지 ^^.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하니 첫 버스가 8시 40분이다. 여기 올때도 그러더니 멕시코 첫 차 시간은 다 비슷한가?  

터미널에서 파는 맛없는 아침을 먹으면서 기다리다 좋은 버스를 타고 편하게 과달라하라로 이동. 음악 들으며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황량한 풍경을 보니 자유롭게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좋았다. 책도 읽고 하다보니 어느덧 과달라하라. 론리플래닛에서 알려준데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니 다행히 예약한 숙소 근처에 버스도 내려줘서 쉽게 체크인. 

멕시코 시티와 과나후아토는 기온은 높아도 고원지대라 그런지 선선하고 다니기 괜찮았는데 과달라하라는 남쪽에 있어서 그런지 그야말로 숨이 턱턱막히는 더위이다. 너무 더워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해서 그냥 세븐일레븐 가서 도넛이랑 콜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시내 구경을 하러감

제일 먼저 간곳은 Hopital Cavanas로 1700년경에 지어진 병원 건물로 현재는 오로스코의 벽화를 포함한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무더위를 뚫고 도착한 건물의 단층으로 된 넓다란 건물인데 웅장하진 않지만 단정하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예전 병원들은 참 아름다웠구만 ㅎ 건물 내부도 구경하고 초대전도 관람하다보니 유명한 오로스코의 벽화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오로스코는 디에고 리베라, 시퀘이로스와 함게 멕시코 벽화 운동을 대표하는 화가인데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 부드럽고 리얼리즘에 가깝다면 오로스코의 작품은 보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멕시코 시티의 Bellas de artes에서도 독특한 느낌의 벽화가 인상적이었는데 이곳의 벽화도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아치와 중앙의 돔에 그려진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Man of Fire 가 참 마음에 들었다. 

다른 전시회도 둘러 보다가 나와서 과달라하라의 역사 거리를 걸어 성당, 극장등의 예쁜 건물들을 차례 차례 지나쳐옴. 멕시코시티처럼 왁자하게 붐비고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군데 군데 보석처럼 자리잡고 있는 예쁜 건축물들이 마음에 든다. 

점심을 건너뛰다시피해서 슬슬 배가 고파온다. 저녁은 과달라하라의 고급스러운 번화가라는 차풀테펙 거리에서 먹기로 함. 한참을 걸어가 목적지에 도착하니 과연 대로 중앙에 공원도 예쁘고 대로 양옆으로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도 많이 보인다. 뭐 먹을까 하다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아서 스테이크를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맥주라도 근처 바에서 한잔 할까 하다가 배가 너무 불러서 그냥 숙소로 돌아오는데 과달라하라 대학 앞에서 야외 공연이 한창이다. 아마 이 공연도 대학생들이 하는 공연 같은데 과나후아토에서도 그러더니 멕시코 대학은 다 이런걸 하나?

어쨌건 해도 져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 좋은 저녁에 멋진 성당 앞에서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과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들 틈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기분이 참 좋다. 다행히 음악도 과나후아토에서 듣던 것 보다 낫구만 ㅎㅎ
공연을 한참 보다가 시간도 늦고 해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이번엔 Daft Punk의  Get Lucky를 멕시코 풍으로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바에서 라이브로 밴드가 연주하고 잇다.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맥주 두병 시켜 (한병에 천원이어서 한병만 시키기 미안해서 두병을 시킴. 아니 저래도 남는걸까?) 경쾌하지만 왠지 우수가 깃든 음악을 듣다가 느즈막히 숙소로 돌아옴. 

과달라하라의 첫인상은 멕시코시티의 번잡함이 생각나서 별로였는데 좋은 곳이구만 ㅎㅎ








이런 의자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만들었을까?


멕시코 혁명 전쟁중의 두 대통령 마데로와 카렌사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과달라하라 대학 앞에서 공연도 보고


라이브 음악으로 하루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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