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주 에빙 외각의 3개의 광고판.
도대체 제목만 봐서는 무슨 영화인지 감도 안오는데 사실 예고편을 봐도 무슨 영화일지 잘 모르겠는건 마찬가지였다.ㅎㅎ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여우 주연상과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기대반 호기심 반을 가지고 관람
영화는 제목대로 미주리주 에빙 외곽에 3개의 광고판을 세우는데서 시작한다. 광고판의 내용은 “죽어가면서 강간당했다”, “그런데 아직도 못잡았다고?”, “윌러비 서장은 뭐하고 있는거지?”. 사연인즉슨 여주인공 밀드레드는 딸을 성폭행으로 참혹하게 잃었으나 범인을 잡지 못한 경찰에 항의하기 위해 광고판을 세운 것. 이 광고판이 방송에도 나오고 화제가 되자 경찰들은 불편해하고 그중 제이슨 딕슨이라는 꼴통 인종 차별주의자 경찰은 존경하는 서장을 위해 광고를 내리려고 밀프레드와 주변인물, 광고 담당등에 온갖 협박을 하고 다닌다.
여기까지 보면 백인 남성으로 이루어진 무능한 공권력에 맞선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 장애인들의 연대와 모성에 대한 어찌보면 요즘은 흔한 주제인가 싶은 즈음에 이야기는 전환을 맞이한다. 췌장암을 선고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던, 동료들과 주민들에게 존경 받던 경찰서장 월러비가 자살을 한 것. 서장의 자살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으로 밀드레드의 외로운 싸움은 더욱 힘겨워지고, 분노와 복수는 성공하지 못한채 목적지를 잃고 얽히며 코엔 형제의 영화처럼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딸의 죽음과 광고판 방화를 복수하려던 밀드레드와 존경하던 윌러비 서장의 죽음을 복수하려던 딕슨은 우연한 기회에 참회와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밀드레드는 전남편의 여자친구 - 죽은 딸과 동갑인 -가 책에서 읽었다는 “분노는 분노를 야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 딕슨은 죽은 서장이 남긴 “좋은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편지를 읽고서 둘의 분노와 복수는 이제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 전에는 복수의 대상이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대상이었다면 이제 그들은 복수가 아닌 정의를 위해 묘한 파트너가 되어 떠나는 길이 비장하면서도 불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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