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8

바르셀로나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날도 어느덧 3일째
여행은 이제 시작인데 맘고생을 해서 그런지 몇주는 지난거 같다.
오늘도 날은 우중충 흐리고...

오늘은 바르셀로나 항구쪽과 몬주익 공원을 가려고 했는데 이런 몬주익 공원에 있는 미로 박물관이 하필이면 월요일이 휴관
그래서 몬주익은 내일 가기로 하고 바르셀로나 항구와 지중해를 보러 감
며칠 다녔더니 이제는 익숙해진 람블라 거리를 지나 바다쪽으로 가면 콜럼부스 기념탑이 나온다.
멋지게 마치 자신이 항해할 방향을 가리키듯 손을 들어 바다를 가리키고 있는 기념탑은 고풍스러운 주변 건물과 지중해와 어울려 멋지긴 했다. 그래도 콜럼버스 라는 인물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아메리카 대륙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나 하워드 진 교수의 "미국 민중사"를 보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학살당하고 자신들의 땅에서 추방되었는지 잘 나와있는데.. 이러한 생각을 떠올리며 지중해 연안으로 발길을 옮김

요트들이 정박한 마리나와 현대식 멀티 쇼핑몰은 멋졌으나 날씨가 흐려 많이 아쉬웠다. 쇼핑몰중에 카메라 파는데가 있어 혹시 똑딱이 디카 얼마나 하고 들어가 봤더니 적어도 40~50만원은 할줄 알았던 카메라가 (보통 그가격이긴 했다..-_-;) 100유로짜리 카메라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보다 싸기도 하고 아이폰의 사진 품질은 믿을 수가 없고 특히 밧데리는 더 믿을 수가 없어서 카드로 구입

숙소로 돌아와 급하게 충전을 하고 다시 거리로 나와 마치 카메라 처음 산 사람처럼 여기저기 찍어보다 보니 곧 휴...이게 전에 쓰던 카메라에 비하면..ㅠㅠ 이런 생각이 문득 났다.
어제 뵌 여행객들과 점심을 약솟해서 같이 먹고 헤어진 후 몬주익대신 바르셀로나 항구를 지나 지중해까지 걸어가보았다.
해수욕 철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해변가와 근처의 식당들도 문을 닫거나 문을 열어도 한적하고 쓸쓸하다. 넓은 백사장에도 해수욕을 하는 사람 대신 산책하러 온 몇명과 달리기를 즐기는 몇명만 있을 뿐 조용한 바닷가를 나도 산책하다 돌아와 타파스바에서 맥주를 두어잔 마시고 숙소로 돌아옴

오늘이 바르셀로나 마지막 밤이구나

비오는 람블라 거리..바르셀로나의 가장 번화한 거리가 아닐까 싶은데.. 수많은 상점들, 인간 조각상들, 관광객들, 스페인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 북적 신났던 거리


콜럼버스 기념탑




바르셀로나에서 바라보이는 지중해



내가 사랑햇던 스페인 맥주와 타파스 ^^




람블라 거리에 있는 활기찬 보께리아 시장. 구경만 해도 배가 고파짐 ^^

2010.01.17

도저히 잠이 안와 뒤척이다 겨우 잠들어서도 몇번을 깼다
자학과 후회를 거듭하다 보니 여행 기분도 안나고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카메라 가격에 비하면 정말 얼마 안되는 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출국하면서 메리츠 보험에 여행자 보험을 들어 놓은게 있어서 보험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러 경찰서로 찾아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사람도 별로 없는 일요일의 바르셀로나 거리를 우울한 맘으로 걸어 경찰서에 들어가니 도난당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는지 몇명의 사람들이 나처럼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나이 많은 노년의 부부와 중년의 부부 이렇게 두쌍이 나말고 있었는데 그래도 나만큼의 손해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과 무엇보다 부부끼리 서로 의지하는거 같아 어설프게 혼자 다니다가 사고를 당한데다 의지할데도 없으니 더 속이 쓰리다.
앞으로는 혼자서는 다시 여행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분실 확인서를 받아서 경찰서를 나옴

이왕 이렇게 된거 다 잊자. 어차피 사진 뭐 사실 보여줄 사람도 없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는데 더 중요한건 내 자신의 경험이겠지..사진이야 보험금 보태서 적금이라도 들어서 ㅠㅠ 나중에 더 좋은거 장만하자 뭐 이런생각으로 맘을 달래며 뒤늦은 오늘의 일정을 시작

어제는 바르셀로나의 중심인 람블라거리와 구시가지인 바리고딕 그리고 피카소 박물관과 누캄프 (ㅠㅠ)를 갔었는데 오늘은 바르셀로나 관광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을 가우디의 흔적을 따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 파비우 병원, 구엘공원, 라페드레라를 가기로 함. 무거운 마음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설레임보다는 자꾸 회환만 자꾸 들었지만 그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역에서 내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직접 봤을때는 정말 놀라왔다.

가우디가 평생에 걸쳐 만들었고 80년째 건축중이며 2020~2040년에 완공 예정이라는 성당은 크기와 아름다움에서 완전히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고딕, 이슬람, 모던, 카탈로니아 스타일이 혼재된 성당의 모습은 아름다우면서도 웬지 모를 공포감이 느껴졌는데 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첨탑에서 느껴지는 고소, 폐쇄적 공포때문에 아마 더 그런듯 한데 전체적으로 아름다움과 기괴함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느낌이랄까..
특별히 성당 안에서는 조용한 성가를 가끔 틀어줬는데 그걸 들으면서 성당안을 걷다보니 무거운 마음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앞으로 이런 위안이 되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무거운 마음을 풀고 싶었는데 마침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만나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이후에 싸구려 똑딱이 카메라를 사기는 했지만 이때는 카메라도 없이 다녔는데 사진도 찍어주시고...(받지는 못했지만..-_-;;)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아픈 마음도 조금은 위로가 되어 무척이나 감사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나와서는 성파비우 병원을 잠깐 보고 가우디가 만들었다는 구엘 공원을 보러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가우디 박물관과 가우디가 디자인한 운동장과 동상등을 둘러보고 이번에도 가우디가 만든 아파트인  La pedrera (까사밀라라고도 하는)로 이동. 어제 구입한 바르셀로나 아트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하여 입구에서 아이폰으로 사진 몇장 찍고 ㅠㅠ 내부를 둘러봄.

처음 간곳은 옥상의 테라스였는데 넓직하고 개방된 그런 옥상이 아니라 완만한 굴곡이 반복되고 거기에 가우디풍의 신비로운 조각품들 그리고 중정이 만들어 내는 공간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공간처럼 신비스러운 느낌이었다.
라페드레라에서 람블라 거리로 조금 걸어내려가다 보면 가우디의 또다른 작품인 카사바트요를 볼수 있다.
그러고 보면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었는지 참으로 감탄 스럽다.

저녁을 먹으러 람블라 거리를 걷는데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어제 만큼의 활기는 없다. 같이 동행한 분들과 여행 이야기 스페인 이야기를 하며 저녁을 같이 먹고 헤어짐

속상한거야 어쩔수 없고 돈은 너무나 아깝지만 그냥 아쉬운 생각은 줄이고 좋은 기억만 마음에 담아가야겠다.
사진대신 글도 더 쓰고 책도 더 읽고 사람들도 더 만나고 갈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울 돌아가면 새로운 환경일텐데 그 생각에만 집중하기!

바르셀로나 경찰서에서 받은 Police report 그래도 저거 덕에 메리츠 화재로부터 40만원 보상 받았다.
고마워요 메리츠~ ^^;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 외부..날씨가 더 좋았으면 참 멋졌을 텐데..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 공원과 구엘공원을 상징하는 도마뱀 조각상



까사밀라. 라 페드레라..저런데 살면 참 좋을듯 ^^


숙소로 오는길에 있었던 또하나의 가우디의 작품. 까사 바트요
2010.01.16

흑흑...
이날은 뭐 쓰고 싶지가 않다.
아마 인생을 통틀어서도 가장 나쁜 사고중 하나가 아니었을까나...ㅜㅜ
이후 여행의 의미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는 여행중 최고의 위기..
여행자들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될줄이야
그렇게 여행 떠나면서부터 걱정 했건만


카메라를 도둑 맞고 말았다..

아침에 브엘링 편으로 바르셀로나로 이동해서 하루종일 구시가지 쪽을 걸어다니다가
누캄프에서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의 축구경기를 보고 (축구를 밤 10시에 하다니..ㅠㅠ)
더구나 비가와서 비를 피하느라 맨뒤에서 서서 보느라 많이 피곤해서
지하철에서 잠깐 주의를 게을리한 사이에 그만...ㅠㅠ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다 정리하고 집에 가고 싶을 지경..
일단 숙소로 돌아와서 자리에 누웠는데 잠도 안오고 하소연할 사람도 없고...
어떻게 맘 회복해서 남은 여행 잘 다닐수 있을까..ㅠㅠ

어흑...여기까지는 좋았는데..ㅠㅠ
메시, 사비, 즐라탄, 뿌욜, 이니에스타등 베스트 멤버 다 나와서 멋진 경기 끝에 4-0으로 승리
오랜 바르샤 팬으로 감개 무량했는데 지하철에서 카메라 도둑맞아서 너무 슬펐다..ㅠㅠ
에휴 그돈이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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