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5

서울 → 나고야 → 마츠모토 → 호카타 → 나카부사온천

새벽 첫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이 새벽부터 북적인다. 비행기 체크인을 미리 해두었더니 카톡으로 모바일 탑승권을 보내주고 그걸 확인하니 스마트 출입국 앱에 자동으로 탑승권이 등록되고 아이폰 잠금화면에 탑승권 링크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반년만에 해외여행인데 그 사이에도 뭐가 더 좋아졌네 싶다.

오랜만에 LLC가 아닌 항공사를 탔더니 - LLC는 매진되서 어쩔 수 없이 - 주류는 없지만 그래도 기내식도 나오고 해서 기내식 먹으면서 이번 여행을 함께할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를 읽다보니 이번 여행의 시작지인 나고야 공항에 정시 도착.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나고야가 그래도 북알프스로 가는 관문중의 하나인데 나처럼 커다란 등산을 짊어진 여행객이 몇명은 있겠지 했는데 한명도 찾아볼 수 없고 나 빼고는 전부 잔뜩 멋을 낸 여행객들 뿐이어서 일본의 노잼도시라는 나고야에 다들 뭐하러 가시나 궁금했는데 비행기에 내려 수하물을 기다리는 동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바로 골프! 수하물 나오는 곳에서 골프 백이 정말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일본으로 골프 치러 많이 온다고 하더니 이정도구나 ㄷㄷㄷ

나고야에서 부터 오늘의 목적지인 나카부사 온천까지는 시간을 착착 잘 맞춰야 해서 목적지 도착할때까지는 긴장을 풀 틈이 없다. 일단 11시 7분 뮤스카이를 타고 공항에서 메이테츠 나고야 역에 도착하니 11시 40분. 마츠모토까지 가는 기차가 12시에 있어서 점심 먹을 새도 없이 JR 나고야 역으로 이동해서 플랫폼 앞에 있는 가게에서 에키벤과 저녁에 먹을 도시락 그리고 맥주 2캔을 사서 12시 기차로 마츠모토로 이동. 마츠모토까지는 2시간정도 걸려서 기차에서 조금 숨을 돌리며 맥주도 마시고 곡기도 들어가니 좀 살거 같다. 새벽부터 움직여서 한숨 자다 깨니 내일부터 오르게 될 깊은 산의 풍경들이 차창을 지나간다.

그렇게 도착한 마츠모토역의 환승시간은 고작 5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마츠모토역 6번 플랫폼에서 목적지인 호타카 가는 기차가 출발한다고 해서 6번 표지판을 보고 기차에 타니 뭔가 기분이 싸하다. 혹시 몰라서 앞에 앉아 계신 여성분께 이거 호타가역 가냐고 물어보니 폰을 꺼내서 이것저것 확인하더니 이 기차가 아니라 다른 기차를 타야 한다고 알려주신다. 그래서 다시 보니 내가 본 6번 표지판은 6번 플랫폼이 아니라 6번 차량을 표시하는 플랫폼이 아닌가! 만약 그 기차 출발했으면 일정이 완전히 꼬일뻔 했는데 너무나 다행이다. 다시 한번 그 여성분께 감사를 ㅎㅎ

호타카까지 가는 기차는 기차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지하철 같은 모양에 시간도 30분 정도밖에 안걸리는데 기차표가 무료 3,000엔이 넘어서 신기했음. 2시간 넘게 편하게 타고온 나고야-마츠모토가 2,600엔이었는데 참 모를일이다. 어쨌건 그렇게 30분 이동해서 호타카 역에 내리니 오후 2시 40분. 나카부사 온천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인 2시 50분 버스를 타고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1시간쯤 가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나카부사 온천.

이곳이 오모테긴자의 들머리라 사람들이 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캠핑장이 휑하다. 캠핑비 2,000엔을 내고 맥주도 한캔 산 후 텐트를 설치하니 넓직한 캠핑 사이트에 텐트는 내것 까지 딱 두개 ㅋ 아직 단풍철이 멀어서 방문객이 적은 모양이다. 이렇게 호젓하게 혼자 깊은 산속에서 언제 있어보겠냐는 마음으로 텐트를 치는데 하늘에 구름이 점점 짙어진다. 아 제발 비는 안내렸으면 하는데 텐트를 치고 안에서 쉬고 있으니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ㅠㅠ

겨우 기차 시간 맞춰서 기차에서 에키벤으로 늦은 점심

 

첫날의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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