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이것 저것 쓰기도 하고 일년에 두어번 다녀오는 해외여행기도 올리고 하다가 손 놓은지도 벌써 6년. 그동안 코로나도 있었고 치앙마이, 키르기스스탄, 발리, 일본 등등 다녀오긴 했는데 그냥 가서 놀다만 와서 여행기는 다 건너뛰었는데 이번 여행을 계기로 오랜만에 다시 좀 써보기로 함

일본 알프스.

일본 중부지방에 있는 고산지대로 최고봉인 3,180미터의 야리가다케를 비롯해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고산들이 즐비한 지역. 이 곳을 7년전에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번 다녀오면서 다음에 다시 올수 있을까 햇는데 이번에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다시 한번 다녀오기로 함

7년전에는 자료도 별로 없던 시기라 계획도 잘못 세워서 서울에서 출발할때 예상한 코스와 다른 코스로 가기도 하고 (다행히 바뀐 코스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백패킹을 목표로 갔으면서 짐 경량화에 실패해서 매우 큰 고통을 겪었는데 그때 무리해서 가져간 짐들이 어떤게 있었냐면

75리터 용량의 배낭, 1.8kg의 텐트, 1kg가 넘는 이너 매트와 500g 대의 풋프린트, 1.3kg의 겨울용 침낭, 50D카메라+렌즈, 면세점에서 산 양주 1병을 넣은 텀블러, 거기에 500페이지가 넘는 책 두권 ㅠㅠ까지 (그 와중에 식사는 사먹을 수 있을줄 알고 취사도구는 안가져감 ㅋ)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하고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결국 가미코지에서 등산 시작 후 1시간만에 포기하고 ㅠㅠ 중간 캠핑장에 텐트 쳐두고 첫날은 캠핑하며 근교 산에 다녀오고, 둘째, 세쨋날은 야리가다케-다이키렛토-미나미호카다다케 종주를 했었다. 하산길에 텐트를 쳐둔 캠핑장에 들러 다시 모든 짐을 싸서 내려오는 길은 마침 비까지 내려서 얼마나 힘들었던지 ㅠㅠ

이런 가슴 아픈(?) 기억이 있었지만 그래도 4일간 산에서 보낸 시간들은 너무 좋았어서 나중에는 다시 준비 잘해서 다녀와야지 하고 어느덧 7년이 흘렀고 드디어 올해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함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 사이에 우리나라 웹에도 정보가 많이 쌓여서 코스나 준비물이나 참고할게 많다. 7년전에 우연히 다녀온 코스도 많이 가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코스도 있어서 여러 코스를 고민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간다는 오모테긴자 코스를 가보기로 함.

그 다음에 이제 장비를 준비해야 하는데 지난번에 경량화에 실패해서 이번에는 경량화에 최고 목표를두고 장비를 준비. 안 그래도 등산, 캠핑 용품 쓴지도 다 오래되서 겸사 겸사 준비하는데 하나 둘 사다보니 예산을 훌쩍 초과해서 아 이 돈이면 그냥 어디 휴양지 같은데 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계속 들었다.

일단 제일 중요한 텐트는 일단 1kg 초반 대로 찾아보니 몽벨, 제로그램, 니모, 힐베르그, 스노우피크 등이 후보였는데 힐베르그는 일단 가격에서 탈락 ㅋ, 제로그램, 니모도 좋아 보였는데 몽벨이 가격 면에서 제일 괜찮아서 몽벨의 스텔라릿지2로 결정. 사실 지난번 북알프스 갔을때도 텐트가 거의 몽벨이었던걸로 봐서 품질도 믿을만해 보임.

침낭도 이번에는 가볍고 따듯한 침낭을 찾다가 요즘 Cumulus 침낭 많이 사용한다길래 찾아보다 Liteline300 침낭으로 결정. 300과 400모델을 두고 고민하다 조금이라도 싼 300으로 샀음. 뭐 한겨울도 아니고 추우면 패딩 입고 자면 되겠지. 무게는 640g이고 패킹하면 부피도 매우 컴팩트해서 괜찮아 보임

등산화도 오래 신어서 이 기회에 새로 샀는데 어디 다녀보기 귀찮아서 오케이몰에서 아크테릭스 제품으로 하나 사고 큰맘 먹고 소프트쉘도 하나 사고 이것저것 필요한거 챙겨서 58리터 배낭에 패킹해보니 총 무게가 12kg 정도. 지난번보다 확실히 경량화에는 성공했는데 들인 금액에 비하면 좀 아쉬운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걱정되는건 7년이나 더 늙어버린 내 몸 ㅠㅠ 노지에서 야영하면서 험난한 구간 잘 버틸 수 있을까 ㄷㄷㄷ

시기로 보면 올해는 추석이 빨라서 추석 연휴에 가면 아쉽게도 단풍은 못 보고 올것 같지만 모쪼록 날씨는 좋기를 바라면서 필요한 것들 하나 둘씩 장만해가며 여행을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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