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8. 16

고대 이집트 문명이 가장 눈부시게 꽃피었던 중왕국과 신왕국의 수도 테베.
전 도시가 박물관이라 불리워지고 Unforgettable이라고도 일컬어 지는 룩소르 투어의 첫날

룩소르 투어는 나일강을 기준으로 서안 투어와 동안 투어로 나누어 지는데 첫날은 왕들의 계곡과 하셉수트의 대신전이 있는 서안투어를 하기로 함.
전날 만도에게 투어를 신청해두어서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미니버스를 타고 투어를 시작

처음 목적지는 파라오들의 무덤이 있는 왕들의 계곡이다.도굴을 우려해 왕들의 미이라를 모아둔 곳이라던데 유명한 투탄카문의 무덤을 포함하여 현재 62개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모든 무덤을 다 보기에는 시간도 체력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고작 3개의 무덤만 가볼수 있게 한거는 좀 아쉽다.

론리 플래닛에 나중에 보니 추천 무덤이 나와 있었는데 첨엔 뭣도 모르고 가까운데 3군데를 입장한거도 아쉽고 (다행히 그중 한곳은 책에서 추천해준 곳이었음) 투어하던 일행이 안에서 사진찍다가 걸려서 무려 사진 한장당 50파운드씩 벌금을 낸것도 너무 아까왔다. - 규칙따위 안중에도 없어보이는 이집션들이 이럴때는 한치의 양보도 없더만..좀 깍아주기라도 할것이지..-
왕의 무덤은 왕이 죽은후 부활을 위한 안내로 가득찬 한권의 책과 같다고 하는데 무덤 내부의 채색된 벽화와 관들은 지금까지 봐왔던 부조들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왕의 무덤을 지나서는 어린 아들을 대신해 섭정을 하다 본인이 파라오가 된 여성 파라오인 하셉수트의 신전으로 향함. (하셉수트 이후에 파라오에 오른 그 아들은 그래서 파라오를 상징하는 하셉수트의 카르투슈 (상형문자로 표시한 이름을 우주를 상징하는 타원으로 감싼것)를 많이 파괴했다고 함).
사암지역을 깍아 만든 신전은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하지만 남아 있는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그 정갈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람세스 3세의 신전과 멤논의 거상을 끝으로 서안투어는 종료. 같이 투어를 했던 여행객들과 함께 론리플래닛 추천 맛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옴

아스완처럼 낮에는 돌아다니기 힘들정도로 더워서 수영을 하기로 했는데 마침 묵고 있는 호텔에 풀이 있단다^^
옥상에 올라가니 아스완에 있던 규모보다 조금 작은 풀이 있어서 한참을 놀았다. 더위에 지친 몸을 풀에 담그고 수영하면서 놀다가 나와서 나일강변도 바라보면서 쉬다가 그늘에서 책도 읽으니 그냥 하루종일 풀에서만 있고 싶을 정도 ^^

룩소르도 역시 낮에는 너무 더워서 해가 진 이후에야 사람들이 활기차지기 시작한다.


나일강에서 불어오는 바람 맞으면서 음악 듣고 책읽으며 맥주도 한잔하고~


여기가 왕들의 무덤




정갈한 하셉수트 신전




람세스 3세의 대신전


멤논의 거상 예전엔 바람 불면 소리도 났었다고 전해짐..



론리 플래닛 추천 맛집 - 나름 분위기 있던 소프라


호텔 옥상의 작은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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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5

이집트의 거의 최남단에 위치한 아부심벨 투어가 있는 날
시계를 2시 50분에 맞춰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2시 반이니 눈이 떠진다.일어날까 말까 누워서 뒤척이고 있으니 방문을 쿵쿵 두드리며 일어나라고 친히 모닝콜까지 해주는 바람에 씻고 호텔 로비로 나가니 호텔에서 아부심벨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모양..
아니 어쩌면 투숙한 손님이 나혼자였을수도 있었겠다.

조금 기다리니 오늘 투어를 진행할 미니버스가 와서 버스를 타고 아부심벨로 향함.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는 가는데만도 거의 6시간 정도 걸리는데 당연히 미니 버스를 타자마자 계속 졸았지만 중간 중간 깨서 창밖을 보니 사막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아부심벨은 가장 위대하고 널리 알려진 파라오중 한명인 람세스2세가 지은 건축물중 최고로 꼽히는 람세스 2세의 대신전과 네페르티티의 작은신전이 있는 곳으로 누비안의 심장이라고 일컬어진다.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원래의 장소는 파괴되고 하나하나 옮겨서 다시 복원)

부푼 기대를 안고 입장료를 내고 처음 마주치는 람세스 신전의 위엄이란!!
거대한 크기의 람세스 2세의 조각상은 정말 경이롭고 숭고함까지 느껴졌다. 신전의 안쪽에는 상형문자와 부조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표정과 동작 모두 어찌나 생생한지 이게 3000년도 더된 유적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

하긴 여행중에 읽은 리처드 도킨스에 책에 보면 별점, 우연의 일치등 (우리나라였으면 분명 혈액형 이야기를 특유의 신랄한 화법으로 깠을텐데 아쉽^^;) 인류가 미신에 쉽게 빠지는 이야기를 하며 현재 인류의 뇌는 석기 수준과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현대의 인류의 미적감각이 딱히 고대 이집트 예술가들의 미적감각보다 낫다고 이야기 어려울수도 있을것 같다.
 
아..그런데 이집트 최남단이라 그런지 덥긴 덥네..듣기로는 이날 기온이 무려 45도까지 올라 갔었다고..
이제 한국에서 웬만한 더위쯤은 참아낼 수 있을듯 ^^

주로 전쟁에 대한 부조가 많았던 남성적인 느낌의 대신전과 달리 람세스 2세의 부인이었던 네페르티티의 작은 신전은 규모와 부조등에서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특히 사랑과 기쁨의 여신인 하토르가 네페르티티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부조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보고 서있었다.

아부심벨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려 이동한 곳은 하이 아스완댐. 딱히 입장료까지 내고 보기 뭐해서 (게다가 유적지 수몰의 장본 아닌가!) 차안에서 기다리다가 필레 신전으로 이동. 팔레 신전은 이시스신을 위한 신전으로 로마의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신전을 폐쇄하기 전까지 이집트의 마지막 사제들이 마지막 제례를 드렸던 곳이고 이집트 최후의 상형문자가 새겨진 장소라고
필레 신전을 마지막으로 아부심벨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아서 다음 여행지인 룩소르로 이동

룩소르까지는 기차로 3시간 정도 걸렸다.카페에서 추천받은 호텔이 론리플래닛에 없어서 어떻게 찾아갈까 고민하면서 기차에서 내리니 한국인 이집트 여행자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그 '만도'가 알아서 다가온다.ㅎㅎ
워낙 카페에서 그 이름을 많이 들어서 만도를 따라 숙소까지 가니 숙박비도 할인되고 참 좋다. 한국인 대상으로 투어도 알선해주고 식당도 하고 해서 룩소르에서 성공한 사업가라던데 과연 ^^

퀸즈 밸리호텔에 묵었는데 가격도 그리 안비싼데 시설도 깨끗하고 완전 대만족. 짐을 풀고서 룩소르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나일강변에서 맥주도 한잔하면서 룩소르의 밤을 보냄

예전엔 나일강 상류였겠지만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이제는 나세르 호수..


람세스 2세의 위엄!!


오시리스 신으로 표현된 람세스 2세







신전 외부의 부조들..발아래 포로들은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족과 치렀던 카데사 전투의 승리를 의미하는데 이 전투는 이집트의 많은 신전에서 반복된다.


네페르티티의 작은 사원..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정도는 해줘야지 ㅎㅎ





필레 신전



떠나기전 아스완 역앞에서 먹었던 쿠샤리(이집트식 볶음밥?) 과 치킨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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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카이로에서 아부심벨이 있는 아스완까지는 야간 슬리핑 기차를 이용하여 이동하였다. 슬리핑 기차는 인도에서도 몇번 타봤는데 머 말이 슬리핑 기차지 좌석을 3단으로 펴서 한 칸에 3명이 층층이 자는 시스템, 누우면 옆으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런 기차여서 이번에도 그정도를 생각했는데 60$를 지불한 카이로의 슬리핑 기차는 정말 훌륭하다!
두명이 룸 하나를 사용해서 위 아래에서 자는 구조..심지어 저녁과 아침까지 제공하고 객실에는 간단한 세면대도 있다. 난 객실에 들어가니 중국에서 일때문에 2년간 파견중이고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룩소르 여행을 간다는 중국인 아저씨(나보다도 나이가 많았음..^^) 와 일일 룸메이트가 되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일본인 좋아하냐는 물음은 진짜 뜬금 없었음..자기는 일본인은 싫어한다고..;;) 각자 자리로 가서 잠이 듬..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여행중이면 얼마나 좋을까..^^;
중국 여행객은 룩소르에서 먼저 자리를 뜨고 나는 3시간 정도 더 가서 아스완에서 하차. 카이로도 더웠지만 아스완은 진짜 덥다..첨엔 호흡이 좀 어려울 정도..

가이드북에서 찜해둔 숙소에서 방을 잡고 다음날 투어까지 예약하고 좀 쉬고 났더니 12시. 너무 더울거 같아서 근처 호텔에서 수영을 하기로 하고 수영복 갈아입고 호텔 직원에게 물어서 수영장을 찾아감. 머 사실 수영장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옆 호텔 옥상에 가니 풀이 하나 있기는 하다. 크기는 한 2*5 정도? 벨보이가 선탠하라고 의자랑 쿠션까지 가져다 주는데 선탠하다가는 바로 미이라가 될 더위에 그런 배려를 하는게조금 우습다..ㅎㅎ

조그마한 풀이지만 그래도 나말고는 아무도 없는 풀에서 혼자 유유자적히 놀고 있자니 덥지만 맘이 편안해진다. 배도 고파오고 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누비안 박물관으로 향함. 원래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얼마나 돈이 드냐고 물어봤더니 걸어가도 된다고 해서 걸어갔다가 정말 아스완의 더위를 제대로 경험함
파라오의 무기가 햇살이라고 했던가... 정말 하늘에서 쏜 화살처럼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 아래를 걷다보니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 그리고 죽음과 부활이라는 주제가 왜 그렇게 반복되는지 조금은 어렴풋이 알법도 하다 ^^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박물관에 도착하니 박물관은 무엇보다 시원하고 조용해서 너무 좋다. (박물관에 나밖에 없었음)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되는 누비안 지역의 유적을 전시해둔 박물관을 나와 아주 조금 힘을 잃은 햇빛을 맞으며 나일강변을 따라 걸어옴...

이집트에는 이슬람 국가라 맥주를 마시기가 쉽지 않다. 한 지역에서 맥주를 파는 식당이나 바는 손에 꼽을 정도 맥주를 파는 마트 이런건 기대하기도 힘들고.. 그나마 론리 플래닛에는 어느 식당에서 맥주를 파는지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 도시를 옮길때마다 제일 먼저 확인하곤 했었다. 뜨거운 햇살을 뚫고 나일강변을 걷다가 강변에 위치한 식당에서 스텔라 맥주를 마실때의 그 짜릿함이란..ㅠㅠ

스텔라를 마시면서 조금 다리를 쉬다 보니 그 뜨겁던 햇살도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나일강에 오면 꼭 타보고 싶었던게 펠루카라고 불리는 이집트식 돛단배 나일강변에 서있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펠루카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데 한명과 흥정을 하고 펠루카를 타러 감
근데 막상 타고 보니 펠루카가 아니라 모터보트..ㅠㅠ 아니 이게 무슨 펠루카냐고 안타겠다고 했더니 바람이 없어서 펠루카는 못다닌다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말이 맞는게 펠루카는 다니지 않고 그나마 옆에 외국인이 탄 펠루카는 돛을 펴도 앞으로 안나가고 노로 젓고 있어서 그냥 모터보트로 만족하기로 함..

그래도 모터보트 혼자 빌려서 2층에 누워 출렁이는 물살을 느끼며 음악과 함께 나일강변의 해가 지는걸 보면서 바람을 맞고 있으니 갑자기 행복감이 밀려온다.마치 한낮에 너무 더웠지~ 라고 위로해주는 듯한 나일강의 바람이란..

맥주한잔 곁들어 저녁을 먹고 아스완 시장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뜨겁던 한낮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용하던 거리가 해가 지면서 어느새 활기찬 시장으로 변해있다. 외국인이라고는 특히 동양인이라고는 나말고는 없는 거리를 나혼자 이방인인것 같은 느낌으로 시장을 헤매고 다님 ^^


기차를 타고 아스완으로 출발~ 카이로의 번잡함과는 잠시 안녕~ ^^


아침 햇살을 맞으면서 슬리핑 열차에서 깨어남


낮에는 한적한 아스완 거리


론리 플래닛 추천 맛집 ^^


이집트는 농산물이 풍족한 국가가 아니어서 사실 음식이 썩 맛있는건 없었다.
그나마 이집트 전통 음식중 하나인 koefte 였던가..하여간 양고기를 갈아서 만든 일종의 미트볼


아스완은 아프리카의 관문이라고 하던데 누비안 스타일 (낮은 건물, 동그란 지붕, 창문, 문, 그리고 연속된 삼각형 형태의 문양)로 지어진 누비안 박물관


누비안 지역에서 발견된 암각화..예..예술적이야..


누비안 박물관 내부 모습..뒤에 갔었던 룩소르 박물관, 이집트 박물관, 알렉산드리아 박물관에 비하면 좀 작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시원해서 좋았음


여행중 정말 사랑했던 스텔라!! 아스완에서 처음 먹었을때는 설탕이라도 탄줄 알았음..ㅋㅋ

나일강의 해는 저물어 가고..뜨거워진 도시를 어루만져주는 부드러운 나일의 강바람...


나일강 크루즈는 다시 다음 항구로 이동 룩소르일까 아부심벨일까..


맛있었던 시시케밥과 스텔라


활기 넘치는 거리로 바뀐 아스완 시장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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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칸카릴리까지 다녀오는 것만으로 녹초가 됐는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아침에 눈을 뜸. 이제 드디어 진짜 여행의 시작. 이집트를 상징하는 피라미드를 보러 가기로 함

숙소에서 만난 친구가 마침 자기도 피라미드를 보러 간다고 해서 같이 길을 나섬. 중간까지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축복인 메트로(지하철)로 이동하여 거기서 버스를 타고 피라미드까지 가기로 하고 당연히 메트로역에서 내리니 어디가 어딘지 버스는 어디서 타는지 알턱이 없다.그때 먼저 물어봤는지 아니면 먼저 접근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동행과 이집트 인이 대화를 하고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머 이집트 학교 선생인데 학교가 피라미드 근처라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음..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 사기이던데.. 그래도 설마 피라미드 근처도 아닌데 여기서부터 사기를 칠까 싶기도 하고 좀 못미덥지만 선생이라고도 하고 해서 일단 같이 버스를 탐.. 거참 그냥 버스만 알려주고 갈것이지 버스가 좀 가다보니 피라미드가 멀리서 보인다... 마음은 두근두근.. 빨리 내려서 피라미드 보러 가고 싶은데 이 사람이 내릴 생각을 안한다. 머 티켓오피스는 좀더 가야하나 그때까지 순진하게 생각하다 버스에서 내려그 사람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이건 뭐..-_-;; 그냥 피라미드 뒤에서 낙타나 말 타는 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학교로 놀러오라고 하고 낼부터 방학이라고까지 하더니 머가 선생이냐..어이가 없어서 그냥 두말 않고 걸어 나와 택시 타는데까지 가서 택시 타고 티켓오피스까지 다시 감. 정신 바짝 차려야 겠구만...(머 그러다가 금방 피라미드에서 낙타 타고 바가지 씀..ㅠㅠ 처음 가격을 잘못 알고가서 흑)

좀 헤맨 끝에 기자의 피라미드 지구에 도착. 티켓을 끊고 입장을 하니 웅대한 3개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아 이제야 진짜 이집트 온게 실감 나는구나..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투스 마저 근원을 알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고 기록했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었을 인조 축조물..인류의 문명이 개화하고 역사 시대가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5천년 이상을 한결같이 그자리에 서있었을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신비롭다.나일강이 범람하면 범람한 강위로 피라미드만 보였다던데 그당시 이집트 인들은 두려운 나일강의 범람시기에도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피라미드를 보면 얼마나 신성해보였을까..

원래는 이집트 박물관까지 가려고 했는데 여유있게 박물관을 보기는 어려울것 같아 아스완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한후 전날 못갔던  칸카릴리로 향함..첫날 받았던 쇼크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번잡하다. 랜드마크도 찾기 어려운 카이로 거리를 지도를 보고 헤매다 찾은 칸카릴리는 그나마 차가 안다녀서 좋다.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고 좀 걸을 만한 거리.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카페에서 시원한 콜라 한잔 마시면서 옆자리에 앉은 영국 배낭여행객과 카이로의 혼잡스러움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다가 헤어짐 ^^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칸카릴리의 찻집..다들 시샤들 많이 하던데..한번 해보고 싶었으나 비흡연자라 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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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2일

걸을 때마다
나자신과 내가 배워온 세계의 허위가 보였다.

그러나 나는 다른 좋은 것도 보았다
거대한 바냔나무에 깃들인 숱한 삶을 보았다.
그뒤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비구름을 보았다
인간들에게 덤벼드는 사나운 코끼리를 보았다.
'코끼리'를 정복한 기품있는 소년을 보았다.
코끼리와 소년을 감싸 안은 높다란 '숲'을 보았다.

세계는 좋았다.
대지와 바람은 거칠었다.
꽃과 나비는 아름다웠다.

후지와라 신야 - 인도 방랑 중

피라미드와 파라오의 나라, 나일강과 사막의 나라 겨우 이정도의 지식.거기에 조금 덧붙인다면 군부독재국가이긴 하지만 이스라엘과 긴장이 감도는 중동지역에서 나름 영향력 있는 국가, 이집트에 가기 전에 알고 있던 몇가지 지식들 - 하지만 여행에는 별 도움이 안될..

그런데 왜 이집트 였을까
아마 터키 여행중에 들었었던 중동 지방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된거 같다. 다른 여행자들을 통해 건너들은 시리아와 요르단 이집트의 새로운 문화와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한동안 머리속에 있다가 이전에 한번 시도했을 때 회사 일때문에 실패하고 이번에 드디어 2주간의 이집트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기저기서 정보를 수집해서 일정을 짜면서 여행중 읽을 책을 고르다가 이집트 문화에 대한 크리스티앙 자크(람세스의 저자)의 책, 그리고 소설책 몇권, 리차드 도킨스의 에세이집과 함께 위의 시가 적혀있는 인도 방랑을 함께 구입했었다. 원래는 여행중에 읽으려고 했는데 사고 보니 글보다 사진이 많아 여행전에 그냥 다 읽었는데 70년대 대학을 때려치고 나도 예전에 한번 다녀왔었던 인도로 떠난 젊은이의 여행기인데읽다 보면 빛바래고 촛점이 흐린듯한 - 그래서 오히려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 인도의 사진들과 함께 아무 계획도 없이 인도 전역을 수도승처럼 떠돌아 다니는 깡마른 여행객의 모습이 떠올라 웬지 주책없이 콧등이 시큰해지곤 했는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고작 2주짜리 여행이니 여행자의 마음만이라도 가져가야 겠다고 생각을 하며 이집트로 떠나게 되었다.

1시간 반가량의 오사카까지의 비행 오사카에서 다시 1시간 30분의 대기 거기서 13시간의 카타르 도하로의 이동 카타르 도하에서 7시간 반의 대기, 도하에서 카이로까지의 3시간의 추가 비행..비행시간중 부산락페스티발에 참여했던 영국 밴드 White rose movement 가 옆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한국에서 한국어 유학을 온 이집트 아가씨를 만나서 이야기 하는건 재미 있고 새로운 경험이긴 했으나 무려 24시간이 넘는 이동시간은 정말 카이로에 내리자 마차 지치게 하기 충분했다.

여행을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했을때의 느낌이란게 있다. 생각만 해왔던 기후와 사람들 그리고 도시의 분위기들을 막상 피부로 접할때의 다소의 당혹감과 두려움 그리고 설레임들 여행자들만이 느낄수 있는 이러한 설레임을 무척 좋아하는 데 카이로는 무엇보다 좀 더웠던거 같다. (진짜 첫인상은 아직 느끼기도 전임..저녁을 먹고 카이로 도심에 나섰을때의 쇼크란..)그래도 일단 숙소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걸로 이집트까지의 첫날 먼 여정을 마침.

숙소에 짐을 풀고도 시간이 좀 남아서 저녁을 먹고 카이로의 유명한 시장인 칸카릴리를 보러 가기로 했다.공항에서 숙소까지도 큰 어려움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을 했기 때문에 별다른 두려움 없이 시장으로 향했는데 카이로에서 처음 맞닥드린 도심은 정말 쇼크 그 자체였다..카이로의 공기에 완전히 압도되는 느낌..

카이로의 그 열기와 냄새 (나쁜 의미로가 아니라)와 먼지,  차도 인도 구분 없이 엉켜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차들.차들이 쉬지않고 울려대는 경적소리와 매연들, 그리고 갑자기 예고없이 터지는 폭죽소리 (아니 이렇게 시끄러운데 폭죽은 왜파는거야? -_-;;)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잠시 숨을 돌리러 인도(라고 틀림없이 생각한)에서 잠시 발을 멈추고 있으면 옆에서 빠앙하고 달려드는 버스..

머 인도에도 가보고 네팔에도 가보고 했지만 정말 그러한 정신이 혼미해지는 혼돈의 순간은 내평생 다시는 없을듯 싶다. 그 혼돈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다는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사진을 꺼내들 정신도 없어서 시장은 포기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옴..숙소에 돌아오니 12시가 다 되어간다..피곤한 몸을 누이고 이런 카오스에서 어떻게 2주를 보낼지 걱정과 함께 카이로에서 첫날 밤을 보냄

서울-카타르간에 옆에 앉았던 White rose movement
첨부터 알아본건 아니고 중간에 앉은 분이 (베이시스트임) 부산락페스티벌 옷을 입고 있길래 출연진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출연진이 이코노석이라니..거기다 직항도 아니고 돌아 돌아서..-_-;;)

"헉 부산락페를 보러 외국에서도 오나" 하고 물어봤더니 무려 출연진..ㅎㅎ
밴드 이름 물어보고 올해 바빠서 못갔다고 하고 그 다음날 있었던 Overkill 공연 에피소드와 지산 락페 이야기 밴드가 공연중에 찍은 사진들 같이 보면서 이야기 하고 그랬음 담에 한국 오면 그땐 꼭 가기로 약속함 ^^


지하철 역의 시계. 저거 보고 숫자 외워서 버스 타는데 쓰고 그랬음
아니 아랍어를 쓰는 나라에서 아라비아 숫자를 안쓰다니 궁금했는데 생각해보니 아마 저게 아라비아 숫자의 원형이었을까?


혼잡한 카이로의 일부..이건 낮이어서 그나마 한가한편..ㅠㅠ
보다시피 인도 차도 구분은 거의 없고 보행자를 위한 보호 장치가 전혀 없다!!
신호등 횡단보도는 정말 가끔 눈에 띄나 무용지물..차도 건너는건 한국으로 돌아올때까지 어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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