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4

카이로에서 아부심벨이 있는 아스완까지는 야간 슬리핑 기차를 이용하여 이동하였다. 슬리핑 기차는 인도에서도 몇번 타봤는데 머 말이 슬리핑 기차지 좌석을 3단으로 펴서 한 칸에 3명이 층층이 자는 시스템, 누우면 옆으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런 기차여서 이번에도 그정도를 생각했는데 60$를 지불한 카이로의 슬리핑 기차는 정말 훌륭하다!
두명이 룸 하나를 사용해서 위 아래에서 자는 구조..심지어 저녁과 아침까지 제공하고 객실에는 간단한 세면대도 있다. 난 객실에 들어가니 중국에서 일때문에 2년간 파견중이고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룩소르 여행을 간다는 중국인 아저씨(나보다도 나이가 많았음..^^) 와 일일 룸메이트가 되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일본인 좋아하냐는 물음은 진짜 뜬금 없었음..자기는 일본인은 싫어한다고..;;) 각자 자리로 가서 잠이 듬..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여행중이면 얼마나 좋을까..^^;
중국 여행객은 룩소르에서 먼저 자리를 뜨고 나는 3시간 정도 더 가서 아스완에서 하차. 카이로도 더웠지만 아스완은 진짜 덥다..첨엔 호흡이 좀 어려울 정도..

가이드북에서 찜해둔 숙소에서 방을 잡고 다음날 투어까지 예약하고 좀 쉬고 났더니 12시. 너무 더울거 같아서 근처 호텔에서 수영을 하기로 하고 수영복 갈아입고 호텔 직원에게 물어서 수영장을 찾아감. 머 사실 수영장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옆 호텔 옥상에 가니 풀이 하나 있기는 하다. 크기는 한 2*5 정도? 벨보이가 선탠하라고 의자랑 쿠션까지 가져다 주는데 선탠하다가는 바로 미이라가 될 더위에 그런 배려를 하는게조금 우습다..ㅎㅎ

조그마한 풀이지만 그래도 나말고는 아무도 없는 풀에서 혼자 유유자적히 놀고 있자니 덥지만 맘이 편안해진다. 배도 고파오고 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누비안 박물관으로 향함. 원래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얼마나 돈이 드냐고 물어봤더니 걸어가도 된다고 해서 걸어갔다가 정말 아스완의 더위를 제대로 경험함
파라오의 무기가 햇살이라고 했던가... 정말 하늘에서 쏜 화살처럼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 아래를 걷다보니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 그리고 죽음과 부활이라는 주제가 왜 그렇게 반복되는지 조금은 어렴풋이 알법도 하다 ^^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박물관에 도착하니 박물관은 무엇보다 시원하고 조용해서 너무 좋다. (박물관에 나밖에 없었음)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되는 누비안 지역의 유적을 전시해둔 박물관을 나와 아주 조금 힘을 잃은 햇빛을 맞으며 나일강변을 따라 걸어옴...

이집트에는 이슬람 국가라 맥주를 마시기가 쉽지 않다. 한 지역에서 맥주를 파는 식당이나 바는 손에 꼽을 정도 맥주를 파는 마트 이런건 기대하기도 힘들고.. 그나마 론리 플래닛에는 어느 식당에서 맥주를 파는지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 도시를 옮길때마다 제일 먼저 확인하곤 했었다. 뜨거운 햇살을 뚫고 나일강변을 걷다가 강변에 위치한 식당에서 스텔라 맥주를 마실때의 그 짜릿함이란..ㅠㅠ

스텔라를 마시면서 조금 다리를 쉬다 보니 그 뜨겁던 햇살도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나일강에 오면 꼭 타보고 싶었던게 펠루카라고 불리는 이집트식 돛단배 나일강변에 서있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펠루카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데 한명과 흥정을 하고 펠루카를 타러 감
근데 막상 타고 보니 펠루카가 아니라 모터보트..ㅠㅠ 아니 이게 무슨 펠루카냐고 안타겠다고 했더니 바람이 없어서 펠루카는 못다닌다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말이 맞는게 펠루카는 다니지 않고 그나마 옆에 외국인이 탄 펠루카는 돛을 펴도 앞으로 안나가고 노로 젓고 있어서 그냥 모터보트로 만족하기로 함..

그래도 모터보트 혼자 빌려서 2층에 누워 출렁이는 물살을 느끼며 음악과 함께 나일강변의 해가 지는걸 보면서 바람을 맞고 있으니 갑자기 행복감이 밀려온다.마치 한낮에 너무 더웠지~ 라고 위로해주는 듯한 나일강의 바람이란..

맥주한잔 곁들어 저녁을 먹고 아스완 시장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뜨겁던 한낮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용하던 거리가 해가 지면서 어느새 활기찬 시장으로 변해있다. 외국인이라고는 특히 동양인이라고는 나말고는 없는 거리를 나혼자 이방인인것 같은 느낌으로 시장을 헤매고 다님 ^^


기차를 타고 아스완으로 출발~ 카이로의 번잡함과는 잠시 안녕~ ^^


아침 햇살을 맞으면서 슬리핑 열차에서 깨어남


낮에는 한적한 아스완 거리


론리 플래닛 추천 맛집 ^^


이집트는 농산물이 풍족한 국가가 아니어서 사실 음식이 썩 맛있는건 없었다.
그나마 이집트 전통 음식중 하나인 koefte 였던가..하여간 양고기를 갈아서 만든 일종의 미트볼


아스완은 아프리카의 관문이라고 하던데 누비안 스타일 (낮은 건물, 동그란 지붕, 창문, 문, 그리고 연속된 삼각형 형태의 문양)로 지어진 누비안 박물관


누비안 지역에서 발견된 암각화..예..예술적이야..


누비안 박물관 내부 모습..뒤에 갔었던 룩소르 박물관, 이집트 박물관, 알렉산드리아 박물관에 비하면 좀 작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시원해서 좋았음


여행중 정말 사랑했던 스텔라!! 아스완에서 처음 먹었을때는 설탕이라도 탄줄 알았음..ㅋㅋ

나일강의 해는 저물어 가고..뜨거워진 도시를 어루만져주는 부드러운 나일의 강바람...


나일강 크루즈는 다시 다음 항구로 이동 룩소르일까 아부심벨일까..


맛있었던 시시케밥과 스텔라


활기 넘치는 거리로 바뀐 아스완 시장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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