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5

이집트의 거의 최남단에 위치한 아부심벨 투어가 있는 날
시계를 2시 50분에 맞춰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2시 반이니 눈이 떠진다.일어날까 말까 누워서 뒤척이고 있으니 방문을 쿵쿵 두드리며 일어나라고 친히 모닝콜까지 해주는 바람에 씻고 호텔 로비로 나가니 호텔에서 아부심벨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모양..
아니 어쩌면 투숙한 손님이 나혼자였을수도 있었겠다.

조금 기다리니 오늘 투어를 진행할 미니버스가 와서 버스를 타고 아부심벨로 향함.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는 가는데만도 거의 6시간 정도 걸리는데 당연히 미니 버스를 타자마자 계속 졸았지만 중간 중간 깨서 창밖을 보니 사막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아부심벨은 가장 위대하고 널리 알려진 파라오중 한명인 람세스2세가 지은 건축물중 최고로 꼽히는 람세스 2세의 대신전과 네페르티티의 작은신전이 있는 곳으로 누비안의 심장이라고 일컬어진다.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원래의 장소는 파괴되고 하나하나 옮겨서 다시 복원)

부푼 기대를 안고 입장료를 내고 처음 마주치는 람세스 신전의 위엄이란!!
거대한 크기의 람세스 2세의 조각상은 정말 경이롭고 숭고함까지 느껴졌다. 신전의 안쪽에는 상형문자와 부조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표정과 동작 모두 어찌나 생생한지 이게 3000년도 더된 유적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

하긴 여행중에 읽은 리처드 도킨스에 책에 보면 별점, 우연의 일치등 (우리나라였으면 분명 혈액형 이야기를 특유의 신랄한 화법으로 깠을텐데 아쉽^^;) 인류가 미신에 쉽게 빠지는 이야기를 하며 현재 인류의 뇌는 석기 수준과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현대의 인류의 미적감각이 딱히 고대 이집트 예술가들의 미적감각보다 낫다고 이야기 어려울수도 있을것 같다.
 
아..그런데 이집트 최남단이라 그런지 덥긴 덥네..듣기로는 이날 기온이 무려 45도까지 올라 갔었다고..
이제 한국에서 웬만한 더위쯤은 참아낼 수 있을듯 ^^

주로 전쟁에 대한 부조가 많았던 남성적인 느낌의 대신전과 달리 람세스 2세의 부인이었던 네페르티티의 작은 신전은 규모와 부조등에서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특히 사랑과 기쁨의 여신인 하토르가 네페르티티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부조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보고 서있었다.

아부심벨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려 이동한 곳은 하이 아스완댐. 딱히 입장료까지 내고 보기 뭐해서 (게다가 유적지 수몰의 장본 아닌가!) 차안에서 기다리다가 필레 신전으로 이동. 팔레 신전은 이시스신을 위한 신전으로 로마의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신전을 폐쇄하기 전까지 이집트의 마지막 사제들이 마지막 제례를 드렸던 곳이고 이집트 최후의 상형문자가 새겨진 장소라고
필레 신전을 마지막으로 아부심벨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아서 다음 여행지인 룩소르로 이동

룩소르까지는 기차로 3시간 정도 걸렸다.카페에서 추천받은 호텔이 론리플래닛에 없어서 어떻게 찾아갈까 고민하면서 기차에서 내리니 한국인 이집트 여행자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그 '만도'가 알아서 다가온다.ㅎㅎ
워낙 카페에서 그 이름을 많이 들어서 만도를 따라 숙소까지 가니 숙박비도 할인되고 참 좋다. 한국인 대상으로 투어도 알선해주고 식당도 하고 해서 룩소르에서 성공한 사업가라던데 과연 ^^

퀸즈 밸리호텔에 묵었는데 가격도 그리 안비싼데 시설도 깨끗하고 완전 대만족. 짐을 풀고서 룩소르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나일강변에서 맥주도 한잔하면서 룩소르의 밤을 보냄

예전엔 나일강 상류였겠지만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이제는 나세르 호수..


람세스 2세의 위엄!!


오시리스 신으로 표현된 람세스 2세







신전 외부의 부조들..발아래 포로들은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족과 치렀던 카데사 전투의 승리를 의미하는데 이 전투는 이집트의 많은 신전에서 반복된다.


네페르티티의 작은 사원..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정도는 해줘야지 ㅎㅎ





필레 신전



떠나기전 아스완 역앞에서 먹었던 쿠샤리(이집트식 볶음밥?) 과 치킨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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