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태극 종주 1일차

2026. 6. 22. 09:09국내 여기저기

최근 들어 영덕 블루로드 3박 4일, 변산 마실길 2박 3일, 이렇게 2박 이상의 트레킹 + 캠핑이 너무 좋아서 또 그런 곳 있나 찾아보다가 영남 알프스 환종주라는 코스를 알게 되었다.

영남 알프스는 울산과 경남 밀양. 양산, 청도군 일대에 걸친 산지인데 최고봉인 가지산을 중심으로 1,000m 이상 9개의 산이 알프스와 비견할만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주요 산을 일주하는 종주코스로는 신불산, 천황산, 영축산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환종주와 환종주에 운문산, 가지산을 추가하는 태극종주 두가지 코스가 유명하다.

처음에는 주말을 이용해서 1박2일로 환종주를 다녀올까 했는데 울산까지 가는데 1박만 하기 아쉽고 또 언제 가볼 수 있을까 싶어 이 기회에 태극종주를 2박 3일로 다녀오기로 함. 환종주의 경우 울산을 기점으로 시작하고 완료하는데, 태극종주 들머리는 울산보다 밀양이 가까워서 수서에서 동대구까지 SRT로 이동 후 동대구에서 밀양까지는 무궁화호로 이동하고 돌아오는건 울산에서 SRT로 돌아오기로 하고 기차부터 먼저 예매를 완료하고 잊고 지내다 보니 어느덧 출발 전날. 새로 산 45리터 배낭에 기존 백패킹 장비들과 이틀치 저녁과 행동식, 거기다가 좀 무겁더라도 저녁에 술 한잔은 해야할거 같아서 ㅋ 맥주 한캔이랑 와인 텀블러에 와인 담아서 패킹 완료

다음날 새벽에 집을 나와 SRT를 타고 동대구로 가는데 12분 정도 지연이 된다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무궁화호로 갈아타려면 원래는 25분쯤 여유가 있는데 연착하면 13분만에 갈아타야 하는 상황. 동대구역 처음 가봐서 좀 긴장했는데 바로 다음 플랫폼이어서 다행히 환승 하는 기차 안놓치고 밀양까지 잘 도착했다.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만 본 곳있데 처음이구나 생각하며 바로 도착한 버스를 타고 밀양 시외 버스터미널로 이동하니 9시 40분이다. 태극종주의 들머리인 원서까지 가려면 버스가 두종류가 있는데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있는 모양. 시내버스는 막 떠나서 4천원을 주고 원서까지 가는 시외버스 표를 사고 편의점에서 오늘 마실물 25리터와 점심에 먹을 김밥까지 사니 진짜로 모든 종주 준비가 완료된 기분이다. 다운 받은 책 좀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버스 시간이 되어 원서로 가서 태극 종주를 시작.

첫 들머리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이고 마을 뒤로 깊은 산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네이버 지도에 보니 무슨 가든이 있어서 점심을 거기서 먹을까 하다가 혹시 몰라 김밥을 사왔는데 가든은 영업을 안하는거 같아 보여 김밥 사오기를 잘했다 싶다. 포장된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아담한 석골사가 나오고 조금 지나니 바로 산길이 나타난다. 계획 잡을때 참고한 후기 보면 첫번째 코스인 억산까지가 고도 900미터를 순식간에 올라가야 해서 힘들다고 해서 예상은 했지만 처음부터 예상보다 더 힘들다 ㅠㅠ 가파른 급경사에 길도 험하고 거기다 날파리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귓가를 웽웽거리는 소리도 거슬리고 영남알프스 처음부터 쉽지 않구나.

그렇게 첫 난관을 지나 억산에 도착. 그래도 정상 올라오니 멋진 풍경이 맞아준다. 햇볕이 강해서 조금 내려와서 그늘진 곳에서 김밥이랑 에너지바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목적지인 운문산으로 향하는데 억산까지 힘들게 올라왔으면 이제는 좀 능선 따라 쉬엄쉬엄 걷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조금 걷다 보니 기대가 무너진다.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와 다시 운문산까지 가파른 오르막 길이 이어져 너무 힘들다. 이렇게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은 영남알프스 전체 구간 내내 반복되는데 10개의 산을 하나씩 각각 올랐다가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그런 느낌이다.

운문산을 지나니 체력이 거의 바닥 나서 첫날 일정을 잘 마칠 수 있을까 걱정까지 될 지경. 마음을 다 잡고 천천히 한걸음씩 가자 하고 다시 또 지겨운 내리막과 오르막을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니 예정 시간보다 드디어 첫날 목적지이지 영남 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에 도착!

가지산 정상 가기 전에 넓은 헬기장이 있는대 이미 두개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주말이라 혹시 붐비지 않을까 했는데 그정도는 아니구나. 일단 내일도 정상 통해서 가야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정상 가서 정상 구경도 하고 다시 내려와 첫날밤을 보낼 텐트 치고 준비해간 저녁을 먹다 보니 해가 져간다. 일몰도 보고 책 좀 읽다가 나와서 야경과 별들도 보고 지친 몸을 텐트에 뉘이고 산속에서 첫날 밤을 보냄.

그런데 생각보다는 평화로운 밤은 아니었는데 ㅋ 옆에 있던 두동의 텐트에서 일단 저녁으로 금지된 화식을 당당하게 해먹더니 (옻닭이랑 어묵탕이랑 먹는거 같던데 어떻게 알았냐면 하도 시끄럽게 이야기해서 다들림 ㅋ) 저녁에는 같이 온 개가 텐트 밖에 나가고 싶어하는지 텐트 지퍼를 닫았다 열었다. 거기다 전화하고 이야기하는게 다 들려서 힘들었다 ㅠㅠ

태극종주 인증 사진 ㅎ
이번에 새로산 블랙다이아몬드 베타라이트45.이미 30리터 55리터가 있긴 한데 이번에는 30리터는 작고 55리터는 큰거 같아서 45리터 배낭 추가. 이놈의 장비병
이틀간 먹을 저녁식사와 행동식. 에너지젤 첨먹어봤는데 진짜 효과 좋았음
책은 두권 다운 받아 갔는데 하나는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일본 추리소설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음
들머리에 있는 아담한 석골사
이제부터 종주 시작! 이때만해도 자신 만만
오르막 힘를다 ㅠㅠ
오르막 힘들어 ㅠㅠ 2 억산 올라가면서 부터 자신감 급 하락 ㅠㅠ
풍경은 멋있네
운문산에서 에너지넬 하나 챙겨먹음. 에너지젤은 아미노 바이탈이 유명하다던데 동네 약국에 이거밖에 없어서 사봤는데 효과 좋았음
운문산 지나 또 하염없이 내려가고 하염없이 올라감
가지산장 도착. 여기 라면이 맛있다던데 영업 종료라 먹어보지는 못함
첫날 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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