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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버마 여행

미얀마/버마 여행 2일 (바간)

3/1
앞자리 할아버지가 좌석을 심하게 뒤로 젖혀 좀 불편했지만 생각보다는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니 새벽 6시. 버스에서 내리니 많은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중이다. 어떻게 할까하다가 아직 체크인하기는 좀 이를거 같아서 호텔 가는 길에 유명한 쉐샨도탑에서 일출을 보고 호텔로 가기로 함. 호객중이던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호텔까지 15고 일출을 보면 18 이란다. 이게 18,000인데 난 그걸 1,800으로 알아들어서 나중에 계산할때 잘 못 알아들었다 깎아달라고 해서 15,000으로 깎았음. 호텔에서 터미널까지는 9$였는데 조금 바가지 쓴 듯. -_-;; 어쨌건 호텔 가기전에 중간에 들린 쉐샨도 탑에서 바라본 새벽녘의 바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새
벽 어스름한 푸른 빛 아래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들판과 셀 수 없이 많은 탑들과 사원이 이루어내는 풍경은 정말 이 곳이 아니라면 어디서도 볼 수 없을 풍경이었을 것이다. 이런 풍경을 본 것만으로도 미얀마 여행은 후회 없을 정도 ^^

바간에서는 이틀 밤을 묵으니 천천히 다 둘러 보기로 하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 미얀마에 관광인구가 늘면서 호텔 잡기가 어렵다고 해서 웬만한 곳은 아고다를 통해서 미리 예약했는데 아고다에 등록된 호텔이 그리 많지 않고 바간은 싼데가 없어서 하루 50$ 짜리 방으로 무리해서 잡았는데 터미널하고도 멀고 대로변에서도 멀고 해서 맘에 차지는 않는다. 그냥 터미널 근처에서 싼데로 무작정 알아볼 걸. 방은 깨끗하긴 한데 커다란 창문이 마당쪽으로 나 있어서 커텐을 쳐 놓아야 해서 그것도 좀 아쉽다. 

숙소에서 씻고 좀 쉬다가 자전거를 빌려서 바간 관광을 시작함. 바간 곳곳이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경사가 완만하고 주요 지점들은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럭 저럭 탈만하고 무엇보다 양옆으로 펼쳐지는 오래된 탑들과 사원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아름답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 있으면 내려서 사진도 찍고 둘러보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많은 유명한 유적지도 좋았지만 규모가 작아서 관광객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유적지를 지나는 것도 좋았다. 과거 언젠가는 참배객으로 넘쳐나고 통일된 바간 왕국의 국력을 자랑했을 수천개의 탑들이 이제는 세월의 흔적만 남아 있는 모습들을 보는건 조금은 사람들을 겸손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무릇 사람들이 오래된 역사적 유적지 - 일종의 폐허 - 를 좋아하는건 그런 이유도 있겠지.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해준 몇개의 사원과 탑을 오전에 돌아보고 관광객을 위한 식당에서 점심으로 비프커리와 맥주를 시켜 먹음. 쩝 고기는 너무 질기고 맛은 그저 그렇네. 미얀마의 음식 문화는 인도, 스리랑카, 태국등 주변 국가에 비해서는 발달하진 못한듯. 

오후에도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사원 몇개를 찾아가는데 바간이면 국가를 대표하는 유적지인데도 표지판도 없고 대부분의 길들은 먼지가 풀풀 나는 모래길이어서 자전거 타고 찾기가 너무 힘들다 ㅠㅠ 오전에 일출을 봤던 쉐샨도 탑에 올라가 - 일출때는 붐비더니 오후에는 매우 조용하다 - 그늘에서 바람 쐬며 풍경에 취해 있다가 일몰을 pya tha da 라는 사원에서 보고자 찾아 나섬. 가장 유명한 일몰 장소는 앞서 말한 쉐샨도 이지만 그곳은 매우 붐비니 이 곳도 좋은 대안이라고 론리 플래닛이 알려줘서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더워서 맥주 마시면서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첨 들어봤단다 ㅠㅠ 무조건 쉐샨도로 가라고 -_-;; 그래서 엉성한 지도 하나 믿고 무작정 찾아가다 길 잃어 버릴 것 같아 중간에 만난 농사일에 한창이던 아주머니들께 물어서 그냥 쉐샨도로 가기로 하는데 가다보니 좀 큰 규모의 사원이 보이고 앞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혹시나하고 이름을 물어보니 그렇게 찾아 헤매던 바로 그사원! 일몰 시간은 좀 남았지만 그래도 잘 찾아왔네. 혹시 부처님이 이쪽으로 잘 찾아 오라고 불러준건 아닐까? ㅎㅎ 사원의 위층으로 올라가니 헉! 이곳의 풍경도 정말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아직 일몰 시간이 남아서 미얀마 인들만 우르르 왔다 사라져 조용한 사원에 누워서 책도 보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깜박 잠도 들었다가 깨보니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일몰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늘어난다. 트라이포트와 망원렌즈를 가져온 프로페셔날한 사진 작가들과 단체 관광객들, 그리고 일몰을 즐기러 온 미얀마 사람들 사이에서 신비로운 바간의 일몰을 감상. 이 좋은 걸 혼자만 봐서 너무나 아쉽다. 주변을 둘러봐도 혼자인 사람은 나밖에 없구만 ㅋ

멋진 일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좀 무서웠다. 도로에 가로등이 없어서 어두운 밤길을 자전거를 밟아 밟아 숙소로 돌아옴. 숙소앞 식당에서 저녁과 맥주를 마시고 맥주 한병 더 사서 숙소로 돌아감

바간의 첫날 새벽에 본 일출전의 풍경












아름다웠던 바간의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