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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버마 여행

미얀마/버마 여행 3일 (바간)

3/2
아침에 해뜨는 걸 보려고 했는데 전날밤에 책 읽다가 아이패드에 넣어온 셜록이나 한번 봐볼까하다가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 아니 한편이 그렇게 길다니 -좀 늦게 잤더니 일출을 보기는 좀 늦은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아침을 먹으려고 식당을 물어서 옥상에 있는 옥상에 올라가니 와 이곳도 정말 멋지다. 바간 일대를 기구에서 바라보는 기구 투어를 하기 위한 기구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는데 바간은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다 멋지구나 싶다

오늘은 뭐할까? 원래는 내일 종일 바간을 더 보고 밤 버스로 만달레이로 가려고 했는데 만달레이로 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시간이 영 안맞다. 9시 반 버스가 마지막 버스인데 그걸 타면 만달레이에 새벽 3시에 도착한다고 -_-;; 그 시간에 뭘 해야하나 싶어서 그냥 내일 일출만 보고 아침 버스를 타기로 함. 어제 자전거가 좀 힘들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ebike를 빌리기로 함. 일종의 전기 자전거인데 속도는 자전거 좀 빨리 가는 정도이고 언덕이나 모래길에서는 엄청 버벅이는데다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서 오후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을 한번 더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타고 다닌 듯 ^^

오늘도 여행길의 바이블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해준 사원을 돌아다니기로 하고 가는데 여전히 오늘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지만 신기하게도 잘 찾아다녔는데 처음 갔던 사원은 규모도 크고 벽돌로 지은 건물이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그 앞의 슐레마니 사원은 사원이 너무 예쁘고 안쪽의 벽화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론리플래닛에서 근처 다른 탑에서의 일몰을 추천하길래 위치를 확인하고 미얀마 정식과 맥주로 배를 채우고 오후 일정을 시작함. 찾아가는 길이 멀고 날은 더워서 중간에 보이는 관광객은 한명도 없던 조그마한 사원에 들어가 낮잠도 좀 자다가 목적지로 향함. 여기서도 테라스에서 보는 뷰가 멋지다는데 아쉽게도 공사중이어서 탑위로는 올라가지 못했다.

마침 배터리가 방전될거 같아 숙소에 가서 충전 해달라고 하고 충전하는 동안 근처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음. 서울에서 병자호란 상권을 읽고 여기와서 하권을 다 읽었는데 명청 교체기에 광해군을 반정으로 몰아낸 인조시대 겪었던 정묘호란과 이어진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동안은 역사에 큰 관심이 없어 왕 이름이나 전쟁 이름정도나 알았지만 이 책을 통래 역사적 사실을 접하고 나니 재미 있기는 했지만 정말 암걸리는 기분으로 읽은 듯 하다. 후금의 세력이 날로 강성해지는 시기에 정세 파악도 못하고 자신들의 역량을 파악하지도 그렇다고 힘을 키우지도 않고, 명나라에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며 결국 명과 청 양대 강대국의 손아귀에서 이도 저도 못하고 온갖 수모를 당하다가 결국 두번의 커다란 전쟁과 패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나라의 역사가 슬프고 그 지경으로 국가를 운영한 왕과 척화파 관료들의 모습이 참으로 답답하고 비극적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무능때문에 조선의 일반 백성들이 당했던 고초가 참으로 슬프게 느껴졌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던가 어디 이게 먼 과거만의 일이랴 여전히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있고 이제는 군사적 힘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를 앞세운 고차원적인 경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할까 역사적 전환기에 잘못된 정치가 가져온 비극이 또 되풀이 되서는 안될텐데 우리나라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그나저나 자전거 타고 맘껏 돌아다니다가 - 자전거 타는게 녹록치는 않지만 - 피곤하면 한적한 사원에서 쉬다가 목마르면 맥주 마시면서 책도 보고 해질녘엔 멋진 일몰 보러 다니는게 너무나 행복하다. 오늘의 일몰은 오전에 봐둔 곳에서 보기로 하고 가는데 이곳도 어찌 알고 온 여행객들이 꽤 많이들 모여든다. 또 언제 보나 싶은 풍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와 커플들 틈바구니에서 고양이 한마리와 저녁을 먹고 숙소 옥상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하루를 정리...



아침에 식당 옥상에 올라가니 이런 풍경이...


자전거를 타고 사원으로 가는데 무슨 행사인지 수많은 마차와 우마차에 꽃단장을 한 아이들이 타서 어디론가 간다. 순해 보이는 소들이 너무 귀엽다







미얀마 정식. 미얀마 음식은 다른 인도 문화권 음식에 비해서는 조금 입맛에 안맞았다. 너무 기름이 많아 ㅠㅠ


아무도 없어서 저 안에서 낮잠도 자고 ㅋㅋ


이날 내 애마가 되어주었던 이바이크. 이바이크 타고 저런 길을 하루종일 다녔음 ㅎㅎ






여행의 마무리는 맥주와 음악과 책과 일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