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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버마 여행

미얀마/버마 여행 4일 (만달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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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오늘까지 바간을 둘러보고 야간버스로 만달레이로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10시간 정도 걸릴줄 알았던 시간이 고작 5시간밖에 안걸린단다. 그럼 저녁 9시 반 버스를 타면 만달레이에 오면 새벽 3:00 ;;; 아무것도 없을 터미널에서 새벽에 3~4시간 있을 수가 없어서 그냥 오전버스를 타기로 하고 새벽에 쉐산도에서 일출만 잠깐 보고 오기로 함. 전날 이야기 해둔 전기 자전거를 타고 어두운 바간길을 새벽녘 추위에 떨며 달려가 쉐산도에 도착. 오늘도 일출을 보려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다. 구름이 껴서인지 동그란 해가 지평선을 헤치고 솟아 오르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보고 싶던 바간 하늘을 수놓는 기구들의 모습을 보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그것도 못봐서 너무 아쉽다. 또 기회가 있을까? ^^; 숙소로 다시 돌아와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잠깐 남아서 아침을 먹었는데 점원이 못먹었을까봐 도시락을 건네 준다. 대단한건 아니고 간단하게 식빵 두조각과 잼과 버터, 그리고 바나나와 삶은 달걀을 싸줬는데 챙겨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

9$라는 혼자서는 역시 부담스러운 택시비를 내고 터미널에 도착. 조금 기다리니 8시에 버스가 출발하는데 양곤에서 바간으로 올때 탔던 좋은 시설의 버스가 아니다. 그래도 그냥 일반 버스 정도는 되는데 에어컨은 시원찮고 앞자리 아줌마는 좌석을 한껏 뒤로 젖히고 옆자리 아줌마는 웬 과일 바구니를 자꾸 내 자리로 밀어 넣고 태양은 내리쬐는데 커텐은 앞뒤 자리에만 있는데 덥지도 않은지 커텐은 칠 생각도 안하는데다가 결정적으로 6시간 동안 무슨 영상과 음악을 그리 틀어대는지 ㅠㅠ 미얀마 음악도 좀 거슬리고 특히 2~3분에 한번씩 질질짜는 미얀마 드라마 소리는 이어폰을 꼽고 있어도 견디기 힘들었다 ㅠㅠ 하긴 그래도 스피커를 찢고 싶거나 버스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던 스리랑카의 버스에 비하면야. 

야간 버스는 5시간 걸린다더니 아침 버스는 정류장 이곳 저곳에 서고 해서 6시간 30분 만에 만달레이에 도착. 일단 목이 타서 터미널 앞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바간 식당에서는 한병에 3,000k 하는 곳도 있었는데 이곳은 1,200k 이다!)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 원래 숙소는 다음날 하루만 예약했는데 숙소 옮겨 다니기 귀찮아서 하루 더 묵기로 함. 원래 하루만 자려고 좀 싼데를 잡았더니 숙소가 좀 형편 없다. 싱글룸이긴 한데 욕실과 화장실이 공용.. -_-;;; 뭐 이틀만 있다 가자 하고 좀 씻으려고 했더니 마침 공사중..쩝

그래서 그냥 나와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원래 목적지였던 우베인은 다음날 가기로 하고 숙소 근처의 바하무니 사원과 쉐냔도 사원을 보러가기로 함. 여행객들을 위해 구글이 제공한 최고의 선물 구글맵을 캐쉬 받아둔 후에 목적지로 향함. 바간은 관광지여도 관광객들 말고는 오가는 차도 별로 없고 한적한데 만달레이는 미얀마의 대도시 답게 매우 복잡하다. 덥고 먼지와 매연은 힘들지만 그래도 미얀마의 현재를 보는 것 같아 그래도 즐겁다 ^^

그렇게 한참을 걸어 도착한 바하무니 사원은 정갈한 금빛 탑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곳은 불상이 유명한데 원래 도금된 불상에 사람들이 금박을 하도 많이 붙여서 뚱뚱해진걸로 유명해졌다고..ㅎㅎ 그런데 금박을 붙이거나 불상의 앞에서 참배드리는 건 남자들만 가능하고 여자들은 줄의 뒤에서 볼 수만 있다고 아니 무슨 말도 안되는...-_-;; 민주화와 함께 이런 문화도 정상적으로 바뀌길 바라며 꽃향기와 과일 향기 물씬 풍기는 참배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다가 사원을 나섬. 

다음 목적지는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쉐난도 사원. 구글맵을 도움삼아 한참을 걸어가니 지도와는 좀 차이가 있어서 오가는 승려들에게 물어봐서 - 사원이 근처에 많은지 승려님들이 참 많이도 보였다 - 찾아간 수도원은 기대보다 훨씬 멋졌다. 금빛 찬란한 위엄 넘치는 건물들을 보다가 겸손해 보이고 따듯해 보이는 오래된 티크나무로 지어진 수도원을 보자니 마음까지 차분해 지는 느낌이다. 한참을 지켜보다 나무결을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구석구석 세밀하게 조각된 디테일도 보다가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옴.

져녁은 숙소앞 식당에서 먹었는데 맛도 좋았지만 생맥주가 무슨 행사를 하는지 고작 300k!! 300이라니 너무 싼거 아닌가 ㅎㅎ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옴. 술기운인지 피곤해서인지 오후에 첨 봤을때보다는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사후 구매 편향때문인가 ㅋ 씻고 숙소앞 식당에서 300k 짜리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함.


열기구들이 바간의 하늘을 수놓는 걸 보고 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ㅠㅠ



여자 신도들은 뒤편에만..나쁘다 -_-;;


금박을 하도 붙여서 뚱뚱해진 불상





승려님들은 뭘 저렇게 열심히 보고 있는 걸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