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하카의 마지막 날이자 내일 새벽에 서울로 떠나니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처음으로 중남미로 떠나오면서 멕시코시티에 발을 디디면서부터 훌륭한 박물관과 역사 유적지들과 그외 작은 도시들을 휘적휘적 돌아 다녔던 기억들이 꿈만 같이 스쳐 지나간다. ^^

오늘은 와하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고대 유적인 Monte Alban을 보러가기로 함. 어제 지나가다 알아본 투어는 시간대가 안맞아서 호텔에 물어보니 셔틀 버스 타는 곳을 알려줘서 셔틀 버스를 타고 몬테 알반으로 이동. 

Monte Alban은 멕시코 고대 부족중 하나인 Zepotec족 BC 500년경부터 수백년간 만들어온 유적이라고 하는데 알수 없는 이유로 역사에서 사라지고 그 이후 1200년 경에 지금의 와하카를 세운 멕시텍족이 발견하여 신성한 계급의 무덤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론리플래닛에서는 입장료가 65페소이고 심지어 매표소에도 65페소라고 입장료가 되어 있는데 어째서인지 200페소를 냈는데 170페소를 거슬러 준다. -_-;; 월요일은 반값인가?? 동전을 빼먹은거 봐서는 실수도 아닌거 같은데 뭐지?? 물어보려다가 그냥 입장. 혹시 학생인줄 안건 아니겠지 ㅋㅋ

야트마한 언덕을 올라가니 과거의 흔적이 보이는데 테오티우하칸의 수직으로 압도적인 장관과는 다르게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위에 야트막한 제단들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예전에는 인신공양이 벌어지고는 했겠지. 여행의 막바지다 보니 샅샅이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든다 ^^; 그냥 유적지 주위를 가볍게 산책하고 중간중간 벤치에 앉아서 쉬니 그것도 나름 평온하고 좋다. 햇볕은 강렬해도 나무 아래 그늘은 바람도 불고 시원했는데 벤치에 누워 새소리 듣고 있으면 낮잠이라도 한숨 자고 싶어진다. ^^

두시간 정도 돌아다니다가 박물관 - 대부분의 유적은 전날 관람한 와하카 민속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지만 - 도 둘러보고 다시 와하카로 돌아옴. 점심을 먹고 며칠간 익숙해진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 줄 선물도 좀 사고하니 어느덧 떠날 시간 호텔에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함.  이제 4번의 비행 (와하카-멕시코시티-댈러스-나리타-인천)만 하면 집에 가는 구나 ㅠㅠ

멕시코의 눈물 겨운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멕시코시티부터 식민시대 개발되었던 은광의 부와 그림자가 남아 있던, 아기자기 예쁘고 매일밤이 축제의 밤 같았던 과나후아토, 대도시지만 멕시코시티보다는 더 작고 더 깨끗한 느낌의 과달라하라, 사람들의 얼굴에서부터 앞선 중부의 도시들과 달랐던, 밤마다 음악소리와 사람들 소리로 흥겨웠던 와하카 모두 모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멕시코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유카탄 반도를 못가본게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기회가 있겠지. 꼭 그런 기회가 오길 바라며 다음번에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함..

ps.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정말 멀고 험났했다. 와하카-멕시코 시티 국내선으로 멕시코 시티 공항에 이동하니 10시가 넘어서 6시 비행기 타려면 5~6시간만 버티면 될 것 같기도 하고 밤에 오가기 위험할것 같아서 따로 숙소를 안잡고 공항에서 노숙하려고 했는데 세상에 공항에 앉거나 누워서 쉴만한 공간이 없다 ㅠㅠ 겨우 패스트푸드점에 있는 테이블과 붙어서 움직이지도 않는 의자에서 쉬다가 도저히 안되겟어서 걍 바닥에 드러 누워서 - 그래도 바닥은 깨끗하데 -시간을 보냄.  아니 멕시코가 그래도 관광대국인데 이게 뭐야 ㅠㅠ 6시비행기로 댈러스로 이동해서는 올때와 마찬가지로 욕나오는 입출국을 거쳐 13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 그래도 나리타 공항에 오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ㅠㅠ 공항도 잘되어 있고 환승 시스템도 잘되어 있어서 좋았다. 역시 아시아가 좋구만..
멕시코로 오갈때 아메리카 에어라인을 타다가 나리타-인천은 대한항공을 이용했는데 참 우리나라 항공사 승무원들 예쁘고 친절하구만...그전에 탔던 항공사들이랑 정말 비교됐음. 어쨌건 4번의 비행과 30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드디어 집에 도착...










무슨 집회중인듯.. 구글 번역 돌려보니 여기가 우리집이고 우리 땅이다 그런 내용이던데..


5/8


와하카의 둘째날.
오늘은 쿠킹클래스를 들으러 감. 어제 60$를 페이팔로 결재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하면서 구글(구글 맵이랑 구글 검색, 구글 번역 없었으면 여행 어떻게 했을까. 아니 예전에 이런거 없을때는 도대체 어떻게 여행을 다닌거지?), 트립어드바이저(매번 여행때마다 론리 플래닛을 사는데 앞으로도 필요할까..), 우버, 페이팔, 부킹닷컴(뭐 사고도 좀 있었지만), 페이스북, 아이폰 등등의 서비스와 제품들을 주로 이용했는데 그러고 보면 미국이 참 대단하고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라는게 어찌보면 우물안 개구리구나 싶다. 하긴 중국보다 못한 인터넷 서비스도 많으니...

어쨌건 일찍 숙소를 나와 요리 강습이 있는 곳에 도착. 마침 앞에 청소중인 아주머니가 있어서 여기가 맞냐고 물어보니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한 사람은 오늘 가르쳐줄 쉐프이자 아들이라고. 조금 기다리니 수업을 진행할 Pinelo가 와서 같이 오늘 사용할 재료를 사러 시장을 보러 감.

지금까지 다녔던 시장들보다 규모가 훨씬 큰데 Pinelo의 설명을 들으면서 같이 구경도 하고 장도 보니 훨씬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나는 열대의 과일과 채소들도 사고 카카오를 갈아서 mole 소스로 만드는 곳도 구경하고, 어째서인지 한국말을 할줄 아시던 과일 가게 아저씨가 주시던 오렌지도 하나 얻어 먹고 - 오렌지 잘라 주시며 "먹어~ 먹어~" 그래서 웃겼음 ㅋ - 요리수업 장소로 돌아옴

수강생이 혼자이다 보니 설명도 자세히 해줘서 좋기는 한데 내가 직접 손질하고 하는 것보다 그런건 다 Pinelo가 하고 나는 그냥 옆에서 돕기만 하다보니 그건 좀 아쉽다. 특히 요리가 살사 소스 빼고는 너무 쉽다고 해야 하나 딱히 새롭게 배울게 없는 요리들도 있어서 - 과카몰레를 요리라고 하긴 좀 ㅎㅎ-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겁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요리는 살사소스와 (나초에 찍어먹는 용도가 아닌 밥이랑 고기에 소스처럼 뿌려먹는) 옥수수 스프, 과카몰레, 멕시코식 밥 이렇게 4가지를 만들었는데 살사소스는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고 Molcajete라는 멕시코 절구도 필요해서 집에서 과연 해볼수나 있을까 싶다. 하긴 가능하다고 해도 첨보는 고추, 고수, 토마티요, 신선한 아보카도등 멕시코스러운 재료는 어디서 구하나. 요리가 끝나고 Pinelo와 오늘 만든 요리를 와인을 곁들여 즐겁게 나누어 먹고 다시 소칼로로 돌아옴

어제 가려다 못간 와하카 민속 박물관을 가는데 날도 너무 덥고 점심때 먹은 와인 취기도 오르고 해서 돌아다니기가 힘들다 ㅠㅠ 의자에 앉아서 쉬면 꾸벅꾸벅 잠도 오고 ㅠㅠ 와하카 민속 박물관은 와하카 지역과 몬테알반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유적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인데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고 옆에 Museo de filatelia를 가봄.

이곳은 커다란 박물관은 아니고 크지 않은 공간에 전세계에서 수집한 우표와 프리다칼로가 주치의에게 쓴 친필 편지를 전시해 둔 곳. 우표 수집을 취미로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귀한 수집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프리다칼로의 손편지를 보는건 참 좋았다. 내용은 모르지만 정갈하게 써내려간 편지를 보며 카카오톡과 메신저의 시대, 바로 답장이 없으면 모욕으로 느껴지는 요즈음, 우표와 손편지가 사라져 가는데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참 정성스레 고쳐가며 편지를 쓰고 며칠만에 상대에게 보내지고 - 받았는지 확인도 안된다. - 다시 며칠이 걸려 회신을 받고 했을테지. 메시지에 담긴 그 시간때문에 서로에게 주고 받는 메시지들이 더 귀하고 오래 갔을테지..

두개의 박물관을 보고 나니 몸이 쓰러질듯 힘들다 ㅠㅠ 숙소가서 낮잠을 좀 자기로 하고 숙소에서 좀 씻고 잠시 쉬다 나오니 그나마 살 것 같다. 해질녘이 되니 소칼로는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고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재즈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여행의 끝을 향해 감...

신호등이 너무 귀엽다 ㅎㅎ



양파 1kg에 7페소 (500원)



고추도 정말 그 종류가 다양하다. 



요리를 시작해 봅시다~



이게 요리 수업의 결과 ㅎㅎ



프리다칼로의 편지


맛있었던 생선 요리


재즈 음악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



5/7


오늘은 멕시코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와하카로 이동하는 날.
아침에 Uber를 이용해서 공항까지 이동. 호텔에서 잡으면 280페소라고 하던데 Uber는 고작 100페소! 팁도 필요없다! 마지막날 한국 오는 비행기가 아침 6시라 새벽에 택시 잡기 힘들 것 같아 공항에서 밤을 보내려고 했는데 우버가 이렇게 편하고 잘되어 있을 줄 알았으면 마지막날 멕시코 시티에서 숙소를 잡을 걸 그랬다. ㅠㅠ

멕시코시티에서 환승해서 와하카에 도착하니 에정보다 30분쯤 늦은 2시.
와하카는 작은 도시라서 공항-도심간 버스 이런 것도 없고 Ticket Taxi라고 해서 승합차에 여러명 태워서 각각의 목적지까지 가서 내려주는 것 같다. Ticket 택시를 타고 조금 가다보니 와하카의 중심 소칼로가 나와서 내리는데 이전 도시의 소칼로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정말 아담하다 ㅎㅎ. 왠지 작은 시골 마을 느낌도 나고 사람들 얼굴들도 대도시에서 보던 얼굴들과는 조금 다른데 뭐랄까 여러 인종중 원주민에 가까운 얼굴이 많이 보인다고 할까..

숙소에 체크인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소칼로 근처의 트립 어드바이저 추천 (ㅠㅠ 몇번 속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서 ) 식당을 찾아감. 굴요리 전문점이었는데 생굴이야 한국이나 여기나 싶어서 다른걸 먹어보자 싶어서 문어구이를 시켰더니 참 황당한 비쥬얼의 요리가 나오는데 나름 맛은 있었다 ㅎㅎ

점심을 먹고는 내일 오전에 들을 요리 수업을 이메일로 예약하고 - 그런데 나중에 다시 메일이 왔는데 같이 듣기로 한 커플이 취소를 해서 나 혼자 들어야 한다고 한다!! 아 혼자 가도 성의껏 잘 가르쳐 주려나 ㅠㅠ - 와하카 구석 구석을 돌아다님. 아담하지만 정겨운 소칼로와 그 옆의 시장도 가보고 Traque Paque가 떠오르던 예쁜 골목길도 걷고 와하카를 대표하는 산토 도밍고 성당도 구경하면서 별다른 목적지도 없이 할일도 없이 여기저기 쏘다니는게 즐겁다 ^^ 

슬슬 해가 져가니 저녁공기는 시원해지고 와하카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광장과 골목을 하나둘씩 채우기 시작한다. 한편에선 마림바 소리가 흘러 나오고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나이 지긋한 촌로 차림의 아저씨들이 멕시코 음악을 연주하고 한편에서는 버스킹중인 밴드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광장을 지나 걸어가면 다른 곳에서는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비보이들도 만나고 그뒤로 나타나는 마칭 밴드와 그 뒤를 따르는 춤추는 아가씨들의 행렬이 흥겹다. 축제와도 같은 거리들을 지나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옴. 

이번 여행에도 책을 3권 가져왔는데 처음 골랐던 술의 세계사는 술에 얽힌 문화와 역사에 대한 좋은 술처럼 맛있는 글을 기대하고 가져왔는데 그 역사과 문화가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 술의 고고학에 대한 이야기여서 너무 재미가 없다. ㅠㅠ 결국 그래서 읽다 포기하고 두번째로 고른 로버트 퍼트넘의 "우리 아이들"을 완독함. 이번 여행은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었구나..쩝..






낯익은 음악이 들리길래 뭔가 했더니 왕좌의 게임 ㅋㅋ



비보이들 앞에서 저 꼬마가 계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춰서 시선 강탈해감 ㅋㅋ


다음날 요리강습받으면서 물어보니 결혼 축하연일거라고. 결혼식 참 성대하게 한다 ㅎㅎ


멕시코의 오래된 전통 음식이라던데 딱히 맛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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