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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낯선 것의 동경와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여행지에서는 고독한 자신과 대면함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아침에 정말 말 그대로 겨우 일어났다. 어제 일기 예보에 비소식이 있어 새벽에 한번 깨서 빗소리가 들리나 한번 들어보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가 알람 소리도 못듣고 겨우 일어났음

오늘은 나라에 가는 날. 오사카를 벗어나기 때문에 조금 일찍 나가려고 부지런을 떨어 8시경에 숙소를 나옴. 오늘도 오사카의 중심 남바에 가서 거기서 나라로 가는 지하철을 탐. 휴일이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지하철은 텅비어 있는데 음악 들으며 책 좀 읽다 보니 금새 나라역에 도착. 비는 안오는데 하늘이 잔뜩 흐린게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아 못내 아쉽다. 그래도 비 안오고 덥지 않은거에 만족하고 걸어감.

나라는 나라 공원과 도다이지 호류지 등이 유명한데 먼저 나라 공원을 보러감. 이틀간 오사카의 번잡하고 정신없는데에 있다가 호젓한 나라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기분이 절로 차분해진다. ^^

나라를 대표하는 것중의 하나가 사람을 겁내지 않는 사슴인데 사슴을 주려고 사슴센베도 하나 사감. 가는 길에 사슴에게 한번 줘 보는데 이건 뭐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귀여운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사슴이 무섭게 달려드는데 무서워서 "드...드리겠습니다 ㅠㅠ" 하는 분위기...

나라 공원에 가기 전에 오래된 신사에 들려서 신사 구경도 하고 일본사람들 소원 빌때 나도 옆에서 "__ 하게 해주세요" 소원도 하나 빌고 산길을 따라 내려와 나라 공원과 도다이지로 둘러봄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근처에 딱히 먹을곳도 없고 해서 나라공원앞 가게에서 주먹밥과 맥주를 사서 나라공원에서 점심을 해결. 캔맥주는 220엔짜리를 400엔에 파네 ㅠㅠ 주먹밥도 비싸고 그래도 근처에 살곳이 없어서 그냥 사서 먹기로 함. 넓은 잔디밭에 사람과 아이들이 같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점심을 먹으니 소풍이라도 나온듯이 기분이 유쾌하다. 주로 가족단위로 소풍객들이 돗자리 펴고 깔깔거리며 점심을 먹는 것을 보니 좀 많이 부러웠다. ㅠㅠ 나도 저러고 싶다. 흑


나라공원을 나와 다음으로 간곳은 호류지. 사실 호류지는 뭐하는 데인지도 모르는데 그냥 가봤음. 조그마한 상점들이 밀집한 골목을 지나 JR 나라역까지 이동하여 호류지까지 가는 전철을 탐. 원래 다시 나라로 돌아와서 다른 곳도 가볼까 했는데 호류지에서 숙소로 가는 차편이 있어 그냥 호류지까지만 보기로 함.

아 그런데 호류지까지 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프다. ㅠㅠ 이틀간 무리하고 강행군한게 몸에 무리가 간 모양.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다니려고 했는데 의욕에 차서 너무 걸어 다닌 듯..ㅠㅠ 호류지 앞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한참을 쉬다가 호류지는 쉬엄쉬엄 관람. 그래도 별 기대 안했는데 탑과 본당이 참 아름다웠다. 일본 특유의 과장하지 않고 절제된 건축미가 잘 느껴지는 듯 싶었음.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다니다 다시 역으로 돌아오려니 이제는 비가 주르륵 오기 시작한다. ㅠㅠ 다리도 아프고 우산도 없고 어떻게 하나 싶은데 주변을 보니 다행히 역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0분쯤 기다려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서 다시 남바역으로 귀환


남바역에 도착해서는 회전 초밥집에서 스시로 저녁을 먹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함. 피곤하지만 그래도 맥주 한잔 생각이 더나서 ^^; 돈키호테에서 세일하는 맥주를 사서 안주거리가 뭐 없나 싶어서 백화점 식품부를 구경하러 감.

헉..세상에 오사카 와서 그 식도락 규모와 종류의 다양함에 놀랐지만 백화점 식품부의 규모도 정말 놀라왔다. 온갖 고기류 - 생고기, 햄, 소시지 - 어류와 어란. 그리고 이름도 모를 수많은 야채류와 과일 튀김, 절임과 무침 거기에 과자, 떡, 케잌, 차, 커피 등등, 그것도 모자라 온갖 종류의 술과 소스와 향신료들이라니. 아니 일본 사람들은 정말 먹는거에 목숨 걸었나 싶을 정도 ㅎ

구경만 해도 너무 재미있고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특가에 판매하는 참치회 한덩이 사서 숙소로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궜다가 또 하루를 정리....




이렇게 귀여운 사슴이 먹을거를 보면 돌변..;;



나라 공원의 도다이지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고..






일본 음식 다 좋아하지만 당고는 참 맛을 들일수가 없었다. 달콤한 맛을 기대했는데 짠맛이...;;






호류지






참치회와 하몽으로 하루를 마무리...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면 정해진 노선의 지하철 이외에도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데 도톰보리 강을 조그마한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도톰보리 크루즈도 포함되어 있어서 우메다로 가기 전에 한번 타보기로 함.

어제 많이 걸어다녀 익숙해진 골목을 지나 크루즈에 승선.. 뭐 도톰보리를 지나는 강 자체가 강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좁기도 하고 다리들도 뭐 그다지 미적으로 잘만든게 아니어서 20분 정도 배를 타고 가는 동안 강바람에 시원하기는 했는데 볼건 거의 없었다. 설명할 것도 거의 없는거 같은데 그래도 20분간 배 앞에서 이것 저것 시끄럽게 설명하는 여자분 가이드가 더 웃겼음 ㅋ

저녁은 오사카의 또다른 명물인 쿠시카츠를 먹기로 함. 어제 봐두었던 쿠시카츠 전문점에 갔는데 오후 4시인데도 자리가 없어서 두어 테이블 정도 자리나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갈수 있었고 자리 잡은 이후에도 계속 줄을 서는 걸로 봐서 맛집은 맞는 모양. 소고기, 아스파라거스, 메추리알, 닭꼬치등 온갖것을 튀겨서 주는 곳인데...흠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지 좀 의문이 들었음.

배도 부르고 해서 다음으로 간 곳은 또하나의 번화가 우메다

우메다 역에서 내리니 여기도 남바역 못잖게 복잡하다. 우와... 오사카는 정말 번잡하고 활기찬 도시구나 ^^ 우메다의 상가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도 대부분 음식점들인데 정말로 일본 사람들 먹는거 좋아하다 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음. 다 먹어보고 싶구나 ㅎㅎ

쇼핑몰을 지나 요도바시 카메라점을 보러감. 우리나라로 치면 테크노마트쯤 되려나 온갖 가전 제품들과 패션상품, 취미상품들을 파는 곳인데 거기 가보니 일본 전자 산업의 현실이 어딘지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예전에 일본 사람이라면 자부심을 가졌을 최신의 전자제품들은 애플에 밀려 힘을 잃은게 - 애플제품과 악세서리 용품을 파는 곳의 면적이 젤 넓고 좋은 곳이더군 -  한눈에 보일 정도... 대신에 좀 매니악한 부분 - 악기, 게임, 게임기, 고급 카메라, 캐릭터 이런게 남아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걸 보니 혹시 그래서 전자 제품이 경쟁력을 잃은건 아닐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즉 사용자 중심의 소모품으로 전자 제품이 변하는 시기에 일본은 계속 기능 중심의 매니악한 방향으로 전자 제품을 발전시킨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다가 ^^ 오사카의 야경이 보이는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감. - 여기도 오사카 주유패스로 입장 가능 - 오사카의 로맨틱한 야경을 즐기는 커플들 틈을 헤집고 야경을 찍고 나니 이제 정말 피곤하다. 한곳만 더 가보자 해서 HEP5라는 쇼핑몰의 관람차까지만 더 가보고 - 여기도 공짜 ㅎㅎ- 근처에 이자까야라도 가볼까 하다 피곤해서 남바의 유명 만두집인 호라이 부타방과 맥주 한잔 사서 숙소로 돌아옴



덴포잔 관람차에서 본 가이유칸과 오사카항



음악 들으면서 맥주 한잔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여행자를 달래주는 재즈 음악



일본하면 역시 나마비루..ㅠㅠ



이게 쿠시카츠. 오사카는 야키도리보다 이게 훨씬 많더군




요도바시 카메라의 프라모델 전문점. 예전에 건프라 좋아했었는데 프라모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이 휙휙 돌아갈듯 ^^







이렇게 하루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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