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3

언제고 여행의 마지막 날은 마음이 복잡하다.
여행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돌아가서 - 금방 다시 언제 여행 다녀와왔냐는 듯이 적응하겠지만 - 어떻게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나 하는 걱정,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 여행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등의 생각들..

그동안 항상 너무 일찍 일어나서 오늘은 좀 게으름을 부려볼까 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며 오늘 일정을 고민함. 원래 아침에 쟈그레브로 떠날까 했는데 기차가 8시 30분 이후에는 오후 2:45분 기차여서 오후에 출발하기로 하고 류블라냐의 나머지를 관광하기로 함.

호스텔 스탭에게 몇군데 추천을 받아 처음 간곳은 공원이었는데 마침 세르비아 출신 사진작가의 세르비아 풍경을 담은 야외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동유럽의 풍경들이 담긴 사진들을 보자니 참..내가 지금까지 찍은 사진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ㅠㅠ 그래도 뭐 내 사진에는 나만의 추억이 있으니까 ^^;; 공원을 걷다보니 유치원에서 나왔는지 너무 귀여운 꼬맹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원을 걷다가 역에 가서 쟈그레브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함. 슬로베니아는 동유럽과 서유럽의 중간쯤 되어서인지 참으로 많은 나라로 가는 기차편이 있다.
내가 타야하는 기차도 뮌헨을 출발하여 오스트리아를 거쳐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마지막에 헝가리의 베오그라드로 가는 기차.
나는 다시 자그레브로 돌아가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 끝없이 이어진 철길을 따라 더 가리라 다짐함

호스텔의 스태프가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며 그라피티 좋아하냐 물어보길래 그래피티 뭐 그래봐야 낙서 아니야 하는 생각으로 큰 기대없이 다음 목적지로 향함. 워낙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에 낙서들이 많긴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 ㅎ
이건 뭐 그라피티가 아니라 무슨 벽화 수준 ㅎㅎ. 벽 한면뿐 아니라 아예 하나의 건물 자체가 그라피티와 조형물로 이루어진 블럭이었는데 무슨 히피 공동체를 보는 것 같아 재미 있었다.  그중 너무나 마음에 드는 - 마치 건물을 하나의 퀼트처럼 도색한 - 건물 앞에서 셀카도 한장 찍고 하다보니 어느덧 쟈그레브로 떠날 시간.

숙소에서 짐을 찾아 역앞에 봐두었던 중국 음식점에서 볶음 국수를 하나 시켜먹고 쟈그레브행 기차에 몸을 실음
이번에는 정시에 출발하여 5시쯤 쟈그레브에 도착, 첫날 쟈그레브에 묵었던 숙소에 체크인한 후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옴

첫날 쟈그레브에 도착해서는 시차때문에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일찍 들어갔었는데 이제 보니 저녁의 쟈그레브는 정말 활기차다. 이제 6시 한국이라면 퇴근할까 말까 야근해야되나 고민해야 하는 시간일텐데 이곳에서는 벌써 카페에서는 맥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크로아티아 인들이 가득이다. 그런 여유로운 사람들 사이를 이방인처럼 걷고 다니니 괜시리 자유로운 느낌 ^^

저녁을 먹고서는 맥주 한잔 하려고 돌아다니는데 마침 요즘이 챔피언스리그 예선전 기간. 쟈그레브의 자랑 디나모 쟈그레브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가 내일인데 하루만 일정이 빨랐어도 디나모 쟈그레브의 팬들과 함께 경기를 봤을텐데 아쉽다. 대신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의 경기를 바에서 맥주한잔 마시며 같이 보다가 음악을 들려주는 바를 찾아감..론리에서 추천해준 바에 갔더니 마침 오늘은 공연이 없다고 해서 근처의 다른 바에서 틀어주는 락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그리고 여행을 정리함..그런데 음악이 너무 메탈만 틀어주네..들어올땐 아니더니 ㅎ


사진전의 사진을 찍음..나도 사진 잘찍고 싶구나..









구석에 나뒹구는 맥주 캔들 ㅎㅎ



기차도 그라피티 ㅎㅎ

쟈그레브의 노천 카페


마침 무슨 장터 비슷한걸 해서 기념품도 몇개 사고..


크로아티아는 EU 가입을 앞두고 있는데 EU 가입 반대 시위중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가고...





2011.09.12

슬로베니아.
이름도 생소한 이곳에 작은 기억이 하나 있다. 벌써 4년 전쯤에 터키에 갔을때인데 그때 한 호스텔에서 만나서 같이 술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던 젊은 커플이 슬로베니아 출신이었다. 뭐 뉴스 이런데 관심 많으니 유고연방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라는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 하며 아는 척을 했더니 굉장히 놀라며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 그때 그 친구들은 호스텔 같은 여행업을 하고 싶어서 터키의 호스텔을 보고 싶어서 왔다던데 그때는 "음..슬로베니아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가나?" 궁금했는데, 몇년후에 내가 여기에 올줄이야 ㅎㅎ 사람일은 역시 참 모를일

원래 이틀을 계획으로 잡으면서 하루는 류블라냐 하루는 블레드호수 이렇게 보려고 했는데 류블라냐 금방 본다고 해서 예정에 없던 포스토니아 동굴을 가기로 함. 오늘도 버스를 8:30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동굴로 향함
이른 아침이어서 몇명 태우지 않은 버스는 어제처럼 예쁜 교외를 지나 동굴이 있는 포스토니아에 도착
정류장에서 동굴까지 셔틀버스도 있다고 하는데 그리 멀어보이지 않아 동굴 입구까지 걸어갔다.

입장료를 구매하려고 보니 표값이 무려 22 유로 !! 플리트비체 공원이 1박 2일에 36,000 원 정도였던걸 생각하면 정말 너무 무지막지한 가격이다..ㅠㅠ 관람시간은 1시간 반.. 사실 동굴이나 보자고 여기까지 온건 아닌데 싶기도 하고 입장료도 너무 비싸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어서 그냥 보기로 하고 입장권을 구매. 표살때 어디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왔다 그랬더니 가이드 팜플렛을 주는데 무려 한국어 버전! 헉 한국 사람들 많이 오는곳인가..

동굴은 11시에 들어가 투어가 시작되어 관광열차를 타고 10~20분쯤 동굴을 지나간다. 동굴이라 그런지 바깥의 더위와는 완전히 다르게 바람도 차고 굉장히 춥다. 마치 지하세계를 가는 것처럼 아니면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가는 느낌의 기차는 좀 잼있었다. ㅎ 기차에서 내려서는 30~40분 정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을 걸으면서 구경하는데 신비롭기도 하고 그런데 굳이 이걸 보러 왔어야 했나 라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ㅎ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팔려고 동굴로 들어설때 사람들 사진과 기차에서 사람들 사진을 찍어서 전부 인화를 한 다음에 원하는 사람에게 6유로에 판매하는데 몇장 안팔리는 거 같던데 그거 인화비나 나오는지도 몰라.. 내 사진도 있던데 6유로나 주고 사기엔 아까워서 그냥 나옴

동굴을 나와서는 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류블라냐로 돌아옴.
버스에서 원래 잘 자기도 하지만 오는 버스에서도 내 졸았는데 체력이 이제 좀 바닥에 다다른 모양 ^^;;
마트에서 과일을 좀 사다가 숙소에서 먹으면서 쉬다가 류블라냐 성을 보러 감

류블라냐 시내가 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 성인데 4유로의 입장료를 내면 딱 그 전망대가 다여서 (크기도 6명정도 들어가면 꽉찰듯..;;) 아 이게 다인가 싶어서 좀 웃겼음.. 류블라냐는 뭐 이런 유명한 관광지를 보러 올데는 아닌듯함 ^^ 오히려 그 뒤편에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더 가을도 느껴지고 좋았다. 거기는 마음에 들어 밥먹고 소화도 시킬겸 다시 올라와 붉은 석양과 류블라냐의 붉은 지붕을 보기도 했음

저녁은 어제 못간 타이음식점 Thai Inn을 갔는데 오늘은 문을 열었다.
소고기 볶음과 밥을 시켰는데 딱히 태국 음식이라고 하긴 좀 국적불명이었지만 ^^ 그래도 맨날 별다른 향신료도 없는 담백한 밀가루 음식만 먹다가 스파이시하고 매운 음식을 먹으니 얼마나 맛있던지..양이 적지 않았는데 전부 다 비우고 만족스럽게 나와 류블라냐 성까지 다시 올라감

보름달을 보니 이제 돌아가야 하는게 조금씩 실감이 난다.
휴..팀에 좀 문제도 있고 해서 돌아갈 생각하니 좀 마음이 답답하다...나만 열심히 잘해서 되는거면 좋으련만..이런 걱정이 드는걸 보니 정말 귀국일이 다가오는 모양..^^

슬로베니아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바에서 한잔 할까 하고 숙소에서 정보를 찾아보는데 숙소 들어오니 다시 나가기도 싫고 해서 그냥 숙소에서 밀린 뉴스도 보고 일기도 쓰고 하다 그냥 잠이 듬..


무려 한국어로 된 가이드!


동굴을 상징하는 도마뱀





류블라냐 성에서 바라본 모습





다리도 꽃으로 장식을..



Thai Inn에서 먹은 저녁..오랜만에 매운걸 먹으니 힘이 솟음..ㅎㅎ







2011.09.11

늦은 시간임에도 아래 침대가 비어 있길래 예약이 다 안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잠에 들었는데 새벽에 소리가 나서 시간을 보니 아래 침대를 쓰는 여행객은 그 시간까지 놀다 들어온 모양 ^^ 아침에 일어나니 방에 술냄새가..ㅋ 코고는 소리에 밖에 차다니는 소리에 시끄러워 아이팟 까지 꺼내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다시 잠을 청함.

아침에 일어나니 깨어있는 사람이 몇명 없는데 마침 한국분이 한분 계시다. 그분은 오늘 체크아웃하신다길래 아침 - 이라고 해봐야 빵 몇조각과 맛없는 시리얼이 전부 - 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은 오스트리아로 가시고 나는 블레드 호수로 가기로 함

아침 9:00 버스가 있길래 바로 표를 끊고 블레드 호수로 감
차창 밖으로 보이는 슬로베니아의 교외 풍경은 참 아름답다. 특히 유럽 농가의 전형적인 집들과 예쁜 첨탑들이 솟아있는 건물들과 창문마다 꽃으로 장식해 놓은 벽들이 아기자기하다.

1시간 반정도 가다보니 블레드 호수에 도착. 플리트 비체도 이미 다녀오고 해서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뭐 이런 생각은 안들지만 산책하고, 죠깅하고 수영하고 선탠하는 살마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함께하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특히 무슨 마라톤 대회를 하는지 가슴마다 번호표를 단 사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과 주위에서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같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 ^^ 서울 가면 날씨도 좋을텐데 다시 열심히 달려야지~
한참을 걷다보니 여기서도 자전거를 빌려준다고 해서 한시간 동안 호수 따라 자전거도 타고 맥주도 한잔 마시고 다시 류블라냐로 돌아옴

오전에 많이 걷기도 하고 맥주도 한잔 해서 피곤했는지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슬로베니아 민속 음악 같은걸 들으며 푹 자면서 옴. 아니 근데 그 기사 아저씨는 무슨 음악을 그리 크게 틀어 놓는지 원.. 첨엔 아 이게 슬로베니아 민속음악이구나 ㅎㅎ 하고 신기한 맘으로 들었는데 듣다보니 짜증이..ㅠㅠ

숙소로 돌아와서는 호스텔 스탭에게 류블라냐에서 갈만한 곳을 추천받아 시내를 돌아다님. 전날은 밤에 도착하여 잘 몰랐는데 류블라냐 시내의 건물들이 참 예쁘다. 블레드에 오가면서 봤던 건축물들 그리고 류블라냐 시내까지 뭔가 독특한 양식이 있는지 궁금하다.
중앙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 가보니 거리의 음악가가 열심히 공연중이다.
빈센트, 제임스 버클리의 할렐루야, 밥말리의 노래등을 부르는걸 듣고 있자니 웬지 모르게 센치해진다. 박수치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주말 오후를 보내는 슬로베니아 사람들 사이에서 캔맥주 한잔 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자니 나도 그 유쾌한 공기에 전염되는 느낌..^^

숙소에서 본 타이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으러 한참을 찾았는데 일요일이어서 그랬는지 못찾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송로버섯이 들어간 Istarian 스타일 파스타를 먹음..10유로나 했는데 흐바르에서 먹은것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내 입맛엔 영.. 맨날 파스타, 빵 이런것만 먹으니 야채와 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 ㅠㅠ 원래 여행가서 먹는걸로 거의 고생안하고 다 잘먹는데 이번 여행은 밀가루 음식이 좀 지겹다..

저녁을 먹고 광장을 거니니 어느새 보름달
아 맞다 서울은 추석이구나. 듀브로브닉의 부자바에서 달빛 품은 바다를 보았을때 반달이었는데 그게 어느새 보름달이 되었구나 생각하니 그동안 보낸 시간이 피부로 와 닿는다. 혼자서 씩씩하게 잘도 다녔네.. 명절인데 지구 반대편에 와있구나 이런 생각들과 합쳐져 조금은 쓸쓸한 느낌도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울에 가서도 밥도 혼자 먹고 서울에서도 쓸쓸한건 마찬가지 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

그러고 보면 여행중에 행복했던 순간들도 사실 별게 아니었는지도 몰라. 다시 못볼 절경을 보고 황홀하게 맛있는 걸 먹고 그럴때도 행복했지만 평온하게 산책하고 음악듣고 맥주 마시고 책을 읽고 현지 사람들의 유쾌함에 잠시 젖어드는 그런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 또한 얼마나 행복했는지.. 서울가서도 행복하게 살아야지 라는 희망을 가지며 털레털레 숙소로 돌아옴..
이제 이틀만 지나면 집에 가는구나...


블레드 호수엔 오리와 거위들이 참 많다.. 첨에 얌전히 앉아 있는 거위보고 동상인줄 알았음 ㅎ





호수 중간에 있는 성당..저기 가려면 배를 빌려야 해서 가보지는 못했음



선탠하고 수영하는 슬로베니안들...



No woman no cry~


슬로베니아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게 집집마다 꽃으로 장식해 놓은 모습..꽃을 사랑하는 민족인듯 ^^


구스타프 말러의 동상..말러가 슬로베니아 출신이구나..







2011.09.10

어제 다 못본 공원을 마저 보기 위해 개장 시간에 맞추어 숙소를 나옴
Hvar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혼자 편하게 쉴수 있는 숙소에서는 아침 일찍 나와야만 하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Jezero 호텔에 배낭을 맡기고 (미리 조사한 자료에서는 10kn 였는데 그새 올라서인지 20kn를 달라고 함) 공원으로 이동

오늘은 어제처럼 코스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고 자세히 코스를 보고 공원의 핵심 코스를 지나가는 코스로 선택하고
호수내를 왕복하는 첫 배를 타고 관광을 시작함

전날 다녔던 산길과는 달리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는 나무다리와 오솔길을 따라 걷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닥히 훤히 보이는 맑은 그리고 신비스러울 정도로 푸른 호수와 짙푸른 녹색의 숲 그리고 곳곳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호수의 아래부분을 다보고서는 버스를 타고 호수의 상부로 이동
이곳도 역시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들..

마음 같아서는 오후 늦게까지 더 보고 싶은데 슬로베니아로 이동하는 일정이어서 공원 관광을 마치고 짐을 찾아 버스를 타러 감
그런데 버스 시간이 인터넷 카페에서 볼땐 1:30 이었는데 인포메이션에서 확인하니 12:50 으로 되어 있는게 아닌가?
그 버스를 놓치면 무려 오후 6시;;

갑작스런 정보에 부랴부랴 밥도 안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감..
다행히 버스는 아직 안왔는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버스는 조금 지연되어 1:10에 도착하여 자그레브를 향해 출발
휴..만약 1시 반인줄 알고 왔으면 큰일 날뻔 했네..ㅠㅠ

쟈그레브를 떠난지 거의 10여일 만에 다시 쟈그레브에 도착.
여행중 두번째 오는 도시는 웬지 굉장히 익숙한 곳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든다. ㅎㅎ
점심도 거르고 해서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보니 오 맥도날드가 보인다. 햄버거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햄버거가 먹고 싶어 맥도날드로 감. 세트가 고작 32 kn ㅠㅠ 한국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지나온 관광지들의 물가를 생각하면 너무 싸서 감격하며 점심을 먹음.

슬로베니아로 떠나는 기차 시간도 좀 남고 해서 맥주 한잔 마시려고 옆에 카페에서 맥주를 시켰더니 500cc 한잔이 12kn ㅠㅠ
듀브로브닉에서는 마트에서 파는 맥주가 그정도 가격이고 카페에서는 30kn씩 했는데 쟈그레브가 물가가 싸구나 느끼며 맥주 한잔 하다보니 어느덧 기차시간

원래 기차는 6시 15분에 쟈그레브를 출발해서 8시 40분에 슬로베니아의 류블라냐 역에 도착하게 되어 있는데 6시 10분이 넘어도 기차는 올생각을 안하고 기차가 도착하기로한 플랫폼에는 이상한 기차 - 글자 그대로 이상한, 차량 외부가 그래피티로 도배가 된 -가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혹시 플랫폼 정보가 잘못된건 아닌지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니 1시간 연착한다고...;;
전광판을 다시 보니 플랫폼 번호 옆에 60이라고 된 숫자가 써 있는데 그게 연착 시간이었구나..;; 연착이 얼마나 잦으면 아예 연착 시간을 표시하는 칸이 따로 있을까 싶어 다른 플랫폼을 보니 90이라고 써있는 곳도 있었다..ㅎ

하여간 7시 10분쯤 자그레브를 떠난 기차는 슬로베니아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거쳐 이름 모를 기차역들을 지나쳐감..
연착도 연착이지만 우리나라 기차 시스템 처럼 다음은 무슨 역이다 방송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역마다 여기가 무슨 역인지 알려주는 표지판도 잘 되어 있는게 아니어서 류블라냐를 지나치지는 않을까 엄청 긴장하며 감

마침 6인실에 같이 앉아 가던 슬로베니안 모녀들은 하필 먼저 내리면서 류블라냐는 한시간 더 가야 된다 굿럭 이러고 내려서 주변에 물어 볼 데도 없고 ㅠㅠ
거기다가 체크인 시간이 10시가 넘어가면 Late check in fee 도 물어야 되고 무엇보다 호스텔 위치도 몰라서 물어봐야 하는데 늦은 시간에 물어볼데가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걱정 하는데 묵기로 한 호스텔에서는 언제 도착하냐고 전화까지 온다..
마음이 좀 조급한 상태에서 가다보니 다행히 류블라냐 역에 도착.. 그래도 수도답게 지금까지 지나온 역하고는 다르고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역에서 내리니 구조가 특이한게 역건물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대로변..;;;

인포메이션을 찾아 다시 역으로 돌아가니 다행히도 아직 퇴근을 안하고 있다. 호스텔 위치를 물어서 알려준데로 찾아가다 보니 마침 나처럼 같은 호스텔을 찾아가는 여행객들이 있길래 같이 어찌 어찌 숙소를 찾아옴 휴..^^;
호스텔에서 파는 맥주 한캔 마시고 슬로베니아의 첫날밤을 보냄...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들이 공중에 떠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




여기가 플리트 비체 정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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