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1


오늘도 사하라로 가는 여정. 7시에 아침을 먹고 다시 우루루 차에 올라탐. 오전 내내 차를 타고 달리니 모로코 소수 부족중 하나인 노마드족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카페트를 만드는 곳을 방문하는데 뭐 일종의 투어중 들리는 쇼핑몰과 비슷한 곳인 듯. 대부분 시큰둥 구경하거나 일부는 들어오지도 않고 몇명은 작은 러그를 구매. 그리고는 걸어서 근처의 협곡을 보러 감.

협곡은 생각보다 그다지 대단히 놀라운 광경은 아니었다. - 대만 화롄 지역의 협곡에 비할바도 안되는 듯 - 그래도 협곡따라 1시간 정도 산책하고 오는 길이 나쁘지는 않다. 마르쉘 푸르스트가 진정한 여행(탐험)이란 새로운 곳을 찾느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것이라고 했다는데 서울에 돌아가서도 놀랍고 삶을 고양시켜줄 새로운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함

점심을 먹고는 다시 사하라로. 오늘도 더위때문에 비몽사몽 상태로 가다보니 드디어 포장도로가 끊기고 황량한 비포장 도로로 접어든다. 1박 2일을 꼬박 달려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멀리서 붉은색 사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왠지 비현실적인 풍경처럼 느껴진다. 버스에서 내려서는 준비된 낙타를 올라타고 오늘 밤을 보낼 캠핑장으로 이동.

그 예전 캐러반들은 향신료를 낙타등에 잔뜩 싣고 그걸 팔기 위해 이 쓸쓸한 곳을 느릿 느릿 갔을텐데, 사하라 사막 건너편과 유럽을 연결해준 무역루트는 이제 사라지고 그 자리에 우리처럼 돈을 내고 잠깐이라도 사막을 느껴보려는 관광객들이 대신하고 있구나. 낙타 트레킹이라고 해도 사실 시간으로 따지면 3~40분 정도 낙타를 타고 몇 km정도 가서 사막 초입의 캠핑장까지 이동하는 거가 전부라서 - 그래도 그 짧은 시간이라도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ㅠㅠ 빨리 내리고 싶더라 - 사막을 피부 깊숙히 느꼈다고 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모래 언덕과 하늘로만 이루어진 풍경을 접하는건 매우 장엄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지구가 만들어낸 가장 극한의 풍경중의 하나가 아닐까? 여행의 기술을 보면 사막과 같은 극단의 풍경을 접하면 자연에 비해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고민의 크기가 얼마나 하찮은지 돌아보게 만드는 미덕이 있다는데 그 말도 맞는것 같고, 무엇보다 모래와 하늘뿐이지만 바람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런 멋진 풍경을 또 혼자 보는 구나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들고, 동시에 참 멀리까지 왔구나 싶어서 살짝 코끝이 찡하다 ㅠㅠ

캠핑장에 도착해서 해가 질때까지는 각각 자유시간. 다들 뿔뿔히 흩어져 사막의 모습을 각기 담아간다. 서로 사진찍어주고 포옹을 나누는 커플들 부럽구만 ㅠㅠ 해가 져가면서 초승달과 별들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쏟아질듯한 별빛을 바라보며 준비해간 와인도 홀짝이며 사막에서 깊어가는 밤을 보냄...



작은거 하나 사서 집에 깔아 두고도 싶었지만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닐까 싶어서 ㅋㅋ


포장 도로가 끝나고 드디어 사막이 시작된다. 멀리 붉은색 사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


예전 캐러밴들을 태우고 사막을 건넜던 낙타들은 대신 이제 동양과 서양에서 온 관광객들을 싣고 사막으로














요즘 MERS 때문에 고생 많은 낙타 ㅠㅠ 얼마나 순하고 우아한 동물인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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