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날씨를 보니 언제 비오고 흐렸나 싶게 해가 쨍쨍한게 정말 열대의 아침이다. 오늘은 덥겠구나 걱정이 덜컥 들지만 그래도 비오는 것보다는 백배는 낫겠지 생각하며 일찍 숙소를 나섬.
오늘은 타이페이 근교의 예류 지질공원, 진과스, 지우펀을 도는 여정이라 8시도 되기 전에 숙소를 나서서 밀크티 한잔 마시고 지하철 역으로 향함. 타이페이 터미널로 가서 예류행 표를 사니 마침 곧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버스에 올라타서 1시간 반쯤 가니 예류 정류장. 지질 공원 앞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만두 그리고 왕쿠르트 하나로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공원으로 감.
예류 공원은 유네스코 자연 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는 곳인데 오랜 풍화 작용과 바닷물의 침식 작용으로 인해 해안가에 기기 묘묘한 바위들이 자연적으로 생겨서 유명한 곳이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규모가 작아서 볼게 없다고 한 글도 본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꽤 괜찮았다. 터키의 카파도키아나 이집트의 바하리야 사막에 비하면 규모는 아주 소박하지만 그래도 푸른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위들과 해안가가 보기 좋았다. 다만 여기도 관광객이 너무 많다. 아무리 봐도 수용가능한 규모를 넘는 관광객들인 것 같은데 대만은 정말 어디 가도 사람이 많다...ㅠㅠ
예류를 둘러보고 예전 식민시대 금광을 공원으로 만들었다는 진과스로 향함. 이번에는 가이드북도 하나 없이 구글맵과 인터넷에서 모은 자료들로만 여행 준비를 했는데 마침 내가 본 자료에는 여기서 지룽까지 1022번 버스를 타고 가서 갈아타라고 되어 있는데 그 버스가 없단다..헉.. 어떻게 하지 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계속 택시를 타라고 한다. 택시비 아까워서 어쩌지 하고 있는데 마침 다른 정류장에 가보니 지룽 가는 버스가 떡하니 있다. 어휴..잘 좀 알려주지 -_-;;
곧 도착한 버스를 타고 40분쯤 가니 진과스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는 지룽. 정류장에서 내리니 타이페이 못지 않은 대도시이다. 길도 넓직 넓직하고 건물들도 최신식 고층 건물. 날이 더워서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사들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진과스로 출발. 지우펀/진과스는 타이페이 근교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곳인데 산위에 있다 보니 좁은 2차선을 통과해야 해서 차들이 많이 막힌다. 역시 이곳도 사람들로 넘쳐나는 구만...가다 서다 지루하게 반복하다가 진과스에 도착. 진과스는 볼거리가 아주 많지는 않은데 광부 도시락을 파는 식당이 유명하고 산속에 만들어 놓은 길따라서 산책하기에 좋다. 중간 중간 박물관 이런게 있는데 그런건 뭐 별로 볼게 없고.. 광부 도시락 집에서 좀 기다렸다가 거기서 점심을 먹고서 산책을 시작함. 원래 여기 온 목표는 진과스 뒤편의 차후산이라는 곳을 올라가고 싶어셔였다. 대만 관련해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외국 블로그를 보게 되었는데 그 블로그에 올라온 차후산에서 바라본 전경이 매우 멋져서 무척 기대했던 곳. 그래서 차후산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하이킹을 시작하려고 하니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더니 안개가 자욱해진다. ㅠㅠ 앞이 안보이는 안개는 걷힐 생각을 안하고 이렇게 올라가봐야 볼게 없겠구나 싶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냥 내려옴..
이제 오늘 마지막으로 갈 곳은 센과 치히로의 모험의 모티브가 되었고 영화 비정성시의 무대가 되었었던 니우펀에 갈시간. 진과스에서 버스로 한정거장이어서 한정거장 지나서 버스에서 내리니....세상에....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지우펀 관광을 일찍 끝내고 타이페이나 지룽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적어도 1km도 넘게 서있는 것 같다. 아니 여기가 그렇게 대단한 관광지인가? 교토의 산넨자카 난넨자카 같은 역사가 담긴 관광지도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 사서 마시면서 지우펀의 골목길에 들어서니 ㅎㅎ 이건 뭐 골목길에 만원 지하철 수준으로 사람이 많아서 앞으로 가는 것도 힘들 지경 -_-;; 그래도 중간 중간 맛있어 보이는 간식들 사먹으면서 골목길 헤매고 다니는게 재미있기는 했다. 날씨가 좋으면 지우펀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아름다웠을것 같은데 날씨가 흐려서 그건 못보고 지우펀의 번잡스런 야경을 보고서는 오늘의 관광을 마무리함. 타이페이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가니 도착때보다는 줄이 짧아졌는데 그래도 아직 꽤 길다. 숙소로 어떻게 돌아가나 걱정하는데 마침 다른 한국인 여행객들과 조인해서 6명이서 일인당 200$씩 내고 편하기 타이페이로 도착함. 내일은 아침 일찍 화롄 역으로 가야 해서 숙소에 오다가 발견한 바에 갈까 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하루를 정리함...
예류 가는 길에 본 귀여운 냥이
이집트 국립 박물관에 있는 네페르티티 두상을 쏙 빼닮은 바위. 옆에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아주 길게 서 있었다.
어쩌면 진과스에서 제일 유명한 광부 도시락. 난 도시락 통은 필요 없어서 저런 구성으로 먹었음
차후산은 못가보고 그냥 근처 관우 사당까지만 산책
지우펀의 입구...사람 정말 많다...-_-;;
아니 뭐 이런데서도 취두부를 팔아..
맛있었던 군것질 거리. 땅콩가루와 아이스크림을 크레페처럼 말아서 준다.
뭘보냥~
지우펀의 야경들
북적 북적....
숙소로 돌아오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