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어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밤새 빗소리가 들려온다. 빗소리 들으며 진짜 곤하게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빗소리는 그치고 하늘이 무척이나 푸르다. 혹시나 해서 yandex 날씨 앱을 열어서 날씨를 확인하니 날씨 앱에는 하루 종일 비오는 걸로 나오는데 너무 부정확한거 아닌가? ㅋ
오늘은 트빌리시에서 동쪽으로 70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에 있는 오래된 수도원인 Davit Gareja 수도원을 가보기로 함. Davit Gareja 수도원은 6세기무렵에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메소포타미아에서 조지아로 건너온 13인의 성부중 한명인 Davit Gareja가 세운 수도원으로 황량한 벌판과 산위에 라브라 수도원과 우다부노 동굴 수도원등의 몇개의 수도원들이 모여 있는 곳.
11시에 푸쉬킨 광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푸르른 하늘과 초원, 흰 구름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다. 아름다운 초원길을 두어시간 정도 가니 목적지인 Davit Gareja 수도원. 여기서부터는 버스에서 내려서 3시간 정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되는데 황량한 산속을 배경으로 지금도 일부 실제 수도승들이 기거하는 수도원의 모습들도 멋지고 경건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산위에서 바라본 주변의 풍광도 아름다웠다. 마치 예전 아이슬란드에서 본 인랜드의 풍경이 생각나는 풍경들. 어제 사서 텀블러에 담아간 와인도 홀짝 홀짝 마시며 즐겁게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싱가폴에서 와서 혼자 여행중이라는 핀과 말동무 하면서 저녁도 같이 먹었는데 핀은 오늘 야간 기차로 메스티아로 간다고 해서 혹시 기회되면 메스티아에서 보자고 하고 아쉽게 헤어짐.
숙소로 가긴 이른 시간이라 뭐할까 하다가 트빌리시 트리니티 대성당을 보러 감. 트리니티 대성당은 오래된 성당은 아니고 1989년 조지아 정교회 독립 1,500년과 예수 탄생 2,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성당으로 2004년에 완공된 성당인데 조지아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버스 타고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가 안와서 그냥 걸어갔는데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성당의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다. 웅장하면서도 별다른 장식 없이 완벽한 대칭에 균형잡힌 비율로 지어진 성당의 모습이 이번에는 레이캬비크의 할그림스키르캬가 문득 떠오른다.
성당을 나와서는 어제 피곤해서 못본 트빌리시의 야경을 보러 다시 한번 나리칼라 성벽으로 올라감. 어제는 걸어갔는데 오늘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야경을 찍으려고 준비한 미니 삼각대 이용해서 야경을 감상하며 사진도 남기고 보니 어느덧 벌써 9시가 넘었다. 놀다 보면 시간은 정말 금방 가는구나 ㅋ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어제 너무 맛있었던 와인을 한잔 마시고 갈까 아니면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은 크래프트 맥주를 먹을까 고민하며 올드시티를 걷는데 어디선가 신나는 재즈음악이 들려온다. 음악에 끌려 가보니 와인바에서 라이브 공연중. 나도 와인 한잔 시켜서 볼까 하는데 자리도 없고 해서 뒤에서 한참을 보다가 자리를 뜨는데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공연이 진행중이다. 달콤한 와인향과 신나는 음악이 끊이지 앟는 트빌리시가 참 좋구나
숙소 근처- 라고는 해도 걸어서 2~30분은 걸릴듯 한- 크래프트 맥주집에서 조지아 수제 맥주 두잔 마시고 하루를 정리함. 첫날 피곤해서인지 혼자 여행다니는게 지겹기도 하고 과연 2주간 여행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는데 이틀만에 잘 적응하고 잘 놀러다니는구만 ㅎㅎ
황량한 산위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라브라 수도원
지형이 특이하다
관광객들 길안내를 해주려는지 졸졸 쫓아다니던 귀여운 멍멍이
우다브노 동굴 수도원에 아직 남아있는 프레스코화.
정상 즈음에서 보이는 풍경
부럽 ㅠㅠ
트빌리시로 돌아와 이 동상 사진찍고 있으니 아래 벤치에 있던 아저씨들이 자기 사진도 찍어달래서 찍어주며 물어보니 유명한 시인의 동상이라고. 과연 시상에 빠져 꿈꾸는 듯한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든다.
조지아 트리니티 성당
트빌리시의 야경. 사진 크기 줄이면 사진 화질이 왜이렇게 깨지는지 ㅠㅠ
와인바에서는 신나는 재즈 음악이 흘러 나오고...
조지아 버스 정류장에도 도착 예정시간이 나오는데 100%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요 구간 다니는데는 편하게 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