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음에 한장의 사진에서 시작된것 같다.
카즈베기의 사메바 성당이 담긴 사진을 우연히 보고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싶어서 찾아보니 러시아 접경에 있는 조지아라는 국가. 그 사진 말고도 다른 멋진 곳들이 많아서 언젠가 가봐야지 했다가 이번에 생각보다 일찍 오게되었다. 원래는 올해 갈 곳을 정하면서 쿠바도 진지하게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쿠바처럼 뭔가 왁자지껄하고 흥겨운 곳보다는 조지아의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에 이끌려 조지아로 결정.

원래 휴가 계획을 매우 일찍 잡아서 ㅋ 이번에도 작년 11월에 이미 비행기표부터 예매해뒀는데 참 시기가 절묘하다. 이번에 우연찮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옮기게 되었는데 휴가 기간과 이직하는 시점이 마치 일부러 잡은 것처럼 맞는 일정. 처음에는 참 운이 좋다 싶었는데 한번 더 생각해보니 미리 휴가를 다녀왔으면 이직 전에 한번 더 쉴수 있었겠구나 싶어서 아쉬움. 역시 사람의 욕심이란 ㅎㅎ 어쨌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더 큰 도전과 변화가 기다리는데 떠나는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어서인지 공항은 아직 한산하다. 이번에는 면세점에서 살것도 없고 라운지에서 맥주나 한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비행기를 타러 감. 조지아로 가는 비행기는 직항이 없는 대신 다양한 국적의 항공사들이 운항을 하는데 중국 항공사들의 경우 초저가이긴 하지만 조지아까지는 거의 48시간 이상 소요돼서 가격과 시간을 생각해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으로 결정. 아에로플로트 항공은 십여년 전에 이집트에 가려고 할때 예약했다 취소한적 말고는 이용해본적이 없는데 취소할 당시 취소 수수료도 매우 높았고 그때 찾아본 후기도 최악이어서 - 좌석이 지정석이 아니거나, 상단 적재함이 없다거나, 승무원들이 위압적이라는등..- 이번에도 걱정했는데 그사이 좀 나아졌는지 이번에 찾아본 후기는 환승시 수하물 연착으로 악명이 높긴 하지만 그럭 저럭 최악은 아닌 듯 하다. 그래서 사실 큰 기대는 안했지만 확실히 서비스가 좀 별로긴 했음. 이번에 배낭을 들고 갔는데 배낭은 배낭에 달린 끈들이 많아서 이동중에 기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레인커버로 덮으면 다른 항공사에서는 잘 고정시키라고 테잎을 주던데- 예전에 아시아나 항공 타고 갈땐 알아서 착착 해서 주니까 왜이렇게 잘하냐고 칭찬 받기도 했음 ㅋㅋ- 아에로플로트는 테잎 있냐고 물어보니 테잎을 돈주고 사오거나 아니면 다시 나가서 따로 포장을 하고 오란다. 황당해서 그냥 부치겠다고 하니 다른 카운터에서 테잎 가져다 줘서 일단 첫인상이 별로 안좋음. 기내식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유난히 맛 없던 기내식과 한잔의 와인 또는 한캔의 맥주만 제공하는 주류서비스도 실망스러웠음. 

비행기에서는 다른 여행때 처럼 론리플래닛의 조지아 역사와 문화등을 읽으면서 왔는데 코카서스 3국이 한번에 나와서 그런지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 분량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와 이슬람,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접경에서 여러 국가와 민족들의 침략과 지배를 당하면서도 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살아온 역사가 인상적이었다. 인천에서 9시간 정도 걸려 모스크바 공항에 내려 지루한 환승 시간을 면세점에서 산 맥주 마시면서 책 보며 보내다가 아시안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조지아행 비행기를 타고 3시간쯤 걸려 드디어 트빌리시 공항에 도착.

도착시간은 새벽 2시쯤인데 비행기 창 밖으로 날씨부터 확인하니 다행히 비는 안와서 안도하며 공항을 빠져나오니 공항이 정말 아담하다. ㅎㅎ 공항 유일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노숙하다가 7시까지 기다려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첫날 숙소로 이동..아 피곤하구나 ㅠㅠ 

처음 가본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공항


공항 내려서 러시아 맥주 한잔 사먹고 ㅋ


엇.. 잠깐 러시아 심장부에 왠 미국의 우주인 인형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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