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어제 늦게까지 놀아서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나야지 했는데 맞춰둔 알람보다 일찍 눈을 뜸. 다시 잠도 안오고 해서 그냥 씻고 아침 먹고 짐을 꾸림. 오늘은 일단 므츠헤타라는 곳에 갔다가 돌아와 저녁에 야간기차로 메스티아로 가는 일정.
므츠헤타는 트빌리시에서 북쪽으로 2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곳으로 5세기에 트빌리시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기원전 3세기부터 이베리아 왕국의 수도였고 (스페인의 이베리아하고는 다른 곳) 조지아 정교의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트빌리시로 수도를 옮긴 후에도 역대 왕들의 대관식과 장례식등의 주요 행사가 열렸으며 현재는 유네스코 문화 유적으로 등재된 곳이라고 한다.
지하철로 디두베역으로 이동해서 조지아 국내 이동을 책임지는 마슈르카라고 불리는 좁은 미니버스를 타고 므츠헤타로 출발. 마슈르카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불평할 수 없는게 가격이 정말 놀랄만큼 싸다! 므츠헤타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가격이 고작 1라리로 우리나라돈으로 430원 정도 ㄷㄷㄷ 마슈르카 목적지가 므츠헤타로 되어 있어서 당연히 종점인줄 알고 맘놓고 가는데 어떤 정류장에 사람이 좀 많이 내린다. 의심스러워서 여기가 므츠헤타냐고 물어보니 여기가 맞다고 알려주는데 안물어봤으면 이상한데까지 갈뻔...
정류장에 내리니 주변이 황량해서 그제서야 인터넷 찾아보니 므츠헤타에서는 츠바리 성당 (Jvari Monastry)와 스베티스코벨리 성당이 유명하다고해서 먼저 택시를 타고 츠바리 성당을 보러감. 츠바리 성당은 므츠헤타 마을 어디서나 보이는 산위에 우뚝 자리잡은 성당인데 조지아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성녀 니노가 예전 이교도의 성당자리에 나무로 십자가를 세운 자리 위에 지은 교회라고 한다. 오래된 수도원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향초를 피우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온해 보인다. 나는 종교도 없고 앞으로도 가질 생각도 없지만 어느 종교나 조용히 절대자에게 기원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경건함이 느껴져 내 마음도 평온해지는 것 같아 좋다. 교회가 산위에 있다보니 산아래에서 바라본 교회의 모습도 멋지지만 산위에서 바라보는 므츠헤타의 구시가의 모습도 아름다웠는데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들로 이루어진 예쁜 마을을 둘러싸고 쿠라강과 아라그비강이 합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조용히 더 걷고 싶었는데 이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ㅠㅠ 여행계획 세우면서 항상 젤 걱정하는게 날씨인데 이번에도 여지 없구만 ㅜㅜ 서둘러 택시로 가서 다시 므츠헤타 마을로 돌아옴. 므츠헤타 마을은 성당을 둘러싸고 오래된 집들과 골목들이 너무 예쁘다. 트빌리시의 복잡함과는 다르게 차도 사람도 북적이지 않는 골목에서 빗소리 들으면서 맛있는 화이트 와인 한잔 마시니 비록 비는 오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하다. 와인을 곁들여 로스트 치킨으로 점심을 먹고 스베티스코벨리 성당에 가봄. 스베티스코벨리 성당은 트빌리시에 있는 트리니티 성당에 이어 조지아에서 두번째로 큰 성당으로 4세기경에 위에 말한 니노 성녀가 두개의 강이 만나는 곳에 성당을 짓자고 해서 지어졌고 예수의 수의와 유명한 조지아의 왕들이 묻혀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지금도 많은 조지아 사람들이 신성시 여기는 곳이라던데 거기다 토요일이어서인지 결혼식을 올리는지 예복을 입은 신랑 신부와 잘 차려입은 잘생기고 예쁜 하객들이 많이 보였는데 결혼식과 상관없이 나같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식을 올리는게 신기했다. 트빌리시의 트리니티 성당처럼 감동적인 성당을 보고 나와 구시가지를 걸으며 커피도 한잔 마시고 더 돌아보고 싶은데 이런 빗방울이 더 거세진다 ㅠㅠ 그래서 그냥 트빌리시로 돌아옴
트빌리시에서는 시간이 애매해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본 전쟁 기념 공원을 가볼까 했는데 가는 길이 너무 멀고 날씨도 추워서 그냥 숙소 근처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쉬다가 숙소로 돌아옴. 이제 야간 기차로 메스티아로 떠나서 4일간 코카서스 산맥 트레킹을 할 예정.
트레킹 이후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올 예정이라 트레킹에 필요한 짐만 챙기고 나머지는 숙소에 맡겨두고 야간 기차를 타러 기차역으로 감. 기차표는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해서 표를 살필요는 없었는데 혹시 몰라 좀 일찍 나왔더니 티켓으로 교환할 필요도 없고 딱히 할게 없다 ㅎㅎ 그래서 저녁이나 먹자하고 나왔는데 어제본 올드시티와는 다르게 관광객은 하나도 없고 조지아 사람들이 쇼핑하고 밥먹는 거리에서 빵과 맥주로 저녁을 먹고 조지아 사람들 모습 보는 것도 재미있다. ㅎ 역으로 돌아와 이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 모쪼록 산에서의 4일은 날씨가 좋기를...
트빌리시의 호텔..외관만 봐서는 ㅋㅋㅋㅋ
Jvari 성당에서 바라본 므츠헤타 마을. 두강이 만나는 모습이 신비롭다.
아기자기 예쁜 골목길
빗소리 들으며 와인에 로스트 치킨으로 점심을
므츠헤타 마을 어디서나 보이는 Jvari 성당
이런 곳에서 결혼식이라니 넘 로맨틱하다 ㅎㅎ
조지아 사람들만 가는 식당에서 빵이랑 맥주로 저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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